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의를 완료했다면 핵심 양형사정 하나는 이미 만들어진 셈
피해자가 있는 형사사건에서 피해회복 여부는 양형을 판단할 때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
피해자와 합의가 이뤄졌고 합의서와 처벌불원서까지 재판부에 제출했다면 해당 자료가 사건기록에 제대로 접수됐는지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합의금 지급을 입증할 필요가 있는 사건이라면 송금내역 등 관련 자료를 함께 정리하는 경우도 있다.
이미 제출한 합의서와 처벌불원서를 특별한 사정 없이 반복해서 여러 차례 제출하기보다 필요한 자료가 제대로 접수됐는지 확인하는 것이 우선이다.
구형 전에 양형자료를 추가로 내도 될까?
재판이 계속 진행 중이고 추가로 제출할 양형자료가 생겼다면 구형 전이라고 해서 제출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기존 자료 제출 이후 추가적인 피해회복이 이뤄졌거나 재범방지 계획이 구체화되는 등 새로운 사정이 생겼다면 이를 정리해 제출하는 방법을 생각할 수 있다.
가족의 탄원이나 피고인의 반성, 사회복귀 계획과 관련해 새롭게 의미 있는 자료가 마련된 경우도 마찬가지다.
중요한 것은 제출 횟수가 아니라 그 자료가 현재 사건의 양형을 판단하는 데 어떤 내용을 보여주는지다.
‘구형재판’과 ‘선고기일’은 구분해야
가족들이 흔히 사용하는 ‘구형재판’이라는 표현 때문에 검사가 형을 구형하면 곧바로 재판 결과가 결정된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검사의 구형은 검사가 재판부에 어떤 형을 선고해달라는 의견을 밝히는 것이며, 최종적인 형을 결정하는 것은 법원이다.
통상 필요한 증거조사를 마친 뒤 검사의 의견진술과 변호인의 최종변론, 피고인의 최후진술 등이 진행되고 변론이 종결되면 이후 선고기일이 정해질 수 있다.
따라서 양형자료를 준비할 때는 단순히 ‘구형 전이냐 후냐’만 볼 것이 아니라 변론이 언제 종결되는지를 함께 확인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선고 직전에 한꺼번에 내는 게 좋을까?
양형자료를 선고 직전까지 일부러 보관했다가 한꺼번에 제출하는 것이 항상 유리하다고 볼 수는 없다.
재판부가 자료를 검토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이미 준비가 끝난 중요한 자료라면 굳이 제출을 미룰 이유가 없고, 반대로 변론 종결 이후 새롭게 합의가 이뤄지는 등 중요한 사정이 발생했다면 선고 전에 추가 자료 제출이 가능한지 변호인을 통해 확인할 필요가 있다.
특히 선고가 임박한 경우에는 제출 시기와 방법을 담당 변호인이나 법원에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이미 냈던 자료를 또 제출해야 할까?
반성문이나 탄원서를 계속 추가하면 양형에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가족도 많다.
그러나 동일한 내용의 자료를 반복적으로 제출하는 것보다 새로운 내용이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첫 번째 반성문 이후 피해회복을 위해 실제로 무엇을 했는지, 재범방지를 위해 어떤 조치를 시작했는지 등 구체적인 변화가 있다면 후속 자료의 의미가 생길 수 있다.
탄원서 역시 같은 사람이 같은 내용을 반복하기보다 피고인을 실제로 알고 있는 사람이 자신의 경험과 향후 지원계획을 구체적으로 작성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양형자료는 무엇을 중심으로 준비해야 할까?
사건에 따라 필요한 내용은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반성 여부와 피해회복, 합의, 재범방지를 위한 노력, 가족관계와 부양사정, 사회복귀 계획 등이 검토될 수 있다.
다만 이러한 자료를 모두 제출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사건과 직접 관련성이 낮은 자료를 양만 늘리기 위해 추가하기보다 현재 피고인에게 실제로 존재하는 양형사정을 객관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자료를 선별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피해자가 있는 사건에서는 피고인의 개인적인 어려움만 강조하면서 피해회복 과정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지 않은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변호인이 있다면 가족이 따로 제출하기 전에 확인하는 게 좋아
변호인이 선임된 사건이라면 가족이 새로운 자료가 생길 때마다 개별적으로 법원에 제출하기보다 변호인에게 먼저 전달하는 방법을 고려할 수 있다.
변호인은 이미 제출된 자료와 앞으로 제출할 자료를 구분하고 변론 방향에 맞춰 필요한 자료를 정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공판 전에 무엇을 제출할 것인지”, “변론이 이날 종결될 가능성이 있는지”, “추가 자료가 있다면 언제까지 전달해야 하는지”를 구체적으로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
합의까지 했다면 이제는 ‘자료의 양’보다 정리가 중요
가족 입장에서는 선고가 가까워질수록 무엇이라도 하나 더 제출해야 할 것 같은 불안감이 커질 수 있다.
하지만 합의서와 처벌불원서, 탄원서 등 주요 자료를 이미 제출했다면 먼저 현재까지 어떤 양형사정이 기록에 반영됐는지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
그 이후 실제로 새로운 사정이 생겼다면 추가 자료로 보완하고, 같은 내용만 반복되는 자료라면 무작정 분량을 늘릴 필요는 없다.
특히 변론 종결이 예정된 공판을 앞두고 있다면 필요한 자료가 빠지지 않았는지 미리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선고 직전까지 기다리는 것보다 사건 진행 상황에 맞춰 재판부가 검토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