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 날짜가 나왔는데 탄원서를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최근 교정생활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1심 재판을 앞둔 가족의 질문이 올라왔다.

재판부에 탄원서를 제출하려 하지만 어디까지 적어야 하는지, 어떤 내용을 넣으면 좋은지 모르겠다는 고민이었다.

특히 다른 사례를 찾아보니 가족사진도 첨부한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가족은 “사진을 일반 프린터로 출력해서 탄원서에 같이 제출하면 되는 건가요?”, “추가하면 좋은 자료가 있을까요?”라고 물었다.

형사재판을 처음 경험하는 가족이라면 한 번쯤 하게 되는 고민이다.

탄원서는 ‘잘 쓴 글’을 뽑는 시험이 아냐

먼저 탄원서는 문장력이 뛰어나야 하는 서류가 아니다.

어려운 법률용어를 사용하거나 변호사 의견서처럼 작성할 필요도 없다.

오히려 탄원인이 피고인과 어떤 관계인지, 사건 이후 무엇을 직접 보고 경험했는지, 왜 선처를 부탁하는지 자신의 말로 구체적으로 작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인터넷에서 찾은 탄원서 문구를 그대로 복사해 이름만 바꾸는 방식은 피하는 편이 좋다.

첫 부분에는 ‘내가 누구인지’부터 명확하게

탄원서 첫 부분에서는 탄원인이 누구인지 알 수 있어야 한다.

피고인의 배우자인지, 부모인지, 자녀인지, 형제자매인지 등을 밝히고 평소 피고인과 어떤 관계를 유지해왔는지 간략하게 설명하면 된다.

예를 들어 부모라면 언제부터 함께 생활했고 평소 생활 모습을 어떻게 지켜봤는지, 배우자라면 가족 안에서 피고인이 어떤 역할을 담당했는지 등을 사실에 맞게 적을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막연하게 “정말 착한 사람입니다”라고 쓰는 것이 아니다.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를 보여주는 구체적인 사실이다.

“원래 착한 사람입니다”만 반복하면 부족해

가족 탄원서에서 가장 흔하게 등장하는 문장이 있다.

“평소에는 정말 착한 사람입니다.”

“가족에게 잘했습니다.”

“이번 한 번만 선처해주십시오.”

물론 가족의 마음을 표현하는 것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런 표현만 반복하면 재판부가 사건과 관련해 새롭게 알 수 있는 정보가 많지 않다.

평소 가족을 어떻게 부양했는지, 부모를 어떻게 돌봤는지, 자녀 양육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처럼 실제 사례를 짧게 설명하는 편이 낫다.

사건 자체를 무조건 부정하는 내용은 조심해야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사건이라면 가족 탄원서에서 오히려 범행을 부정하는 내용이 들어가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다.

피고인은 법정에서 잘못을 인정하고 있는데 가족이 탄원서에서 “우리 가족은 절대 그런 일을 할 사람이 아니다”, “피해자가 오해한 것이다”라고 주장한다면 피고인의 재판전략과 충돌할 수 있다.

특히 피해자가 있는 사건에서는 피해자를 탓하거나 피해 정도를 축소하는 표현도 신중해야 한다.

탄원서를 제출하기 전에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는 사건인지, 일부 사실관계를 다투는 사건인지부터 확인해야 하는 이유다.

피해자를 비난하면서 선처를 구하는 탄원서는 피해야

가족 입장에서는 사건이 억울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피고인이 잘못을 인정하고 피해회복을 위해 노력하는 사건에서

“피해자도 잘못이 있다”

“피해자가 너무 많은 돈을 요구한다”

“피해자가 합의를 해주지 않는다”

같은 내용을 중심으로 탄원서를 작성하면 반성이나 피해회복 노력과 어긋나 보일 수 있다.

피해자에게 책임을 돌리는 내용과 피고인의 선처를 구하는 내용은 신중하게 구분해야 한다.

가족이 겪는 어려움도 쓸 수 있어

피고인이 구속되면서 가족의 생활이 실제로 달라졌다면 이를 설명할 수 있다.

배우자가 혼자 자녀를 양육하게 됐거나,

부모가 고령 또는 경제적 어려움으로 피고인의 도움이 필요하거나,

피고인이 가족의 주요 생계를 담당하고 있었다면 이런 사정을 사실대로 적을 수 있다.

다만 가족이 힘들다는 사실만 지나치게 강조하는 것보다 그 상황에서 가족이 앞으로 피고인을 어떻게 관리하고 도울 것인지까지 연결하는 것이 좋다.

