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월 선고받고 항소했는데 언제 알 수 있나요?”

최근 교정생활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1심에서 징역 10개월을 선고받은 뒤 항소한 가족의 사연이 올라왔다.

피고인은 판결 이후 교정시설로 이송됐고 항소장도 제출한 상태라고 했다.

하지만 가족은 형사재판을 처음 경험하다 보니 항소가 제대로 접수된 것인지, 항소심 재판은 언제 시작되는지 알기 어려웠다.

주변에서는 음주 관련 사건은 항소가 기각될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가족이 가장 궁금했던 것은 항소장을 제출한 뒤 어떤 절차가 진행되는지, 그리고 항소심 판결이 나오기까지 얼마나 걸리는지였다.

형사재판의 항소기간은 7일

먼저 항소장을 제출할 수 있는 기간부터 알아둘 필요가 있다.

형사소송법상 항소 제기기간은 7일이다.

이 기간은 제1심 판결이 선고된 날부터 진행한다.

항소하려면 항소장을 항소심 법원에 바로 내는 것이 아니라 1심 판결을 선고한 원심법원에 제출해야 한다.

따라서 실형이 선고돼 피고인이 구치소에 수용된 상황에서도 항소 여부를 결정할 때는 무엇보다 이 기간을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항소장을 제출했다고 바로 결과가 나오는 것은 아냐

‘항소신청을 했는데 언제 알 수 있나요?’라는 질문에서 먼저 구분해야 할 것이 있다.

항소장을 기간 안에 적법하게 제출했다면 그다음부터 항소심 절차가 진행되는 것이지, 법원이 며칠 안에 ‘항소를 받아들인다’ 또는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결과를 먼저 결정하는 구조는 아니다.

즉 항소장을 냈다고 별도의 허가를 받아야 항소심 재판이 시작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항소기간을 넘겼거나 법률상 방식에 위반된 경우에는 항소가 기각될 수 있다.

항소장을 내면 사건기록부터 항소법원으로 넘어가

적법한 항소가 제기되면 원심법원은 사건기록을 항소법원으로 보내는 절차를 진행한다.

형사소송법은 원심법원이 항소장을 받은 날부터 14일 이내에 소송기록과 증거물을 항소법원으로 송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항소장을 제출한 바로 다음 날 항소심 재판부가 사건을 심리하기 시작하는 것은 아니다.

1심 법원에서 기록을 정리해 항소법원으로 보내고 항소법원이 이를 접수하는 과정이 먼저 진행된다.

기록이 넘어가면 ‘소송기록접수통지’가 중요

항소법원이 1심 법원으로부터 소송기록을 받으면 항소인과 상대방에게 기록이 접수됐다는 사실을 통지한다.

이를 소송기록접수통지라고 한다.

항소심을 처음 경험하는 가족에게는 낯선 이름이지만 매우 중요한 통지다.

단순히 사건이 항소법원으로 넘어왔다는 것을 알려주는 데 그치지 않고 항소이유서 제출기간과 연결되기 때문이다.

소송기록접수통지를 받으면 20일을 확인해야

항소인 또는 변호인은 소송기록접수통지를 받은 날부터 20일 이내에 항소이유서를 항소법원에 제출해야 한다.

항소장과 항소이유서는 서로 다른 서류다.

항소장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하는 서류이고, 항소이유서는 왜 1심 판결을 변경해야 한다고 보는지를 구체적으로 밝히는 서면이다.

따라서 가족이 항소장을 제출한 뒤에는 첫 재판 날짜만 기다리기보다 소송기록접수통지가 언제 이루어졌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항소이유서를 내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항소이유서 제출기간은 단순한 권고기간이 아니다.

법에서 정한 중요한 기간이다.

정해진 기간 안에 항소이유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항소장에 항소이유가 기재돼 있거나 법원이 직권으로 조사해야 할 사유가 있는 등의 예외가 없는 한 항소기각 결정이 내려질 수 있다.

따라서 ‘항소장만 냈으니 이제 재판 날짜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면 된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변호인이 있다면 항소이유서가 언제 제출되는지 확인하고, 국선변호인이 선정되는 사건이라면 관련 통지와 변호인 선정 상황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첫 항소심 재판은 언제 열릴까

가족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부분이지만 ‘항소 후 정확히 몇 주 뒤’라고 정해진 기간은 없다.

