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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의할 돈이 없어도 피해자를 만나야 할까…항소심 앞둔 가족의 현실적인 고민

다수 피해자가 있는 사기 사건, 항소심에서 피해회복은 중요한 판단 요소

돈 없는 상태에서 무리한 변제 약속은 또 다른 부담 될 수 있어

직접 만남보다 합의 의사와 변제 가능성을 먼저 정리할 필요

안기모뉴스 관리자 기자입력 2026년 8월 21일
합의할 돈이 없어도 피해자를 만나야 할까…항소심 앞둔 가족의 현실적인 고민

항소심에서 피해자 합의가 중요한 이유

사기 사건에서는 피해규모와 피해회복 여부, 피해자의 처벌 의사 등이 양형을 판단하는 과정에서 고려될 수 있다.

1심에서 피해회복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상태로 실형이 선고됐다면 항소심에서는 1심 이후 새롭게 발생한 사정이 중요해질 수 있다.

피해자와 추가로 합의했거나 실제 변제가 이뤄졌다면 이러한 사정이 제출될 수 있다.

하지만 합의했다고 무조건 감형되는 것도 아니며, 합의하지 못했다고 반드시 1심과 같은 형이 유지된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사건 전체의 피해규모와 범행 내용, 피고인의 역할, 전과, 피해회복 정도 등 여러 요소가 함께 검토된다.

합의할 돈이 없는데 사과만 하러 만나도 될까?

피해자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싶은 마음과 형사재판에서 합의를 진행하는 것은 구분해서 생각할 필요가 있다.

돈을 마련하지 못한 상태에서도 사과 의사를 전달하는 것 자체는 가능하다. 하지만 피해자가 직접 만남을 원한다고 해서 반드시 가족이 혼자 찾아가야 하는 것은 아니다.

피해자 입장에서는 상당한 재산상 피해를 입었다고 생각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단순한 사과만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울 수도 있다.

따라서 만남 자체를 목표로 삼기보다 상대방이 무엇을 요구하고 있는지, 합의 가능성이 있는지, 현재 어느 정도의 피해회복이 가능한지를 먼저 파악하는 편이 현실적이다.

가족이 대신 피해자를 만나는 것은 신중해야

구속된 피고인을 대신해 배우자나 부모 등 가족이 피해자와 합의를 진행하는 경우도 있다.

다만 가족이 사건 당사자가 아니라면 자신이 감당할 수 없는 약속까지 할 필요는 없다.

특히 피해자가 요구하는 내용을 정확히 알지 못한 상태에서 “제가 어떻게든 전부 갚겠습니다”와 같은 약속을 먼저 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

현재 재산과 소득으로 감당할 수 없는 변제계획을 제시하면 합의가 성립하지 않을 뿐 아니라 이후 가족에게 상당한 경제적 부담으로 남을 수 있다.

피고인의 책임과 가족의 책임을 구분하는 것도 중요하다.

“평생 벌어서 갚겠다”는 약속부터 할 필요는 없어

합의를 간절히 원하다 보면 피해자가 요구하는 조건을 모두 받아들여야 할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합의는 당사자 사이에서 조건을 조정하는 과정이다.

현재 마련할 수 있는 금액이 없다면 그 사실을 숨기면서 지키기 어려운 약속을 하는 것보다 현재 상황을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이 낫다.

일부 금액을 마련할 가능성이 있는지, 분할 변제가 현실적으로 가능한지 등도 검토할 수 있다.

무엇보다 가족 개인이 평생 갚겠다는 식으로 새로운 의무를 부담하는 문제는 형사재판에서의 합의와 별개로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

피해자가 만나자고 할 때 확인할 사항

피해자 측에서 먼저 만남을 요구했다면 곧바로 약속 장소부터 정하기보다 만남의 목적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합의금이나 변제계획을 논의하려는 것인지, 피고인의 사과를 듣고 싶은 것인지, 별도의 조건을 요구하려는 것인지에 따라 대응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상대방이 자신에게 별도의 책임을 묻거나 서류 작성과 서명, 채무 부담 등을 요구할 가능성이 걱정된다면 현장에서 즉시 결정하지 않는 편이 안전하다.

내용을 충분히 확인한 뒤 변호인에게 검토를 요청할 수도 있다.

