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을 있어야 하는데 하루 종일 방에만 있는 건가요?”
온라인 교정정보 커뮤니티에는 향정신성의약품 관련 사건으로 형이 확정된 가족의 앞으로의 수형생활을 걱정하는 질문이 올라왔다.
가족이 가장 궁금해하는 것은 거창한 문제가 아니었다.
“하루를 어떻게 보내는가”였다.
몇 년이라는 시간을 교정시설에서 보내야 한다고 생각하면 가족 입장에서는 하루 종일 거실 안에만 있는 모습을 떠올리기 쉽다.
책을 읽거나 편지를 쓰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일이 있는지, 교도작업에 나갈 수 있는지, 일을 하면 그나마 시간이 조금 더 빨리 가지 않을지 궁금해진다.
하지만 기결수의 하루를 모든 수형자에게 똑같은 시간표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향정 기결수’만의 별도 하루 일과가 있는 것은 아냐
먼저 ‘향정 사건으로 수감된 사람들은 이런 생활을 한다’는 식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형이 확정된 수형자는 범죄명 하나만을 기준으로 생활하는 것이 아니라 분류와 처우계획 등에 따라 교정생활을 하게 된다.
같은 향정 관련 사건이라도 형기와 범죄경력, 건강상태, 나이, 교정성적, 처우상태 등이 서로 다를 수 있다.
수용된 교정시설에서 운영하는 작업과 직업훈련, 교육프로그램 역시 다를 수 있다.
따라서 같은 죄명으로 복역하는 사람이라고 해도 하루 일과가 완전히 같다고 볼 수 없다.
기결수가 되면 분류와 처우계획이 중요해져
형이 확정된 이후에는 수형자의 특성에 맞는 처우를 정하는 과정이 중요해진다.
분류심사를 통해 수형자의 처우와 작업, 직업훈련, 교육·교화프로그램 등에 관한 사항을 살펴볼 수 있다.
그 결과에 따라 수형생활의 모습도 달라질 수 있다.
누군가는 교도작업을 할 수 있고 누군가는 직업훈련을 받을 수 있다.
교육과정에 참여하는 수형자도 있을 수 있다.
따라서 가족이 처음부터 “몇 년 동안 방에서 생활해야 한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
교도소에서도 일을 할 수 있을까?
가능하다.
교도소에서는 수형자를 대상으로 교도작업을 운영하고 있다.
현행 형집행법령에는 수형자에게 작업을 부과하는 제도가 마련돼 있고, 작업을 부과할 때에는 작업의 종류와 작업과정을 정해 고지하도록 하고 있다.
작업과정은 작업성적과 작업시간, 난이도, 숙련도 등을 고려해 정한다.
따라서 교도작업은 단순히 수형자가 심심해서 임의로 하는 소일거리가 아니라 교정처우의 한 영역이다.
수용자와 가족들이 흔히 말하는 ‘출역’도 이러한 교도작업 참여를 의미하는 경우가 많다.
출역을 신청하면 바로 나갈 수 있을까?
본인이 일을 하고 싶다고 해서 다음 날부터 원하는 작업장에 나가는 방식은 아니다.
교정시설마다 운영하는 작업의 종류와 작업장 인원이 다를 수 있다.
수형자의 건강상태와 작업능력, 적성, 처우상태 등도 고려될 수 있다.
따라서 “일을 하고 싶다”는 희망과 실제 작업 배정은 구분해서 생각해야 한다.
희망하는 작업이 있더라도 자리가 없거나 본인의 상태에 맞지 않는다면 다른 작업을 하거나 배정을 기다릴 수도 있다.
어떤 일을 하는지는 교도소마다 다를 수 있어
교도작업이라고 하면 흔히 봉투접기 같은 단순작업만 떠올리기 쉽다.
그러나 실제 작업 종류는 교정시설에 따라 다양할 수 있다.
시설 내 작업장에서 이루어지는 작업도 있고 일정한 요건을 갖춘 수형자를 대상으로 외부기업체 관련 작업을 운영하는 제도도 있다.
다만 외부통근작업은 일반적인 시설 내 작업과 다르다.
건강상태와 경비처우급, 형기 등 별도의 선정기준이 있고 아무 수형자나 자유롭게 신청해 시설 밖으로 나가 일할 수 있는 제도가 아니다.
따라서 가족이 말하는 “밖에 나가서 일할 수 있느냐”가 실제 교정시설 밖으로 나가는 외부통근작업을 의미한다면 별도의 요건을 확인해야 한다.
