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내내 혈뇨와 복통이 있었는데 바로 병원에 못 갔습니다”
온라인 교정정보 커뮤니티에는 의정부 지역 교정시설에 수용된 가족의 외부병원 진료를 걱정하는 사연이 올라왔다.
수용자는 어릴 때부터 신장이 좋지 않았고, 주말 동안 소변에 피가 섞여 나오는 증상과 심한 복통을 호소했다고 한다.
가족에게는 월요일 아침 전화가 왔다.
외부병원 진료와 관련해 병원비와 약값을 입금해 달라는 연락이었다.
가족은 이미 영치금에 진료비를 감당할 정도의 돈이 있다고 생각했지만 즉시 외부진료가 이뤄지지 않았고, 다음 날 병원에 갈 예정이라는 설명을 들었다며 걱정을 나타냈다.
이런 상황에서 가족이 가장 궁금한 것은 두 가지다.
교정시설에서 응급환자가 발생하면 어떤 절차로 외부병원에 나가는지, 그리고 외부병원에서 검사받으면 결과를 바로 알 수 있는지다.
수용자가 아프면 교정시설도 적절한 치료를 해야 해
수용됐다는 이유로 의료를 받을 권리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현행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은 수용자가 부상을 당하거나 질병에 걸린 경우 소장이 적절한 치료를 받도록 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교정시설에는 수용자의 진료를 위한 의료 인력과 설비를 갖추도록 하는 규정도 있다.
따라서 수용자가 아프다고 호소했을 때 단순히 참고 생활해야 하는 구조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
다만 교정시설 내부에서 진료할 것인지, 외부 의료기관으로 보낼 것인지는 별도의 판단이 필요하다.
아프다고 모두 외부병원으로 나가는 것은 아냐
교정시설 안에는 자체 의료체계가 있다.
수용자가 증상을 호소하면 우선 시설 내부에서 상태를 확인하고 진료할 수 있다.
현행법은 수용자에게 적절한 치료를 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교정시설 밖의 의료시설에서 진료받게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즉 외부병원 진료는 가족이 신청했다고 자동으로 이뤄지는 것도 아니고, 수용자가 원한다고 곧바로 외출하듯 병원을 방문하는 방식도 아니다.
현재 증상과 시설 내에서 가능한 의료조치, 외부검사·치료 필요성 등을 판단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응급’이라는 표현도 가족과 의료진의 판단이 다를 수 있어
가족에게 “피가 섞인 소변이 나오고 배가 아파 움직이기 힘들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당연히 응급상황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 응급한 상태인지, 어느 정도의 의료조치가 필요한지는 의료진이 환자의 상태를 확인해 판단해야 한다.
반대로 가족이 보기에는 단순해 보이는 증상이라도 의료진이 긴급한 검사나 치료가 필요하다고 판단할 수도 있다.
따라서 인터넷에서 다른 수용자가 어떤 증상으로 당일 병원에 갔다는 경험만으로 자신의 가족도 같은 절차가 적용돼야 한다고 비교하기는 어렵다.
중요한 것은 현재 수용자의 증상이 의료진에게 정확하게 전달되고 필요한 진료가 이뤄지고 있는지다.
혈뇨와 심한 복통이라면 증상을 구체적으로 알려야
특히 혈뇨는 원인이 하나로 정해져 있는 증상이 아니다.
요로계 문제를 비롯해 여러 원인으로 발생할 수 있어 실제 의료진의 평가가 필요하다.
가족이 “원래 신장이 안 좋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면 기존 질환과 치료내역도 의료진이 파악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수용자는 단순히 “배가 아프다”고 이야기하기보다 언제부터 아팠는지, 소변색이 어떻게 변했는지, 통증이 어느 정도인지, 발열이나 구토 등 다른 증상은 없는지, 기존에 어떤 신장질환으로 치료받았는지 등을 가능한 한 구체적으로 의료 담당자에게 설명할 필요가 있다.
가족이 보유한 기존 진료기록이나 복용약 정보가 필요하다는 안내를 받았다면 이를 준비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외부병원 진료와 ‘자비치료’는 구분해서 봐야
비용 문제 때문에 가족들이 혼동하기 쉬운 부분이다.
