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 선고가 한 달이나 지났는데 왜 판결문이 검색되지 않을까요?”
온라인 교정정보 커뮤니티에는 가족의 형사사건 판결문을 확인하려는 한 이용자의 질문이 올라왔다.
1심 선고가 내려진 지 약 한 달이 지났고 사건번호도 알고 있어 사법정보공개포털에서 검색해봤지만 판결문을 찾을 수 없었다는 것이다.
현재 사건은 항소가 진행 중인 상황이었다.
가족은 인터넷에서 정보를 찾아보다가 “형사사건은 항소 중이면 아직 판결이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판결문이 등록되지 않을 수 있다”는 설명을 접했다.
그래서 별도로 ‘판결서 사본제공 신청’을 해놓았지만 또 다른 의문이 생겼다.
“사본제공을 신청하면 지금도 받을 수 있는 걸까.”
“아니면 항소심까지 모두 끝나 형이 확정돼야 받을 수 있는 걸까.”
이 문제를 이해하려면 먼저 ‘판결문이 작성됐는지’와 ‘인터넷에서 일반인이 검색할 수 있는지’를 구분해야 한다.
1심 판결을 선고했다면 판결서가 없는 게 아냐
형사사건에서 1심 판결이 선고됐다면 판결서는 이미 재판절차에서 작성되는 문서다.
항소했다고 해서 1심 판결서가 사라지거나 항소심이 끝날 때까지 작성되지 않는 구조가 아니다.
현행 형사소송규칙은 변론을 종결한 기일에 판결을 선고하는 경우 선고 후 5일 이내 판결서를 작성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1심 선고 후 한 달이 지났는데 인터넷에서 검색되지 않는 상황을 곧바로 “아직 판결문이 만들어지지 않았다”고 해석해서는 안 된다.
인터넷 공개 여부가 별개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항소 중인 형사사건이 인터넷 검색에서 안 나오는 이유는?
여기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법원이 운영하는 판결서 인터넷 열람 서비스에서 공개 대상으로 안내하는 형사 판결서는 2013년 1월 1일 이후 ‘확정된 형사사건’의 판결서다.
1심 판결에 대해 피고인이나 검사가 항소해 사건이 계속되고 있다면 1심 판결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따라서 일반적인 판결서 인터넷 열람 서비스에서 검색되지 않는 것이 이상한 상황이라고 볼 수 없다.
즉,
‘판결문이 검색되지 않는다 = 판결문이 없다’
가 아니라
‘아직 확정되지 않아 일반 인터넷 열람 대상이 아닐 수 있다’
라고 이해하는 것이 정확하다.
그럼 항소심까지 끝나야 1심 판결문을 볼 수 있을까?
반드시 그렇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인터넷에서 누구나 검색·열람하는 제도’와 특정 판결서를 지정해 사본 제공을 신청하는 절차는 구분돼 있기 때문이다.
법원은 별도로 ‘판결서 사본제공 신청’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판결서 사본제공 신청은 제공받으려는 판결을 선고한 법원과 사건번호를 특정해 신청하는 방식이다.
신청이 접수되면 법원 담당자가 사건번호와 판결서 존재 여부, 제공 가능 여부 등을 확인한다.
제공할 수 있는 경우에는 수수료 납부 안내가 이뤄지고 이후 비실명 처리된 판결서 사본을 제공받는 절차가 진행된다.
따라서 “항소 중이니까 판결서 사본제공 신청 자체가 아무 의미가 없다”고 단정할 필요는 없다.
‘판결서 인터넷 열람’과 ‘판결서 사본제공’은 무엇이 다를까?
명칭이 비슷해 가족들이 가장 많이 혼동하는 부분이다.
판결서 인터넷 열람은 공개 대상이 된 판결서를 인터넷에서 검색해 열람하는 서비스다.
형사사건의 경우 확정된 사건의 판결서가 기본적인 공개 대상이다.
반면 판결서 사본제공 신청은 원하는 판결의 선고 법원과 사건번호를 특정해 해당 판결서의 사본 제공을 요청하는 절차다.
따라서 인터넷 검색에서 나오지 않는다는 사실만으로 사본제공도 불가능하다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
두 제도는 이용방법과 처리절차가 다르다.
사본제공 신청을 했다면 바로 판결문이 오는 걸까?
신청했다고 즉시 판결서 파일이 내려받아지는 구조는 아니다.
법원 안내에 따르면 신청이 접수되면 담당자가 사건번호 존재 여부와 판결서 등을 확인한다.
사건번호가 잘못됐거나 필요한 정보가 부족하면 보정을 요구할 수 있다.
다른 법원이 판결서를 보유하고 있다면 해당 법원으로 신청이 이송될 수도 있다.
제공 가능한 판결서로 확인되면 수수료 납부 안내가 이뤄지고, 수수료 납부 후 판결서 사본을 제공받는 절차로 이어진다.
법원 안내상 비실명 처리된 판결서 사본은 전자우편, 우편, 모사전송 또는 직접 제공 등의 방법으로 받을 수 있다.
따라서 신청을 완료했다면 우선 법원에서 오는 보정 또는 수수료 납부 안내 등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가족이 신청하면 원래 판결문 그대로 받을 수 있을까?