탄원서에서 중요한 부분 중 하나가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

재판부는 이미 발생한 사건만 보는 것이 아니다.

형법 제51조는 범행 후의 정황 역시 양형에서 참작하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가족 탄원서에서도 사건 이후 피고인에게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가족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를 설명할 수 있다.

특히 재범을 막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이 있다면 의미가 있다.

“다시는 안 그러게 하겠습니다”보다 구체적으로

단순히

“가족들이 옆에서 잘 지켜보겠습니다”

라고 쓰는 것보다 실제 계획을 적는 것이 낫다.

출소 후 부모와 함께 거주할 예정인지,

배우자와 함께 생활할 것인지,

기존 직장으로 돌아갈 수 있는지,

취업을 도와줄 사람이 있는지,

음주나 도박, 정신건강 등의 문제가 사건과 관련돼 있다면 치료나 상담을 어떻게 이어갈 것인지 등을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

이런 내용은 가족이 단순히 감형만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재범방지를 위해 실제 역할을 하겠다는 뜻을 보여줄 수 있다.

취업할 곳이 정해져 있다면 그것도 설명할 수 있어

출소 후 근무할 직장이 실제로 정해져 있다면 탄원서에 적을 수 있다.

예를 들어 기존 사업주가 다시 고용할 의사가 있거나 가족이 운영하는 사업장에서 일할 계획이 있다면 그 내용을 설명할 수 있다.

필요하다면 고용 의사를 확인할 수 있는 별도의 자료를 준비하는 방법도 생각할 수 있다.

다만 아직 결정되지 않은 일을 확정된 것처럼 쓰면 안 된다.

“취업시킬 예정”과 “이미 고용이 확정됐다”는 다른 이야기다.

치료가 필요한 사건이라면 치료계획도 중요할 수 있어

범행과 음주, 약물, 도박, 충동조절이나 정신건강 문제가 관련돼 있다면 치료와 상담계획도 살펴볼 수 있다.

이미 치료를 시작했다면 실제 진료나 상담 사실을 보여주는 자료가 있을 수 있다.

출소 후에도 치료를 계속할 예정이라면 누가 병원 방문을 돕고 치료를 관리할 것인지 등을 가족 탄원서에서 설명할 수도 있다.

단순히 “치료시키겠다”는 약속보다 실제 계획이 중요하다.

가족사진은 꼭 넣어야 할까

가족들이 특히 궁금해하는 부분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가족사진은 탄원서의 필수 구성요소가 아니다.

사진을 첨부하지 않았다고 탄원서가 부족한 것도 아니고, 사진을 많이 첨부한다고 자동으로 형량에 유리해지는 것도 아니다.

탄원서의 핵심은 사진의 개수가 아니라 내용이다.

그래도 가족사진을 첨부하고 싶다면

사건에 따라 가족관계나 피고인이 실제 가족생활을 해왔다는 점을 설명하기 위한 참고자료로 사진을 첨부하려는 경우가 있다.

그렇다면 반드시 전문 사진관에서 인화할 필요가 있다고 볼 이유는 없다.

사진자료를 제출하려는 목적이라면 일반적인 출력물 형태로 정리하는 방법을 생각할 수 있다.

다만 사진을 여러 장 크게 붙여 가족앨범처럼 만드는 것보다는 정말 필요한 사진이 있는지 먼저 판단하는 편이 좋다.

아이 사진을 많이 넣으면 더 효과적일까

어린 자녀가 있는 사건에서는 가족들이 아이 사진을 여러 장 제출하고 싶어질 수 있다.

하지만 자녀 사진이 많다는 이유로 감형되는 것은 아니다.

자녀가 실제로 피고인의 보호와 부양을 필요로 한다면 그 상황을 탄원서에서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것이 우선이다.

사진은 필요하다면 그 설명을 보조하는 정도로 생각하는 편이 적절하다.

특히 미성년 자녀의 사진과 개인정보를 재판기록에 남기는 것이 필요한지도 가족이 한 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가족관계증명서를 같이 내야 할까

탄원인이 피고인의 배우자나 부모 등 가족이라는 사실을 객관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는 상황에서는 가족관계 관련 자료를 검토할 수 있다.

하지만 모든 가족 탄원서에 가족관계증명서를 반드시 붙여야 한다는 일률적인 규칙이 있는 것은 아니다.