형집행법 제37조는 소장이 수용자에 대한 적절한 치료를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외부 의료시설에서 진료받게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별도로 제38조에는 수용자가 자신의 비용으로 외부의사에게 치료받기를 원하는 경우 의무관의 의견을 고려해 이를 허가할 수 있는 ‘자비치료’ 규정도 있다.
따라서 교정시설 밖에서 진료를 받는 모든 경우를 단순히 “영치금으로 병원에 나가는 것”이라고 설명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
어떤 방식의 외부진료인지에 따라 비용 문제도 달라질 수 있다.
“응급진료는 원래 영치금으로 나간다”는 말은 조심해야
사연에서 가족은 응급 외부진료 비용을 영치금으로 부담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하지만 현행 형집행법을 보면 외부 의료시설 진료 자체를 일률적으로 ‘영치금이 있어야 가능한 진료’라고 규정하고 있지는 않다.
오히려 법은 적절한 치료를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외부 의료시설에서 진료받게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 수용자 본인이 비용을 부담하는 자비치료는 별도의 조문으로 규정돼 있다.
따라서 “영치금 잔액이 확인되지 않으면 응급환자도 외부병원에 갈 수 없다”는 식으로 일반화해서는 안 된다.
실제 비용부담이 어떻게 처리됐는지는 해당 외부진료의 성격과 기관의 처리내용을 확인해야 한다.
영치금이 충분했는데 왜 추가 입금을 요구했을까?
이 부분은 사연만으로 이유를 단정할 수 없다.
영치금 잔액 확인이나 병원비 처리절차 때문이었는지, 자비진료와 관련된 별도의 비용을 요청한 것인지, 약제비와 진료비를 별도로 처리해야 했던 것인지 확인이 필요하다.
가족 입장에서는 “돈이 있는데 왜 병원에 바로 가지 못했나”라는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이 경우 추측하기보다 해당 교정기관에 당시 외부진료가 어떤 방식으로 결정됐는지, 추가 입금이 필요했던 이유가 무엇인지, 기존 영치금으로 처리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지를 문의해보는 것이 좋다.
외부병원에 나가면 가족에게 알려주나?
현행 형집행법에는 관련 규정이 있다.
수용자가 외부 의료시설에서 진료를 받게 되면 소장은 그 사실을 가족에게 지체 없이 알리도록 규정하고 있다.
가족이 없는 경우에는 수용자가 지정하는 사람에게 알린다.
다만 수용자가 가족 등에게 알리는 것을 원하지 않는 경우는 예외다.
따라서 외부병원 진료가 실제 이뤄졌다면 가족 통지에 관한 법적 근거도 존재한다.
다만 가족에게 제공되는 구체적인 의료정보의 범위는 개인정보와 의료정보 문제 때문에 별도로 살펴봐야 한다.
외부병원에 가면 검사결과가 바로 나올까?
이 부분에는 하나의 답이 없다.
일반 환자가 병원을 방문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어떤 검사를 받느냐에 따라 결과가 나오는 시간이 다르기 때문이다.
기본적인 혈액·소변검사나 영상검사 가운데 당일 확인할 수 있는 결과도 있을 수 있지만, 정밀검사나 추가 판독이 필요한 검사는 결과가 나중에 나올 수도 있다.
또 당일 진료에서 추가검사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다시 외부진료 일정이 잡힐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외부진료를 나가면 모든 결과를 그날 바로 알 수 있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검사결과를 가족이 바로 전화로 들을 수 있을까?
외부병원에서 검사를 받았다고 해서 가족이 병원에 전화하면 수용자의 모든 검사결과를 곧바로 전달받을 수 있다고 생각해서도 안 된다.
진료기록과 검사결과는 민감한 의료정보다.
수용자가 가족이라고 하더라도 의료정보 제공에는 관련 절차가 필요할 수 있다.
가족에게 어떤 방식으로 결과가 전달될 수 있는지는 교정기관과 의료기관의 안내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수용자가 이후 전화나 편지, 접견을 통해 직접 가족에게 진료결과를 알려주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기존 신장질환이 있다면 과거 의료자료도 중요할 수 있어
어릴 때부터 신장질환을 앓았다면 이번 증상만 보는 것보다 과거 진료내용을 함께 확인할 필요가 있을 수 있다.