여기서는 한 가지 차이를 알아둘 필요가 있다.
일반적인 판결서 사본제공 서비스를 통해 제공되는 판결서는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비실명 처리될 수 있다.
성명이나 주민등록번호, 주소 등 사건관계인을 특정할 수 있는 개인정보가 그대로 공개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가족이 원하는 것이 단순히 “재판부가 왜 이런 형을 선고했는지 판결 이유를 읽어보고 싶다”는 것이라면 비실명 판결서 사본도 내용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반면 피고인 본인이나 변호인이 사건 당사자로서 확보하는 판결서와 일반인이 사본제공 제도를 통해 받는 공개용 판결서는 접근 방식이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구속된 피고인은 판결문을 어떻게 받게 될까?
피고인 본인에 대한 판결서 송달 절차도 별도로 존재한다.
현행 형사소송규칙 제148조는 법원이 피고인에게 판결을 선고한 경우 원칙적으로 선고일부터 7일 이내에 판결서 등본을 송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불구속 피고인 등 일부 경우에는 피고인이 송달을 신청하는 경우에 한하도록 예외가 있다.
따라서 피고인이 구속된 상태라면 가족이 인터넷에서 판결문을 찾지 못했다고 해서 피고인 역시 판결 내용을 확인할 방법이 없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담당 변호인이 있다면 변호인을 통해 1심 판결서를 확인하는 방법도 있다.
항소심에서는 1심 판결문이 특히 중요해
항소가 진행 중이라면 1심 판결문은 단순히 궁금해서 읽어보는 문서 이상의 의미가 있다.
항소심에서 무엇을 다툴지를 결정하려면 1심 법원이 어떤 사실을 인정했고 어떤 증거를 근거로 판단했으며 왜 해당 형을 정했는지 살펴봐야 하기 때문이다.
판결문에서는 먼저 주문을 확인해야 한다.
실제로 어떤 형이 선고됐는지, 추징이나 몰수 등 부가적인 내용이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그 다음 범죄사실과 증거에 대한 판단을 살펴봐야 한다.
피고인 측이 공소사실을 다퉜다면 재판부가 그 주장을 왜 받아들이지 않았는지도 중요한 부분이다.
형량을 다투는 항소라면 양형 이유를 확인하는 것이 특히 중요하다.
‘왜 실형이 나왔는지’도 판결문에서 알 수 있을까?
상당 부분 확인할 수 있다.
판결문에는 법원이 형을 정하면서 고려한 유리한 사정과 불리한 사정 등이 기재될 수 있다.
예를 들어 피해규모, 피해회복 여부, 피해자의 처벌 의사, 범행 방법, 피고인의 전과, 반성 여부 등 사건에 따라 다양한 요소가 언급될 수 있다.
가족 입장에서는 이 부분을 통해 항소심에서 무엇을 추가로 준비해야 할지 방향을 잡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다만 판결문 한 문장만 떼어내 결과를 예측해서는 안 된다.
전체 판결 이유와 사건기록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
항소 중이라면 판결문 확인을 미룰 이유는 없어
“어차피 항소심까지 끝나야 판결문을 볼 수 있다”고 생각해 1심 판결문 확인을 몇 달씩 미루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오히려 항소가 진행 중이라면 1심 판결 이유를 일찍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1심에서 어떤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는지, 어떤 증거가 결정적으로 작용했는지, 형량을 정하면서 무엇을 불리하게 봤는지를 알아야 항소심 준비 방향을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항소 이유가 사실오인인지, 법리오해인지, 양형부당인지에 따라 준비해야 할 내용도 달라질 수 있다.
가장 빠른 방법은 담당 변호인에게 확인하는 것
가족이 사법정보공개포털에서 직접 판결서를 찾아보는 것도 방법이지만 피고인에게 변호인이 선임돼 있다면 변호인에게 1심 판결문 확인을 요청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법 가운데 하나다.
항소심을 맡은 변호인이라면 1심 판결 내용과 사건기록을 검토하는 과정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가족이 판결서 사본제공 신청을 이미 해놓았다면 그 신청의 처리상황을 기다리면서 동시에 변호인에게 1심 판결문을 확인했는지 문의해볼 수도 있다.
인터넷에서 안 나온다고 ‘판결문이 없는 것’은 아냐
형사사건 판결문을 확인할 때 가장 먼저 구분해야 할 것은 ‘판결의 존재’와 ‘인터넷 공개’다.
1심에서 판결이 선고됐다면 항소했다고 해서 1심 판결서 자체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다만 형사 판결서 인터넷 열람 서비스는 확정된 형사사건을 공개 대상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항소가 진행 중이라면 검색되지 않을 수 있다.
그렇다고 반드시 항소심과 상고심까지 모두 끝날 때까지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법원의 판결서 사본제공 신청 절차를 이용하거나 사건 당사자·변호인을 통해 1심 판결서를 확인하는 방법을 검토할 수 있다.
특히 항소가 진행 중이라면 1심 판결문은 기다렸다가 나중에 읽어볼 문서가 아니다.
1심 법원이 무엇을 인정했고 왜 그 형을 선고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항소심 준비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