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들이 탄원서에 1심 사건번호를 적었습니다”
최근 교정생활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항소심 공판을 앞둔 가족의 질문이 올라왔다.
본인과 회사 관계자들이 작성한 탄원서에는 항소심 사건번호를 정확하게 기재했다.
문제는 다른 가족들이 작성한 탄원서였다.
여러 가족이 항소심에서 새롭게 부여된 사건번호가 아니라 1심 사건번호를 적어버린 것이다.
탄원서는 이미 변호사에게 전달한 상태였다.
변호사는 자료를 모아 공판 당일 제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가족은 “1심 사건번호가 적혀 있어도 괜찮은지”, “이번 주가 공판인데 자료 제출이 너무 늦은 것은 아닌지” 걱정했다.
항소심이 시작되면 사건번호도 새로 부여돼
1심 사건이 항소심으로 올라가면 항소심 법원에서 별도의 사건번호가 부여된다.
따라서 항소심 재판부에 제출하는 탄원서와 의견서 등에는 현재 진행 중인 항소심 사건번호를 정확하게 기재하는 것이 원칙적으로 가장 좋다.
법원은 사건번호를 이용해 어떤 사건에 제출되는 서류인지 식별하기 때문이다.
가족이나 지인이 항소심에 제출할 탄원서를 새로 작성한다면 처음부터 항소심 사건번호를 확인해 적는 것이 안전하다.
그렇다면 1심 사건번호를 적은 탄원서는 무효일까
사건번호를 잘못 적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탄원서의 내용이 자동으로 없어지거나 아무런 효력이 없는 문서가 된다고 단정할 필요는 없다.
탄원서에는 보통 피고인의 이름, 탄원인과 피고인의 관계, 탄원 내용, 작성자 정보 등이 함께 들어간다.
특히 사연처럼 해당 탄원서를 가족이 직접 법원에 개별적으로 보내는 것이 아니라 담당 변호사가 모아서 항소심 사건에 제출한다면 상황은 더욱 다르다.
변호인이 현재 진행 중인 항소심 사건에 제출하는 자료로 정리하면서 해당 탄원서들을 첨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잘못된 사건번호는 변호사에게 반드시 알려야
“괜찮을 수도 있다”는 것과 “그대로 아무 조치도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은 다른 이야기다.
가족들이 1심 사건번호를 적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면 제출 전에 담당 변호사나 송무팀에 알려주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가족 탄원서 몇 부에 항소심 사건번호가 아니라 1심 사건번호가 기재돼 있습니다.”
라고 알려주면 된다.
변호인이 실제 제출방식을 확인한 뒤 그대로 첨부할지, 수정이 필요한지, 다시 작성하는 것이 좋은지를 판단할 수 있다.
아직 원본을 변호사가 가지고 있다면 확인할 시간은 있어
사연에서는 탄원서가 이미 법원에 제출된 것이 아니라 변호사에게 전달돼 있고 공판 당일 제출할 예정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현재 단계에서는 잘못된 사건번호가 있다는 사실을 변호사에게 먼저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
실제 제출 전에 자료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굳이 가족 전체가 다시 처음부터 탄원서를 작성해야 하는지는 변호인에게 확인한 뒤 결정하면 된다.
탄원서의 핵심은 사건번호 한 줄만은 아냐
탄원서에서 중요한 것은 누가 어떤 이유로 피고인의 선처를 구하는지를 재판부에 전달하는 것이다.
탄원인이 피고인과 어떤 관계인지,
피고인이 사건 이후 어떤 모습을 보였는지,
가족이 피해회복과 재범방지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출소 후 누가 피고인을 보호하고 관리할 것인지 등을 사실에 맞게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사건번호 오기 하나만 보고 탄원서 전체가 의미 없어졌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
다만 재판서류인 만큼 사건번호와 피고인 이름 등 기본정보를 정확하게 작성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회사 관계자의 탄원서도 같은 원칙
직장동료나 회사 관계자가 작성하는 탄원서 역시 항소심에 제출하는 것이라면 항소심 사건번호를 기재하는 것이 좋다.
회사 관계자는 가족과 다른 내용을 작성할 수 있다.
