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편지에 양형증인을 신청한다고 적었습니다”
최근 교정생활 정보공유 커뮤니티 안기모카페에 항소심을 준비하고 있는 가족의 사연이 올라왔다.
작성자에 따르면 남편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장을 제출했고 현재 항소가 접수된 상태다.
아직 항소심 재판 날짜도 정해지지 않았지만 남편이 보낸 편지에 ‘양형증인 신청을 한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고 한다.
작성자는 자신이 양형증인으로 신청되는 것인지 걱정하며 “법원에 가서 TV에 나오듯 많은 사람들이 보는 가운데 심문을 받는 것이냐”고 물었다.
항소심 절차조차 익숙하지 않은 상황에서 직접 법정에 출석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부담이 커진 것이다.
양형증인은 무엇을 이야기하는 증인일까
형사재판에서 증인은 모두 같은 목적으로 법정에 서는 것은 아니다.
범행 당시 상황이나 사건의 핵심 사실관계를 증언하기 위해 출석하는 증인이 있는 반면, 피고인의 형을 정하는 데 참고할 사정을 설명하기 위한 증인신문이 이뤄지는 경우도 있다.
통상 ‘양형증인’이라고 부르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한다.
예를 들어 피고인의 가족관계나 평소 생활, 사건 이후의 변화, 출소 후 가족의 지원 가능성 등 피고인의 양형과 관련된 사정을 설명하기 위해 가족 등이 증인으로 신청될 수 있다.
따라서 가족이 양형증인으로 출석한다고 해서 반드시 범죄사실 자체를 두고 피고인의 유·무죄를 따지는 증언을 하는 것은 아니다.
가족을 신청했다고 반드시 법정에 출석하는 것은 아냐
피고인이나 변호인 측에서 가족을 양형증인으로 신청하겠다고 결정했다고 해서 곧바로 출석이 확정되는 것은 아니다.
증인을 신청하는 것과 재판부가 그 증인을 채택하는 것은 구분해야 한다.
변호인 측에서 증인을 신청하면 재판부가 증인신문의 필요성을 판단하게 된다.
이미 제출된 자료만으로 충분하다고 판단하거나 해당 증인을 직접 신문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면 신청한 증인이 채택되지 않을 수도 있다.
따라서 사연처럼 아직 항소심 재판기일조차 정해지지 않은 단계라면 실제 양형증인으로 출석하게 된다고 미리 단정할 필요는 없다.
채택된다면 법정에서 질문에 답하는 방식으로 진행
재판부가 양형증인을 채택하고 증인신문기일을 정하면 실제 법정에 출석해 질문에 답하게 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증인신문에서는 증인을 신청한 측이 질문하고 상대방 측에서도 필요한 사항을 질문할 수 있으며 재판부가 직접 확인할 내용을 묻기도 한다.
양형증인이라면 피고인의 생활이나 가족관계, 사건 이후 상황, 앞으로 가족이 어떻게 도울 것인지 등 신청 목적과 관련된 내용이 질문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다만 실제 질문 내용은 사건마다 다르다.
따라서 인터넷에서 다른 사람이 받은 질문을 찾아 답변을 미리 외우기보다는 자신이 직접 알고 있는 사실을 정확하게 이야기하는 것이 중요하다.
“TV처럼 많은 사람 앞에서 심문받나요?”
형사재판은 원칙적으로 공개재판이기 때문에 일반 방청인이 있는 법정에서 재판이 진행될 수 있다.
따라서 양형증인으로 채택돼 출석한다면 판사와 검사, 피고인, 변호인 등이 있는 법정에서 증언하게 될 수 있고 해당 재판을 방청하는 사람이 있을 가능성도 있다.
다만 드라마나 영화에서 묘사되는 것처럼 수많은 사람이 가득 찬 법정에서 공격적인 질문을 받는 장면을 그대로 상상할 필요는 없다.
실제 법정 분위기와 방청 인원은 사건과 법정 상황에 따라 다르며 증인신문 역시 재판절차에 따라 진행된다.
가족이라고 원하는 이야기만 자유롭게 하는 시간은 아냐
양형증인으로 출석하면 가족이 준비해온 이야기를 처음부터 끝까지 자유롭게 읽는 방식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증인신문은 기본적으로 질문을 받고 그 질문에 답하는 절차다.
따라서 가족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장시간 자유롭게 발표하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
질문을 정확하게 듣고 자신이 직접 알고 있는 범위에서 답하면 된다.
모르는 사실을 추측해서 답하거나 피고인에게 유리하게 만들어 이야기해서는 안 된다.
검사도 질문할 수 있다는 점은 알아둬야
피고인 측이 신청한 양형증인이라고 해서 변호인의 질문에만 답하고 끝나는 것은 아니다.
상대방인 검사 측에서도 필요한 질문을 할 수 있다.
가족이 피고인에게 유리한 내용만 이야기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해 진술의 구체적인 근거나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질문이 나올 수도 있다.
