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가 받는 것은 ‘출급’, 공탁자가 돌려받는 것은 ‘회수’
형사사건에서 피해자와 직접 합의하기 어렵거나 연락할 수 없는 경우 피해회복을 위한 방법으로 공탁을 검토할 수 있다.
이때 피해자가 공탁소에서 돈을 받아 가는 절차는 ‘출급’, 돈을 맡긴 공탁자가 다시 돌려받는 절차는 ‘회수’라고 한다.
피해자가 장기간 공탁금을 찾아가지 않았다고 해서 돈이 자동으로 공탁자에게 돌아가는 것은 아니다. 공탁자가 돈을 돌려받으려면 법률이 정한 회수 사유를 증명하고 별도의 회수청구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일반 변제공탁은 일정 시점 전까지 회수 가능
민사상 채무를 갚기 위해 하는 일반적인 변제공탁은 채권자가 공탁을 승인하거나 공탁소에 공탁물을 받겠다는 뜻을 통고하거나, 공탁이 유효하다는 판결이 확정되기 전까지 공탁자가 회수할 수 있다.
공탁법은 이 밖에도 객관적인 착오로 공탁했거나 공탁의 원인이 소멸한 경우 공탁물을 회수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변제공탁을 적법하게 회수하면 해당 공탁은 처음부터 하지 않은 것으로 취급된다. 공탁으로 소멸했던 채무가 다시 남게 될 수 있으므로 돈을 돌려받는 문제와 채무관계를 함께 살펴야 한다.
2025년부터 형사공탁 회수 제한 강화
형사사건 피해자를 위한 변제공탁은 일반 변제공탁과 달리 회수 요건이 엄격하다.
2025년 1월 17일부터 시행된 공탁법 제9조의2는 형사사건 피해자를 위해 공탁한 사람이 민법상 일반적인 회수 사유나 단순한 공탁원인 소멸을 이유로 돈을 다시 가져가지 못하도록 제한하고 있다. 이 규정은 2025년 1월 17일 이후 이뤄진 형사공탁부터 적용된다.
개정은 공탁자가 형사재판에서 공탁 사실을 양형자료로 활용한 뒤 피해자가 출급하기 전에 돈을 회수하는 이른바 ‘먹튀 공탁’을 막으려는 취지로 마련됐다.
따라서 유죄판결을 받은 뒤 피해자가 단순히 공탁금을 찾아가지 않고 있다는 사정만으로는 공탁자가 임의로 회수하기 어렵다.
형사공탁을 회수할 수 있는 예외 사유
2025년 1월 17일 이후 이뤄진 형사공탁은 다음과 같은 경우 예외적으로 회수를 검토할 수 있다.
첫째, 공탁금 수령인으로 지정된 피해자가 공탁금 회수에 동의한 경우다.
둘째, 피해자가 공탁금을 받지 않겠다는 의사를 해당 공탁소에 통고한 경우다.
셋째, 공탁의 원인이 된 형사사건에서 무죄판결이 확정된 경우다.
넷째, 검사의 불기소 결정이 내려진 경우다. 다만 범죄 혐의는 인정하면서 여러 사정을 고려해 재판에 넘기지 않는 기소유예는 회수 사유에서 제외된다.
객관적인 착오로 공탁한 경우에도 회수를 신청할 수 있다. 그러나 공탁 후 마음이 바뀌었거나 기대보다 무거운 형이 선고됐다는 사정은 일반적으로 법률상 착오와 구별된다.
피해자의 전화나 문자만으로 충분하지 않을 수 있어
피해자가 수사기관이나 재판부에 공탁금을 받지 않겠다고 말하거나 공탁자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냈다고 해서 곧바로 회수 요건이 갖춰졌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공탁규칙은 피해자의 회수 동의 또는 수령 거절 의사를 해당 공탁소에 서면으로 표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피해자가 공탁금 회수동의서나 수령거절의사 통고서를 정식으로 제출했는지 확인해야 한다.
피해자에게 회수 동의를 강요하거나 반복적으로 연락하면 피해자에게 추가적인 부담을 줄 수 있다. 사건관계와 연락 제한 여부를 고려해 적절한 절차를 이용해야 한다.
단순한 변심은 ‘착오 공탁’과 달라
공탁법은 착오로 공탁한 경우 회수를 허용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착오는 공탁 당시 필요한 요건을 잘못 이해했거나 공탁 대상·금액 등을 객관적으로 잘못 기재한 경우처럼 공탁 자체의 유효성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정을 의미한다.