피고인의 평소 근무태도, 직장생활, 출소 후 복직 또는 취업 가능성처럼 직접 알고 있는 내용을 중심으로 작성할 수 있다.
여러 사람이 같은 문구를 복사하기보다 각자가 실제 경험한 사실을 적는 것이 자연스럽다.
“항소심 자료는 공판 2~3주 전에 내야 한다”는 말은 맞을까
항소심을 준비하는 가족들 사이에서는 “양형자료는 최소 2~3주 전에 제출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종종 나온다.
가능한 한 재판부가 검토할 시간을 충분히 확보하도록 자료를 미리 제출하는 것이 실무적으로 바람직할 수 있다.
하지만 모든 탄원서와 양형자료를 반드시 공판 2주 또는 3주 전까지 제출해야 한다는 일률적인 법정 마감기한이 있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그 시기를 놓쳤다는 이유만으로 탄원서를 제출할 수 없게 되는 것은 아니다.
“판결문을 미리 써놓기 때문에 늦게 내면 안 본다”는 말도 그대로 믿어선 안 돼
가족이 들었다는 이야기 중에는 “재판부가 항소심 사건을 미리 검토하고 판결문 초안을 작성해놓기 때문에 공판 2~3주 전까지 자료를 내야 한다”는 내용도 있었다.
재판부가 공판 전에 사건기록과 쟁점을 검토하는 것은 재판 준비 과정에서 당연히 이루어질 수 있다.
그러나 모든 형사재판에서 일정한 시점에 판결문 초안을 완성해두고 그 이후 제출되는 자료는 사실상 보지 않는다는 식으로 일반화해서는 안 된다.
재판은 실제 심리와 제출된 자료를 토대로 이루어진다.
특히 공판에서 새로운 주장이나 자료가 제출될 수도 있다.
따라서 ‘2~3주 전을 넘겼으니 아무 의미가 없다’고 단정할 필요는 없다.
공판 당일 탄원서를 제출할 수도 있어
탄원서나 양형자료가 공판 당일 제출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특히 변호인이 여러 자료를 정리해 의견서와 함께 제출한다면 공판기일에 맞춰 자료를 제출하는 경우도 생각할 수 있다.
다만 제출할 수 있다는 것과 충분히 일찍 제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재판부가 자료를 검토할 시간을 고려하면 중요한 양형자료는 가능하다면 여유 있게 제출하는 것이 좋다.
공판 당일 제출한다고 그 자리에서 바로 판결하는 것도 아냐
항소심 첫 공판기일이라고 해서 반드시 그날 판결이 선고되는 것은 아니다.
사건에 따라 심리가 이어질 수도 있고, 변론이 종결된 뒤 별도의 선고기일이 정해질 수도 있다.
따라서 이번 주가 공판이라고 해서 모든 자료 제출기회가 이미 끝났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
다만 사건마다 진행상황이 다르므로 현재 기일이 첫 공판인지, 변론종결이 예상되는 기일인지 등을 담당 변호인에게 확인해야 한다.
특히 ‘변론종결’ 여부가 중요해
자료 제출시기를 고민할 때 단순히 “공판이 며칠 남았나”만 볼 것이 아니라 해당 기일에서 변론이 종결될 가능성이 있는지도 살펴봐야 한다.
변론이 계속된다면 이후 새로운 사정이 생겨 추가자료를 제출할 여지가 있을 수 있다.
반면 변론이 종결되고 선고기일이 정해진 이후라면 자료 제출을 더욱 신중하게 관리해야 한다.
따라서 담당 변호사에게
“이번 기일에 변론이 종결될 예정인가요?”
“가족 탄원서는 언제 제출할 예정인가요?”
라고 구체적으로 물어보는 것이 좋다.
합의나 피해회복 자료는 뒤늦게 생길 수도 있어
형사사건에서는 재판 직전이나 공판 이후에 피해자와 합의가 성립하는 경우도 있다.
공탁이나 추가 피해변제가 이루어질 수도 있다.
치료를 시작하거나 취업계획이 확정되는 등 새로운 양형사정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이런 자료는 처음부터 2~3주 전에 존재할 수 없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모든 양형자료의 가치를 특정 제출시점 하나로 판단하기는 어렵다.
