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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가 합의 연락을 받지 않으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항소심에서 열람·등사와 형사공탁을 확인하는 순서

피해자는 합의 연락에 반드시 응해야 하는 것은 아냐

열람·등사 신청이 피해자 변호사 선임을 뜻하지 않아

반복 접촉보다 합의 시도와 피해회복 계획을 기록해야

안기모뉴스 관리자 기자입력 2026년 7월 30일조회 0
“피해자가 합의 연락을 받지 않으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항소심에서 열람·등사와 형사공탁을 확인하는 순서

“합의를 하고 싶은데 피해자가 연락을 받지 않습니다”

항소심을 준비하는 가족들에게 피해자 합의는 가장 마음을 무겁게 만드는 과정 중 하나다. 피해회복을 위해 금액을 마련하고 사과의 뜻을 전하려 해도 피해자가 전화를 받지 않거나 연락 자체를 원하지 않으면 더 이상 무엇을 해야 할지 알기 어렵다.

한 수형자 가족도 변호인이 피해자 연락처로 합의를 시도했지만 답을 받지 못했고, 이후 열람·등사 신청까지 했으나 별다른 진행 소식이 없어 초조함을 호소했다. 담당 변호인에게서는 “신청했으니 기다려야 한다”는 설명만 들은 상태였다.

그러나 피해자는 피고인 측의 연락에 반드시 응하거나 합의해야 하는 사람이 아니다. 범행으로 인한 충격이나 불안 때문에 연락을 피할 수도 있고, 처벌을 원해 합의 의사가 없을 수도 있다. 피해자가 답하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가족이 직접 반복 연락하거나 다른 경로를 찾아 접촉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먼저 ‘어떤 열람·등사’를 신청했는지 확인해야

열람·등사는 형사사건의 기록이나 증거를 확인하고 복사하는 절차다. 피고인과 변호인은 소송이 진행 중인 사건의 관계 서류와 증거물을 열람·복사할 수 있지만, 법원은 피해자와 증인의 생명·신체 안전이나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주소와 연락처 등을 가리거나 제공 범위를 제한할 수 있다.

따라서 가족은 담당 변호인에게 단순히 “열람·등사를 신청했다”는 설명만 듣기보다 무엇을 신청했는지를 구체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피해자의 연락처 공개를 요청한 것인지, 피해자 측이 제출한 의견서나 합의 관련 자료를 확인하려는 것인지, 법원 또는 검찰의 허가를 기다리는 것인지에 따라 다음 대응이 달라질 수 있다.

피해자 개인정보가 포함된 기록은 일반 기록과 달리 보호조치가 적용될 수 있으므로 신청했다고 반드시 연락처가 제공되는 것도 아니다. 신청이 보류되거나 일부만 허가됐는지, 별도의 보정서류가 필요한지도 변호인을 통해 확인해야 한다.

열람·등사 신청이 피해자 변호사 선임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냐

열람·등사 신청을 하면 피해자에게 자동으로 변호사가 선임된다고 오해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피해자 국선변호사는 열람·등사 신청 때문에 붙는 변호사가 아니라, 일정한 범죄 피해자에게 법률지원을 제공하기 위해 운영되는 별도의 제도다.

법무부는 성폭력·학대·스토킹·인신매매 피해자 등을 대상으로 피해자 국선변호사 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며, 강력범죄 피해자에 대한 지원 범위도 확대하고 있다. 피해자의 신청이나 지원 요건에 따라 선정되는 제도이므로 모든 형사사건의 피해자에게 자동으로 변호사가 배정되는 것은 아니다.

피해자 측 변호사가 실제로 선임된 사실이 확인된다면 피고인 측 변호인에게 변호사 사이의 연락이 가능한지 문의할 수 있다. 하지만 피해자 변호인의 존재 여부를 확인하지 않은 채 “변호사끼리 연락하면 합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해서는 안 된다.

