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석을 신청했고 검사 의견서도 제출됐습니다”
가족이 구속된 상태에서 항소심을 기다리고 있다면 하루하루가 길게 느껴진다.
최근 교정생활 정보공유 커뮤니티 안기모카페에는 보이스피싱 사건으로 항소심을 기다리고 있는 가족의 보석 문제를 걱정하는 사연이 올라왔다.
아직 항소심 첫 공판기일은 지정되지 않은 상태였다.
가족은 조금이라도 빨리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을 수 있기를 바라며 보석을 청구했다고 했다.
수용된 기간은 약 3개월.
가족에 따르면 피해자들과 합의를 마쳤고 처벌불원서도 제출한 상태였다.
이후 검사 의견서까지 제출되면서 가족의 관심은 한 가지에 집중됐다.
“이제 보석 결정이 나오는 걸까?”
보석 청구 후 검사 의견을 묻는 것은 정해진 절차
검사 의견서가 제출됐다는 말을 처음 듣는 가족들은 이를 보석 결과를 예상할 수 있는 특별한 신호로 받아들이기도 한다.
하지만 현행 형사소송법은 재판장이 보석에 관한 결정을 하기 전에 검사의 의견을 묻도록 규정하고 있다.
검사는 법원의 의견 요청에 대해 지체 없이 의견을 표명해야 한다.
따라서 보석 청구 이후 법원이 검사의 의견을 확인하고 검사가 이에 대한 의견서를 제출했다면 보석 심사 과정에서 거치는 절차로 이해할 수 있다.
검사 의견서가 제출됐다는 사실 자체가 보석이 허가된다는 의미도, 반대로 기각된다는 의미도 아니다.
검사가 ‘도주 우려’를 주장했다면 어떻게 봐야 할까
사연을 올린 가족에 따르면 검사 의견에는 도주 우려가 언급돼 있었다.
도주 우려는 보석 판단에서 실제로 중요한 요소다.
형사소송법은 피고인이 도망하거나 도망할 염려가 있다고 믿을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는 경우를 필요적 보석의 예외사유 가운데 하나로 규정하고 있다.
증거인멸 우려, 주거가 분명하지 않은 경우, 피해자나 사건 관계자에게 위해를 가할 우려 등도 법에서 정하고 있는 요소다.
따라서 검사가 도주 우려를 주장했다면 변호인 측에서는 이에 대응해 안정적인 주거와 가족관계, 재판 출석 의사 등 해당 사건에서 도주 우려가 크지 않다고 볼 수 있는 구체적인 사정을 설명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
모든 피해자와 합의했다면 보석에 유리할까
이번 사연에서 가족이 가장 기대를 걸고 있는 부분은 피해자들과의 합의였다.
가족의 설명대로 모든 피해자와 합의를 마쳤고 처벌불원서까지 제출했다면 피해회복과 관련된 중요한 사정이 생긴 것은 맞다.
하지만 피해자와 합의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보석이 자동으로 허가되는 것은 아니다.
보석에서는 피해회복 여부뿐 아니라 도주와 증거인멸 우려 등 여러 사정을 함께 살펴보게 된다.
특히 항소심 사건이라면 1심에서 어떤 판결이 선고됐는지, 항소심에서 무엇을 다투고 있는지 등 개별 사건의 진행상황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따라서 “전부 합의했으니 보석이 된다”거나 “검사가 도주 우려를 주장했으니 보석이 어렵다”고 어느 한쪽으로 결과를 단정해서는 안 된다.
항소심 첫 공판이 열리기 전에도 결정이 날 수 있을까
가족이 가장 궁금해한 질문이다.
보석을 청구하려면 반드시 첫 공판이 열린 뒤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규정은 없다.
구속된 피고인에 대해 피고인과 변호인, 배우자 등 법에서 정한 사람은 보석을 청구할 수 있다.
따라서 항소심 공판기일이 아직 지정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보석 결정을 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보석청구가 접수되고 필요한 심사가 진행됐다면 법원은 보석 허가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즉, 제도상으로는 항소심 첫 공판기일 전에 보석 결정이 나오는 상황도 가능하다.
다만 ‘검사 의견서 제출 → 곧 결정’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어
검사 의견서가 제출됐다면 가족 입장에서는 “이제 며칠만 기다리면 결과가 나오는 것 아니냐”는 기대가 생길 수 있다.
하지만 법에서 보석청구 후 모든 사건에 동일하게 적용되는 ‘며칠 안에 반드시 결정해야 한다’는 식으로 결과 시점을 단순하게 계산하기는 어렵다.
사건의 내용과 기록, 법원의 심리 상황 등에 따라 실제 결정 시점에는 차이가 생길 수 있다.
따라서 검사 의견서가 제출됐다는 사실만 보고 특정 날짜에 결정이 나온다고 예상하기는 어렵다.
현재 사건을 담당하는 변호인을 통해 보석청구가 어느 단계까지 진행됐는지 확인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이다.
