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을 만났는데 전화 등록 때문에 사실혼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까요?”

최근 교정생활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수용 중인 연인과의 전화통화 등록을 고민하는 사연이 올라왔다.

두 사람은 약 8년 동안 연애했지만 작성자 스스로도 실제 사실혼 관계까지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다만 교정시설 전화 수신자로 등록하기 위해 사실혼 배우자로 인정받는 방법이 있는지 궁금하다고 했다.

주소지가 같아야 하는지, 오래 연애한 사실만으로도 사실혼 관계를 증명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결론부터 말하면 단순히 연애를 오래 했다는 사실만으로 사실혼이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더 중요한 점이 있다.

교정시설 전화 등록을 위해 반드시 법률상 배우자나 사실혼 배우자가 되어야 하는 것도 아니다.

8년 연애했다고 자동으로 사실혼이 되는 것은 아냐

대법원은 사실혼 성립에 대해 비교적 명확한 기준을 제시해왔다.

당사자 사이에 주관적으로 혼인의사가 서로 일치하고 있어야 하며, 객관적으로도 사회적으로 부부공동생활이라고 인정할 만한 혼인생활의 실체가 존재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연애기간이 몇 년인지 자체가 결정적인 기준은 아니다.

8년을 만났든 10년을 만났든 각자 따로 생활하면서 일반적인 연인관계를 유지했다면 기간이 길다는 이유만으로 사실혼 배우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반대로 혼인신고는 하지 않았더라도 실제 부부처럼 공동생활을 유지하고 있다면 사실혼 여부가 문제될 수 있다.

‘오래 사귄 연인’과 ‘사실혼 배우자’는 다르다

사실혼을 이해할 때 가장 많이 혼동하는 부분이다.

연인 사이에도 서로 경제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고 여행을 다니거나 양가 가족을 만날 수 있다.

오랜 기간 교제한 경우 주변에서 사실상 부부처럼 생각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법적으로 사실혼을 판단할 때는 단순히 두 사람이 가까운 관계인지가 아니라 실제 혼인생활에 가까운 공동생활을 하고 있었는지를 본다.

대법원도 단순한 동거나 교제 관계만으로 사실혼을 인정할 수 없고, 혼인의사와 부부공동생활의 실체가 있어야 한다고 판단해왔다.

따라서 ‘오랫동안 사귀었다’와 ‘사실혼이다’는 같은 의미가 아니다.

주소지가 같아야만 사실혼일까

주소는 사실혼 여부를 판단할 때 참고할 수 있는 자료 가운데 하나가 될 수 있다.

두 사람이 같은 주소에서 장기간 함께 생활했다면 공동생활을 설명하는 하나의 정황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민등록상 주소가 같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사실혼이 자동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친구나 친척끼리도 같은 주소에서 생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주소가 반드시 동일해야만 사실혼이 성립한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직장이나 학업, 가족 돌봄 등 여러 사정 때문에 주민등록 주소가 달라도 실제 생활관계는 별도로 판단될 수 있다.

결국 주소는 여러 판단자료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사실혼을 판단할 때는 실제 생활 모습이 중요

사실혼 여부가 실제 분쟁에서 문제된다면 법원은 두 사람이 어떤 관계로 생활했는지를 종합적으로 살펴보게 된다.

서로 배우자로 살아갈 의사가 있었는지, 실제로 함께 생활했는지, 경제생활과 일상생활을 어느 정도 공동으로 했는지, 주변 사람들에게 부부로 인식됐는지 등 다양한 사정이 판단자료가 될 수 있다.

혼인식을 했는지, 양가 가족과 어떤 관계를 유지했는지, 공동생활을 뒷받침하는 자료가 있는지 등도 사건에 따라 고려될 수 있다.

어떤 한 가지 서류만 제출한다고 무조건 사실혼이 인정되는 구조는 아니다.

그런데 전화 등록 때문에 사실혼까지 인정받아야 할까

이번 사연에서는 이 질문이 핵심이다.

법무부 교정본부가 공개한 ‘수용자 전화 수신자 등록 안내’를 보면 수용자의 전화 수신자는 원칙적으로 가족 범위에서 등록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가족의 경우 신분증과 가족관계증명서, 통신사 이용계약증명서, 개인정보 제공 관련 서류 등이 필요하다.

하지만 가족만 전화 수신자로 등록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교정본부 안내에는 필요한 경우 소장의 허가를 받아 지인도 전화 수신자로 등록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지인의 경우 신분증, 접견이력, 통신사 이용계약증명서, 개인정보 제공 동의 관련 서류 등을 요구하는 방식으로 안내하고 있다.

따라서 실제로 사실혼 관계가 아닌 연인이라면 사실혼 배우자로 꾸미는 방법부터 찾을 필요가 없다.