항소법원으로 기록이 넘어온 뒤 항소이유서와 상대방의 답변서 제출 등 필요한 절차가 진행되고 재판부가 사건을 검토한 다음 공판기일이 정해질 수 있다.

사건기록의 양과 쟁점, 증거신청 여부, 변호인 선임 상황, 재판부 일정 등에 따라 차이가 발생한다.

따라서 다른 사람이 “나는 한 달 만에 첫 재판이 잡혔다”고 하더라도 자신의 사건도 같은 일정으로 진행된다고 예상해서는 안 된다.

항소심 전체 기간도 사건마다 달라

항소심이 얼마나 걸리는지도 마찬가지다.

첫 공판에서 비교적 쟁점이 간단하게 정리되는 사건도 있지만 추가적인 증거조사나 증인신문이 필요한 사건은 공판이 여러 차례 열릴 수 있다.

피해자와 추가 합의를 진행하거나 새로운 양형자료를 제출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형사 항소심은 평균 몇 개월’이라는 숫자만으로 자신의 선고일을 정확하게 계산하기는 어렵다.

현재 사건의 항소심 사건번호가 생성됐는지, 기록이 접수됐는지, 항소이유서가 제출됐는지, 첫 공판기일이 지정됐는지를 단계별로 확인하는 편이 정확하다.

“음주사건은 항소가 기각될 확률이 높다”는 말은 맞을까

사연에서는 주변에서 음주사건은 항소가 기각될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다.

하지만 죄명이 음주운전이라는 이유만으로 항소 결과를 미리 단정할 수는 없다.

항소심에서는 피고인이 무엇을 이유로 1심 판결에 불복하는지를 살펴보게 된다.

사실관계를 잘못 판단했다는 것인지,

법률 적용에 문제가 있다는 것인지,

범행은 인정하지만 1심의 형이 너무 무겁다는 것인지에 따라 항소의 내용이 달라진다.

음주운전 사건에서는 무엇을 살펴볼까

음주운전 사건이라고 해도 사건마다 상황은 다르다.

혈중알코올농도와 운전거리, 사고 발생 여부, 동종 전과, 이전 음주운전 처벌전력, 피해 발생 여부, 범행 경위 등이 서로 다를 수 있다.

1심에서 실형이 선고됐다면 법원이 왜 실형을 선택했는지 판결문을 먼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단순히 “10개월이 너무 길다”는 생각만으로 항소하기보다 1심 법원이 어떤 사정을 불리하게 평가했는지를 확인해야 항소심에서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판단할 수 있다.

양형부당으로 항소했다면 1심 이후 달라진 사정도 중요

범행 자체는 인정하면서 형이 너무 무겁다는 이유로 항소하는 경우에는 1심 이후 새롭게 발생한 사정이 있는지도 살펴볼 수 있다.

피해자가 있는 사건이라면 피해회복이나 합의가 이루어졌는지,

알코올 관련 치료나 상담을 시작했는지,

재범방지를 위한 구체적인 조치를 취했는지,

가족이 출소 후 어떤 방식으로 관리하고 지원할 것인지,

직장과 생계 등 사회복귀 환경에 변화가 있는지 등을 사건에 맞게 검토할 수 있다.

다만 이러한 자료가 있다고 해서 반드시 감형되는 것은 아니다.

재판부는 사건 전체의 사정을 종합해 판단한다.

반성문·탄원서를 다시 제출해도 될까

항소심에서도 반성문이나 가족·지인의 탄원서 등 양형자료를 제출할 수 있다.

하지만 1심에 제출했던 내용을 그대로 복사해 반복해서 내는 것보다는 1심 판결 이후 실제로 무엇이 달라졌는지를 보여주는 것이 낫다.

피고인이 어떤 부분을 구체적으로 반성하고 있는지,

재범방지를 위해 어떤 행동을 시작했는지,

가족은 출소 후 어떤 환경을 마련할 것인지 등을 사실에 맞게 정리할 수 있다.

자료의 장수보다 내용과 실제 변화가 중요하다.

