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수사중이던 사건이 갑자기 ‘검토중’으로 바뀌었습니다”
형사사건 하나가 1년 가까이 결론 없이 이어진다면 당사자와 가족에게는 사건조회 화면의 작은 변화도 크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최근 교정·재판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공소청 출범을 앞두고 형사사법포털(KICS)의 사건조회 화면이 달라졌다는 경험담이 올라왔다.
작성자에게는 현재 재판을 받고 있는 사건과 별개로 검찰에서 처리 중인 다른 사건이 있었다.
해당 사건은 검찰 단계에서 약 1년 동안 이어지고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최근 KICS에서 사건을 다시 확인해보니 기존 검찰청 명칭이 공소청 체계의 명칭으로 바뀌고, 사건 상태 역시 기존 ‘수사중’에서 ‘검토중’으로 변경됐다는 것이다.
작성자는 “이름 참 어색하다”면서도 명칭보다 앞으로 자신의 사건이 어떻게 처리될지가 더 걱정된다고 털어놨다.
10월 2일부터 검찰청 폐지…공소청·중수청 체계 출범
이 같은 변화의 배경에는 형사사법체계 개편이 있다.
새로운 체계에서는 검찰청이 폐지되고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이 출범한다.
공소청 검사의 역할도 공소 제기와 유지 등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직접적인 수사 개시 기능은 기존과 달라진다.
이에 따라 기존 검찰청에서 처리되던 사건을 경험하고 있는 당사자와 가족 입장에서는 “그러면 지금까지 검찰이 가지고 있던 내 사건은 어떻게 되는 것인가”라는 궁금증이 생길 수밖에 없다.
특히 장기간 검찰 단계에 머물러 있던 사건이라면 제도 변경과 함께 사건 진행 상황에도 변화가 생기는 것은 아닌지 관심이 커질 수 있다.
‘검토중’이면 이제 기소·불기소 결정만 남은 걸까
사연 작성자가 가장 궁금해한 것도 이 부분이다.
작성자는 검사의 수사권이 달라지는 만큼 앞으로는 기소 또는 불기소를 결정하거나 추가적인 수사가 필요할 경우 다른 수사기관을 통해 절차가 진행되는 것 아니냐고 예상했다.
하지만 KICS에 ‘검토중’이라고 표시됐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앞으로의 사건처분 방향을 단정해서는 안 된다.
해당 사건의 구체적인 혐의와 수사기록, 현재 어느 단계까지 검토가 이뤄졌는지 등이 공개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검토중’이라는 화면 표시만 보고 곧 기소될 것이라거나 불기소 처분이 내려질 것이라고 예상하는 것도 어렵다.
작성자가 예상한 것처럼 추가적인 수사가 필요한 상황인지 역시 해당 사건 기록을 확인하지 않고서는 판단하기 어렵다.
1년째 결론 없는 사건…“기소든 뭐든 결과라도 빨리 나왔으면”
이번 사연에서 더 눈에 띄는 부분은 제도 변화 자체보다 오랜 기다림에서 오는 피로감이다.
작성자에 따르면 해당 사건은 검찰 단계에서 약 1년 동안 이어졌다.
이미 기소돼 재판 중인 다른 사건과 함께 처리되기를 바라며 진행을 문의하기도 했지만 “사건이 많아 지연되고 있다”, “검토 중이다”라는 취지의 답변을 받아왔다고 했다.
그러다 형사사법체계까지 바뀌게 되자 앞으로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하는지에 대한 걱정이 커졌다는 것이다.
작성자는 “기소든 뭐든 빨리 좀 결과가 나왔으면 한다”며 현재 심정을 “뭔가 체한 느낌으로 매일 사는 느낌”이라고 표현했다.
결과가 좋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만은 아니다.
오히려 작성자 스스로도 기소 가능성을 걱정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어떤 방향이든 결론이 나와야 다음 상황을 준비할 수 있다는 것이 가족들이 느끼는 답답함에 가깝다.
형사사건의 ‘기다림’도 당사자와 가족에게는 큰 부담
형사사건을 경험하는 사람에게 사건이 오래 걸린다는 것은 단순히 행정처리가 늦어진다는 의미로 끝나지 않는다.
기소될지, 재판으로 넘어갈지, 다른 사건과 함께 처리될지 알 수 없는 상태가 수개월에서 1년 이상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미 다른 사건으로 재판을 받고 있다면 별도 사건의 처리 결과는 더욱 민감하게 느껴질 수 있다.
재판 일정이 끝나더라도 또 다른 사건이 뒤따를 수 있다는 불안 때문이다.
그래서 당사자와 가족들은 KICS를 반복해서 확인한다.
‘수사중’, ‘검토중’, ‘처분’ 등 화면에 표시되는 몇 글자가 지금 사건이 어디까지 왔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단서이기 때문이다.
공소청 시대 시작…기존 사건 당사자들의 질문도 이어질 듯
형사사법체계가 크게 바뀌면서 기존에 진행 중이던 사건을 가진 당사자와 가족들의 혼란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검찰 단계에서 장기간 처리되지 않았던 사건의 경우 ‘어느 기관에서 처리되는지’, ‘사건 상태가 왜 달라졌는지’, ‘앞으로 어떤 절차가 남았는지’를 궁금해하는 사례가 나타날 수 있다.
다만 사건조회 화면의 문구가 변경됐다는 사실만으로 개별 사건의 기소 여부나 처리 시기를 예측하기는 어렵다.
구체적인 사건의 진행 상태는 KICS의 사건조회 정보와 담당 기관 등을 통해 확인하고, 재판 중인 다른 사건과의 관계나 병합 등 법률적인 판단이 필요한 부분은 사건기록을 확인할 수 있는 변호인과 검토하는 것이 필요하다.
안기모카페에서도 수사와 재판이 장기화되면서 결과를 기다리는 가족들의 사연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르는 것만큼 힘든 것이 언제 결과가 나올지조차 모르는 상황이다.
“기소든 뭐든 빨리 결과가 나왔으면 좋겠다”는 이번 사연은 형사사건의 긴 처리기간을 견디고 있는 당사자와 가족들이 느끼는 답답함을 보여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