먼저 ‘지인’으로 전화 수신자 등록이 가능한지 해당 교정시설에 문의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연인이라고 전화 등록이 무조건 불가능한 것은 아냐

가족이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전화 등록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할 필요도 없다.

교정본부 안내 자체가 필요할 경우 지인을 등록할 수 있는 절차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가족 등록과 달리 지인 등록은 자동으로 이루어진다고 볼 수 없고, 소장의 허가가 필요할 수 있다.

또 시설에서 접견이력 등 실제 관계를 확인할 자료를 요구할 수 있다.

따라서 오래 교제해온 연인이라면 먼저 접견기록이 있는지 확인하고 해당 시설에 전화 수신자 등록을 위해 어떤 서류가 필요한지 문의하는 것이 좋다.

‘사실혼으로 치고 등록하면 되지 않을까’는 조심해야

이번 사연처럼 실제로는 사실혼 관계가 아니라고 본인도 알고 있는데 전화 등록을 위해 사실혼 배우자로 인정받을 수 있는지를 고민하는 경우라면 주의가 필요하다.

사실혼은 편의를 위해 선택하는 하나의 ‘관계 유형’이 아니다.

실제 혼인생활의 실체가 있을 때 법적으로 평가되는 관계다.

따라서 실제 사실관계와 다른 내용을 적거나 사실혼을 증명하기 위해 사실과 다른 자료를 만들어 제출하는 방식은 피해야 한다.

교정시설에 어떤 관계인지를 묻는다면 실제 관계를 그대로 설명하고 이용 가능한 정식 절차를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가족관계증명서에 이름이 없으면 사실혼 배우자는 어떻게 하나

법률혼 배우자와 달리 사실혼 배우자는 혼인신고가 돼 있지 않기 때문에 일반적인 가족관계증명서에 법률상 배우자로 표시되지 않는다.

따라서 실제 사실혼 관계에 있는 사람이 어떤 행정절차에서 사실혼 관계를 주장하려면 별도의 사실확인 자료가 요구될 수 있다.

다만 어떤 자료를 요구하는지는 해당 제도와 기관의 업무기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교정시설 전화 등록 역시 자신이 임의로 판단해 서류를 준비하기보다 해당 시설에서 실제로 어떤 관계와 자료를 인정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전화 등록이라면 ‘지인 등록’부터 물어보는 게 현실적

8년 동안 교제했지만 함께 부부로 생활한 사실은 없다면 이번 사연에서 가장 현실적인 접근은 사실혼 증명이 아니다.

수용자가 현재 있는 교도소나 구치소에 전화 수신자 등록을 문의하면서 “가족관계증명서상 가족은 아니지만 장기간 교제한 연인이고 접견을 계속해왔다”고 사실대로 설명하는 방법이 있다.

그리고 지인 등록이 가능한지, 가능하다면 현재 시설에서 요구하는 서류가 무엇인지 확인하면 된다.

교정본부의 공개 안내에서는 지인 등록에 접견이력이 포함돼 있기 때문에 평소 접견을 해온 연인이라면 이 부분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시설마다 현재 필요한 서류를 다시 확인해야

공개된 교정본부 안내를 기본으로 참고할 수 있지만 실제 신청 시점에는 수용자의 신분과 시설 운영상황 등에 따라 확인할 사항이 생길 수 있다.

따라서 서류를 먼저 발급받기보다 현재 수용 중인 시설에 정확한 등록 방법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교정민원 관련 문의가 필요한 경우 법무부 교정민원콜센터 1363을 통해서도 기본적인 절차를 확인할 수 있다.

특히 휴대전화 명의가 본인 명의인지, 통신사 이용계약증명서를 어떻게 발급받아야 하는지 등도 함께 확인하면 재신청하는 번거로움을 줄일 수 있다.

‘사실혼 인정’보다 실제 목적부터 확인해야

안기모카페에서는 수용 중인 연인과 전화통화를 하기 위해 혼인신고나 사실혼 증명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질문이 종종 나온다.

가족 입장에서는 전화 한 통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가능한 방법을 모두 찾게 된다.

하지만 이번 사연처럼 실제로 사실혼이 아니라면 사실혼을 인정받는 방법을 찾는 것부터 시작할 필요는 없다.

법적으로 사실혼은 단순한 장기연애가 아니라 혼인의사와 부부공동생활이라는 실체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교정시설의 전화 수신자 등록은 일정한 경우 가족 외 지인에게도 허용될 수 있다.

따라서 “8년을 만났으니 사실혼이 될까”라는 질문보다 “현재 관계 그대로 지인 전화 등록이 가능한가”를 먼저 확인하는 편이 정확하다.

결국 중요한 것은 관계를 실제와 다르게 만드는 것이 아니다.

두 사람이 어떤 관계인지 사실대로 설명한 뒤 현행 교정절차 안에서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