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공판기일이 잡혔는데 보통 몇 번 재판하나요?”
최근 교정생활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항소심 첫 공판기일을 앞둔 가족의 질문이 올라왔다.
항소심을 준비하던 중 첫 공판기일이 지정됐는데 보통 몇 번의 공판을 거친 뒤 선고를 받는지 궁금하다는 내용이었다.
1심보다는 항소심이 빨리 끝나는지도 궁금해했다.
특히 “항소심도 6개월 안에는 선고가 이루어져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을 남겼다.
구속된 피고인의 가족에게 재판기간은 단순한 일정 문제가 아니다.
수용생활이 계속되는 만큼 한 달, 두 달의 차이도 가족에게는 크게 느껴질 수 있다.
항소심 공판은 몇 번 해야 한다는 규정이 없어
먼저 형사 항소심에서 반드시 몇 번의 공판기일을 열어야 선고할 수 있다는 횟수 기준은 없다.
사건의 쟁점과 항소이유, 추가 증거조사의 필요성 등에 따라 달라진다.
피고인이 사실관계를 대부분 인정하고 형이 너무 무겁다는 ‘양형부당’을 중심으로 다투는 사건이라면 추가로 확인할 내용이 상대적으로 많지 않을 수 있다.
반면 사실오인이나 법리오해를 주장하고 새로운 증인을 신청하거나 추가 증거조사가 필요한 사건이라면 여러 차례 기일이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다른 사람이 “나는 한 번 하고 선고했다”거나 “세 번 재판했다”고 말하더라도 자신의 사건이 똑같이 진행된다고 볼 수는 없다.
첫 공판에서 바로 심리가 끝날 수도 있을까
사건에 따라서는 가능하다.
항소심에서 추가 증거조사가 많지 않고 항소이유에 대한 심리가 충분히 이루어졌다면 첫 공판기일에 변론을 마무리하고 이후 선고기일을 지정하는 경우를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이것도 모든 사건의 일반적인 절차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재판부가 추가 자료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거나 변호인이 새로운 양형자료를 제출하고 증거조사를 요청하는 경우에는 다음 공판기일이 지정될 수 있다.
공판 한 번 했다고 그날 바로 판결이 나오는 것은 아냐
여기서 ‘공판 횟수’와 ‘선고기일’을 구분해야 한다.
첫 공판에서 더 이상 심리할 내용이 없어 변론이 종결됐다고 해도 반드시 그날 바로 판결을 선고하는 것은 아니다.
재판부가 별도의 선고기일을 지정할 수 있다.
따라서 첫 공판에서 변호인의 변론과 피고인의 최후진술까지 마쳤다면 다음 일정이 추가 공판인지 선고기일인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항소심은 1심보다 무조건 빨리 끝날까
항소심이 1심보다 짧게 진행되는 사건은 있을 수 있다.
1심에서 이미 피고인과 증인에 대한 신문, 증거조사 등이 이루어졌고 항소심에서는 특정 쟁점만 다시 판단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사실관계 자체를 크게 다투지 않고 양형을 중심으로 항소한 사건이라면 심리해야 할 범위가 상대적으로 좁을 수 있다.
하지만 ‘항소심은 1심보다 항상 빨리 끝난다’는 규칙은 없다.
항소심이 오히려 길어질 수도 있어
항소심에서 새로운 쟁점이 제기되거나 추가 증거조사가 필요하다면 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
예를 들어 새로운 증인을 신청하거나,
피해자와의 합의가 진행 중이거나,
추가 사건의 병합 문제가 있거나,
사실오인에 관한 추가 심리가 필요하거나,
감정·조회 등 별도의 증거조사가 필요한 경우 등이 있을 수 있다.
재판부의 사건 일정과 심리상황 역시 실제 기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따라서 ‘항소심이니까 몇 달이면 끝난다’고 미리 날짜를 계산하기는 어렵다.
“항소심은 6개월 안에 선고해야 한다”는 말은 맞을까
항소심을 기다리는 가족들이 특히 많이 혼동하는 부분이다.
형사소송법에는 구속된 피고인에 대한 구속기간을 규정한 조항이 있다.
항소심과 상고심에서는 피고인의 구속기간을 일정한 범위에서 갱신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항소심은 6개월’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한다.
하지만 이 구속기간에 관한 규정을 모든 항소심 사건에서 반드시 6개월 이내에 판결을 선고해야 한다는 의미로 그대로 받아들이면 안 된다.
‘구속기간’과 ‘재판기간’은 같은 개념이 아냐
구속기간은 피고인을 재판 중 구금할 수 있는 기간에 관한 형사소송법상의 문제다.