직접 만나지 않고 합의를 진행하는 방법도 있다

피해자 합의가 반드시 가족과 피해자가 직접 얼굴을 마주해야만 가능한 것은 아니다.

사건에 따라 변호인을 통해 피해자의 의사를 확인하고 합의 조건을 조율하는 방식도 생각할 수 있다.

직접 만났을 때 감정적인 충돌이 예상되거나 가족이 협상 내용을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중간에서 변호인이 의사소통을 담당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현재 변호인이 선임돼 있다면 피해자별 합의 가능성과 연락 방법부터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

피해자가 여러 명이라면 전체 상황부터 정리해야

다수 피해자가 있는 사기 사건에서는 한 사람과의 합의만 보고 움직이기 어렵다.

피해자가 몇 명인지, 각각 주장하는 피해액은 얼마인지, 지금까지 반환된 금액은 있는지, 합의가 완료된 사람이 있는지를 표처럼 정리해볼 필요가 있다.

현재 마련할 수 있는 피해회복 자금도 함께 계산해야 한다.

한정된 자금을 첫 번째 피해자에게 모두 사용했다가 나머지 피해자들에게 아무런 피해회복을 하지 못하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구체적인 배분과 합의 전략은 사건 전체를 파악하고 있는 변호인과 상의하는 것이 좋다.

돈이 없다고 피해회복 노력을 포기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전액 변제가 불가능한 사건도 적지 않다.

그렇다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과 현재 가능한 범위에서 피해회복 방법을 찾는 것은 다르다.

실제로 마련할 수 있는 금액을 확인하고, 향후 변제 가능성을 살펴보고, 피해자에게 사과와 합의 의사를 어떤 방식으로 전달할지 정리할 수 있다.

다만 이러한 과정은 재판에서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한 형식적인 행동에 그치기보다 실제 이행할 수 있는 내용이어야 한다.

항소심에서는 1심 이후 무엇이 달라졌는지가 중요

항소심을 준비하는 가족이라면 피해자를 몇 번 만났는지만 생각할 필요는 없다.

1심 이후 피해회복을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실제 변제가 얼마나 이뤄졌는지, 합의가 성립하지 않았다면 어떤 과정이 있었는지 등을 정리할 수 있다.

피고인의 반성이나 재범방지 계획, 출소 후 생활계획 등 사건에 따라 추가적인 양형자료를 준비하는 문제도 변호인과 검토할 수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보여주기식 자료의 양보다 1심 이후 실제로 달라진 사정을 설명하는 것이다.

가족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까지 무너뜨릴 필요는 없다

구속된 가족의 형량을 줄이고 싶은 마음 때문에 바깥의 배우자나 부모가 자신이 가진 돈을 모두 합의금으로 사용하거나 감당할 수 없는 채무까지 떠안으려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가족에게도 생활이 있다.

월세와 생활비를 내야 하고 자녀를 양육해야 한다면 최소한의 생활기반까지 무너뜨리면서 피해회복 자금을 마련할 것인지는 매우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피고인의 형사사건을 돕는 것과 남겨진 가족의 삶 전체를 포기하는 것은 같은 문제가 아니다.

합의를 못 했다고 항소심 준비가 끝나는 것은 아니다

돈이 없어 피해자와 즉시 합의하지 못한다면 가족 입장에서는 항소심에서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느낄 수 있다.

하지만 합의 여부만으로 재판의 모든 결과가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우선 1심 판결문에서 어떤 사정이 형량 결정에 영향을 미쳤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그다음 피해자별 피해액과 피해회복 현황, 현재 마련 가능한 금액, 합의 가능성을 정리해 변호인과 항소심 대응 방향을 점검하는 것이 순서다.

피해자를 직접 만나는 문제도 마찬가지다. 단순히 “만나는 것이 좋다”거나 “만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정할 것이 아니라 무엇을 위해 만나고, 어디까지 약속할 수 있는지를 먼저 정해야 한다.

합의를 위해 노력하는 것은 중요할 수 있지만, 지킬 수 없는 약속까지 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항소심을 기다리는 가족에게 필요한 것은 조급한 결정보다 현재 할 수 있는 피해회복과 감당할 수 없는 책임을 구분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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