재판부 역시 양형 판단을 위해 필요한 부분을 직접 질문할 수 있다.
때문에 ‘어떤 말을 해야 형량이 줄어들까’를 고민하기보다 질문받은 내용에 대해 사실대로 답한다는 생각으로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족에게 물을 수 있는 내용은 사건마다 달라
가족이 양형증인으로 신청되는 경우 흔히 궁금해하는 것이 예상 질문이다.
하지만 모든 사건에서 동일한 질문 목록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피고인과 어떤 관계인지, 평소 생활은 어떠했는지, 사건 이후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가족이 현재 어떤 상황인지, 향후 피고인이 사회로 돌아왔을 때 어떤 지원을 할 수 있는지 등이 사건에 따라 다뤄질 수 있다.
특히 항소심이라면 1심 판결 이후 새롭게 발생한 사정이 있는지도 중요할 수 있다.
따라서 담당 변호인이 가족을 양형증인으로 신청하려는 이유가 무엇인지 먼저 확인하는 것이 좋다.
항소심에서는 ‘1심 이후 무엇이 달라졌는지’도 중요
사연 속 사건은 1심이 아니라 항소심을 앞두고 있다.
항소심에서 양형을 다투려는 경우라면 단순히 1심에서 이미 제출했던 내용을 반복하는 것보다 1심 판결 이후 새롭게 발생한 사정을 주장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피해회복이나 합의가 추가로 이뤄졌는지, 피고인의 반성과 생활에 변화가 있는지, 가족의 보호·지원 환경이 어떻게 마련돼 있는지 등이 사건에 따라 검토될 수 있다.
양형증인을 신청하는 이유 역시 이러한 항소심의 주장과 연결될 수 있다.
아직 항소심 날짜도 없다면 지금 당장 출석을 걱정할 단계는 아냐
작성자는 항소재판 날짜조차 잡히지 않았는데 양형증인 이야기를 듣게 돼 머리가 복잡하다고 했다.
하지만 현재 단계에서는 먼저 항소심 사건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항소심 사건번호가 부여되고 재판부가 배당된 뒤 재판기일이 지정되면 본격적인 항소심 절차가 진행된다.
변호인 측이 양형증인을 신청한다면 이후 재판부의 채택 여부와 증인신문기일 등을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남편이 편지에 ‘양형증인을 신청한다’고 적었다는 사실만으로 당장 법원에 출석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변호인에게 ‘왜 저를 신청하는지’부터 확인해보면 돼
실제로 가족을 양형증인으로 신청할 예정이라면 담당 변호인에게 몇 가지를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
가족을 양형증인으로 신청하려는 이유가 무엇인지, 어떤 내용을 입증하려는 것인지, 현재 재판부에 신청서를 제출했는지, 채택 여부가 결정됐는지 등을 물어볼 수 있다.
채택됐다면 예상되는 증인신문 내용과 출석 시 유의사항도 담당 변호인을 통해 안내받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
법률용어에 익숙하지 않은 가족이 혼자 인터넷에서 ‘양형증인’을 검색하며 모든 절차를 예상할 필요는 없다.
양형증인으로 나간다면 ‘잘 말해야 한다’는 부담 내려놓아도
가족들은 피고인의 형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에 “내가 말을 잘못하면 어떡하지”라는 부담을 느끼기도 한다.
하지만 증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말을 잘하는 것이 아니다.
자신이 직접 경험하고 알고 있는 사실을 질문에 맞게 정확하게 답하는 것이 우선이다.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말하고 기억이 정확하지 않은 것은 정확하지 않다고 답하는 것이 필요하다.
피고인에게 유리한 결과를 만들기 위해 답을 꾸미거나 과장해서는 안 된다.
‘양형증인 신청’만으로 항소심 결과를 예상할 수는 없어
양형증인을 신청한다는 사실 자체가 항소심에서 감형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도 아니다.
항소심 재판부는 1심 판결과 항소이유, 사건의 구체적인 내용, 피해회복과 합의 여부, 피고인의 전력과 범행 후 정황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해 판단한다.
양형증인의 진술은 그 과정에서 검토될 수 있는 자료 가운데 하나다.
따라서 양형증인을 세우면 반드시 형량이 줄어든다거나, 반대로 양형증인이 없으면 항소심에서 불리하다고 단정할 수 없다.
처음 항소심을 겪는 가족에게는 ‘증인’이라는 단어 자체가 무겁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남편이 양형증인을 신청하겠다고 했다는 이유만으로 당장 공개된 법정에서 어려운 심문을 받아야 한다고 걱정할 필요는 없다.
우선 실제 증인신청이 이뤄졌는지, 재판부가 이를 채택했는지, 무엇을 설명하기 위한 증인인지 확인하는 것이 먼저다.
실제로 출석하게 된다면 가족이 해야 할 일은 특별한 법률지식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직접 알고 있는 사실을 질문에 맞춰 사실대로 설명하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