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를 1심까지만 선임했는데요”
형사재판 일정이 잡힌 뒤 변호인으로부터 기록 검토에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설명을 들은 가족이 앞으로 재판이 얼마나 더 이어지는지를 걱정하고 있다.
교정생활 정보공유 커뮤니티 안기모카페에는 형사재판은 몇 심까지 진행되는지, 1심에서 끝나는 사건도 있는지를 묻는 가족의 사연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변호사와 계약할 당시 업무 범위를 1심까지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또 다른 걱정이 생겼다.
만약 2심으로 넘어간다면 현재 변호사를 다시 선임해야 하는지, 다른 변호사로 변경한다면 기존 변호사가 확보한 사건기록은 어떻게 되는지 궁금해진 것이다.
형사재판은 원칙적으로 3심제
우리나라 형사재판은 기본적으로 3심 구조를 갖는다.
처음 사건을 판단하는 것이 1심, 1심 판결에 불복해 다시 판단을 구하는 것이 항소심, 항소심 판결에 법률상 문제가 있다고 보고 대법원의 판단을 구하는 것이 상고심이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모든 사건이 자동으로 1심→2심→3심 순서로 진행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1심 판결이 선고됐다고 자동으로 항소심이 시작되는 것은 아니다.
1심에서 그대로 끝나는 사건도 있다
물론 가능하다.
1심 판결이 나온 뒤 피고인과 검사가 모두 정해진 기간 안에 항소하지 않는다면 판결은 확정된다.
따라서 “형사사건이면 무조건 3심까지 간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
반대로 피고인이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할 수도 있고, 피고인이 결과를 받아들이더라도 검사가 항소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결국 2심 진행 여부는 1심 판결이 나온 뒤 당사자의 불복 여부를 확인해야 알 수 있다.
2심도 1심처럼 처음부터 다시 재판할까
항소심은 1심 판결을 대상으로 다시 판단하는 절차다.
피고인 측에서는 사실오인이나 법리 문제, 양형부당 등 사건에 맞는 항소이유를 검토하게 된다.
1심에서 제출된 기록도 중요한 기초자료가 된다.
따라서 항소를 준비한다면 1심 판결문뿐 아니라 기존에 제출된 증거와 의견서, 공판 진행내용 등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특히 사건기록이 많고 사실관계가 복잡한 사건이라면 새 변호인이 사건을 파악하는 데에도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
“1심까지만 계약했다면 2심도 맡아주나요?”
이 부분은 변호사 선임계약을 확인해야 한다.
변호사를 한 번 선임했다고 해서 반드시 항소심과 상고심까지 모든 절차가 하나의 계약에 포함되는 것은 아니다.
계약서상 업무범위가 ‘제1심’으로 한정돼 있다면 항소심 사건을 맡기는 과정에서 새로운 위임계약과 비용 협의가 필요할 수 있다.
따라서 선고가 가까워졌다면 현재 변호인에게 계약 범위가 정확히 어디까지인지, 항소하게 될 경우 추가 선임비용과 업무범위는 어떻게 되는지 미리 확인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항소심에서 변호사를 바꿔도 될까
1심을 담당한 변호사가 반드시 항소심까지 맡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피고인은 항소심에서 다른 변호사를 선임할 수도 있다.
1심부터 사건을 담당한 변호인은 이미 기록과 사건 경위를 알고 있다는 장점이 있을 수 있다.
반면 항소심에서 새로운 변호인을 선임해 1심 판결을 다른 관점에서 검토하는 선택도 가능하다.
어느 쪽이 반드시 더 좋다고 일반화하기는 어렵다.
중요한 것은 항소심에서 무엇을 다툴 것인지와 해당 변호인이 그 부분을 어떻게 준비할 것인지다.
변호사를 바꾸면 기존 기록은 어떻게 하나
작성자가 특히 걱정한 부분이다.
1심 변호사가 확보하고 있던 기록 때문에 변호사를 바꾸기 어렵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항소심 변호인을 변경한다고 해서 사건 자체가 처음부터 백지상태가 되는 것은 아니다.
새로운 변호인은 항소심 사건을 맡아 필요한 재판기록을 확인하고 변론을 준비할 수 있다.
다만 기존 변호인이 별도로 보유하고 있는 의뢰인 제공자료나 작성자료 등이 있다면 어떤 자료를 반환·인계받을 수 있는지는 기존 위임관계와 자료의 성격 등을 확인해 정리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변호인을 변경한다면 기존 변호사와 새 변호사 사이에 필요한 자료가 빠지지 않도록 목록을 만들어 확인하는 것이 좋다.
“기록이 많아서 재판을 미룬다”는 건 무슨 뜻일까
작성자는 변호인으로부터 기록이 많아 재판을 미룬다는 설명도 들었다.
형사사건의 기록이 방대한 경우 변호인이 충분한 검토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기일변경 등을 신청할 수 있다.
다만 신청했다고 해서 반드시 재판일이 변경되는 것은 아니다.
기일변경 여부는 재판부가 사건 진행상황과 신청사유 등을 고려해 결정한다.
따라서 가족 입장에서는 단순히 “재판이 미뤄졌다”는 사실보다 변호인이 어떤 기록을 검토하고 있고 다음 기일까지 무엇을 준비할 계획인지 확인하는 것이 더 중요할 수 있다.
지금부터 3심 걱정하기보다 현재 1심부터 확인해야
처음 형사재판을 경험하면 가족들은 자연스럽게 가장 먼 단계까지 생각하게 된다.
“1심에서 실형이 나오면 어떻게 하지”, “2심 변호사 비용은 얼마나 필요하지”, “대법원까지 가게 되는 것은 아닐까”라는 걱정이 한꺼번에 생길 수 있다.
하지만 현재 1심이 진행 중이라면 아직 항소 여부조차 결정되지 않은 상태다.
우선 현재 변호인이 사건을 어떻게 파악하고 있는지, 쟁점은 무엇인지, 다음 공판에서 어떤 절차가 진행될 예정인지를 확인하는 것이 먼저다.
안기모카페에서도 수용자의 재판을 처음 경험하는 가족들이 1심과 항소심의 차이, 변호사 재선임, 기록 인계 등에 관한 질문을 꾸준히 공유하고 있다.
이번 사연 역시 재판 자체뿐 아니라 심급이 바뀔 때마다 변호사 선임과 비용, 기록 준비까지 함께 고민해야 하는 가족들의 현실적인 부담을 보여준다.
형사재판은 3심 구조를 갖고 있지만 모든 사건이 3심까지 가는 것은 아니다. 현재 1심을 진행하고 있다면 먼저 1심 변론과 판결에 집중하고, 판결이 나온 뒤 항소 필요성을 검토하면서 다음 단계의 변호인 선임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