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에서 징역 6개월을 받았는데 항소했습니다”
온라인 교정정보 커뮤니티에는 짧은 실형을 선고받고 항소심을 기다리고 있는 가족의 질문이 올라왔다.
1심에서 징역 6개월이 선고됐고 항소심 재판은 예상되는 만기출소 시점보다 약 40일 앞서 예정돼 있다고 했다.
가족이 가장 궁금한 것은 피해자와 합의했을 때의 결과였다.
항소심 전에 합의하면 1심의 징역 6개월이 한 달 정도라도 줄어들 가능성이 있는지, 만약 그보다 더 크게 감형된다면 이미 구금돼 지낸 기간은 어떻게 처리되는지를 묻고 있었다.
항소심을 앞둔 가족들이 자주 궁금해하는 문제다.
합의하면 형이 정확히 한 달 줄어들까?
그렇게 계산할 수는 없다.
형사재판에는 ‘피해자와 합의하면 징역 한 달 감형’, ‘합의금 얼마당 몇 개월 감형’과 같은 공식적인 계산표가 존재하지 않는다.
합의가 양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건이라 하더라도 법원은 범행 내용과 피해 정도, 전과관계, 피해회복, 반성, 범행 이후의 사정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해 형을 정한다.
따라서 1심 징역 6개월이 항소심에서 5개월이 될 수도 있다고 미리 보장할 수 없고, 합의했더라도 원심의 형이 그대로 유지될 수도 있다.
반대로 개별 사건의 사정에 따라서는 단순히 한 달을 줄이는 것과 다른 형태로 판결이 변경될 가능성도 있다.
결국 죄명과 사건내용을 모르는 상태에서 감형 폭을 숫자로 예측하는 것은 어렵다.
그래도 피해자 합의가 중요한 이유는?
범죄 유형에 따라 피해자의 처벌불원이나 실질적인 피해회복은 중요한 양형요소가 될 수 있다.
특히 피해자가 존재하고 피해회복 여부가 형을 정하는 데 중요한 사건이라면 합의 여부가 재판에서 검토될 수 있다.
하지만 ‘합의’라는 단어만 볼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봐야 한다.
실제 피해가 어느 정도 회복됐는지,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했는지, 합의가 진정하게 이루어졌는지 등이 사건에 따라 중요할 수 있다.
1심이 끝난 뒤 합의해도 의미가 있을까?
그럴 수 있다.
1심 판결 당시에는 합의하지 못했지만 항소심 진행 중 피해자와 합의하는 사건도 있다.
이 경우 1심 판결 당시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양형사정이 생긴 셈이다.
피고인 측에서는 항소심 재판부에 합의서나 처벌불원서 등 관련 자료를 제출하고 1심 이후 피해회복이 이루어졌다는 점을 주장할 수 있다.
항소심에서 양형부당을 다투고 있다면 이러한 새로운 사정은 변호인이 설명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 가운데 하나가 될 수 있다.
다만 새로운 합의가 생겼다는 이유만으로 항소심 법원이 반드시 원심을 파기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합의서와 처벌불원서는 같은 걸까?
반드시 같은 것은 아니다.
합의서는 피해자와 피고인 측이 피해배상 등 일정한 내용에 합의했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문서다.
처벌불원서는 피해자가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하는 문서다.
합의 과정에서 두 내용이 함께 포함될 수도 있지만 개념적으로는 구분된다.
따라서 합의를 진행할 때는 단순히 돈을 지급했다는 사실만 확인할 것이 아니라 어떤 내용으로 합의가 이루어지는지를 변호인과 확인할 필요가 있다.
특히 피해자의 처벌불원 여부가 중요한 사건이라면 문구를 정확하게 살펴봐야 한다.
처벌불원서를 받으면 무조건 감형될까?
그렇지는 않다.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했더라도 모든 범죄에서 사건이 그대로 끝나는 것은 아니다.
처벌불원의 법적 효과는 적용되는 죄명에 따라 다르다.
양형에서 피해자의 의사가 고려되는 경우에도 다른 가중·감경 사정과 함께 종합적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처벌불원서만 받으면 무조건 집행유예”, “합의하면 반드시 한 달 감형”과 같은 이야기는 일반화하기 어렵다.
항소심이 만기 40일 전에 잡혔다면 합의가 의미 있을까?
남은 형기가 짧다고 해서 합의의 의미가 자동으로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항소심 재판부가 원심의 형을 변경할 정도의 사정이 있다고 판단한다면 남은 형기가 얼마인지와 별개로 새로운 판결을 할 수 있다.
