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가 미성년자인데 아버지 계좌가 적혀 있습니다”
최근 교정생활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미성년 피해자와 형사합의를 진행하고 있는 가족의 질문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합의서에 피해자 아버지의 계좌번호가 적혀 있다며 해당 계좌로 합의금을 지급하면 미성년 피해자에게 별도로 다시 합의금을 지급하지 않아도 되는지 궁금해했다.
또 피고인의 어머니가 지급해야 할 돈을 다른 가족이 대신 송금해도 되는지, 송금 이후 이체내역을 캡처해 변호사에게 전달하면 되는지도 물었다.
형사합의 과정에서는 흔히 발생할 수 있는 문제다.
그러나 피해자가 미성년자라면 돈부터 보내기보다 합의서와 대리관계부터 정확하게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미성년자라고 부모가 모든 합의를 무조건 대신할 수 있다고 단정하면 안 돼
민법상 미성년자가 법률행위를 하려면 원칙적으로 법정대리인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부모가 친권자로서 미성년 자녀의 법정대리인이 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하지만 실제 형사합의에서는 단순히 “피해자의 아버지니까 괜찮다”는 사실 하나만 확인할 것이 아니라 해당 부모에게 합의를 진행할 권한이 있는지, 합의서가 누구 명의로 작성됐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안전하다.
특히 사건에 따라 친권관계나 법정대리권에 문제가 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봐야 할 것은 ‘합의서 내용’
사연과 같은 상황이라면 가장 먼저 합의서를 다시 확인해야 한다.
누가 합의 당사자로 적혀 있는지,
피해자가 어떻게 표시돼 있는지,
법정대리인이 누구로 기재돼 있는지,
합의금은 얼마인지,
누구의 어느 계좌로 지급하기로 했는지,
합의금 지급으로 어떤 사항에 합의하는지가 명확한지를 살펴야 한다.
변호사가 합의 과정을 진행하고 있다면 실제 송금 전에 완성된 합의서를 변호사에게 보여주고 지급방법이 합의내용과 일치하는지 확인하는 편이 안전하다.
아버지 계좌로 지급하면 미성년 피해자에게 또 지급해야 할까
이 질문은 합의서 내용을 빼놓고 단순히 ‘예 또는 아니오’로 답하기 어렵다.
다만 적법하게 피해자를 대리하는 법정대리인과 합의가 이루어졌고, 합의서에서 특정한 합의금 전액을 법정대리인의 지정 계좌로 지급하기로 명확하게 정했다면 같은 합의금을 피해자 본인에게 별도로 한 번 더 지급하는 구조라고 볼 이유는 일반적으로 없다.
예를 들어 합의금이 1천만 원이고 합의서에 ‘피해자의 법정대리인이 지정한 ○○은행 계좌로 1천만 원을 지급한다’는 내용이 명확하다면 약정한 1천만 원의 지급을 이행하는 것이 핵심이다.
다만 이것은 해당 합의서와 법정대리권에 문제가 없다는 전제에서 설명할 수 있는 내용이다.
따라서 실제 사건에서는 송금 전에 담당 변호인의 확인을 받는 것이 좋다.
‘아버지 계좌’라는 사실보다 중요한 것
계좌 명의가 피해자 본인이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합의가 잘못됐다고 볼 수는 없다.
반대로 부모 명의 계좌라는 이유만으로 언제나 안전한 것도 아니다.
중요한 것은 그 계좌가 합의 과정에서 적법하게 지정된 지급계좌인지다.
피해자 측이 합의서에 직접 특정 계좌를 적고 그 계좌로 지급해달라고 했다면 그 사실을 명확하게 남겨두는 것이 중요하다.
전화나 문자로 계좌번호만 전달받았다면 합의서 또는 변호인 간 연락을 통해 지정계좌가 맞는지를 한 번 더 확인하는 방법도 생각할 수 있다.