공탁했지만 예상만큼 양형에 반영되지 않았거나 피해자가 돈을 찾아가지 않는 경우, 공탁 후 경제적으로 어려워진 경우 또는 공탁한 것을 후회하게 된 경우는 그 자체만으로 착오 공탁이 되지는 않는다.
형사공탁은 피해회복 의사를 재판에 표시하는 중요한 절차인 만큼, 공탁 전 금액과 법적 효과, 향후 회수 제한을 충분히 확인해야 한다.
2025년 1월 17일 이전 공탁은 서류 확인 필요
공탁법 제9조의2는 시행일 이후 이뤄진 형사공탁부터 적용된다. 따라서 2025년 1월 16일까지 이뤄진 공탁은 공탁 당시의 법률관계와 제출서류를 기준으로 별도로 판단해야 한다.
과거 형사공탁에서는 피해자의 동의가 없으면 무죄판결 확정 등 일정한 사유가 발생할 때까지 회수권을 행사하지 않겠다는 회수제한신고서를 함께 제출하는 경우가 있었다.
법원 판례에도 형사사건 피고인이 공탁금 회수제한신고서를 제출하면서 무죄판결 확정 등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회수권을 행사하지 않겠다는 뜻을 표시한 사례가 확인된다.
오래된 공탁의 회수를 검토한다면 공탁서뿐 아니라 회수제한신고서가 제출됐는지, 신고서에 어떤 조건이 적혀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공탁금 10년 방치해도 자동 반환되지 않아
피해자가 공탁금을 10년 동안 받아 가지 않았다고 해서 그 돈이 공탁자에게 자동으로 반환되는 것은 아니다.
금전공탁의 출급청구권과 회수청구권은 각각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때부터 10년 동안 행사하지 않으면 시효로 소멸할 수 있다. 시효가 완성된 공탁금은 공탁자에게 자동 환급되는 것이 아니라 국고에 귀속될 수 있다.
특히 형사공탁의 회수청구권은 법률상 회수가 가능한 사유가 발생한 시점이 중요할 수 있다. 공탁한 날부터 단순히 10년을 계산해 회수 여부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
공탁 회수하면 양형자료에도 영향 줄 수 있어
형사재판에서 공탁은 피해회복 노력과 관련된 자료로 제출될 수 있다.
그런데 공탁자가 공탁금 회수를 추진하면 처음 공탁 당시 표시했던 피해회복 의사와 모순된다는 평가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 재판이 진행 중이거나 판결이 확정되지 않았다면 회수신청이 재판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
피해자가 공탁금을 실제로 출급했는지, 수령을 거절했는지와 회수 동의 여부도 양형 판단에서 서로 다른 의미로 평가될 수 있다.
회수 전 공탁서와 사건 결과부터 확인
공탁금 회수를 검토할 때는 먼저 공탁일과 공탁 종류, 공탁서에 적힌 원인과 피공탁자를 확인해야 한다.
2025년 1월 17일 이전 공탁이라면 회수제한신고서 제출 여부와 내용을 살펴야 한다.
피해자가 공탁금을 출급했거나 공탁을 승인했는지, 공탁소에 회수 동의 또는 수령거절 의사를 정식으로 제출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형사사건이 무죄로 확정됐는지, 검찰에서 어떤 불기소 결정을 받았는지도 중요하다. 기소유예는 형사공탁의 법정 회수 사유에 포함되지 않는다.
공탁금 회수청구권에 압류나 가압류가 설정돼 있다면 회수 가능 여부와 지급 절차가 달라질 수 있다.
회수 요건이 갖춰진 경우에는 관할 공탁소에 회수청구서와 이를 증명할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필요한 서류는 공탁 종류와 회수 사유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신청 전에 해당 공탁소에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알아두면 좋은 정보]
피해자가 공탁금을 받는 절차는 출급, 공탁자가 돌려받는 절차는 회수다.
피해자가 공탁금을 찾아가지 않는다는 사실만으로 공탁자가 임의로 회수할 수는 없다.
2025년 1월 17일 이후 형사공탁은 피해자의 회수 동의나 공탁소에 대한 수령거절 통고가 있어야 회수를 검토할 수 있다.
해당 형사사건에서 무죄가 확정되거나 기소유예를 제외한 불기소 결정이 내려진 경우에도 회수가 가능하다.
객관적인 착오 공탁은 회수할 수 있지만, 단순한 변심이나 경제적 어려움은 착오와 구별된다.
2025년 1월 17일 이전 공탁은 당시 제출한 회수제한신고서와 공탁 조건을 확인해야 한다.
공탁금을 장기간 찾아가지 않으면 공탁자에게 자동 반환되는 것이 아니라 시효 완성 후 국고에 귀속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