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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의금도 공탁금도 마련하기 어려운데 둘 다 못 하면 큰일인가요?”…형사재판 피해회복, 현실적으로 준비하는 방법

합의·공탁을 하지 못했다고 형량이 자동으로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경제적으로 어렵다면 무리한 돈 마련보다 사건별 피해액과 책임범위부터 확인해야 한다.

안기모뉴스 관리자 기자입력 2026년 9월 1일
“합의금도 공탁금도 마련하기 어려운데 둘 다 못 하면 큰일인가요?”…형사재판 피해회복, 현실적으로 준비하는 방법

“재판 전에 합의든 공탁이든 꼭 해야 한다는데 돈이 없습니다”

온라인 교정정보 커뮤니티에는 가족이 1심 재판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 사건까지 발생해 피해자 합의와 공탁 문제를 걱정하는 사연이 올라왔다.

주변에서는 재판 전에 합의하거나 최소한 공탁이라도 해야 형량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한다.

하지만 현실적인 문제는 돈이었다.

자녀들을 양육하며 생활비를 부담하는 상황에서 피고인의 부모에게도 경제적인 도움을 기대하기 어려워 큰돈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가족은 합의와 공탁을 모두 하지 못하면 재판에서 크게 불리해지는지, 1심에서 합의를 하지 못했다가 항소심에서 합의해도 의미가 있는지, 피해자가 별도로 민사소송을 제기하면 채무가 평생 따라다니는지도 걱정하고 있었다.

형사사건에서 자주 등장하는 ‘합의’와 ‘공탁’.

하지만 두 제도는 같은 것이 아니다.

합의와 공탁은 무엇이 다를까?

합의는 일반적으로 피고인 측과 피해자가 피해회복 문제 등에 대해 서로 의사를 조율하는 과정이다.

피해자가 합의에 응한다면 피해금 지급방법과 금액 등을 정하고, 사건에 따라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하기도 한다.

반면 공탁은 피해자와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거나 일정한 사정으로 피해자의 인적사항을 알기 어려운 경우 등에 법원 공탁제도를 이용해 피해회복을 위한 금전을 맡기는 방식이다.

현행 공탁법은 형사사건의 피고인이 법령 등에 따라 피해자의 인적사항을 알 수 없는 경우에도 해당 형사사건이 계속 중인 법원 소재지의 공탁소에 형사공탁을 할 수 있도록 특례를 두고 있다.

따라서 공탁은 ‘피해자 몰래 하는 합의’가 아니며 합의와 동일한 효력이 있다고 단정해서도 안 된다.

공탁하면 합의한 것처럼 형이 줄어들까?

그렇게 단순하게 볼 수 없다.

공탁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피해가 모두 회복됐거나 피해자가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 것으로 바뀌는 것은 아니다.

대법원 양형위원회의 여러 범죄 양형기준에서도 공탁을 피해회복으로 평가할 때 피해자 측의 의견, 피고인이 공탁금을 다시 회수할 수 있는지 또는 회수할 의사가 있는지, 피해의 성질과 규모 등을 신중하게 살펴보도록 하고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공탁금을 넣었다는 형식 자체보다 실제 피해회복이 어느 정도 이뤄졌는지다.

피해자가 공탁금을 받지 않겠다는 의사를 명확하게 표시하고 계속 엄벌을 요구하는 사건과 피해자가 공탁금을 수령한 사건을 완전히 동일하게 평가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합의가 안 되면 무조건 공탁만 하면 된다”는 접근은 주의해야 한다.

합의와 공탁을 둘 다 못 하면 무조건 실형일까?

그렇지 않다.

합의나 공탁 여부만으로 형량이 자동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법원은 범행의 동기와 수단, 피해 정도, 피고인의 범죄전력, 범행 후 정황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해 형을 정한다.

피해자가 존재하는 재산범죄나 폭력범죄 등에서는 피해회복이 중요한 양형요소가 될 수 있지만, 합의하지 못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결과가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반대로 합의했다고 반드시 집행유예가 되는 것도 아니다.

특히 여러 피해자가 존재하거나 추가 사건이 발생했다면 전체 범행 횟수와 피해규모, 피고인의 역할, 범죄전력 등을 함께 확인해야 한다.

추가 사건이 2건 더 있다면 합의부터 무작정 하면 될까?

오히려 사건을 먼저 정리해야 한다.

현재 재판 중인 사건과 새로 발생한 사건이 각각 어떤 범죄인지, 피해자가 몇 명인지, 각 피해금액은 얼마인지 확인해야 한다.

또 피고인이 각 사건의 공소사실을 인정하는지도 중요하다.

공범이 있는 사건이라면 전체 피해액과 피고인이 실제 취득한 금액, 공동으로 부담할 수 있는 책임범위가 서로 다를 수 있다.