반면 항소심 재판이 언제 끝나야 하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따라서 “6개월이 지나면 항소심 재판이 자동으로 끝난다”거나 “6개월째 되는 날까지 반드시 판결해야 한다”고 단순하게 이해해서는 안 된다.
특히 피고인이 불구속 상태인 사건에는 ‘구속기간’ 자체를 같은 방식으로 적용할 수도 없다.
구속 피고인이라면 현재 구속 상태부터 정확히 확인해야
구속 상태에서 항소심을 진행하는 경우라면 현재 구속이 어떤 근거로 계속되고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가족이 단순히 1심 선고일로부터 6개월을 계산해 출소일이나 항소심 선고일을 예상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
구속기간의 기산점과 갱신 여부 등은 실제 사건기록을 기준으로 확인해야 한다.
따라서 구속기간이 걱정된다면 변호인에게 현재 항소심 구속기간이 어떻게 계산되고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문의하는 편이 좋다.
첫 공판이 잡혔다면 이제 무엇을 확인해야 할까
가족 입장에서는 재판 횟수를 예상하기보다 현재 항소심에서 무엇을 다투고 있는지부터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먼저 항소이유가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형이 너무 무겁다는 양형부당을 주장하는 것인지,
1심의 사실인정이 잘못됐다는 사실오인을 주장하는 것인지,
법률 적용이 잘못됐다는 법리오해를 주장하는 것인지에 따라 항소심의 진행방향도 달라질 수 있다.
양형부당 항소라면 1심 이후 달라진 사정이 중요할 수 있어
1심의 형이 너무 무겁다는 이유로 항소했다면 1심 선고 이후 새롭게 생긴 사정이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피해자와 합의가 이루어졌는지,
추가 피해회복이 있었는지,
형사공탁을 했는지,
반성이나 재범방지를 위해 실제 어떤 노력을 했는지,
가족의 보호·지원계획이나 사회복귀 계획이 구체화됐는지 등을 검토할 수 있다.
다만 자료를 많이 제출한다고 자동으로 감형되는 것은 아니다.
사건과 관련성이 있고 실제 변화가 드러나는 자료인지가 중요하다.
합의 중이라면 재판이 계속 미뤄질까
항소심에서 피해자와 합의를 진행하고 있는 경우 가족들은 “합의가 끝날 때까지 재판부가 기다려주지 않을까”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하지만 재판부가 합의 가능성만을 이유로 계속 기일을 미뤄줘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합의가 실제 어느 정도 진행됐는지와 사건의 심리상황 등을 고려해 재판이 진행된다.
따라서 합의를 시도하고 있다면 현재 진행상황을 변호인에게 정확히 전달하고 언제까지 결과를 제출할 수 있을지 논의할 필요가 있다.
추가 사건이 있다면 병합 여부도 확인해야
항소심 진행 중 피고인에게 다른 형사사건이 있다면 가족들이 ‘병합’을 기대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별개의 사건이 존재한다고 자동으로 현재 항소심에 합쳐지는 것은 아니다.
사건이 어느 법원에서 어느 단계까지 진행됐는지, 함께 심리할 수 있는 상태인지 등을 살펴봐야 한다.
병합을 기다리면서 현재 항소심이 무조건 늦춰질 것이라고 예상해서도 안 된다.
항소심 첫 공판 전에 양형자료는 언제까지 내야 할까
양형자료는 가능하면 변호인과 제출시점을 조율하는 것이 좋다.
첫 공판 전에 준비할 수 있는 핵심자료가 있다면 미리 검토해 제출할 수 있고, 1심 이후 추가로 발생한 피해회복이나 합의 등의 자료는 이후에도 상황에 따라 제출을 검토할 수 있다.
다만 선고 직전까지 언제든 제출하면 된다고 생각해 준비를 미루는 것은 좋지 않다.
재판부가 충분히 검토할 시간을 고려해 변호인과 제출 일정을 정하는 편이 안전하다.
항소심 첫 공판에서 무엇을 하는지도 알아둘 필요 있어
항소심에서는 항소이유와 사건의 쟁점을 중심으로 심리가 진행된다.
재판부가 필요한 사항을 확인하고 변호인과 검사가 각자의 주장을 제시할 수 있다.
추가 증거신청이 있다면 이에 대한 판단과 증거조사가 이루어질 수도 있다.
더 이상 조사할 내용이 없다면 변론이 종결되고 선고기일이 지정될 수 있다.
따라서 가족이 변호사에게 “첫 공판에서 끝날까요?”라고 묻는 것보다 “첫 공판에서 어떤 쟁점을 심리하고 추가 증거조사 계획이 있는지”를 묻는 것이 더 구체적인 질문이다.
