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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심에서 합의 못 했는데 항소심에서 하면 몇 개월 줄어드나요?”…합의·공탁과 감형의 관계

1심 이후 피해자와 합의하거나 피해회복이 이뤄졌다면 항소심에서 살펴볼 사정이 될 수 있다.

그러나 ‘합의하면 몇 개월, 공탁하면 몇 개월’처럼 정해진 감형 공식은 없다.

안기모뉴스 관리자 기자입력 2026년 9월 2일
“1심에서 합의 못 했는데 항소심에서 하면 몇 개월 줄어드나요?”…합의·공탁과 감형의 관계

“항소심에서 합의하면 보통 몇 개월 줄어드나요?”

온라인 교정정보 커뮤니티에는 1심에서 피해자와 합의하지 못한 채 항소심을 준비하는 가족의 질문이 올라왔다.

궁금한 것은 구체적인 숫자였다.

1심에서 몇 년을 선고받았는지, 항소심에서 피해자와 합의한 뒤 몇 개월이 줄었는지, 합의가 되지 않아 공탁만 했는데도 감형된 사례가 있는지를 알고 싶다는 것이다.

가족 입장에서는 충분히 궁금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비슷한 사건에서 1심 징역 3년이 항소심에서 징역 2년으로 줄었다는 경험담을 접한다면 자신의 사건에서도 비슷한 결과를 기대하게 된다.

하지만 형사재판에서 ‘합의 = 몇 개월 감형’, ‘공탁 = 몇 개월 감형’이라는 계산식은 존재하지 않는다.

1심에서 합의를 못 했어도 항소심에서 다시 합의할 수 있을까?

가능하다.

피해자와의 합의가 반드시 1심 판결 전에 끝나야 하는 것은 아니다.

1심 판결 이후 항소심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피해자와 합의가 성립하거나 추가적인 피해회복이 이뤄지는 경우도 있다.

특히 1심 판결 당시 피해가 회복되지 않았다는 점이 피고인에게 불리한 사정으로 고려됐다면, 1심 이후 실제 피해회복이 이뤄졌다는 사실은 항소심에서 살펴볼 새로운 사정이 될 수 있다.

따라서 1심에서 합의하지 못했다는 이유만으로 항소심에서도 의미가 없다고 단정할 필요는 없다.

그렇다면 합의하면 무조건 감형될까?

그것도 아니다.

현행 형법은 형을 정할 때 범인의 연령과 환경, 피해자와의 관계, 범행의 동기·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을 참작하도록 하고 있다.

피해자와의 합의와 피해회복은 이러한 양형판단과 관련될 수 있는 중요한 사정 가운데 하나지만 사건 전체를 결정하는 유일한 요소는 아니다.

범죄의 종류와 피해규모, 범행방법, 피고인의 역할, 범죄전력, 재범 여부, 피해자의 의사, 1심의 형량과 판단 이유 등 여러 요소가 함께 고려된다.

따라서 합의가 이뤄졌더라도 항소가 기각될 수 있고, 반대로 합의 이외의 여러 사정까지 종합돼 1심보다 형이 줄어드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합의하면 6개월, 1년 줄어든다”는 이야기는 왜 위험할까?

인터넷에서는 종종 이런 경험담을 볼 수 있다.

“합의해서 1년 줄었습니다.”

“공탁하고 6개월 감형됐습니다.”

“피해자에게 처벌불원서를 받고 집행유예가 나왔습니다.”

그러나 결과만 놓고 보면 왜 형이 달라졌는지 알 수 없다.

항소심에서는 합의뿐 아니라 피고인의 범죄전력, 가담 정도, 피해금액, 공범과의 형평성, 1심 이후 반성 및 재범방지 노력 등 여러 사정이 함께 고려될 수 있다.

그런데 판결문 전체를 보지 않고 ‘합의했다 → 1년 감형됐다’는 두 사실만 연결하면 마치 합의금이 형량을 구매하는 것처럼 오해할 수 있다.

실제 형사재판은 그런 방식으로 작동하지 않는다.

1심 판결문부터 확인해야 하는 이유

항소심에서 피해자와 합의를 추진하고 있다면 가장 먼저 살펴볼 자료 가운데 하나가 1심 판결문이다.

