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 보험사기 2045건 적발…911명 검거·12명 구속]

고의로 교통사고를 유발하거나 허위 사고를 꾸며 보험금을 가로채는 교통사고 보험사기가 경찰의 집중수사를 통해 대거 적발됐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10월 27일 지난 6월 15일부터 9월 30일까지 약 4개월간 교통사고 보험사기 집중수사를 실시한 결과 총 2045건을 적발하고 911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검거된 피의자 가운데 12명은 구속됐으며, 이번 수사에서 확인된 피해액은 총 75억 2462만 원으로 집계됐다.

경찰은 이번 수사에서 단순한 허위 보험금 청구뿐 아니라 상습적으로 고의사고를 일으키는 조직적 범행을 중점적으로 단속했다.

특히 차량의 진로변경 과정에서 고의로 충돌을 일으키거나, 피해자와 가해자가 사전에 공모해 사고를 꾸미는 방식 등 다양한 수법이 확인됐다.

차량에 고의로 신체를 부딪쳐 사고를 가장하는 이른바 '손목치기' 범죄도 집중 단속 대상에 포함됐다.

경찰은 이러한 보험사기가 보험사와 운전자에게 경제적 피해를 입히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교통사고를 유발해 국민의 생명과 신체의 안전까지 위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체 보험사기 76.2%가 고의사고…진로변경 차량 집중 표적]

이번 집중수사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 범죄 유형은 고의사고였다.

경찰청에 따르면 전체 적발 사건 2045건 가운데 우발적인 사고처럼 꾸며 의도적으로 실제 교통사고를 일으킨 고의사고는 1559건으로, 전체의 76.2%에 달했다.

세부 유형별로는 진로를 변경하는 차량을 대상으로 한 고의사고가 600건으로 전체의 29.3%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이어 사고 내용 조작이 336건(16.4%), 가해자와 피해자가 사전에 공모한 사고가 319건(15.6%), 손목치기 등 자해사건이 209건(10.3%)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도 중과실 차량을 대상으로 한 고의사고 39건, 운전자 바꿔치기 13건 등이 적발됐다.

진로변경 차량을 노린 고의사고는 정상적인 교통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가장한다는 점에서 운전자가 보험사기 여부를 즉시 판단하기 어려울 수 있다.

또한 실제 사고가 발생했다는 사실만으로 모든 충돌이 우발적인 사고라고 볼 수 없다는 점에서 사고 경위에 대한 정확한 확인이 중요하다.

경찰은 보험금 지급 사례와 교통사고 기록 등을 분석해 이러한 범행을 적발하고 있다.

[20~30대 고의사고 가담 비중 높아…범죄 유형별 연령 차이]

보험사기 피의자의 연령대는 범죄 유형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

경찰청이 공개한 검거 현황에 따르면 고의사고에 연루된 20대 피의자는 263명으로 전체 검거 인원의 28.9%를 차지했다.

30대는 182명으로 20.0%였으며, 40대는 104명으로 11.4%를 기록했다.

고의사고 유형에서는 20대와 30대 청년층의 검거 인원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반면 운전자 바꿔치기나 사고 내용을 조작하는 허위사고 유형에서는 30대와 40대의 가담 인원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허위사고 유형으로 검거된 30대는 83명으로 전체 검거 인원의 9.1%, 40대는 87명으로 9.5%를 차지했다.

다만 이러한 통계는 이번 집중수사에서 검거된 피의자를 기준으로 한 것으로, 특정 연령층 전체의 범죄 성향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경찰은 범죄 유형별 특성과 피의자들의 공모관계를 분석해 조직적 보험사기에 대한 수사를 강화하고 있다.

[SNS에 '단기 고수익 알바'…비대면 공범 모집 조직도 적발]

이번 수사에서는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활용해 보험사기 가담자를 모집하는 조직적 범행도 확인됐다.

기존에는 지역 선후배나 지인 관계를 중심으로 범행을 공모하는 사례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온라인 공간을 통해 서로 모르는 사람들을 범행에 끌어들이는 사례도 나타났다.

경찰에 따르면 일부 범죄 조직은 SNS 등 익명성이 있는 온라인 공간에 '쉽게 돈 벌 사람', '단기 고수익 알바' 등의 게시글을 올려 가담자를 모집했다.

이러한 광고를 통해 불특정 다수를 유인한 뒤 허위 교통사고를 꾸미거나 고의사고에 참여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실제 대구경찰청 교통범죄수사팀은 SNS를 통해 보험사기 가담자를 모집한 뒤 허위 교통사고를 접수하는 수법으로 보험금을 가로챈 일당을 적발했다.

해당 조직은 2023년 2월부터 2024년 9월까지 총 60차례에 걸쳐 약 3억 원의 보험금을 편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위반 혐의로 관련 피의자 59명을 검거했다.