사건과 제출 목적에 따라 필요한 자료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변호인이 있다면 함께 제출할 자료를 정리하는 것이 좋다.

경제적 어려움을 주장한다면 객관적인 자료가 도움이 될 수 있어

피고인의 구속으로 가족 생계가 실제로 어려워졌다는 점을 중요한 사정으로 설명하려 한다면 막연하게 “형편이 어렵습니다”라고 적는 것보다 객관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자료가 있는지 검토할 수 있다.

피고인이 가족의 주된 소득원이었는지,

부양해야 할 어린 자녀나 고령 부모가 있는지,

가족에게 특별한 보호 필요성이 있는지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가 있을 수 있다.

다만 사건과 관계없는 개인정보를 무조건 많이 제출할 필요는 없다.

탄원서는 길수록 좋을까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가족이 하고 싶은 말을 모두 적다 보면 10장, 20장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같은 내용이 반복되면 핵심이 오히려 흐려질 수 있다.

피고인과의 관계, 사건 이후의 변화, 가족 상황, 피해회복 노력, 출소 후 보호·재범방지 계획 등 핵심내용이 명확하게 전달되는 것이 중요하다.

분량 자체를 경쟁할 필요는 없다.

탄원서를 여러 명이 내면 같은 내용을 복사해도 될까

부모, 배우자, 형제자매, 직장동료, 지인 등이 각각 탄원서를 작성하는 경우도 있다.

이때 한 사람이 만든 문서를 이름만 바꿔 여러 명이 제출하는 방식은 피하는 편이 좋다.

각 탄원인은 피고인과의 관계가 다르다.

부모가 본 모습과 배우자가 본 모습, 직장동료가 본 모습도 다르다.

각자 직접 경험한 사실을 중심으로 작성하면 내용이 자연스럽게 달라진다.

직장동료나 지인의 탄원서는 무엇을 써야 할까

직장동료라면 피고인의 근무태도와 직장생활, 향후 복직 또는 취업 가능성 등을 자신이 알고 있는 범위에서 작성할 수 있다.

오랫동안 알고 지낸 지인이라면 평소 생활과 사회관계에 대해 설명할 수 있다.

다만 직접 알지 못하는 사건 내용까지 대신 변명하려 해서는 안 된다.

탄원인이 실제로 알고 있는 사실과 자신의 의견을 구분하는 것이 좋다.

거짓말이나 과장은 가장 피해야 할 부분

탄원서에서 피고인에게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이유로 사실을 과장해서는 안 된다.

실제로 부양하지 않았던 부모를 전적으로 부양했다고 쓰거나,

확정되지 않은 취업을 이미 취업이 결정된 것처럼 쓰거나,

피해자와 합의하지 않았는데 곧 합의가 끝날 것처럼 적는 방식은 피해야 한다.

탄원서 역시 재판부에 제출하는 서류다.

사실에 맞게 작성하는 것이 기본이다.

반성문과 탄원서는 역할이 달라

가족들이 반성문과 탄원서를 혼동하기도 한다.

반성문은 기본적으로 피고인 본인이 자신의 잘못과 피해, 사건 이후의 반성 및 재범방지 계획 등을 작성하는 자료다.

반면 탄원서는 가족이나 지인 등 제3자가 피고인에 대해 자신이 알고 있는 사정과 선처를 구하는 이유를 재판부에 전달하는 성격이 강하다.

따라서 가족 탄원서가 피고인의 반성문처럼 작성될 필요는 없다.

탄원서에 피고인의 반성을 대신 써주는 것도 조심해야

가족이

“피고인이 정말 깊이 반성하고 있습니다”

라고 쓸 수는 있다.

하지만 더 설득력 있게 쓰려면 가족이 그렇게 판단하게 된 이유를 설명하는 것이 좋다.

접견 때 어떤 태도를 보였는지,

피해회복을 위해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

사건 이후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등 가족이 직접 확인한 사실을 바탕으로 작성하는 방식이다.

피고인의 마음을 가족이 전부 대신 설명하는 것보다 직접 관찰한 내용을 적는 편이 자연스럽다.

피해회복을 위해 가족이 노력했다면 그것도 쓸 수 있어

가족이 피해자와의 합의를 위해 실제로 돈을 마련하거나 변호인을 통해 합의를 시도하고 있다면 그 과정을 사실대로 설명할 수 있다.

다만 피해자가 합의를 거절했다는 이유로 피해자를 비난해서는 안 된다.