답이 없을 때 가족이 직접 연락을 늘리는 것은 위험

피해자의 답변이 늦어질수록 가족들은 다른 전화번호로 연락하거나 직접 찾아가 사정을 설명하고 싶은 마음이 들 수 있다. 그러나 피해자 입장에서는 반복적인 전화와 문자 자체가 또 다른 압박으로 느껴질 수 있다.

합의를 시도할 때는 변호인을 통해 한 차례 정중하게 의사를 전달하고, 피해자가 연락을 거부하거나 응답하지 않으면 그 뜻을 존중해야 한다. 합의금 액수를 계속 높여 제시하거나 “항소심이 얼마 남지 않았다”며 빠른 결정을 요구하는 방식도 피하는 것이 좋다.

가족이 직접 접촉하기 전에는 반드시 담당 변호인과 상의하고, 연락이 필요한 경우에도 사과와 피해회복 의사를 간결하게 전달하는 범위를 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피해자를 특정하기 어렵다면 형사공탁 검토 가능

피해자의 주소나 주민등록번호 등 인적사항을 알 수 없어 일반적인 변제공탁이 어려운 경우에는 사건번호와 사건명 등을 활용하는 형사공탁 특례를 검토할 수 있다. 형사공탁은 피해자 인적사항을 알 수 없는 피고인이 해당 형사사건이 진행 중인 법원 소재지의 공탁소에 피해자를 위한 금전을 맡기는 제도다.

다만 피해자가 전화를 받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무조건 형사공탁을 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현재 사건이 형사공탁의 법정 요건을 충족하는지, 피해자별 피해액을 어떻게 산정할지, 어느 시점에 얼마를 공탁할지는 사건기록을 확인한 변호인과 검토해야 한다.

공탁은 피해회복 노력을 보여주는 방법이지만 피해자와의 합의나 처벌불원과 같은 의미는 아니다. 법원은 형사공탁이 이뤄진 경우 공탁 경위와 금액뿐 아니라 피해자의 의견과 실제 피해회복 정도를 함께 살펴 양형에 반영한다.

연락이 안 됐다는 과정도 객관적으로 남겨야

합의가 성립하지 않았더라도 피고인 측이 어떤 방식으로 피해회복을 시도했는지는 항소심 자료로 정리할 수 있다.

변호인을 통한 연락 시도 일자와 방법, 열람·등사 신청 내용과 처리 결과, 마련할 수 있는 변제금, 형사공탁 검토 여부 등을 객관적인 자료로 남기는 방식이다. 다만 피해자가 거절했는데도 계속 연락했다는 내용이 되지 않도록 접촉 횟수와 방식을 조심해야 한다.

항소심 재판부에 제출하는 자료에는 단순히 “피해자가 연락을 받지 않아 합의하지 못했다”는 주장만 적기보다, 피해회복을 위해 마련한 금액과 지급 계획, 피고인의 반성 및 재범 방지 노력 등을 함께 정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기다리라”는 답변을 들었다면 진행 단계부터 물어야

담당 변호인에게는 합의 결과만 재촉하기보다 현재 절차를 구체적으로 질문하는 편이 좋다.

열람·등사 신청일과 신청 대상, 담당 기관, 허가 여부와 보완 요청이 있었는지, 피해자 측에 합의 의사가 전달됐는지, 답변이 없을 경우 형사공탁을 검토할 수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항소심 변론종결이 가까워지고 있다면 합의 시도만 기다리다가 다른 양형자료 준비를 놓쳐서는 안 된다. 피해자와의 합의가 성립하지 않더라도 변호인과 함께 항소이유서, 반성문, 피해변제 계획, 교육·치료와 재범 방지 자료를 동시에 준비해야 한다.

안기모카페에는 피해자의 답변을 기다리며 하루하루 초조함을 견디는 수형자 가족들의 질문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합의는 한쪽의 노력만으로 완성할 수 없는 만큼, 피해자의 의사를 존중하면서 가능한 절차를 차분히 준비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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