1심 법원이 어떤 이유로 해당 형을 선고했는지를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판결문에 피해가 회복되지 않았다는 점이나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고 있다는 점이 불리한 사정으로 언급됐다면 1심 이후 피해회복 여부가 항소심에서 중요하게 검토될 수 있다.

반면 범행수법이나 피해규모, 동종 전과, 반복적인 범행 등 다른 불리한 사정이 크게 작용했다면 피해자와 합의했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불리한 요소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항소심을 준비할 때는 다른 사람의 감형 개월 수보다 자신의 1심 판결문을 분석하는 것이 먼저다.

합의와 공탁은 같은 것일까?

같다고 볼 수 없다.

합의는 피해자와 피고인 측이 피해배상과 처벌에 관한 의사 등을 조율하는 과정이다.

구체적인 합의 내용은 사건마다 다르고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하는 경우도 있다.

반면 형사공탁은 일정한 요건 아래 피해자를 위해 금전을 공탁하는 제도다.

현행 공탁법에는 피고인이 법령 등의 사유로 피해자의 인적사항을 알 수 없는 경우 해당 형사사건이 계속 중인 법원 소재지 공탁소에 형사공탁을 할 수 있도록 하는 특례도 마련돼 있다.

따라서 피해자가 합의에 동의해 작성한 합의서나 처벌불원 의사와 피고인이 일방적으로 한 형사공탁을 동일하게 취급해서는 안 된다.

공탁만 하면 감형된다는 것도 오해야

특히 주의해야 할 부분이다.

“피해자가 합의를 안 해주면 그냥 공탁하면 된다”거나 “공탁금을 많이 넣으면 그만큼 형량이 줄어든다”는 식으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

대법원 양형위원회 역시 피고인이 일방적으로 피해금을 공탁했다고 해서 당연히 감경인자가 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하고 있다.

공탁이 실질적인 피해회복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할 때는 피해자의 의견과 공탁금 회수 가능성 및 회수 의사, 피해 법익의 성질, 피해의 규모와 정도 등을 신중하게 살피도록 하고 있다.

즉 공탁금 액수 하나만 보는 구조가 아니다.

피해자가 공탁금을 찾아가지 않으면 의미가 없을까?

이 역시 단순하게 판단하기 어렵다.

피해자가 공탁금을 수령했는지는 실제 피해회복 정도를 판단하는 과정에서 의미 있는 사실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공탁금을 수령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공탁이 아무 의미도 없다고 단정하거나, 반대로 공탁했다는 사실만으로 피해가 모두 회복됐다고 볼 수도 없다.

법원은 피해자의 의사와 공탁 경위, 금액, 전체 피해규모 등을 함께 살펴볼 수 있다.

따라서 공탁을 준비한다면 단순히 “얼마를 넣어야 몇 개월 줄어드나”를 계산하기보다 자신의 사건에서 공탁이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는지 변호인과 검토하는 것이 필요하다.

항소심에서 피해자가 공탁금을 수령했다면?

1심 판결 이후 피해자가 공탁금을 실제 수령했다면 1심 당시와 달라진 피해회복 사정으로 주장할 여지가 생길 수 있다.

특히 1심 선고 당시에는 피해회복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지만 항소심 과정에서 피해자가 금원을 실제 수령했다면 변호인은 그 사실을 확인해 양형자료로 제출할지를 검토할 수 있다.

다만 피해자가 공탁금을 수령했다고 해서 자동으로 ‘합의 완료’가 되는 것은 아니다.

피해자가 돈을 받았다는 사실과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는 별개의 문제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합의가 됐다면 무엇을 확인해야 할까?

합의가 성립했다면 단순히 돈을 전달했다는 사실만 확인할 것이 아니라 합의서의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봐야 한다.

피해금액 가운데 어느 정도가 회복됐는지, 피해자가 처벌에 관해 어떤 의사를 표시했는지 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합의서나 처벌불원서 등을 실제 재판에 어떻게 제출할지는 변호인과 상의하는 것이 좋다.

특히 여러 명의 피해자가 있는 사건이라면 일부 피해자와만 합의한 경우 전체 피해회복과 동일하게 볼 수 없으므로 피해자별 상황을 구분해 정리해야 한다.

합의를 위해 피해자에게 계속 연락해도 될까?

주의해야 한다.

