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의와 해외 증인 준비 중인데도 연기 신청 기각
항소심 첫 공판을 마치고 두 달 뒤로 예정된 다음 재판을 앞둔 한 수형자 가족이 기일변경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불안을 호소했다.
피고인 측은 피해자와의 합의금 마련이 아직 끝나지 않았고, 사건의 핵심 내용을 알고 있다는 증인이 해외에 있어 연락과 출석 준비에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취지로 재판 연기를 신청했다.
그러나 법원이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가족은 “변호사가 서류를 충분히 준비하지 못한 것인지, 법원이 이미 두 달의 시간을 줬다고 판단한 것인지 모르겠다”며 답답함을 나타냈다.
재판기일 변경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정확한 이유를 단정하기는 어렵다. 법원이 신청서의 내용과 사건 진행 상황, 남아 있는 증거조사와 재판 지연 가능성을 종합해 판단하기 때문이다.
재판 연기는 신청하면 반드시 받아주는 절차 아냐
형사소송법상 재판장은 직권으로 공판기일을 변경하거나 검사·피고인·변호인의 신청을 받아 기일을 변경할 수 있다.
법 조문이 ‘변경해야 한다’가 아니라 ‘변경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어, 기일변경 여부는 사건을 심리하는 재판장이 구체적인 사정을 검토해 결정한다. 신청서를 제출했다는 이유만으로 재판이 자동 연기되는 것은 아니다.
형사소송규칙은 기일변경을 신청할 때 재판 날짜를 바꿔야 하는 구체적인 사유와 그 사유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기간을 명시하고, 진단서나 그 밖의 자료로 이를 소명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합의할 시간이 더 필요하다”거나 “증인과 연락 중이다”라는 설명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될 수 있다.
합의금 준비가 덜 됐다는 사정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어
피해자와의 합의나 피해변제는 항소심 양형 판단에서 검토될 수 있는 중요한 사정이다.
그러나 합의금이 아직 준비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법원이 반드시 재판을 연기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법원은 합의가 실제로 진행되고 있는지, 피해자 측과 구체적인 협의가 있었는지, 어느 정도의 금액이 마련됐는지, 추가 시간이 주어지면 합의 가능성이 현실적으로 있는지를 살펴볼 수 있다.
피해자와 아무런 협의가 시작되지 않았거나 합의 가능성과 필요한 기간이 불분명하다면 재판 지연만을 위한 신청으로 평가될 가능성도 있다.
이미 항소심 첫 공판 이후 상당한 기간이 주어졌다면 재판부가 그동안 합의와 양형자료 준비가 가능했다고 판단했을 수도 있다. 다만 신청이 기각된 정확한 이유는 게시글의 내용만으로 확인할 수 없다.
해외 증인은 ‘중요하다’는 설명만으로 부족
결정적인 증인이 해외에 있다는 사정도 기일변경을 검토할 수 있는 이유가 될 수 있지만, 증인의 존재만으로 연기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증인을 신청하려면 해당 증인이 어떤 사실을 직접 경험했는지, 그 진술이 항소이유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 기존 증거와 중복되지 않는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한다.
현행 형사소송규칙은 법원이 증인을 신청한 사람에게 증인의 소재와 연락처, 출석 가능성, 출석할 수 있는 일시 등 증인신문에 필요한 사항을 준비하도록 명할 수 있게 한다.
해외 증인이라면 다음과 같은 자료가 중요할 수 있다.
증인의 현재 체류 국가와 주소, 연락처, 귀국 또는 법정 출석 가능 시기, 증인이 진술할 구체적인 내용, 해당 증언이 필요한 이유와 이를 확인할 연락자료 등을 정리해야 한다.
단순히 “연락이 닿았고 중요한 증인”이라고만 기재했거나 실제 출석 가능 시점을 제시하지 못했다면 법원이 재판을 미룰 필요성이 충분히 소명되지 않았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있다.
변호사의 서류가 미흡했는지는 신청서 확인해야
기일변경 신청이 기각됐다는 결과만으로 변호인이 서류를 잘못 작성했다고 단정해서도 안 된다.
신청서에 변경 사유와 필요한 기간, 합의 진행자료와 증인 연락자료가 충분히 첨부됐더라도 법원이 신속한 재판 진행이나 증거의 필요성을 고려해 기각할 수 있다.