따라서 가족이 전체 사건구조를 모르면서 급한 마음에 특정 피해자에게 돈부터 보내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

선임된 변호인이 있다면 우선 사건별로 ‘피해자·피해금액·합의 진행상황·공탁 필요성’을 구분해 달라고 요청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돈이 부족하다면 소액이라도 무조건 공탁하는 게 좋을까?

이 역시 사건마다 다르다.

피해액에 비해 지나치게 적은 금액을 형식적으로 공탁했다고 해서 반드시 의미 있는 피해회복으로 인정된다고 단정할 수 없다.

반대로 경제적으로 어렵다는 이유만으로 피해회복 노력을 완전히 포기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실제로 어느 정도의 금액을 마련할 수 있는지, 피해자가 합의 의사를 보이고 있는지, 분할변제가 가능한지 등을 먼저 확인할 수 있다.

여러 피해자가 있다면 한 명에게 모든 자금을 투입하는 것이 나은지, 피해자별로 일부 피해회복을 진행하는 것이 나은지도 사건구조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최소 공탁금이 얼마냐’를 인터넷에서 찾기보다 현재 마련 가능한 금액을 변호인에게 솔직하게 밝히고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이 낫다.

가족이 합의금을 마련해야 할 의무가 있을까?

이 부분도 가족들이 반드시 알아둘 필요가 있다.

피고인이 저지른 범죄의 피해금을 배우자나 부모 등 가족이 자신의 돈으로 반드시 대신 지급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형사재판을 받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가족에게 합의금을 마련할 법적 의무가 자동으로 발생하는 것도 아니다.

생활비와 자녀 양육비까지 부족한 상황에서 가족이 무리하게 대출이나 사채를 이용해 합의금을 만드는 것은 또 다른 경제적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가족의 생활까지 무너뜨리면서 무조건 합의금을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

현재 가능한 범위와 피고인 본인이 부담할 수 있는 범위를 냉정하게 구분할 필요가 있다.

1심에서 합의하지 못하면 2심에서는 너무 늦을까?

1심에서 합의하지 못했다고 항소심에서 피해회복 노력을 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1심 판결 이후 피해자와 합의가 성립하거나 실질적인 피해회복이 이뤄졌다면 항소심에서 새로운 양형사정으로 주장할 수 있다.

항소심은 1심 판결 이후 발생한 사정도 살펴볼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1심 전에 합의하지 못하면 나중에는 아무 의미가 없다”는 식으로 단정할 수 없다.

다만 가능하다면 피해회복을 불필요하게 늦출 이유도 없다.

피해자의 입장에서는 상당한 시간이 지난 뒤에야 합의를 제안받는 것보다 사건 초기부터 진지하게 피해회복을 시도했는지도 중요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

또 1심 판결이 이미 나온 뒤에는 항소심에서 1심의 양형판단을 다시 살펴보는 구조가 되므로 1심 이전의 합의와 항소심 단계에서 새롭게 이뤄진 합의가 절차적으로 완전히 같은 상황은 아니다.

그렇더라도 항소심 합의가 아무 의미 없다고 볼 수는 없다.

합의가 안 되면 피해자가 민사소송을 할 수 있을까?

가능하다.

형사재판과 민사상 손해배상은 별개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형사재판은 국가가 피고인의 범죄에 대해 형벌을 부과하는 절차이고, 민사절차는 피해자가 자신의 손해를 배상받기 위해 가해자에게 금전지급 등을 청구하는 절차다.

따라서 형사재판에서 징역형을 선고받고 복역했다고 피해자에 대한 민사상 손해배상책임이 자동으로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피해자는 범죄로 발생한 손해에 대해 별도의 민사소송을 제기할 수 있고, 범죄 종류에 따라 형사재판에서 배상명령을 신청할 수 있는 경우도 있다.

“민사채무는 평생 따라다닌다”는 말은 사실일까?

그렇게 단정하면 정확하지 않다.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에도 소멸시효에 관한 법률 규정이 존재한다.

현행 민법 제766조는 원칙적으로 피해자나 법정대리인이 손해와 가해자를 안 날부터 3년, 불법행위를 한 날부터 10년이라는 기준을 두고 있다.

다만 사건의 종류에 따라 특례가 있을 수 있고, 소송을 통해 판결이 확정되면 확정판결에 따른 채권의 소멸시효 문제가 별도로 발생한다.

채권자가 법에서 정한 방법으로 권리를 행사하면 시효 진행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따라서 “감옥에서 나오면 빚이 없어지는 것도 아니지만, 무조건 평생 없어지지 않는 채무다”라고 말하는 것도 정확하지 않다.

실제 채권의 소멸시효는 어떤 권리가 성립했고 피해자가 어떤 절차를 밟았는지를 확인해야 판단할 수 있다.

형사합의를 하면 민사책임도 모두 끝나는 걸까?