피해회복이 중요하다는 이유로 피해자에게 반복적으로 연락하거나 합의를 강요해서는 안 된다.

대법원 양형위원회의 여러 범죄 양형기준에서도 합의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피해자를 지속적으로 괴롭히거나 합의거절에 따른 불이익을 암시하는 등 부당한 압력을 가해 피해를 일으키는 경우를 별도로 다루고 있다.

피해자가 연락을 거부하는데 피고인의 가족이나 지인이 계속 전화하거나 찾아가는 방식은 오히려 문제가 될 수 있다.

변호인이 선임돼 있다면 합의 의사를 전달하는 방식부터 변호인과 조율하는 것이 안전하다.

합의금을 많이 지급할수록 형이 더 많이 줄어들까?

단순 비례하지 않는다.

피해액이 1억 원인 사건에서 100만 원을 지급한 경우와 대부분의 피해액을 회복한 경우를 동일하게 평가하기는 어렵겠지만, 그렇다고 ‘1천만 원당 징역 몇 개월’이라는 계산법이 존재하는 것도 아니다.

양형위원회의 범죄별 기준에서는 ‘실질적 피해 회복’이나 ‘상당한 피해 회복’ 등을 판단할 때 실제 피해회복 정도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는 경우가 있다.

범죄유형마다 적용되는 양형기준과 양형인자가 다르기 때문에 자신의 죄명에 적용되는 기준을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돈이 부족하다면 무리해서 공탁부터 해야 할까?

가족 입장에서는 가장 현실적인 문제다.

구속된 가족에게 “합의를 해야 형이 줄어든다”는 말을 들으면 대출이나 지인 차용까지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다른 사건에서 공탁 후 감형됐다는 이야기만 듣고 감당하기 어려운 빚을 내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

공탁했다고 감형이 보장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우선 1심 판결문에서 피해회복이 어느 정도 중요하게 평가됐는지, 항소심의 핵심 주장이 무엇인지, 피해자와 실제 합의 가능성이 있는지를 변호인과 확인해야 한다.

그 뒤 가족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와 피해회복 계획을 현실적으로 검토하는 것이 필요하다.

항소심에서는 합의 말고 무엇을 준비할까?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했다면 1심 이후 달라진 사정을 전체적으로 정리할 필요가 있다.

피해자와의 합의나 추가 변제뿐 아니라 재범방지를 위한 치료와 교육, 범행환경에서 벗어나기 위한 구체적인 변화, 가족의 감독과 지원계획 등 사건에 따라 새로운 자료가 있을 수 있다.

반대로 유무죄 자체를 다투는 사건이라면 무조건적인 반성이나 책임 인정 표현이 기존 변론방향과 충돌할 수 있으므로 더욱 신중해야 한다.

항소심에서 무엇을 제출할지는 결국 항소이유와 일치해야 한다.

다른 사람의 ‘감형 개월 수’보다 중요한 것

1심에서 실형이 선고된 가족에게 가장 듣고 싶은 이야기는 아마 “우리도 항소하면 얼마나 줄어들까요?”일 것이다.

그래서 비슷한 죄명의 사건을 찾아 1심 형량과 항소심 형량을 비교하게 된다.

그러나 같은 죄명이라고 같은 사건은 아니다.

피해금액도 다르고 피해자 수도 다르며 범행에서 맡은 역할과 전과, 합의 여부, 실제 피해회복 정도도 모두 다르다.

누군가가 항소심에서 합의한 뒤 6개월이 줄었다고 해서 합의의 가치가 ‘6개월’인 것은 아니다.

누군가가 공탁한 뒤 1년이 줄었다고 해서 같은 금액을 공탁하면 자신의 형도 1년 줄어드는 것도 아니다.

1심에서 합의하지 못했더라도 항소심에서 피해자와 합의하거나 실질적인 피해회복을 위해 노력하는 것은 검토할 수 있다.

그러나 목표를 ‘몇 개월 감형’이라는 숫자에 맞추기보다 1심 판결에서 불리하게 평가된 사정이 무엇이었고 항소심에서 실제로 무엇이 달라졌는지를 보여주는 데 맞출 필요가 있다.

합의와 공탁은 형량을 일정하게 깎아주는 쿠폰이 아니다.

항소심에서 법원이 살펴보는 여러 양형사정 가운데 하나로 이해하는 것이 정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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