보석은 법정에서 직접 심문한 뒤에만 결정되는 것도 아냐
가족들은 보석 신청을 하면 별도의 법정기일이 반드시 잡히고 피고인이 법정에 출석한 뒤 결정되는 것으로 생각하기도 한다.
그러나 모든 보석사건이 동일한 방식으로 진행된다고 볼 수는 없다.
법원은 보석청구서와 사건기록, 검사의 의견, 변호인이 제출한 자료 등 사건에 필요한 내용을 살펴 판단하게 된다.
따라서 첫 공판기일이 잡히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보석 절차 자체가 멈춰 있다고 단정할 필요는 없다.
가족이 확인해야 할 것은 공판기일보다 현재 보석사건이 실제로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다.
보석이 허가되더라도 곧바로 아무 조건 없이 석방되는 것은 아냐
법원이 보석을 허가할 경우에는 필요하고 상당한 범위에서 하나 이상의 조건을 정해야 한다.
재판에 출석하고 증거를 인멸하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제출하게 할 수 있고, 주거를 일정한 장소로 제한할 수도 있다.
법원의 허가 없이 출국하지 않겠다는 조건이나 사건 관계자에게 접근하지 않는 조건 등이 붙을 수도 있다.
보증금과 관련된 조건 역시 정해질 수 있다.
따라서 보석 허가 결정이 나온다면 가족은 결정문에 어떤 조건이 붙었는지를 정확하게 확인해야 한다.
보석 결정과 실제 출소 사이에도 확인할 절차가 있어
보석 허가 소식을 들으면 가족은 곧바로 구치소 앞에서 기다려야 하는지부터 고민하게 된다.
하지만 보석 허가 결정과 실제 석방 시점이 항상 동시에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법원이 정한 보석조건 가운데 이행해야 할 사항이 있다면 해당 절차를 먼저 진행해야 할 수 있다.
보증금 납입이나 관련 서류 제출 등이 필요한 사건이라면 이를 이행한 뒤 석방 절차가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허가 결정이 확인됐다면 변호인이나 법원을 통해 보석조건과 필요한 후속 절차를 바로 확인하는 것이 좋다.
법원 하계휴정기가 있으면 보석도 모두 멈출까
사연에서는 이른바 법원의 하계휴정기 때문에 보석 결정이 늦어지는 것은 아닌지도 걱정했다.
통상 법원에는 여름철 일정 기간 정기 휴정기간이 운영될 수 있다.
그러나 이를 법원의 모든 업무가 일괄적으로 중단되는 기간으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
따라서 단순히 휴정기간이라는 이유만으로 “그 기간에는 보석 결정이 절대 나오지 않는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개별 사건의 실제 진행 여부는 담당 재판부와 사건 진행상황을 확인하는 것이 정확하다.
합의서·처벌불원서 제출 이후에는 무엇을 준비할까
피해자들과의 합의와 처벌불원서 제출이 모두 끝났다면 변호인과 함께 현재 보석청구에서 무엇이 쟁점인지 다시 확인해 볼 수 있다.
검사가 도주 우려를 제시했다면 이를 낮출 수 있는 객관적인 사정이 충분히 제출됐는지 살펴볼 수 있다.
석방될 경우 실제 거주할 주소와 가족관계, 재판에 성실하게 출석할 수 있는 생활기반 등을 정리하는 것도 사건에 따라 검토될 수 있다.
무엇보다 이미 제출된 보석청구서와 검사 의견서를 변호인이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검사 의견까지 나왔는데 언제 결정될까요” 기다리는 가족들
안기모카페에서는 보석을 신청한 뒤 하루에도 여러 번 사건검색을 확인한다는 가족들의 이야기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특히 피해자와 합의를 마치고 필요한 자료까지 제출한 가족에게는 검사 의견서가 접수됐다는 작은 변화 하나도 크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이번 사연 역시 항소심 첫 공판기일조차 잡히지 않은 상태에서 가족은 보석 결과를 기다리고 있었다.
모든 피해자와 합의했고 처벌불원서까지 제출했기에 기대가 생기지만, 검사는 도주 우려를 제시한 상황이다.
현행법상 보석 결정을 위해 검사의 의견을 확인하는 것은 예정된 절차다.
그리고 첫 공판기일이 열려야만 보석을 결정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다만 합의와 처벌불원서, 검사 의견서 제출, 구속기간 가운데 어느 하나만으로 보석 결과를 미리 단정할 수는 없다.
결국 가족이 할 수 있는 것은 현재까지 제출된 자료를 변호인과 다시 확인하고, 특히 검사가 제시한 도주 우려 등에 대해 필요한 소명이 충분히 이뤄졌는지 살펴보는 것이다.
보석을 기다리는 가족에게는 며칠도 길게 느껴진다.
하지만 ‘검사 의견서가 나왔으니 곧 인용된다’는 기대나 ‘도주 우려가 적혀 있으니 어렵다’는 불안만으로 결과를 예측하기보다 현재 심사가 어느 단계까지 진행됐는지를 차분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