합의서를 어떻게 작성했느냐가 중요하다.

피해자에게 돈을 지급했다고 해서 모든 민사상 책임이 당연히 소멸하는 것은 아니다.

합의 과정에서 해당 금액으로 민·형사상 손해배상 문제를 어떻게 정리하기로 했는지, 추가 청구에 대해 어떤 내용으로 합의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따라서 합의금을 지급할 때는 돈만 송금하고 끝내기보다 합의서 내용을 확인해야 한다.

특히 피해액이 큰 사건이나 피해자가 여러 명인 사건에서는 합의의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변호인을 통해 검토하는 것이 안전하다.

경제적으로 어렵다면 지금 무엇부터 해야 할까?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돈부터 구하는 것’이 아니다.

사건을 표로 정리하는 것이 우선이다.

현재 1심 재판 중인 사건과 추가된 사건을 나누고 각각의 죄명, 피해자 수, 피해액, 피고인의 인정·부인 여부, 현재 합의상황을 확인해야 한다.

그다음 실제로 가족이나 피고인이 마련할 수 있는 금액을 계산한다.

그 범위 안에서 피해자와 분할변제 방식의 합의가 가능한지, 일부 피해회복이 가능한지, 합의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형사공탁을 검토할 실익이 있는지를 변호인과 상의하면 된다.

돈이 없다는 사실을 숨기면서 불가능한 합의금부터 약속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지킬 수 없는 지급약속을 했다가 합의가 다시 깨지면 오히려 상황이 복잡해질 수 있다.

피해자에게 계속 연락해서 금액을 낮춰달라고 부탁해도 될까?

주의해야 한다.

피해자가 합의를 거절했는데 피고인이나 가족이 반복적으로 연락하거나 주변 사람을 통해 압박하면 새로운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대법원 양형위원회도 일부 범죄의 양형기준에서 합의 과정에서 피해자를 지속적으로 괴롭히거나 합의 거절에 불이익을 줄 것처럼 압박하는 행위 등을 2차 피해와 관련해 엄격하게 평가하고 있다.

따라서 변호인이 선임돼 있다면 피해자와의 합의 연락도 가급적 변호인을 통해 진행하는 것이 안전하다.

합의금 마련 때문에 가족생활까지 무너뜨릴 필요는 없어

형사재판을 받는 당사자의 가족은 쉽게 죄책감에 빠진다.

“돈을 마련하지 못해서 실형이 나오면 내 책임이 아닐까”라는 생각 때문이다.

하지만 형사책임을 지는 사람은 범죄를 저지른 피고인이다.

가족이 생활비를 줄이고 자녀들의 양육비까지 희생해 합의금을 대신 마련해야 할 법적 의무가 있는 것은 아니다.

물론 가족이 경제적으로 도울 수 있고 그것을 원한다면 피해회복에 힘을 보탤 수 있다.

그러나 감당할 수 없는 빚을 지면서까지 합의금을 마련하는 것이 반드시 최선의 선택이라고 볼 수는 없다.

현재 가능한 경제적 범위를 변호인에게 정확하게 알리고 그 범위 안에서 가장 의미 있는 피해회복 방법을 찾는 것이 현실적이다.

합의도 공탁도 ‘무조건 해야 하는 숙제’처럼 접근해서는 안 돼

형사재판을 앞두면 주변에서는 “무조건 합의해야 한다”, “합의가 안 되면 공탁부터 해라”, “1심에서 못 하면 끝이다”라는 말을 쉽게 한다.

하지만 실제 형사재판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합의는 피해자의 의사가 있어야 가능하고 공탁은 합의와 동일하지 않다.

공탁했다고 반드시 감형되는 것도 아니며, 합의하지 못했다고 자동으로 실형이 결정되는 것도 아니다.

반대로 피해회복이 중요한 사건에서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는다면 불리한 사정으로 평가될 가능성을 검토해야 한다.

특히 여러 사건과 여러 피해자가 얽혀 있다면 제한된 자금을 어디에 어떻게 사용하는지가 중요하다.

지금 필요한 것은 무리해서 큰돈부터 만드는 것이 아니다.

현재 진행 중인 사건과 추가 사건을 정확하게 구분하고 피해액과 피해자를 정리한 뒤, 피고인이 실제로 책임져야 할 범위와 가족이 현실적으로 마련할 수 있는 금액을 확인하는 것이 먼저다.

그다음 합의, 분할변제, 일부 피해회복, 형사공탁 가운데 자신의 사건에서 실제로 의미가 있는 방법을 변호인과 선택해야 한다.

가족의 생활까지 무너뜨리면서 ‘무조건 합의금을 만들어야 한다’는 부담을 떠안을 필요는 없다.

피해회복은 중요하지만 형사재판의 결과를 결정하는 단 하나의 공식은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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