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가지 과정 중 어디까지 해야 할까요”
항소심을 앞둔 가족이 재범방지교육 프로그램의 기본과정만 수강해도 되는지, 별도의 심리상담까지 진행해야 하는지 묻는 사연이 교정생활 커뮤니티에 올라왔다.
양형자료를 처음 준비하는 가족에게 과정이 여러 단계로 나뉘어 있으면 가장 비싸고 긴 프로그램을 선택해야 더 유리한 것은 아닌지 불안할 수 있다.
하지만 법원에는 ‘기본교육보다 심리상담이 더 높은 감형효과를 가진다’거나 일정한 과정을 모두 수강해야 한다는 일률적인 기준이 없다.
양형자료는 수료증의 개수로 평가되지 않아
형법은 형을 정할 때 피고인의 성행과 환경, 범행의 동기·수단·결과와 범행 후의 정황 등을 고려하도록 규정한다. 교육과 상담자료도 이러한 여러 양형조건 가운데 범행 후 태도와 재범 가능성을 설명하는 참고자료가 될 수 있다.
양형위원회도 일부 범죄의 양형기준에서 ‘진지한 반성’을 판단할 때 범행을 인정한 구체적인 경위와 피해회복 또는 재범방지를 위한 자발적인 노력을 살피도록 하고 있다. 단순히 반성문이나 수료증을 제출했다는 형식만으로 판단하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따라서 짧은 기간에 여러 수료증을 모으는 것보다 교육 내용이 해당 범행과 어떤 관련이 있고, 수강 이후 무엇이 달라졌는지를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본교육만으로도 자료가 될 수 있어
기본교육이 사건의 원인과 재범 방지에 필요한 내용을 충분히 다루고, 피고인이 성실하게 참여했다면 그 자체로 제출할 수 있는 양형자료가 된다.
교육기관과 교육시간, 구체적인 교육내용, 출석·참여 여부가 확인되는 수료증이나 확인서를 준비하고, 피고인이 작성한 소감문과 재범방지계획을 함께 제출할 수 있다.
소감문에는 강의를 들었다는 사실만 반복하기보다 자신의 어떤 행동과 판단이 잘못됐는지, 같은 상황이 발생하면 앞으로 어떻게 대처할지 구체적으로 담아야 한다.
심리상담은 필요성이 있을 때 의미 커져
충동조절, 중독, 분노, 왜곡된 성 인식이나 대인관계 문제 등이 범행과 관련돼 있다면 심리상담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이 경우 1회성 상담확인서보다 초기상담과 평가, 상담 목표, 진행 경과와 향후 계획이 연결된 자료가 더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다만 상담자가 감형을 보장하거나 법률적 결론을 적는 것은 적절하지 않으며, 실제 상담 내용과 참여 경과가 사실대로 기록돼야 한다.
반대로 사건 원인과 특별한 관련이 없는데 양형자료를 만들기 위해 형식적으로 상담을 추가할 필요는 없다. 필요하지 않은 상담을 많이 받았다는 이유만으로 기본교육보다 더 높은 평가를 받는다고 단정할 수 없다.
항소심은 ‘1심 이후 무엇이 달라졌는지’ 확인
대법원은 1심과 비교해 양형조건의 변화가 없고 1심 형이 합리적인 범위에 있다면 항소심도 원심의 양형을 존중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한다.
따라서 항소심에 교육자료를 제출하려면 1심 이후 새로 교육을 받고 자신의 문제를 인식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재범방지 행동으로 연결해야 한다.
상담이나 치료를 계속 받을 기관, 출소 후 거주지와 직업, 가족의 보호·감독 방법, 위험한 사람이나 환경과의 단절계획을 함께 정리하면 자료 사이의 연결성이 높아질 수 있다.
교육업체 선택 전 확인해야 할 사항
교육기관이 ‘법원 공식기관’이나 ‘감형이 보장되는 과정’이라고 홍보하는 경우에는 주의해야 한다.
교육 운영 주체와 강사의 자격, 실제 교육시간과 방식, 발급되는 서류에 어떤 내용이 기재되는지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 상담을 선택한다면 상담자의 자격과 상담기록 관리방식, 개인정보 제공 범위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과정을 결제하기 전 담당 변호인에게 공소사실과 1심 판결문을 보여주고 해당 교육이 항소이유와 양형 주장에 실제로 맞는지 검토받는 것이 안전하다.
교육과 상담 외 자료도 함께 준비해야
항소심 양형자료는 재범방지교육만으로 구성되지 않는다.
피해자가 있는 사건이라면 합의와 피해회복 자료가 중요하고, 피해자가 없는 사건이라도 안정적인 주거와 취업계획, 가족의 보호계획, 치료·상담계획과 구체적인 반성 내용을 제출할 수 있다.
피고인의 가담 정도와 범죄수익, 전과와 사건의 중대성이 불리하게 평가되는 사건에서는 교육을 받았다는 사실만으로 이러한 사정이 없어지지는 않는다.
결국 기본교육과 심리상담 가운데 무엇이 더 좋은지를 일률적으로 정하기보다, 현재 사건에서 재범 원인이 무엇이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조치가 실제로 필요한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안기모카페에서는 항소심과 양형을 앞둔 가족들이 재범방지교육과 상담, 탄원서와 사회복귀계획에 관한 경험을 나누고 있다. 교육의 종류보다 중요한 것은 수료증에 적힌 과정이 피고인의 실제 변화와 출소 이후의 생활계획으로 이어지는지 여부다.
[알아두면 좋은 정보]
재범방지교육 기본과정만 이수해도 양형자료로 제출할 수 있다.
심리상담이 기본교육보다 자동으로 더 유리하다는 법적 기준은 없다.
상담은 충동·중독·분노 등 범행 원인과 관련된 필요성이 있을 때 검토하는 것이 적절하다.
수료증과 함께 교육내용, 참여태도, 소감문과 구체적인 재범방지계획을 준비해야 한다.
항소심에서는 1심 이후 새롭게 생긴 변화와 실제 이행자료를 연결하는 것이 중요하다.
교육기관이 감형이나 집행유예를 보장한다고 홍보한다면 신중하게 확인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