“피고인이 여러 명이면 재판도 모두 같이 받나요?”
한 사건에 피고인이 여러 명으로 표시되면 가족들은 공판과 선고가 모두 함께 진행되는지, 주범의 범행이 다른 피고인에게 불리하게 작용하는지를 걱정하게 된다.
특히 범행을 계획하거나 지시한 것으로 지목된 주범과 단순히 일부 역할만 담당한 피고인이 같은 법정에 서면, 가족 입장에서는 사건 전체의 무게가 그대로 적용될 것 같은 불안감을 느낄 수 있다. 재판을 따로 진행해 달라고 요청하는 편이 유리한지도 고민하게 된다.
공동으로 범한 사건은 함께 심리될 수 있어
형사소송법은 여러 사람이 공동으로 범한 죄를 ‘관련사건’으로 규정한다. 검사가 여러 피고인을 하나의 공소장으로 기소했거나 법원이 관련 사건을 병합했다면, 공동피고인들은 같은 공판기일에 출석해 함께 재판받는 경우가 많다.
공판에서는 피고인별로 공소사실 인정 여부를 확인하고 공통 증거와 개별 증거를 조사한다. 여러 피고인에게 동일한 증인이나 계좌자료, 대화 내용이 관련돼 있다면 한 재판부가 함께 심리하는 것이 사건 전체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피고인이 여러 명이라고 반드시 끝까지 함께 재판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법원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직권으로, 또는 검사·피고인·변호인의 신청을 받아 변론을 분리하거나 다시 병합할 수 있다. 분리 여부는 자동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소송 진행과 방어권 보호 등을 고려한 재판부의 판단 사항이다.
같이 재판받아도 판결과 형량은 피고인별로 달라
공동피고인들이 같은 날 공판을 마치면 같은 날짜에 선고받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판결문에서는 각 피고인에 대한 유무죄와 형량이 따로 정해진다.
재판부는 범행을 누가 계획했는지, 지시하거나 실행을 주도했는지, 각 피고인이 맡은 역할과 가담 기간은 어느 정도인지, 범죄로 얻은 이익과 피해회복 여부가 어떠한지를 개별적으로 살펴본다. 형법도 형을 정할 때 범인의 환경, 피해자와의 관계, 범행의 동기·수단·결과와 범행 후의 정황을 참작하도록 규정한다.
실제 공동피고인 사건에서도 같은 판결 안에서 일부 피고인에게는 장기의 징역형이, 다른 피고인에게는 짧은 징역형이나 벌금·집행유예가 선고되는 사례가 확인된다. 이는 공동재판을 받는다는 사실과 동일한 형을 선고받는다는 것이 전혀 다른 문제임을 보여준다.
주범이 중형을 받아도 나머지 피고인의 감형이 막히는 것은 아냐
주범이 높은 형을 선고받았다는 이유만으로 다른 피고인도 반드시 중형을 받거나 감형이 어려워지는 것은 아니다.
다만 주범이 주도한 범행의 피해 규모와 조직성, 반복성은 사건 전체를 평가하는 배경이 될 수 있다. 나머지 피고인이 범행의 구조를 알고 적극적으로 가담했거나 주범의 지시를 반복 수행했다면 불리하게 평가될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단순한 역할만 담당했고 의사결정 권한이 없었으며, 가담 기간과 취득 이익이 적고 피해회복이나 수사 협조가 이뤄졌다면 주범과 다른 양형 판단을 받을 여지가 있다. 양형기준에서도 주도적인 계획·지휘는 가중요소로, 소극적이거나 단순한 가담은 감경요소로 다뤄지는 범죄 유형이 있다.
결국 “주범이 몇 년을 받았으니 나머지도 비슷하게 나온다”거나 “주범과 함께 재판받으면 집행유예가 불가능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재판 분리 신청, 무조건 유리한 선택은 아냐
피고인이나 변호인은 법원에 변론 분리를 신청할 수 있다. 그러나 다른 피고인의 형량 영향을 피하고 싶다는 추상적인 이유만으로 반드시 받아들여지는 것은 아니다.
공동피고인 사이에 서로 책임을 떠넘기거나 한 사람에게 유리한 주장이 다른 사람에게 직접 불리하게 작용하는 등 이해관계가 충돌한다면 분리 필요성을 검토할 수 있다. 대법원도 공동피고인 사이의 이해가 실질적으로 상반되는 사건에서는 같은 국선변호인이 함께 변론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재판이 분리되면 각 피고인의 주장을 독립적으로 정리하기 쉬울 수 있지만, 절차가 길어지거나 분리된 다른 공동피고인이 증인으로 출석할 가능성도 있다. 공범인 공동피고인도 소송절차가 분리돼 다른 사건에서 피고인의 지위를 벗어나면 증인으로 신문될 수 있다.
따라서 재판을 따로 받는 것이 유리한지는 공소장과 증거목록, 공동피고인들의 진술 관계를 확인한 뒤 판단해야 한다.
가족은 담당 역할과 독립된 양형자료부터 정리해야
가족이 준비할 핵심은 다른 피고인의 예상 형량을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해당 피고인의 역할이 주범과 어떻게 다른지를 객관적인 자료로 밝히는 일이다.
범행을 계획하거나 지시하지 않았다는 사정, 실제 가담 횟수와 기간, 얻은 이익, 중도 이탈 여부, 피해회복과 합의, 수사 협조 및 재범 방지 계획 등을 구체적으로 정리해야 한다. 다른 공동피고인의 진술과 충돌하는 부분이 있다면 변호인에게 미리 알리고 독립적인 변론이 필요한지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안기모카페에서는 공동피고인 재판과 선고, 주범·종범의 형량 차이처럼 형사재판을 처음 지켜보는 가족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문제들이 꾸준히 공유되고 있다. 같은 법정에 함께 선다는 사실만으로 결과를 미리 단정하기보다, 각 피고인의 역할과 개별적인 양형사정을 중심으로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