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사건에는 민사와 같은 부대항소 제도가 없다
형사사건에서 “검사가 부대항소했다”는 말을 듣는 경우가 있다. 피고인이 먼저 항소한 뒤 검사도 항소장을 제출했을 때 주로 사용되는 표현이다.
그러나 형사소송법에는 민사소송법과 같은 부대항소 제도가 별도로 규정돼 있지 않다. 민사소송에서는 상대방이 항소한 경우 피항소인이 항소기간이 지난 뒤에도 일정한 요건 아래 부대항소를 제기할 수 있지만, 형사사건에서는 검사와 피고인이 각각 독립적인 상소권자로서 정해진 기간 안에 항소해야 한다.
따라서 형사사건에서 말하는 ‘검사의 부대항소’는 법률상 정식 절차라기보다 피고인의 항소 이후 검사도 항소했다는 상황을 설명하는 관행적인 표현에 가깝다. 법적으로는 검사와 피고인이 각각 항소한 ‘쌍방항소’로 이해하는 것이 정확하다. 검사와 피고인은 각각 항소장을 제출해야 한다
제1심 판결에 불복하는 검사와 피고인은 원칙적으로 판결 선고 후 7일 이내에 제1심 판결을 선고한 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해야 한다.
피고인이 먼저 항소했다고 해서 검사에게 항소기간이 지난 뒤 별도의 불복을 제기할 권리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검사도 형량이 지나치게 가볍거나 일부 무죄 판단에 잘못이 있다고 판단한다면 정해진 기간 안에 검사 명의의 항소장을 제출해야 한다.
반대로 검사가 먼저 항소했더라도 피고인이 무죄나 감형을 독립적으로 주장하려면 피고인 측도 기간 안에 항소장을 제출하는 것이 원칙이다.
항소기간은 판결문을 실제로 받아본 날이 아니라 판결이 선고된 때를 기준으로 계산된다. 판결문을 확인한 뒤 항소 여부를 결정하려다가 기간을 놓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형사 항소 사건은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형사 항소 사건은 항소 주체에 따라 크게 다음과 같이 구분된다.
피고인만 항소한 사건
검사만 항소한 사건
검사와 피고인이 모두 항소한 쌍방항소 사건
피고인만 항소했다면 피고인의 무죄·감형·사실오인·법리오해 주장이 주된 심리 대상이 된다.
검사만 항소한 사건에서는 일부 무죄 판단, 적용 죄명, 법리 판단 또는 형량이 지나치게 가볍다는 주장이 다뤄질 수 있다.
검사와 피고인이 모두 기간 안에 항소했다면 양쪽의 항소는 서로에게 종속되지 않는다. 어느 한쪽이 자신의 항소를 취하하더라도 다른 쪽의 독립적인 항소는 원칙적으로 그대로 남는다.
피고인만 항소하면 형이 더 무거워질까
피고인만 항소했거나 피고인을 위해서만 항소한 사건에는 ‘불이익변경금지원칙’이 적용된다.
형사소송법 제368조는 이러한 사건에서 항소심이 원심판결보다 무거운 형을 선고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피고인이 형이 무겁다며 항소했다가 오히려 더 무거운 형을 받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에 항소권 행사를 포기하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한 제도다.
예를 들어 제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피고인만 항소했다면, 항소심은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해 제1심 형을 유지할 수는 있지만 원칙적으로 이를 실형 등 더 무거운 형으로 변경할 수 없다.
불이익 여부는 징역이나 벌금의 숫자만 단순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집행유예, 몰수·추징, 사회봉사명령 등 판결 주문의 전체적인 내용을 기준으로 판단될 수 있다. 검사가 항소하면 형량이 높아질 가능성이 생긴다
검사가 제1심 형이 지나치게 가볍다는 이유로 적법하게 항소했다면 불이익변경금지원칙에 따라 형량 상승이 차단된다고 볼 수 없다.
피고인도 함께 항소했다는 사정은 마찬가지다. 검사와 피고인이 모두 항소한 쌍방항소 사건에서는 검사의 적법한 항소이유가 받아들여질 경우 제1심보다 무거운 형이 선고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검사가 항소했다는 사실만으로 형량이 반드시 올라가는 것은 아니다. 항소심은 검사의 항소이유와 제1심 판결의 양형 근거, 피해회복 여부, 합의·공탁, 피고인의 생활환경과 재범방지 노력 등을 종합해 항소를 기각하거나 제1심 형을 유지할 수도 있다.