합의서에 적힌 계좌와 실제 송금계좌가 다르면 주의
합의서에는 아버지 A의 계좌가 적혀 있는데 나중에 다른 가족 B의 계좌로 보내달라는 요청을 받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이럴 때는 임의로 변경된 계좌에 송금하기보다 피해자 측 또는 법정대리인에게 변경 사실을 명확하게 확인하는 것이 좋다.
가능하다면 변경된 지급방법에 관한 의사를 문자나 서면 등으로 남겨두는 것도 방법이다.
나중에 “합의금이 약정대로 지급되지 않았다”는 분쟁이 생기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피고인의 가족이 대신 송금해도 될까
형사합의금을 반드시 피고인 본인 명의 계좌에서만 송금해야 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구속 상태라면 피고인이 직접 금융거래를 하기 어려워 부모나 배우자 등 가족이 합의금을 마련해 지급하는 경우도 있다.
다만 제3자가 대신 송금한다면 해당 돈이 어떤 사건의 누구를 위한 합의금인지 명확하게 남겨두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송금자 이름만 보고 피해자 측에서 누구의 합의금인지 알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사전에 변호인을 통해 송금인과 지급취지를 알려주는 방법이 있다.
‘어머니 이름으로 바꿔서’ 보내는 것은 신중해야
사연에서는 다른 가족이 송금하면서 송금인 표시를 피고인의 어머니 이름으로 바꿔도 되는지를 물었다.
은행 송금 과정에서 받는 사람에게 표시되는 입금자명을 변경할 수 있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실제 송금자와 표시되는 이름이 달라진다면 나중에 거래내역을 확인할 때 설명이 필요해질 수 있다.
굳이 실제 송금자를 숨기는 방식으로 처리하기보다 누가 누구를 대신해 어떤 합의금을 지급한 것인지 자료상 명확하게 남기는 편이 안전하다.
담당 변호사가 있다면 송금 전에 어떤 명의로 보내는 것이 좋은지 확인하는 것이 가장 간단하다.
계좌이체 내역은 반드시 보관해야
합의금을 계좌이체했다면 이체내역을 보관하는 것이 중요하다.
단순히 돈을 보냈다는 사실뿐 아니라 지급일자,
송금금액,
출금계좌,
입금계좌,
받는 사람,
송금인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를 확보하는 것이 좋다.
모바일뱅킹 화면을 캡처할 수도 있지만 가능하다면 금융기관에서 확인할 수 있는 이체확인증 등 보다 명확한 자료를 확보하는 방법도 있다.
화면 캡처만 변호사에게 보내면 충분할까
캡처도 실제 지급 사실을 확인하는 자료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사건기록에 제출할 자료라면 거래내용이 명확하게 확인되는지가 중요하다.
금액이나 계좌 일부가 화면에서 잘렸거나 송금 완료 여부가 명확하지 않은 캡처라면 추가 확인이 필요할 수 있다.
따라서 송금 완료 화면뿐 아니라 이체확인증 등을 확보해 합의서와 함께 변호사에게 전달하는 것이 좋다.
변호인은 이를 검토한 뒤 합의서와 피해회복 자료 등을 재판부에 제출할 수 있다.
합의금부터 보내고 합의서를 나중에 받아도 될까
가능하면 합의조건을 먼저 명확하게 확정한 뒤 지급하는 편이 안전하다.
합의금만 먼저 보낸 뒤 상대방이 합의서 작성을 거부하면 피고인 측에서는 돈을 지급했음에도 기대했던 합의자료를 확보하지 못하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따라서 합의금액,
지급방법,
합의서 작성,
처벌에 관한 피해자의 의사 등을 가능한 범위에서 사전에 확인하는 것이 좋다.
특히 사건을 담당하는 변호사가 있다면 합의금 송금과 합의서 확보 순서를 변호인과 맞춰 진행하는 것이 안전하다.
합의서를 받았다고 반드시 ‘처벌불원’까지 포함되는 것은 아냐
‘합의’와 ‘처벌불원’도 구분해야 한다.