과거 진단명, 수술이나 입원 여부, 정기적으로 다니던 병원, 복용약, 최근 검사결과 등이 있다면 현재 의료진이 상태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가족이 관련 자료를 가지고 있다면 무조건 보내기보다 교정시설에 어떤 자료가 필요한지 먼저 확인하는 것이 좋다.
필요하다면 기존 병원에서 진료기록 사본이나 검사자료를 발급받는 방법도 검토할 수 있다.
가족이 의료상황을 문의할 때 무엇을 물어봐야 할까?
가족이 걱정되는 상황이라면 단순히 “병원 언제 보내주시나요?”라고 묻는 것보다 구체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좋다.
현재 시설 의료진의 진료를 받았는지, 외부병원 진료 필요성이 결정됐는지, 외부진료 일정이 잡혔는지, 비용 입금을 요청한 이유가 무엇인지 등을 나눠 물어볼 수 있다.
기존 질환이 있다면 해당 정보가 의료과에 전달돼 있는지도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다만 수용자의 의료정보는 개인정보이기 때문에 가족에게 모든 내용을 상세하게 알려주지 못할 수도 있다.
응급한 증상이 다시 나타난다면 다음 날까지 기다리라고만 해서는 안 돼
수용자가 다시 심한 통증이나 출혈, 의식 변화 등 급격한 이상을 느낀다면 다음 외래진료 일정만 기다릴 문제가 아니다.
본인이 즉시 근무자에게 상태를 알리고 의료조치를 요청해야 한다.
특히 증상이 이전보다 악화됐다면 그 사실을 명확하게 이야기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족도 전화통화 과정에서 심각한 상태라는 이야기를 들었다면 해당 교정기관에 상황을 알리고 의료조치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외부병원 진료가 하루 늦었다는 사실만으로 위법 여부를 판단할 수는 없어
가족 입장에서는 월요일에 병원에 가지 못하고 화요일로 일정이 잡혔다면 답답하고 불안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 사실만으로 교정기관이 필요한 의료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당시 의료진이 수용자의 상태를 어떻게 판단했는지, 시설 안에서 어떤 진료나 처치를 했는지, 외부진료가 어느 정도 긴급하다고 판단됐는지 등을 확인해야 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단순히 “교도소니까 하루 정도 기다리는 것은 당연하다”고 볼 수도 없다.
법은 수용자가 질병에 걸린 경우 적절한 치료를 받도록 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핵심은 날짜만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당시 증상에 맞는 적절한 의료조치가 이루어졌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비용보다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현재 치료가 필요한 상태인가’
교정시설 외부진료를 둘러싸고 가족들이 가장 혼란스러워하는 것이 영치금이다.
“영치금이 없어서 병원을 못 간다.”
“가족이 돈을 보내야 응급실에 갈 수 있다.”
이런 이야기가 경험담으로 전달되기도 한다.
하지만 현행법상 외부진료와 자비치료는 구분돼 있고, 수용자가 질병에 걸리면 적절한 치료를 받도록 해야 한다는 기본원칙이 있다.
따라서 심각한 증상이 발생했을 때 가족이 가장 먼저 고민해야 할 문제를 단순히 ‘영치금이 얼마 남았느냐’로 좁혀서는 안 된다.
현재 의료진이 상태를 확인했는지, 어떤 조치를 했는지, 외부 의료시설 진료가 필요하다고 판단됐는지부터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혈뇨와 심한 복통처럼 가족이 걱정할 만한 증상이 있다면 수용자가 자신의 증상과 기존 질환을 의료 담당자에게 구체적으로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
교정시설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필요한 치료를 받을 수 없는 것은 아니다.
다만 외부병원 진료의 필요성과 시점, 검사방법, 결과 확인 시점은 개인의 증상과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다른 수용자의 경험담만으로 자신의 가족 상황을 예상하기보다 현재의 의료조치 내용을 확인하는 것이 우선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