따라서 “검사가 항소했으니 무조건 형이 오른다”거나 “피고인이 먼저 항소했으니 형은 절대 오르지 않는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검사 항소장만 확인해서는 부족하다
검사가 항소장을 제출했더라도 어떤 부분에 불복했는지를 항소이유서에서 확인해야 한다.
항소법원이 제1심 소송기록을 접수하면 항소인에게 소송기록접수통지를 한다. 항소인이나 변호인은 이 통지를 받은 날부터 20일 이내에 항소이유서를 항소법원에 제출해야 한다.
항소이유서를 받은 상대방은 송달받은 날부터 10일 이내에 답변서를 제출할 수 있다. 항소장 제출기간 7일과 항소이유서 제출기간 20일은 서로 기준이 다른 별개의 기간이다. 항소 대상이 일부 무죄 부분인지, 적용 법리에 관한 것인지, 형량이 가볍다는 양형부당 주장까지 포함하는지를 구체적으로 살펴봐야 한다.
대법원은 검사가 항소장이나 항소이유서에 단순히 ‘양형부당’이라는 문구만 기재하고 구체적인 이유를 밝히지 않은 경우, 이를 적법한 양형부당 항소이유로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바 있다.
검사가 무죄 부분에 대한 사실오인만 구체적으로 주장하고 유죄 부분의 형량에 대해서는 적법한 양형부당 이유를 제시하지 않았다면, 무죄 부분에 관한 항소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유죄 부분의 형을 자유롭게 높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검사의 답변서와 독립 항소는 다르다
피고인이 항소하면 검사는 피고인의 항소이유를 반박하는 답변서나 의견서를 제출할 수 있다.
검사가 답변서에서 피고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말아 달라고 요청하거나 제1심 형이 적절하다는 의견을 밝히는 것은 피고인의 항소에 대응하는 방어행위다.
항소기간이 지난 뒤 제출한 답변서에 “형이 가볍다”거나 “엄한 처벌이 필요하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고 해서 검사에게 새로운 독립 항소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검사가 제1심보다 무거운 판결을 구할 수 있는 적법한 항소를 제기했는지는 검사 명의의 항소장이 기간 안에 제출됐는지, 항소이유서에 어떤 불복사유가 기재됐는지를 통해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피고인이 항소를 취하하면 검사 항소도 없어질까
피고인이 자신의 항소를 취하하더라도 검사가 별도로 제기한 항소는 자동으로 없어지지 않는다.
쌍방항소 사건에서 피고인이 항소를 취하하면 피고인의 항소만 사라지고 검사의 항소는 계속 심리된다. 검사가 형량이 가볍다는 이유로 항소한 상태라면 피고인의 항소취하 이후에도 형량이 높아질 가능성이 남는다.
반대로 검사가 항소를 취하하고 피고인의 항소만 남는다면 원칙적으로 피고인 측 항소만 있는 사건이 되므로 불이익변경금지원칙이 문제된다.
상소를 취하한 사람은 같은 사건에 대해 다시 상소할 수 없기 때문에 검사의 항소 여부와 항소이유를 확인하지 않은 채 항소를 취하해서는 안 된다. 검사 항소를 받았다면 무엇을 확인해야 할까
검사 항소 사실을 알게 됐다면 다음 내용을 순서대로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법원 기록상 검사가 실제 항소인으로 표시돼 있는지
검사 항소장이 항소기간 안에 제출됐는지
검사와 피고인 모두 항소한 쌍방항소 사건인지
검사가 일부 무죄, 사실오인, 법리오해, 양형 중 무엇을 다투는지
검사 항소이유서에 구체적인 이유가 적혀 있는지
피고인의 항소를 취하해도 검사 항소가 남는지
제1심 이후 새롭게 제출할 피해회복·합의·치료 자료가 있는지
검사가 양형부당을 주장했다면 제1심이 고려한 유리한 정상과 양형기준, 유사 사건과의 형평성을 검토해야 한다.
항소심에서는 제1심 선고 이후 이뤄진 피해변제와 합의, 공탁, 치료·상담, 취업과 가족의 보호계획 등 새로운 사정을 제출할 수 있다. 반성문이나 탄원서의 수를 늘리는 것보다 실제 피해회복과 재범방지 노력을 객관적인 자료로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