피해자가 합의금을 지급받았다는 사실과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하는 것은 법적으로 완전히 같은 의미라고 단정할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 측에서 처벌불원 의사까지 확인하려는 사건이라면 합의서에 그 내용이 명확하게 포함돼 있는지를 살펴야 한다.
단순히 “합의금 ○원을 지급받았다”는 내용만 있는 서류를 보고 처벌불원서까지 확보됐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모든 범죄에서 처벌불원서가 사건을 끝내는 것도 아냐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했을 때 법적으로 공소를 계속할 수 없는 범죄가 있는 반면, 피해자의 처벌불원 의사가 있더라도 유죄 여부와 형을 판단할 수 있는 범죄도 있다.
따라서 “합의서와 처벌불원서를 받았으니 사건이 끝났다”고 일률적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다만 피해회복과 합의 여부는 여러 형사사건에서 양형을 판단할 때 중요한 사정으로 고려될 수 있다.
미성년 피해자의 처벌불원 의사는 더 신중하게 확인해야
피해자가 미성년자인 사건에서는 합의금 지급 문제뿐 아니라 처벌에 관한 의사를 누가 어떻게 표시할 수 있는지도 사건에 따라 검토해야 한다.
특히 범죄유형과 피해자의 연령, 법정대리인과 피해자의 이해관계 등에 따라 별도의 법률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부모가 서명했으니 무조건 모든 절차가 끝났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미성년 피해자가 관련된 사건이라면 담당 변호사가 합의서와 처벌불원서의 작성주체를 직접 확인하도록 하는 것이 안전하다.
부모와 미성년 자녀의 이해관계가 충돌할 수도 있어
민법은 법정대리인과 미성년자 사이에 이해상반되는 행위를 하는 경우 특별대리인 선임이 필요한 상황을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모든 사건에서 부모가 자녀를 대리해 합의할 수 있다고 단순화해서는 안 된다.
부모와 피해자인 자녀 사이에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특별한 사정이 있다면 별도의 검토가 필요할 수 있다.
일반적인 합의 과정에서는 문제가 드러나지 않더라도 미성년 피해자 사건에서 법정대리권을 확인해야 하는 이유다.
합의금 액수에도 정해진 공식은 없어
형사합의 과정에서는 “이 정도 사건이면 합의금이 얼마가 적당하냐”는 질문도 자주 나온다.
하지만 범죄유형별로 모든 사건에 적용되는 공식 합의금표가 있는 것은 아니다.
피해 정도,
실제 발생한 손해,
치료 상황,
범행의 내용,
당사자의 의사 등 사건마다 조건이 다르다.
따라서 인터넷에서 “비슷한 사건은 500만 원이었다”는 경험담을 보고 자신의 사건도 동일한 금액이어야 한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합의금을 지급했다고 감형이 자동으로 결정되는 것도 아냐
피고인 측에서는 어렵게 합의금을 마련하면 “이제 형이 얼마나 줄어드느냐”가 궁금해질 수 있다.
그러나 합의와 피해회복은 양형에서 고려될 수 있는 요소이지 특정 금액을 지급하면 형량이 일정하게 줄어드는 공식은 아니다.
재판부는 범행내용과 피해 정도, 피고인의 전력, 범행 후 태도, 피해회복 등 여러 사정을 함께 살펴 형을 결정한다.
따라서 합의금을 지급한 뒤에도 다른 양형자료를 함께 정리할 필요가 있다.
합의서 원본도 잘 보관해야
합의가 완료됐다면 합의서와 처벌불원서, 이체확인 자료를 각각 정리해 보관하는 것이 좋다.
변호사가 원본을 받아 법원에 제출하는지,
사본을 먼저 전달하면 되는지,
추가로 인감증명서나 신분확인 자료 등이 필요한지는 사건별로 다를 수 있다.