이번 사례는 보험사기가 기존 지인 중심의 공모 방식에서 온라인을 활용한 조직적 범행으로도 이루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구체적인 업무 내용 없이 짧은 시간에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홍보하거나 허위 사고에 참여하도록 요구하는 경우에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고의사고로 수억 원 편취…전국에서 조직적 범행 적발]

이번 집중수사에서는 전국 여러 지역에서 장기간 반복적으로 보험사기를 저지른 혐의를 받는 피의자들도 검거됐다.

경남경찰청 교통범죄수사팀은 경남 거제 일대에서 교통법규 위반 차량이나 음주운전 의심 차량을 대상으로 고의사고를 유발한 일당을 적발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022년 1월부터 2024년 4월까지 총 14차례에 걸쳐 보험사와 운전자로부터 1억 9800만 원 상당을 편취하거나 갈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폭력행위처벌법상 공동공갈 및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위반 혐의 등으로 22명을 검거하고 이 가운데 3명을 구속했다.

경기북부경찰청에서는 경기 구리·남양주 일대에서 진로변경 차량에 고의로 접촉하는 방식으로 보험금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 피의자 3명이 검거됐다.

이들은 2023년 3월부터 2025년 5월까지 총 29차례에 걸쳐 약 2억 4000만 원의 보험금을 편취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이 가운데 1명이 구속됐다.

충남경찰청도 천안·아산 일대에서 진로변경 차량을 대상으로 고의사고를 일으킨 뒤 과다입원 치료 등을 통해 보험금을 편취한 혐의로 24명을 검거했다.

경찰은 이들이 총 35차례에 걸쳐 약 1억 8000만 원 상당의 보험금을 가로챈 것으로 보고 있다.

['손목치기' 30차례 반복…운전자 상대 2000만 원 편취 혐의]

차량에 일부러 신체를 부딪쳐 사고를 가장하는 이른바 손목치기 범죄도 적발됐다.

인천 부평경찰서는 2026년 7월부터 9월까지 인천 부평구 일대에서 우회전하는 차량에 고의로 뛰어드는 방식으로 금품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 피의자 1명을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해당 피의자는 이러한 수법으로 총 30차례에 걸쳐 운전자들로부터 약 2000만 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손목치기는 실제 차량과 사람의 접촉이 발생할 수 있어 운전자가 사고를 고의로 유발한 것인지 쉽게 구분하기 어려울 수 있다.

특히 운전자가 교통사고에 대한 책임을 우려하는 상황을 악용해 금품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

이번 수사에서는 손목치기 등 자해사건이 총 209건 적발돼 전체의 10.3%를 차지했다.

경찰은 이러한 경미하고 반복적인 범행까지 폭넓게 단속해 교통사고 보험사기 피해를 줄이겠다는 방침이다.

[경찰, 교통사고 보험사기 연중 상시 단속…SNS·보험금 지급 사례 분석]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이번 집중수사 결과를 바탕으로 교통사고 보험사기를 연중 상시 단속하기로 했다.

기존의 집중수사 기간에만 단속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일상적인 교통사고 수사와 광역 단위 범죄분석을 함께 진행하는 이원화된 수사체계를 운영할 계획이다.

먼저 일선 경찰서 교통수사팀은 일반 교통사고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보험사기가 의심되는 사건에 대한 첩보 수집을 강화한다.

시·도경찰청 교통범죄수사팀은 지역을 넘나드는 의심사례를 분석하고 SNS 공모 게시물과 보험금 지급 사례 등을 집중적으로 살펴볼 예정이다.

특히 반복적인 고의사고나 조직적 허위사고 등 상습성이 높은 범행에 수사력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개별 사고만으로는 범죄 여부를 파악하기 어려운 보험사기의 특성을 고려한 대응이다.

경찰은 다양한 교통사고 자료와 보험금 지급 내역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조직적 범행을 적발할 계획이다.

[보험사기 피해자 보호 강화…할증 보험료 환급 등 추진]

경찰은 보험사기 피의자 검거뿐 아니라 피해를 입은 운전자에 대한 보호조치도 강화할 방침이다.

교통사고 보험사기로 피해를 입은 경우 실제 책임이 없는 운전자가 사고의 당사자로 처리되거나 보험료 할증 등 경제적 부담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

경찰청은 수사 과정에서 확인된 피해자에 대해 행정처분 취소와 할증 보험료 환급 등 필요한 보호조치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실제 행정처분 취소나 보험료 환급 여부는 개별 사건의 수사 결과와 관련 기관의 확인 절차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홍석기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은 교통사고 보험사기가 국민의 생명과 신체의 안전을 위협하고 경제적 부담을 가중하는 중대한 범죄라고 강조했다.

이어 교통사고 보험사기 근절을 위해 수사역량을 집중하는 한편 확인된 피해자에 대한 보호조치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집중수사로 적발된 사건은 2045건, 검거된 피의자는 911명에 달한다.

경찰의 연중 상시 단속이 반복적인 고의사고와 조직적 보험사기를 줄이고 선의의 운전자를 보호하는 데 어떤 성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