검사도 항소했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항소심을 준비할 때 피고인의 항소만 생각해서는 안 된다.
검사도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는지 확인해야 한다.
피고인만 항소한 사건에는 불이익변경금지 원칙이 적용된다.
형사소송법은 피고인이 항소한 사건과 피고인을 위해 항소한 사건에서는 원심판결의 형보다 무거운 형을 선고할 수 없도록 정하고 있다.
반면 검사도 항소했다면 같은 방식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따라서 첫 공판을 앞두고 있다면 검사의 항소 여부와 항소이유도 변호인을 통해 확인하는 것이 좋다.
항소이유서가 제대로 제출됐는지도 기본 확인사항
항소심에서는 항소이유서 제출기간도 중요하다.
항소법원이 소송기록을 접수하면 항소인 등에게 소송기록접수통지를 하고, 항소인 또는 변호인은 그 통지를 받은 날부터 20일 이내에 항소이유서를 제출해야 한다.
이미 첫 공판기일까지 지정됐다면 통상 이 절차가 상당 부분 진행된 상태일 가능성이 있지만 가족도 변호인에게 항소이유서가 언제 제출됐는지와 핵심 항소이유가 무엇인지를 확인해두는 것이 좋다.
공판 횟수보다 ‘변론종결 여부’를 보는 것이 더 정확해
항소심 선고시점을 가늠할 때는 지금까지 몇 번 공판했는지만 보는 것보다 변론이 종결됐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더 도움이 된다.
첫 공판에서 변론이 종결됐다면 이후 선고기일이 지정될 수 있다.
반대로 다음 공판기일이 다시 잡혔다면 추가로 심리할 내용이 있다는 의미일 수 있다.
가족이 사건 진행상황을 확인할 때도 ‘오늘 몇 번째 재판이었는지’보다 ‘오늘 변론이 종결됐는지, 다음 일정이 공판인지 선고인지’를 확인하는 편이 좋다.
선고기일이 잡히면 그날 결과가 나오는 것이 일반적
재판부가 심리를 마치고 선고기일을 지정했다면 해당 기일에 항소심 판결이 선고되는 것이 일반적인 흐름이다.
항소가 받아들여져 원심판결이 변경될 수도 있고 항소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도 있다.
다만 선고기일이 정해졌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결과가 유리하거나 불리하다고 예측할 수는 없다.
재판이 빨리 끝났다는 이유만으로 항소가 기각될 것이라고 볼 수도 없고, 여러 차례 공판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감형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도 없다.
“몇 번 하면 선고하나요?”에 정답이 없는 이유
안기모카페에서는 항소심을 기다리는 가족들이 다른 사건의 공판 횟수와 기간을 서로 비교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는 한 번 하고 선고받았다”,
“두 번 하고 세 번째에 선고했다”,
“몇 달째 계속 재판 중이다”는 경험담이 모두 나올 수 있다.
어느 하나가 틀렸다기보다 사건마다 필요한 심리의 양이 다르기 때문이다.
특히 양형부당만 다투는 사건과 사실관계를 처음부터 다시 다투는 사건의 진행속도를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
첫 공판이 잡혔다면 ‘6개월 계산’보다 이것부터 확인해야
항소심 첫 공판기일이 잡힌 가족이라면 막연하게 6개월째 되는 날을 계산하기보다 현재 사건의 진행상황을 구체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좋다.
변호인에게는 다음과 같은 내용을 물어볼 수 있다.
이번 항소의 핵심 이유가 무엇인지,
검사도 항소했는지,
첫 공판에서 변론이 종결될 가능성이 있는지,
추가 증인이나 증거조사 계획이 있는지,
아직 제출해야 할 양형자료가 무엇인지,
합의나 공탁 등 1심 이후 달라진 사정을 언제 제출할 것인지,
현재 구속 피고인이라면 구속기간이 어떻게 계산되고 있는지 등이다.
항소심은 1심보다 빨리 끝나는 사건도 있지만 반드시 그렇다는 보장은 없다.
또 공판을 몇 번 해야 한다는 정해진 횟수도 없다.
‘6개월’이라는 숫자 역시 항소심 선고의 절대적인 마감기한으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
첫 공판기일이 잡혔다면 이제 중요한 것은 남은 개월 수를 세는 것이 아니라 항소심에서 실제로 무엇을 다투고 있고, 첫 기일 이후 추가 심리가 필요한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그 내용을 알면 가족도 막연히 재판 횟수를 기다리는 대신 앞으로의 절차를 훨씬 구체적으로 예상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