다만 실제 효과를 생각할 때는 항소심 판결이 언제 선고되는지도 중요하다.
항소심 첫 공판기일이 만기출소 40일 전이라고 해서 그날 반드시 판결까지 선고되는 것은 아니다.
사건에 따라 심리가 속행될 수도 있고 별도의 선고기일이 지정될 수도 있다.
따라서 ‘재판일이 만기 40일 전이니 감형받으면 바로 나온다’고 미리 계산하기는 어렵다.
징역 6개월이 5개월로 줄어들면 어떻게 될까?
이 경우 이미 구금된 기간을 함께 생각해야 한다.
예를 들어 항소심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5개월을 선고했다고 가정해보자.
그동안 구금돼 있던 기간이 없어지고 새로 5개월을 처음부터 복역하는 것이 아니다.
판결 확정 전 구금기간은 법률에 따라 본형에 산입되는 구조이므로 이미 구금된 기간을 다시 처음부터 살게 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실제로 얼마나 남았는지는 구속 시점과 미결구금일수, 항소심 판결 내용 등을 기준으로 계산해야 한다.
이미 5개월 넘게 구금됐는데 항소심에서 5개월이 나오면?
가족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상황이다.
항소심에서 새롭게 선고된 형기를 이미 구금된 기간이 충족하는 상황이라면 석방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다만 단순히 가족이 달력으로 계산한 날짜만 가지고 즉시 석방 여부를 단정해서는 안 된다.
실제 형기 계산과 다른 사건의 구속 여부 등을 확인해야 하기 때문이다.
별건으로 구속돼 있거나 다른 형을 집행해야 한다면 해당 사건의 형기가 충족됐더라도 계속 수용될 수 있다.
감형됐는데 이미 더 오래 있었다면 그 기간은 보상받을까?
이 부분도 자주 오해한다.
예를 들어 항소심에서 형이 줄어들었다고 해서 그 차이에 해당하는 기간이 언제나 별도의 금전보상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미결구금과 형사보상은 별개의 법률문제다.
항소심에서 단순히 형량이 감경됐다는 이유만으로 ‘새 형량을 넘겨 구금된 모든 날짜에 대해 자동으로 돈을 받는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실제 형사보상 대상이 되는지는 법에서 정한 별도의 요건을 확인해야 한다.
항소심에서 집행유예가 나오면?
항소심의 변화가 반드시 ‘6개월에서 5개월’처럼 개월 수를 줄이는 방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사건의 법률상 요건과 구체적인 양형사정에 따라 원심의 실형판결이 파기되고 집행유예가 선고되는 경우도 생각할 수 있다.
구속 피고인에게 집행유예가 선고되면 해당 사건의 구속영장은 효력을 잃게 되므로 다른 구금사유가 없다면 석방과 직접 연결될 수 있다.
하지만 합의했다는 이유만으로 집행유예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항소심에서 벌금형으로 바뀔 수도 있을까?
죄명과 법정형, 사건의 구체적인 내용에 따라 가능한 형의 종류가 다르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답할 수 없다.
법률상 벌금형 선택이 가능한 범죄라고 하더라도 실제 항소심에서 벌금형으로 변경될지는 별도의 판단이다.
따라서 현재 죄명을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합의하면 벌금으로 바뀔 수 있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1심 판결문을 기준으로 어떤 죄가 인정됐고 어떤 이유로 징역 6개월이 선고됐는지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
항소심에서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하는 것은 1심 판결문
합의를 준비하기 전에 1심 판결문을 다시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판결문에는 법원이 어떤 사정을 유리하게 봤고 어떤 부분을 불리하게 판단했는지가 기재돼 있을 수 있다.
특히 1심에서 ‘피해자와 합의하지 못했다’, ‘피해가 회복되지 않았다’는 점이 불리한 사정으로 언급됐다면 항소심에서 합의가 이루어졌다는 것은 1심 당시와 달라진 사정으로 주장할 여지가 있다.
반대로 실형의 핵심 이유가 다른 중대한 가중사정에 있다면 합의 하나만으로 판결이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예측하기는 어렵다.
피고인만 항소했는지도 확인해야
항소심에서는 누가 항소했는지도 중요하다.
피고인만 항소한 경우에는 불이익변경금지 원칙이 적용된다.
