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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의 못 하면 무조건 실형일까”…통장 대여 사건 앞에서 무너지는 수용자 가족들

보이스피싱·중고거래 사기에 이용되면 처벌 위험 커져

초범과 합의 여부만으로 형량을 단정할 수는 없어

범행 인식·가담 정도·피해회복 노력을 함께 살펴야

안기모편집부 기자입력 2026년 7월 23일조회 1
“합의 못 하면 무조건 실형일까”…통장 대여 사건 앞에서 무너지는 수용자 가족들

“통장을 빌려준 일이 이렇게 큰일인지 몰랐다”

지인의 부탁으로 통장을 빌려준 사람이 보이스피싱과 중고거래 사기에 연루됐다는 이야기가 온라인 교정커뮤니티에 올라왔다.

가족은 경찰로부터 실형 가능성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지만 피해자들과 합의할 돈을 마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본인 명의 계좌도 제한돼 있고 출소 이후 머물 집과 일자리까지 불확실해지면서 불안은 형사재판 이후의 생활로까지 이어지고 있었다.

수사관이 예상 형량을 언급했더라도 실제 형량이 정해진 것은 아니다. 유·무죄와 최종 형량은 검사가 적용한 혐의와 증거, 재판에서 확인된 가담 정도와 범행 이후의 사정을 종합해 법원이 판단한다.

통장 대여 자체도 처벌 대상 될 수 있어

체크카드와 비밀번호, 인증수단 등 계좌를 사용할 수 있는 접근매체를 타인에게 넘기는 행위는 전자금융거래법상 문제가 될 수 있다.

현행 전자금융거래법은 접근매체를 양도하거나 대가를 전제로 대여하는 행위, 범죄에 이용할 목적으로 빌려주거나 범죄에 사용될 것을 알면서 보관·전달하는 행위 등을 금지한다. 이를 위반하면 적용 유형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통장을 넘겨준 뒤 실제로 보이스피싱 피해금이 입금됐다면 전자금융거래법 위반뿐 아니라 사기 방조나 공동정범에 해당하는지도 수사 대상이 될 수 있다.

다만 계좌가 범죄에 사용됐다는 결과만으로 모든 명의자가 동일한 책임을 지는 것은 아니다. 누구에게 어떤 설명을 듣고 넘겼는지, 대가를 약속받았는지, 카드·비밀번호·인증수단까지 전달했는지, 입금된 돈을 인출하거나 전달했는지 등을 구체적으로 살피게 된다.

“범죄인지 몰랐다”는 말만으로 판단 끝나지 않아

피고인이 범죄에 이용될 사실을 몰랐다고 주장하면 수사기관과 법원은 당시의 객관적인 상황을 함께 확인한다.

정상적인 거래로 보기 어려운 부탁을 받은 것은 아닌지, 통장과 체크카드를 낯선 사람에게 전달했는지, 사용 목적을 확인했는지, 피해금 입금 후 인출·전달 지시를 따랐는지 등이 판단자료가 될 수 있다.

반대로 통장 사진이나 계좌번호만 제공했을 뿐 상대방이 계좌를 독점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면 접근매체 대여가 성립하는지 별도의 검토가 필요하다고 본 사례도 있다.

결국 “몰랐다”거나 “선배의 부탁이라 믿었다”는 설명만 반복하기보다 당시 대화내용과 전달 경위, 대가를 받지 않았다는 자료, 범행을 알게 된 뒤 취한 조치를 객관적으로 정리해야 한다.

합의하지 못하면 무조건 실형일까

피해자와 합의하지 못했다는 이유만으로 반드시 실형이 선고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피해회복과 처벌불원은 전자금융거래법 위반이나 사기범죄의 양형에서 고려될 수 있는 중요한 요소다. 대법원 양형위원회는 진지한 반성, 형사처벌 전력 없음, 수사 협조와 후속범죄 피해 회복 등을 유리하게 검토할 수 있는 요소로 제시하고 있다.

반대로 피해 규모가 크고 피해자가 여러 명인 경우, 계좌가 실제 범죄에 사용된 경우, 역할이 단순 대여를 넘어 인출이나 전달까지 이어진 경우에는 불리하게 평가될 수 있다.

초범이라는 사정도 양형에서 고려될 수 있지만 초범이라는 이유만으로 벌금이나 집행유예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합의 여부 하나만이 아니라 범행의 인식 정도와 역할, 이익 취득 여부, 피해 규모와 재범 위험 등을 함께 판단한다.

전액 합의가 어렵다면 실제 노력 보여야

피해액이 크거나 피해자가 여러 명이면 가족이 모든 합의금을 마련하기 어려울 수 있다.

이 경우 피해자에게 반복적으로 연락하거나 무리하게 합의를 압박해서는 안 된다. 현재 마련할 수 있는 금액과 피해회복 계획을 정리하고, 일부 변제나 법률상 가능한 공탁 여부를 검토할 수 있다.

범행으로 얻은 이익이 없었다면 관련 계좌내역을 제출하고, 대가를 받지 않았다는 주장도 메시지와 금융자료로 뒷받침해야 한다. 수사에 협조한 내용과 범행을 알게 된 뒤 계좌를 정지하거나 신고한 경위도 자료로 정리할 수 있다.

단순히 “형편이 어렵다”는 탄원만 반복하기보다 왜 전액 변제가 어려운지, 현재까지 무엇을 했으며 앞으로 어떤 방법으로 피해를 회복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계좌가 막혔다고 모든 금융생활이 영구 중단되는 것은 아냐

보이스피싱 피해금이 입금된 계좌는 사기이용계좌로 지급정지될 수 있으며, 명의인의 전자금융거래가 제한되는 절차가 진행될 수 있다.

그러나 사건과 관련된 모든 금융 제한이 영구적으로 유지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실제 범죄 가담 여부와 지급정지 사유, 이의제기 가능성 및 수사 결과를 확인해야 한다.

출소 이후 계좌 개설이나 취업·주거 문제도 형사판결만으로 일률적으로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현재 어떤 금융 제한이 설정됐는지와 해제에 필요한 절차를 금융기관과 관계기관에 구체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형량 예상보다 사건 구조부터 확인해야

통장 대여 사건에서는 단순히 “몇 년이 나올 것 같다”는 예상보다 적용된 혐의와 피해 규모, 피고인이 실제로 한 행동을 먼저 확인해야 한다.

전자금융거래법 위반만 문제 되는지, 사기 방조나 공동정범 혐의까지 적용됐는지에 따라 재판의 쟁점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피해자 수와 피해액, 통장을 넘긴 횟수, 금전적 이익, 인출·전달 관여 여부, 범죄 가능성을 의심할 만한 정황과 수사 협조 내용을 시간 순서대로 정리할 필요가 있다.

안기모카페는 수형자와 피고인의 가족·연인들이 재판과 합의, 출소 이후의 생활에 관한 경험을 나누는 교정생활 커뮤니티다. 범행에 대한 책임과 별개로 가족들은 피해회복 비용과 생계, 주거와 기다림의 문제를 동시에 감당하고 있다.

통장 대여 사건에서 합의 실패가 곧바로 결과를 확정하는 것은 아니다. 남은 절차에서는 막연한 형량 예상보다 범행을 알게 된 경위와 실제 가담 범위, 피해를 줄이기 위해 취한 행동을 객관적인 자료로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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