반대로 신청서에 구체적인 일정이나 객관적인 증빙 없이 사정만 간략하게 적었다면 소명이 부족했을 가능성도 있다.
이를 확인하려면 실제 제출된 기일변경 신청서와 첨부자료를 살펴보고, 담당 변호인에게 어떤 이유와 자료로 신청했는지 확인해야 한다.
형사소송법은 공판기일 변경신청을 기각한 명령을 별도로 송달하지 않도록 규정한다. 이 때문에 사건검색에서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사실만 확인되고, 구체적인 기각 이유는 따로 통지받지 못할 수 있다.
연기 신청이 기각돼도 증인신문 기회가 끝난 것은 아냐
기일변경 신청이 기각됐다는 것은 예정된 재판일을 그대로 진행한다는 의미다.
그 자체로 해외 증인 신청이 최종 기각됐거나 합의자료를 더 이상 제출할 수 없다는 뜻은 아니다.
다음 공판기일에 변호인은 해외 증인이 확인할 사실과 출석 가능 일정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며 증인신청의 채택을 요청할 수 있다. 재판부가 해당 증거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그날 재판을 마치지 않고 다음 기일로 속행할 수도 있다.
기일변경은 예정된 재판일을 열기 전에 날짜를 바꾸는 절차이고, 속행은 예정된 기일에 재판을 진행한 뒤 추가 심리가 필요해 다음 공판을 지정하는 절차라는 차이가 있다.
법원은 증거조사와 피고인신문, 검사의 구형과 변호인의 최종변론, 피고인의 최후진술을 거쳐 심리를 종결한 뒤 판결을 선고한다.
기각이 곧 항소 기각이나 원심 형 유지 신호는 아냐
재판 연기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해서 재판부가 항소를 기각하거나 1심 형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는 뜻은 아니다.
기일변경은 재판 일정에 관한 절차적 결정이고, 항소심의 유·무죄와 형량은 항소이유와 증거, 피해회복과 양형자료 등을 검토한 뒤 판결로 정해진다.
다만 다음 재판이 결심공판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면 남은 시간이 많지 않을 수 있다. 합의가 완료되지 않았더라도 현재까지 마련한 금액과 피해회복 노력, 연락 과정, 향후 지급계획을 객관적인 자료로 정리할 필요가 있다.
해외 증인도 막연히 기다리기보다 진술할 내용과 연락 가능 여부를 즉시 확인해 변호인에게 전달해야 한다.
다음 공판 전 확인해야 할 사항
기일변경 신청이 기각됐다면 예정된 재판일에 맞춰 준비해야 한다.
우선 다음 기일이 증인신문기일인지 결심 가능성이 있는 공판인지 확인해야 한다.
변호인이 제출한 기일변경 신청서와 증인신청서의 내용, 법원이 증인 신청을 이미 채택했는지 여부도 살펴봐야 한다.
합의와 관련해서는 현재 확보된 금액과 피해자 측에 제시한 조건, 연락 내역과 추가 마련 가능 시기를 자료로 정리해야 한다.
해외 증인의 경우 소재와 연락처, 출석 가능한 날짜와 증언 내용을 구체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실제 출석이 어렵다면 어떤 방식으로 진술을 확보하고 증거로 제출할 수 있는지를 변호인과 검토해야 한다.
안기모카페에는 재판 일정과 합의, 증인 문제를 앞두고 가족들이 느끼는 불안과 막막함이 꾸준히 공유되고 있다. 기일변경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았을 때에는 결과를 미리 단정하기보다 예정된 공판에서 무엇을 추가로 설명하고 입증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알아두면 좋은 정보]
공판기일 변경은 피고인이나 변호인이 신청할 수 있지만 법원이 반드시 허가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신청서에는 재판일을 변경해야 하는 구체적인 이유와 그 사유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기간을 적고 자료로 소명해야 한다.
합의금 준비가 끝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재판이 자동 연기되지는 않는다.
해외 증인을 이유로 신청하려면 증인의 소재·연락처·출석 가능 시기와 구체적인 증언 내용을 제시해야 한다.
기일변경 신청이 기각됐더라도 증인신청이나 추가 양형자료 제출 가능성은 별도로 검토할 수 있다.
기일변경 기각은 항소 기각이나 실형을 미리 결정했다는 의미가 아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