“피해자가 합의해주지 않아 억울하다”가 아니라 “가족도 피해회복을 위해 가능한 범위에서 계속 노력하고 있다”는 방향이 적절하다.

재판 날짜가 잡혔다면 언제 내야 할까

탄원서를 반드시 재판 며칠 전까지 제출해야 한다는 식의 일률적인 기준으로 생각할 필요는 없다.

다만 재판부가 실제로 검토할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을 두고 제출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좋다.

특히 선고가 임박한 시점까지 계속 자료를 제출하기보다는 변호인이 있다면 전체 양형자료를 언제 어떤 순서로 제출할지 상의하는 것이 좋다.

피해자 합의처럼 중요한 사정이 뒤늦게 발생했다면 추가자료 제출이 필요한 경우도 있을 수 있다.

변호사가 있다면 탄원서를 먼저 보여주는 것도 방법

변호인이 선임돼 있다면 가족 탄원서를 작성한 뒤 제출 전에 검토를 요청하는 것이 좋다.

탄원서의 문장을 예쁘게 고쳐달라는 의미가 아니다.

피고인의 법정 주장과 충돌하는 내용이 없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특히 사실관계를 다투는 사건이나 공범관계, 심신미약, 피해금액 등을 다투는 사건에서는 가족이 좋은 뜻으로 작성한 한 문장이 변호인의 주장과 맞지 않을 수도 있다.

탄원서와 함께 준비할 자료는 사건마다 달라

모든 사건에 통하는 ‘최강의 첨부자료 목록’은 없다.

사건에 따라 피해회복이나 합의 관련 자료가 중요할 수도 있고,

치료가 중요한 사건에서는 진료·상담자료가 의미 있을 수 있다.

취업과 사회복귀가 쟁점이라면 고용이나 주거계획을 뒷받침하는 자료가 필요할 수 있다.

부양가족 문제가 중요하다면 그 가족관계를 설명할 자료가 필요할 수 있다.

핵심은 자료를 많이 붙이는 것이 아니라 탄원서에서 주장하는 사실을 필요한 범위에서 뒷받침하는 것이다.

가장 좋은 탄원서는 결국 ‘이 가족만 쓸 수 있는 탄원서’

인터넷에는 수많은 탄원서 예문이 있다.

“존경하는 재판장님께”

“하해와 같은 선처를 부탁드립니다”

“한 번만 기회를 주십시오”

같은 표현도 쉽게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이런 문구를 많이 사용한다고 좋은 탄원서가 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피고인을 오랫동안 지켜본 가족만 알고 있는 사실을 구체적으로 적는 것이 중요하다.

어떤 사람이었는지,

이번 사건으로 무엇이 달라졌는지,

가족이 피해회복을 위해 무엇을 했는지,

출소한다면 어디에서 누구와 생활할 것인지,

누가 취업과 치료를 돕고 재범을 막을 것인지.

이런 내용은 인터넷 예문에서 가져올 수 없다.

가족사진보다 중요한 것은 ‘출소 후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것

안기모카페에서는 재판을 앞두고 가족들이 탄원서 한 장에도 큰 의미를 두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사진을 넣어야 하는지, 몇 장을 써야 하는지, 가족 모두가 탄원해야 하는지 고민한다.

하지만 탄원서에 정답 양식이 있는 것은 아니다.

형법은 양형 과정에서 피고인의 환경과 피해자와의 관계, 범행의 동기·수단·결과, 범행 후 정황 등을 참작하도록 하고 있다.

가족 탄원서 역시 이런 사정 가운데 가족이 실제로 알고 있고 설명할 수 있는 부분을 전달하는 자료가 될 수 있다.

따라서 가족사진을 몇 장 붙였는지보다 중요한 것은 피고인이 다시 사회로 돌아왔을 때 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않도록 가족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좋은 탄원서는 화려한 문장으로 재판부의 감정을 움직이려는 글이 아니다.

사건을 가볍게 여기지 않으면서도 피고인에게 다시 기회를 줄 만한 구체적인 이유를 사실에 근거해 설명하는 글이다.

가족사진이 그 설명에 정말 필요하다면 참고자료로 검토할 수 있다.

하지만 사진이 없어도 충분히 좋은 탄원서를 작성할 수 있다.

결국 가장 중요한 첨부물은 사진의 숫자가 아니라 피해회복과 반성, 치료, 취업, 주거, 가족의 보호계획처럼 탄원서에 적은 내용을 실제로 뒷받침할 수 있는 자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