즉 피고인 또는 피고인을 위해 항소한 사건에서는 원심판결의 형보다 무거운 형을 선고할 수 없다.
그러나 검사도 항소했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가족은 피고인 측의 항소이유만 볼 것이 아니라 검사가 항소했는지와 검사의 항소이유가 무엇인지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합의는 언제까지 해야 할까?
법에 ‘항소심 첫 공판 며칠 전까지 합의해야 감형된다’는 식의 획일적인 마감일이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항소심에서 합의 사실을 양형자료로 고려받으려면 재판부가 판결하기 전에 관련 자료가 전달될 필요가 있다.
합의가 이루어졌다면 합의서와 처벌불원서 등 필요한 자료를 변호인에게 신속하게 전달하고 제출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선고 직전까지 일부러 기다릴 이유는 없다.
피해자가 연락을 피한다면 계속 연락해도 될까?
합의를 원하는 마음이 크더라도 피해자에게 반복적으로 연락하거나 압박해서는 안 된다.
피해자가 연락을 원하지 않는 상황에서 계속 전화하거나 메시지를 보내거나 직접 찾아가면 오히려 새로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양형기준에서도 합의 시도 과정에서 피해를 야기하는 행위를 불리한 요소로 규정하는 범죄군들이 있다.
따라서 직접적인 접촉이 적절한지 변호인과 먼저 상의하고 가능한 경우 변호인을 통한 합의절차를 검토하는 것이 안전하다.
합의금이 많으면 형이 더 많이 줄어들까?
합의금과 감형기간을 일대일로 연결할 수는 없다.
피해금액이나 손해의 정도에 따라 적절한 피해회복 규모가 달라질 수 있고 피해자가 받아들이는 합의조건도 사건마다 다르다.
법원이 보는 것도 단순한 금액 하나만은 아니다.
실제 피해가 어느 정도 회복됐는지, 피해자의 의사는 어떠한지, 피고인이 피해회복을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등을 사건 전체와 함께 판단할 수 있다.
따라서 ‘합의금 500만 원이면 한 달, 1천만 원이면 두 달’ 같은 계산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공탁과 합의는 같지 않아
피해자와 직접 합의하지 못했을 때 형사공탁을 검토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공탁했다고 피해자와 합의한 것이 되는 것은 아니다.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한 것도 자동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공탁 역시 피해회복 노력과 관련해 검토될 수 있지만 합의·처벌불원과 동일한 법적 의미를 가진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남은 형기가 짧을수록 변호인과 빠르게 상의해야
사연처럼 만기출소까지 남은 기간이 짧은 상태에서 항소심이 진행된다면 시간 자체가 중요한 변수가 된다.
합의를 추진하고 있다면 현재 진행상황을 변호인에게 알리고, 합의가 성립되는 즉시 어떤 자료를 제출할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항소심 첫 재판이 곧 열린다고 해서 반드시 그날 판결이 선고되는 것도 아니므로 향후 재판일정도 함께 확인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1심 판결문을 토대로 피해회복 여부가 실제 양형에서 어느 정도 중요하게 평가됐는지를 살펴봐야 한다.
“합의하면 한 달 줄까요?”에는 정답이 없다
가족에게 징역 한 달은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다.
만기출소를 40일가량 앞둔 상황이라면 한 달만 감형돼도 실제 석방시점이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합의하면 한 달이라도 줄어들 수 있느냐”는 질문이 나오는 것은 자연스럽다.
그러나 형사재판은 합의 여부를 개월 수로 환산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피해자와의 합의나 실질적인 피해회복은 범죄 유형에 따라 중요한 양형사정이 될 수 있고, 특히 1심 이후 새롭게 이루어진 합의라면 항소심에서 주장할 수 있는 새로운 사정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이 한 달 감형인지, 그보다 큰 변화인지, 아니면 원심 유지인지는 사건내용을 확인하지 않고 예측할 수 없다.
분명한 것은 하나다.
항소심에서 형이 줄었다고 그동안 구금돼 있던 시간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이미 구금된 기간은 형 집행에서 법률에 따라 계산되므로 새로운 형량이 선고됐다고 그날부터 다시 처음부터 복역하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항소심을 앞둔 가족에게 필요한 것은 ‘합의하면 몇 달 줄어드는지’를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1심 판결문에서 실형을 선택한 이유를 확인하고, 합의가 성립되면 이를 신속하게 새로운 양형자료로 제출하면서 실제 구금기간과 남은 형기를 정확하게 확인하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