향정 사건이면 출역이 불가능할까?
향정 관련 범죄로 복역한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모든 교도작업이 일률적으로 금지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실제 작업 참여 여부는 해당 수형자의 개별적인 상황과 교정시설의 운영상황 등을 함께 살펴봐야 한다.
반대로 같은 향정 사건으로 복역했던 다른 사람이 특정 작업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자신의 가족도 동일한 작업에 배정된다고 볼 수도 없다.
교정시설 안에서 “이 죄명은 이 작업을 못 한다”거나 “이 등급이면 무조건 이 공장에 간다”는 경험담이 오갈 수 있지만 정확한 적용 여부는 본인의 현재 분류와 시설의 실제 운영상황을 확인해야 한다.
출역을 하면 하루가 조금 달라질 수 있어
교도작업에 배정된 수형자는 정해진 작업시간에 작업장으로 이동해 일을 하게 된다.
따라서 작업에 참여하지 않는 수형자와 하루를 보내는 방식에 차이가 생길 수 있다.
정해진 시간에 이동하고 작업을 수행하면서 규칙적인 생활을 하게 된다는 점에서 수형생활의 리듬을 만드는 역할을 할 수 있다.
가족들이 “일을 하면 시간이 조금 빨리 가지 않을까”라고 생각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지만 이것은 개인적인 체감의 문제다.
출역한다고 형기가 실제로 빨리 지나가는 것은 아니며 모든 수형자가 작업생활을 편하게 느끼는 것도 아니다.
교도작업 외에 직업훈련도 있어
몇 년의 형기가 남아 있다면 직업훈련도 관심을 가져볼 수 있다.
교정시설에서는 수형자의 사회복귀를 위한 직업훈련을 운영한다.
현행 시행규칙은 직업훈련 대상자를 선정할 때 수형자의 의사와 적성, 나이, 학력 등을 고려하도록 하고 있다.
집행할 형기 안에 해당 훈련과정을 이수할 수 있는지, 필요한 기본소양이 있는지, 석방 후 관련 직종에 취업할 의사가 있는지 등도 선정과 관련된 요소다.
따라서 장기간 복역한다고 해서 단순히 남은 시간을 보내는 것만 생각할 필요는 없다.
출소 후 실제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배우는 방향도 검토할 수 있다.
직업훈련 때문에 다른 교도소로 갈 수도 있어
모든 교정시설에서 동일한 직업훈련을 실시하는 것은 아니다.
현행 규정은 직업훈련을 위해 필요한 경우 수형자를 다른 교정시설로 이송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즉 현재 있는 교도소에 원하는 훈련과정이 없더라도 일정한 경우 다른 시설에서 집체직업훈련을 받는 제도가 존재한다.
다만 이것 역시 수형자가 원하는 직종을 말한다고 자동으로 이송되는 것은 아니다.
훈련과정별 인원이 있고 대상자 선정절차도 거친다.
실제로 수형자들이 전문기술도 배우고 있어
교정시설 직업훈련은 형식적으로만 존재하는 제도가 아니다.
법무부가 공개한 자료를 보면 수형자들은 목공, 타일 등 다양한 직종의 직업훈련을 받고 있으며 기능경기대회에 출전하는 사례도 있다.
수형기간을 단순히 보내는 것이 아니라 기술을 익히고 출소 이후를 준비하는 수형자들도 있다는 의미다.
따라서 형기가 몇 년 남아 있다면 가족도 “어떻게 버틸까”만 고민하기보다 어떤 작업이나 교육, 직업훈련에 참여할 수 있는지 알아보도록 격려할 수 있다.
모든 사람이 직업훈련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냐
직업훈련 역시 희망한다고 바로 참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훈련과정마다 모집인원이 있고 대상자를 선정한다.
또 질병이나 신체조건 때문에 훈련을 감당하기 어렵거나 징벌 관련 문제가 있는 경우 등에는 선정이 제한될 수 있다.
이미 다른 작업이나 교육·교화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어 직업훈련 실시가 곤란한 경우도 고려된다.
따라서 가족이 외부에서 특정 자격증이나 직종을 정해 “이것을 신청하면 된다”고 결정해주기보다 수형자가 현재 시설에서 모집하는 과정을 먼저 확인하는 것이 좋다.
교육을 받는 수형자는 작업을 하지 않는 경우도 있어
교도생활에서 중요한 활동이 작업만 있는 것은 아니다.