따라서 인터넷에서 본 다른 사건의 서류구성을 그대로 따라가기보다 현재 사건을 담당하는 변호사에게 필요한 서류목록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합의서 작성 후 계좌번호가 틀렸다면 송금하지 말아야
합의금이 큰 경우에는 계좌번호를 잘못 입력하는 것만으로도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합의서에 기재된 계좌의 은행과 계좌번호, 예금주를 송금 직전에 다시 확인하는 것이 좋다.
특히 문자나 메신저를 통해 계좌가 변경됐다는 연락을 받았다면 보이스피싱 등의 가능성까지 고려해 기존 연락수단이나 변호인을 통해 다시 확인할 필요가 있다.
확인되지 않은 계좌로 먼저 송금한 뒤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것보다 지급 전에 확인하는 것이 훨씬 안전하다.
현금으로 지급한다면 더 명확한 증빙 필요
계좌이체가 아니라 현금으로 합의금을 지급하는 경우에는 지급 사실을 객관적으로 입증하기가 상대적으로 어려워질 수 있다.
따라서 현금으로 지급해야 한다면 합의서 또는 별도의 영수증 등에 실제 금액을 지급받았다는 사실과 날짜를 명확하게 남기는 것이 중요하다.
가능하다면 계좌이체처럼 거래기록이 남는 방법을 활용하는 것이 이후 증빙에는 편리할 수 있다.
가족이 대신 합의하는 것과 대신 돈을 보내는 것은 다른 문제
피고인의 가족이 합의금을 마련해 대신 송금하는 것과 가족이 피고인을 대신해 법률적으로 합의 당사자가 되는 것은 구분해야 한다.
가족이 돈을 대신 마련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피고인을 대신해 모든 합의조건을 결정할 권한이 자동으로 생기는 것은 아니다.
반대로 피고인이 구속돼 있더라도 변호인을 통해 합의조건을 조율하고 가족이 실제 송금을 담당하는 방식은 가능할 수 있다.
따라서 ‘누가 돈을 보내는가’와 ‘누가 합의를 하는가’를 구분해서 생각하는 것이 좋다.
변호사가 있다면 송금 전 네 가지만 확인
사연과 같은 상황에서 담당 변호인이 있다면 송금하기 전에 네 가지를 확인하면 된다.
첫째, 현재 합의서에 서명한 사람이 미성년 피해자를 적법하게 대리할 수 있는 사람인지.
둘째, 합의서에 기재된 아버지 명의 계좌로 전액을 송금하면 약정한 지급의무가 이행되는 것인지.
셋째, 피고인이 아닌 가족 명의 계좌에서 송금해도 되는지와 송금인 표시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지.
넷째, 송금 후 합의서와 함께 어떤 이체증빙을 변호사에게 전달해야 하는지다.
이 네 가지가 확인되면 가족이 임의로 판단해 돈을 두 번 보내거나 송금자명을 억지로 변경하는 실수를 줄일 수 있다.
“미성년 피해자에게도 따로 줘야 하나요?”보다 먼저 볼 것
안기모카페에서는 구속된 피고인을 대신해 가족이 합의절차를 진행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피해자가 미성년자라면 가족 입장에서는 더욱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하지만 ‘부모 계좌로 보냈으니 무조건 끝’ 또는 ‘미성년자에게도 반드시 별도로 한 번 더 지급해야 한다’는 식으로 일률적으로 판단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합의서다.
누가 피해자를 대리해 합의했는지, 합의금 총액이 얼마인지, 어느 계좌로 지급하기로 했는지, 지급 후 피해자 측이 어떤 의사를 표시하기로 했는지가 명확해야 한다.
그 다음 약정한 방식대로 지급하고 합의서와 이체확인 자료를 함께 확보해야 한다.
피고인의 가족이 대신 송금하는 경우에도 실제 송금자와 지급취지가 명확하게 남도록 하는 것이 좋다.
특히 미성년 피해자가 관련된 형사사건은 법정대리권과 처벌에 관한 의사표시 등 추가적인 법률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이미 변호사를 선임한 사건이라면 합의금을 송금하기 직전 합의서와 계좌정보를 변호인에게 한 번 더 확인받는 것이 가장 안전한 방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