중요한 자료라면 변호인에게 즉시 전달해야
새로운 자료가 생겼다면 가족이 스스로 “이미 늦었다”고 판단해 보관하고 있을 필요는 없다.
담당 변호인에게 즉시 전달하고 현재 재판 진행상황에서 제출할 필요가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변호인은 이미 제출된 자료와 중복되는지, 새로운 양형사정인지, 어떤 서면에 첨부할 것인지를 판단할 수 있다.
탄원서를 너무 많이 내는 것이 항상 좋은 것도 아냐
가족들은 항소심에서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 많은 탄원서를 모으기도 한다.
하지만 숫자만 많다고 양형효과가 비례해서 커지는 것은 아니다.
부모, 배우자, 자녀, 형제자매, 직장동료 등이 모두 똑같은 문구를 복사해서 제출하는 것보다 각자가 피고인을 어떤 관계에서 지켜봤는지 구체적으로 작성하는 편이 의미가 있다.
항소심에서는 특히 1심 이후 새롭게 발생한 사정을 정리하는 것도 중요할 수 있다.
항소심에서는 ‘1심 이후 무엇이 달라졌는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어
항소심에서 선처를 구한다면 단순히 1심에서 제출했던 자료를 다시 반복하는 것만 생각할 필요는 없다.
1심 이후 피해자와 합의했는지,
추가 피해회복을 했는지,
피고인이 수용생활 중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가족의 보호계획이 구체화됐는지,
치료나 상담을 시작했는지 등 새롭게 발생한 사정이 있을 수 있다.
가족 탄원서도 이런 변화가 있다면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
사건번호를 고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내용이 서로 충돌하지 않는 것
탄원서의 사건번호를 정확하게 작성하는 것은 기본이다.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탄원서 내용이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에 맞는지도 중요하다.
예를 들어 피고인은 범행을 인정하며 반성하고 있는데 가족 탄원서에는 “피고인은 아무 잘못이 없다”고 적혀 있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
반대로 피고인이 사실관계를 다투고 있는데 가족이 사실관계를 인정하는 취지의 내용을 작성하는 것도 신중해야 한다.
그래서 탄원서를 변호인을 통해 제출하는 방식에는 장점이 있다.
변호인이 사건의 전체적인 주장과 자료를 함께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주가 공판이라면 지금 할 일은 단순해
사연과 같은 상황이라면 가족이 가장 먼저 할 일은 ‘이미 늦었나’를 걱정하는 것이 아니다.
담당 변호사 또는 송무팀에 즉시 연락해
가족 탄원서 일부에 1심 사건번호가 적혀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
수정 또는 재작성 필요 여부를 확인하고,
이번 공판에서 실제로 어떤 형태로 제출할 예정인지 확인하면 된다.
그리고 이번 기일에 변론종결이 예상되는지도 함께 물어보면 이후 추가자료 준비 여부를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된다.
‘1심 번호 적었으니 다 다시 써야 한다’고 먼저 결론 내릴 필요 없어
안기모카페에서는 가족들이 탄원서의 날짜 하나, 사건번호 한 자리까지 걱정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재판을 기다리는 가족에게는 작은 실수도 피고인의 형량에 영향을 미칠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탄원서에 1심 사건번호를 적었다는 사실만으로 여러 가족이 작성한 탄원서가 모두 무의미해졌다고 단정할 필요는 없다.
특히 담당 변호인이 탄원서를 모아 현재 항소심 사건에 제출할 예정이라면 먼저 오류를 알리고 실제 제출방식을 확인하면 된다.
마찬가지로 공판 당일 자료를 제출한다고 해서 무조건 재판부가 보지 않는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다만 재판부가 자료를 충분히 검토할 수 있도록 가능한 자료는 미리 제출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공판이 임박했다면 제출 여부와 시기를 담당 변호인과 바로 확인하는 것이 좋다.
항소심 탄원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완벽한 형식 하나가 아니다.
정확한 사건에 제출되고, 피고인의 항소심 주장과 충돌하지 않으며, 1심 이후의 반성과 피해회복, 재범방지와 사회복귀 가능성을 사실에 근거해 전달하는 것이다.
사건번호를 잘못 적은 사실을 발견했다면 걱정만 하기보다 제출 전 바로 변호인에게 알려 정리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대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