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에게 궁금한 점을 정중하게 물어봤다가 1천만원짜리 손해배상소송을 당했다.
정확히 말하면 황운하 국회의원이 소송을 제기한 것은 아니다. 주식회사 더시사법률이 자사 창간 1주년 축사를 게재한 경위를 황운하 의원실 등에 문의한 안기모카페 전 운영자 A씨를 상대로 업무방해와 명예훼손을 주장하며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서울동부지방법원 2026가소40018 손해배상(기) 사건 기록에 따르면 더시사법률은 2026년 5월 29일 A씨를 상대로 1천만원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는 소송을 냈다. 사건은 현재 서울동부지법 소액34단독에 계속 중이며 아직 종국 결과는 확인되지 않는다.
“황운하 의원실에서 직접 작성한 축사가 맞습니까”
더시사법률이 법원에 제출한 소장에는 A씨가 2026년 5월 7일 황운하 국회의원실에 보낸 이메일 자체가 증거로 첨부돼 있다.
소장에 정리된 이메일 내용에 따르면 A씨는 자신의 신원을 밝히고 더시사법률과 정정보도청구·가처분·가압류·형사사건 등 여러 법적 분쟁을 진행하고 있는 당사자라고 설명했다.
이어 의원실 명의로 게재된 더시사법률 창간 축사와 관련해 ▲실제 의원 또는 의원실에서 작성·제공한 것인지 ▲게재를 사전에 승인했는지 ▲어떤 경위로 축사가 제공됐는지 ▲정당 차원의 공식 입장과 관련된 것인지 ▲인터넷 기사 삭제를 요청한 사실이 있는지 등을 물었다.
즉 더시사법률이 법원에 제출한 자료 자체에서도 A씨가 황운하 의원실에 보낸 것은 축사의 진위와 제공 경위를 묻는 사실확인 이메일이었다.
더시사법률 “사실확인 아니라 망신주기”
더시사법률의 해석은 달랐다.
더시사법률은 소장에서 A씨가 황운하·권영세 의원실 등 다수 국회의원실에 연락한 행위를 두고 “일방적 항의”, “망신주기”, “업무방해”라고 주장했다.
특히 A씨가 더시사법률과 법적 분쟁 중이라는 사실을 먼저 알린 뒤 축사 경위를 물은 것이 의원실에 더시사법률에 대한 부정적 인상을 심어주기 위한 목적이었다고 주장했다.
더시사법률은 이를 현직 국회의원이라는 제3자의 사회적·정치적 지위를 이용한 압박이라고 평가하면서, 향후 의원실과의 인터뷰·자료 제공 등 취재 협력관계를 어렵게 만들 위험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응업무에 따른 영업상 손해 300만원, 업무방해에 따른 무형적 손해 400만원, 명예훼손 위자료 300만원 등 합계 1천만원을 A씨에게 청구했다.
민사소송 전에는 업무방해 형사고소
더시사법률은 민사소송을 제기하기 전 같은 행위를 형사사건으로도 문제 삼았다.
2026년 5월 작성된 고소장에서 더시사법률은 A씨가 권영세 의원실 등 다수 국회의원실에 연락해 축사 경위를 따진 것이 “제3자를 이용한 사회적·정치적 압박”이자 업무방해라고 주장했다.
고소장에는 국회의원실 접촉 행위를 “매우 악질적인 위력의 행사”, “고립시키려는 명백한 의도”, “중대한 범죄행위”라고 평가하는 표현까지 등장한다.
고소인은 주식회사 더시사법률, 대표자는 김채원·윤수복으로 기재됐고, 대리는 법무법인 태율의 김상균·조대제 변호사가 맡았다.
결국 A씨가 국회의원실에 축사와 관련한 질문을 보낸 행위 하나가 더시사법률 측에서는 형사상 업무방해이자 민사상 업무방해·명예훼손으로 동시에 문제 된 셈이다.
국회의원 축사는 홍보에 쓰고, 확인 질문은 ‘압박’인가
이번 소송에서 주목되는 것은 질문의 대상이 더시사법률이 스스로 공개적으로 활용한 국회의원 축사라는 점이다.
더시사법률은 2025년 9월 창간 1주년을 맞아 황운하 의원과 권영세 의원 등 여러 국회의원의 축사를 받아 지면과 인터넷에 게재했다고 소장에서 밝혔다. 더시사법률 스스로도 이를 신생 법률전문 언론사에 대한 격려라고 설명하고 있다.
언론사가 국회의원의 이름과 축사를 자사의 공신력을 보여주는 자료로 공개했다면, 법적 분쟁 상대방이나 독자가 그 축사가 실제로 어떤 경위로 작성·제공됐는지 확인하는 것 자체를 곧바로 불법행위라고 단정하기는 조심스럽다.
더구나 국회의원실은 국민의 질의를 받는 공적 조직이다. 질문이 불편하다고 해서 그 자체가 업무방해가 되는 것은 아니다.
물론 반복적인 협박성 연락이나 허위사실 유포, 실제 업무를 마비시킬 정도의 접촉이 있었다면 별개의 문제가 될 수 있다.
그러나 현재 더시사법률이 법원에 제출한 증거 가운데 핵심 자료 중 하나는 A씨가 자신의 신원을 밝히고 축사 작성·승인 경위를 묻는 이메일이다.
이 이메일이 과연 더시사법률의 자유의사를 제압하는 ‘위력’인지, 회사의 사회적 평가를 위법하게 떨어뜨린 명예훼손인지가 이번 민사소송의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궁금한 것 물어보려면 소송까지 각오해야
이번 사건을 단순화하면 묘한 장면이 만들어진다.
더시사법률은 황운하 의원의 축사를 공개했다.
A씨는 황운하 의원실에 “이 축사가 실제 의원실에서 작성·제공된 것이 맞느냐”고 물었다.
그러나 더시사법률은 법무법인 태율의 조대제 변호사를 소송대리인으로 하여 A씨를 형사고소하고, 다시 1천만원의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조대제 변호사는 누리집에서 법무법인 태율의 대표변호사로서, 복잡한 법률문제를 명확한 해답으로 이끄는 변호사이며 빠른 판단보다 정확한 검토가 중요하다면서 여러 사건을 해결한 성공사례를 올리며 자신을 홍보하고 있다.
국회의원에게 질문했다고 소송을 당하는 사회라면 국민은 공적 인사의 이름이 상업적·홍보적으로 사용되는 장면을 보고도 입을 다물어야 하는 것인가.
질문할 권리와 비판할 권리는 언론사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더시사법률이 언론의 자유와 국민의 알 권리를 강조한다면, 자신을 향한 사실확인 질문 역시 같은 기준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이번 사건에서 법원이 판단하게 될 것은 황운하 의원실에 이메일을 보낸 것이 불편했느냐가 아니다.
정중한 사실확인 요청이 1천만원을 배상해야 할 위법한 업무방해와 명예훼손이었는가.
[안기모뉴스] 본지는 국회의원 황운하에게 취재를 이어갈 것이나, 앞으로 그 답은 이제 서울동부지방법원 2026가소40018 사건에서 가려지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