검사도 항소했는지 확인해야

피고인이 항소한 사건이라면 검사도 항소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피고인만 항소한 경우와 검사까지 항소한 경우는 항소심에서 고려해야 할 상황이 다르기 때문이다.

형사소송법에는 피고인만 항소한 사건에서는 원심판결의 형보다 무거운 형을 선고하지 못하도록 하는 불이익변경금지 원칙도 있다.

반대로 검사도 양형이 너무 가볍다는 등의 이유로 항소했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가족은 피고인이 항소했다는 사실만 확인하지 말고 검사의 항소 여부도 함께 확인하는 것이 좋다.

구치소가 바뀌었다고 항소 결과가 나온 것은 아냐

실형을 선고받은 피고인이 항소한 뒤 다른 구치소로 이송되면 가족은 “항소가 받아들여져서 옮긴 것인가”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송과 항소 결과를 직접 연결해서는 안 된다.

구속된 피고인은 항소심 재판을 위해 항소법원 소재지의 교정시설로 이송될 수 있다.

따라서 교정시설이 바뀌었다는 사실만으로 항소가 인용되거나 기각됐다고 판단할 수는 없다.

항소 중이면 아직 형이 확정된 것은 아냐

1심에서 징역 10개월이 선고됐더라도 적법하게 항소해 항소심이 진행 중이라면 그 판결은 아직 확정된 상태가 아니다.

구속돼 교정시설에서 생활하고 있다는 것과 형이 최종 확정됐다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항소심 판결 이후에도 법에서 정한 요건에 따라 상고가 문제될 수 있기 때문에 최종적인 형 확정시점은 사건 진행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가족은 사건 진행을 어떻게 확인할까

항소장을 변호사가 제출했다면 우선 실제 제출일과 접수 여부를 변호인에게 확인할 수 있다.

이후 항소심 사건번호가 부여되면 법원의 사건검색 등을 통해 공개되는 범위에서 진행상황을 살펴볼 수 있다.

소송기록접수통지 여부와 항소이유서 제출 여부처럼 피고인의 권리에 직접 영향을 줄 수 있는 사항은 담당 변호인과 확인하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

특히 피고인이 구치소에 있는 경우 가족이 모든 서류를 동시에 받는 것은 아니므로 수용자 본인이나 변호인을 통해 통지 여부를 확인해야 할 수도 있다.

항소장을 냈다면 지금 가장 먼저 확인할 것

항소장을 제출한 상태라면 먼저 항소장이 기간 안에 접수됐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그다음 현재 사건기록이 항소법원으로 넘어갔는지,

소송기록접수통지가 이루어졌는지,

항소이유서 제출기한이 언제인지,

변호인이 항소이유서를 준비하고 있는지,

검사도 항소했는지를 차례로 확인하면 된다.

항소심 사건번호와 첫 공판기일은 그 이후 진행상황에 따라 확인할 수 있다.

‘항소했는데 언제 결과 나오나요’보다 절차를 하나씩 확인해야

안기모카페에서는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뒤 항소하면서 “항소가 제대로 된 건 언제 알 수 있나요”, “첫 재판은 언제 잡히나요”, “몇 달 정도 걸리나요”라는 질문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항소는 신청서를 제출하고 법원의 허가 결과를 기다리는 하나의 절차로만 이해해서는 안 된다.

항소기간 안에 항소장을 제출하고,

1심 기록이 항소법원으로 넘어가고,

소송기록접수통지를 받은 뒤 항소이유서를 제출하고,

재판부가 사건을 검토해 공판기일을 지정하는 순서로 진행된다.

특히 가족이 가장 먼저 기억해야 할 숫자는 ‘7일’과 ‘20일’이다.

항소 제기기간은 7일이고 소송기록접수통지를 받은 뒤 항소이유서를 제출해야 하는 기간은 20일이다.

음주운전 사건이라는 이유만으로 항소가 기각된다고 미리 포기할 필요도 없지만, 항소했다는 사실만으로 감형을 기대해서도 안 된다.

1심 판결문에서 실형을 선고한 이유를 확인하고 어떤 항소이유를 주장할 것인지, 1심 이후 새롭게 달라진 사정과 추가로 제출할 자료가 있는지를 담당 변호인과 구체적으로 검토하는 것이 항소심 준비의 출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