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소장부터 잘 써야 하나요, 이유서가 더 중요한가요”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를 준비하는 가족에게 가장 먼저 다가오는 문제는 시간이다. 판결문을 충분히 읽어보기도 전에 항소기간이 지나갈 수 있고, 변호사를 변경하려는 경우 기존 변호인과 새 변호인 가운데 누가 어떤 서류를 맡을지도 정해야 한다.
최근 안기모카페에는 1심 변호인에게 항소장 제출을 부탁한 뒤 새로운 변호사와 항소심을 준비하려 한다는 가족의 고민이 전해졌다. 가족은 일단 항소장을 제출하면 되는 것인지, 항소장 내용부터 정교해야 하는지, 이후 작성하는 항소이유서가 실질적으로 더 중요한지를 궁금해했다.
항소장은 항소심으로 가는 문을 여는 서류
형사사건의 항소기간은 판결이 선고된 날부터 7일이다. 항소하려는 사람은 이 기간 안에 항소장을 판결을 선고한 원심법원에 서면으로 제출해야 한다. 기간을 넘기거나 방식이 잘못된 사실이 명백하면 항소가 기각될 수 있다.
항소장에는 어떤 판결에 불복해 항소한다는 뜻을 표시하면 되고, 모든 항소 이유를 상세하게 적어야만 효력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헌법재판소도 항소장에는 항소 대상 판결과 항소 취지를 적으면 충분하고, 구체적인 항소 이유는 이후 별도의 항소이유서로 제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항소장은 내용이 단순해 보이더라도 항소심 절차 자체를 시작하게 하는 매우 중요한 서류다. 항소기간 안에 항소장이 접수되지 않으면 나중에 훌륭한 항소이유서를 준비해도 원칙적으로 항소심 판단을 받기 어렵다.
항소이유서는 항소심의 쟁점을 정하는 핵심 자료
항소장이 항소심으로 가는 입구라면 항소이유서는 재판부가 무엇을 다시 살펴봐야 하는지를 설명하는 서류다.
원심법원이 항소장을 접수해 기록을 항소법원으로 보내면 항소법원은 항소인에게 소송기록접수통지를 한다. 항소인이나 변호인은 이 통지를 받은 날부터 20일 이내에 항소이유서를 항소법원에 제출해야 한다.
항소이유서에는 1심의 사실인정이 잘못됐다는 사실오인, 법 적용이 잘못됐다는 법리오해, 선고된 형이 지나치게 무겁다는 양형부당 등의 주장을 사건 기록과 판결 이유에 맞춰 구체적으로 정리할 수 있다. 형사항소심은 법정기간 안에 제출된 항소이유서를 중심으로 심리되므로 이유서의 내용과 제출기한 모두 중요하다.
항소이유서를 기간 안에 제출하지 않으면 항소장에 이미 항소이유가 적혀 있거나 법원이 직권으로 살펴야 할 사유가 있는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라면, 본격적인 심리 없이 항소가 기각될 수 있다.
기존 변호인이 항소장, 새 변호인이 이유서 맡을 수도
피고인의 배우자와 직계친족, 형제자매, 원심의 변호인 등은 피고인의 명시적인 의사에 반하지 않는 범위에서 피고인을 위해 항소할 수 있다. 따라서 1심 변호인이 항소기간 안에 항소장을 먼저 제출하고, 이후 새 변호인이 항소심을 준비하는 방식 자체는 가능하다.
다만 변호인의 선임은 심급마다 서면으로 다시 신고해야 한다. 1심 변호인 선임이 항소심까지 자동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므로, 새 변호인은 항소심 단계에서 변호인선임신고서를 제출하고 소송기록접수통지와 항소이유서 제출기한을 정확히 관리해야 한다.
가족은 “기존 변호사가 알아서 냈겠지”라고 생각하기보다 항소장 접수일과 접수증, 제출한 법원,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새 변호인에게는 1심 판결문과 항소장 사본, 기존 변론자료, 피해회복이나 양형자료를 빠짐없이 전달해야 한다.
항소기간과 이유서 기간은 서로 다르게 계산
항소장 제출기한은 1심 판결 선고일부터 계산하지만, 항소이유서의 20일은 단순히 항소장을 낸 날부터 계산하는 것이 아니다. 항소법원이 보낸 소송기록접수통지를 받은 날이 기준이다.
수용 중인 피고인에게 통지가 도달한 날짜와 변호인에게 송달된 날짜가 다를 수 있으므로, 새 변호사가 선임됐다면 누가 언제 통지를 받았는지 확인해야 한다. 항소장 제출이 끝났다는 이유로 서류 준비를 늦추지 말고, 판결문을 확보해 항소 쟁점과 추가 자료를 미리 정리하는 편이 안전하다.
안기모카페에는 항소장과 항소이유서처럼 이름이 비슷하지만 역할과 제출기한이 다른 서류를 두고 가족들이 경험을 나누는 글이 이어지고 있다. 항소를 준비하는 수용자 가족에게 중요한 것은 어느 서류가 더 중요하다고 하나를 고르는 것이 아니라, 항소장으로 기한을 지키고 항소이유서로 다툴 내용을 제대로 제시하는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