수형자가 일정한 교육과정의 대상자로 선정되면 교육을 중심으로 생활할 수도 있다.
현행 시행규칙에는 교육대상자의 경우 작업과 직업훈련 등을 면제하도록 하는 규정도 있다.
검정고시나 학업을 준비하는 제도도 운영될 수 있다.
따라서 “출역을 하지 않는다 = 하루 종일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식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수형자마다 참여하는 처우프로그램이 다를 수 있다.
운동이나 교육·교화활동도 수형생활의 일부
수형생활은 작업만으로 구성되지 않는다.
식사와 점검, 운동, 작업, 교육·교화프로그램, 개인정비 등 여러 활동이 시설의 일과에 따라 이루어진다.
다만 정확한 시간표는 교정시설과 수형자의 처우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따라서 인터넷에서 누군가 공개한 “교도소 하루 시간표”를 전국 모든 시설의 고정된 시간표라고 생각하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
같은 교도소에서도 작업수형자와 교육대상자 등의 일과는 서로 다를 수 있다.
책도 전혀 볼 수 없는 것은 아냐
사연에서는 “책도 못 넣는다”는 걱정도 나타났다.
이 부분 역시 ‘교도소에서는 책을 볼 수 없다’는 의미로 확대해서는 안 된다.
교정시설에서는 수용자의 도서 이용이 가능하지만 외부에서 책을 넣는 방법이나 반입절차, 허용 여부에는 별도의 기준과 절차가 적용될 수 있다.
따라서 가족이 원하는 책을 아무 방식으로나 보내는 것과 수용자가 교정시설 안에서 독서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현재 시설에서 이용할 수 있는 도서와 외부 도서 반입절차를 각각 확인하는 것이 좋다.
3~4년이라는 시간을 처음부터 한꺼번에 생각하지 않아도 돼
가족에게 몇 년이라는 형기는 너무 길게 느껴질 수 있다.
‘그 긴 시간을 매일 어떻게 보내나’라는 생각이 들면 막막함이 더 커진다.
그러나 실제 수형생활은 매일 똑같이 거실에 앉아 형기가 끝나기만 기다리는 구조로만 볼 수 없다.
분류와 처우에 따라 작업을 할 수도 있고 직업훈련이나 교육에 참여할 수도 있다.
교화프로그램이나 운동 등도 생활의 일부가 될 수 있다.
어떤 사람에게는 교도작업이 생활의 중심이 되고 다른 사람에게는 직업훈련이나 교육이 더 중요한 일과가 될 수 있다.
가족이 접견에서 물어보면 좋은 것은?
형이 확정된 지 얼마 되지 않았다면 가족이 가장 먼저 확인할 것은 “시간이 빨리 가게 무조건 출역해”가 아니다.
현재 분류심사가 어떻게 진행됐는지, 어떤 작업에 지원할 수 있는지, 직업훈련 대상이 될 수 있는지 등을 수형자가 시설 안에서 확인해보도록 하는 것이 좋다.
출소 후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그와 연결되는 직업훈련이 있는지도 알아볼 수 있다.
건강상 문제가 있다면 무리해서 작업하기보다 자신의 상태에 맞는 활동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향정 사건이라는 죄명보다 앞으로의 수형생활을 보는 것이 중요해
향정 관련 사건으로 기결됐다고 해서 몇 년 동안 특별한 일과 없이 거실에서만 생활한다고 단정할 필요는 없다.
반대로 기결수가 됐다고 곧바로 원하는 공장에 출역하거나 원하는 직업훈련을 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교도작업과 직업훈련에는 각각 운영방식과 선정절차가 있다.
수형자의 분류와 건강, 적성, 형기, 교정시설의 여건 등에 따라 실제 생활은 달라진다.
몇 년의 형기를 생각하면 가족에게는 막막한 시간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수형생활을 ‘남은 3년, 남은 4년’이라는 하나의 긴 시간으로만 바라보기보다 현재 할 수 있는 작업과 교육, 직업훈련, 건강관리 등을 하나씩 찾아가는 것이 현실적이다.
교정시설에서의 하루가 자유로운 생활일 수는 없다.
그렇다고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출소일만 기다리는 시간으로만 구성되는 것도 아니다.
수형자 본인에게 맞는 작업이나 교육을 찾고 규칙적으로 생활하면서 출소 이후를 준비하는 것 역시 교정생활의 중요한 부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