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수익을 받은 사람은 따로 있는데 왜 추징보전이 나왔을까요?”

형사사건을 겪는 가족들에게도 ‘추징보전’은 익숙하지 않은 용어다.

최근 교정생활 정보공유 커뮤니티 안기모카페에도 수용 중인 가족에게 600만원 상당의 추징보전과 관련한 서류가 왔다는 사연이 올라왔다.

가족이 가장 이해하기 어려웠던 부분은 따로 있었다.

실제로 범죄수익을 받은 사람이 아니라고 알고 있는데 왜 해당 수용자를 상대로 추징보전이 이뤄졌느냐는 것이다.

여기에 현재 교정시설에서 사용하고 있는 영치금까지 압류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도 이어졌다.

추징보전은 ‘추징금 600만원이 확정됐다’는 뜻과 달라

먼저 추징과 추징보전을 구분해야 한다.

추징은 몰수할 수 없는 범죄수익 등에 대해 그 가액을 금전으로 환수하는 재산형이다.

반면 추징보전은 앞으로 법원이 추징을 선고했을 때 집행할 재산이 없어지는 상황을 막기 위해 미리 재산 처분을 제한하는 절차다.

즉 추징보전액이 600만원이라고 해서 이미 최종 판결로 600만원의 추징금이 확정됐다는 의미는 아니다.

본안 형사재판과 별도로 ‘나중에 추징이 선고될 경우를 대비해 일정 재산을 확보해 두는 절차’로 이해하는 편이 가깝다.

‘추징보전청구’와 ‘추징보전명령’도 구분해야

가족이 받은 서류의 제목도 자세히 볼 필요가 있다.

검사가 법원에 추징보전을 요청하는 단계라면 ‘추징보전청구’가 문제될 수 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여 결정했다면 ‘추징보전명령’이 내려진 상태일 수 있다.

두 단계는 같은 의미가 아니다.

따라서 가족이 “추징보전청구가 날아왔다”고 표현하더라도 실제로는 어떤 결정문을 받은 것인지 확인해야 한다.

법원이 이미 추징보전명령을 내렸는지, 보전금액이 얼마인지, 구체적으로 어떤 재산이 대상인지가 중요하다.

범죄수익을 직접 가지고 있지 않아도 왜 재산이 묶일 수 있을까

가족들이 가장 많이 오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범죄로 번 돈이 내 통장에 들어온 적이 없으니 내 재산은 추징보전할 수 없다”고 단순하게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추징보전은 반드시 범죄수익 그 자체만을 찾아서 동결하는 절차라고 볼 수 없다.

적용되는 법률과 사건의 성격에 따라 장래 추징금을 집행하기 위한 피고인의 일반재산이 보전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법원은 2026년 7월 특정 사기범죄 사건에서 범행 이전부터 피의자가 가지고 있었고 범죄와 직접 관계가 없었던 일반재산에 대해서도 범죄피해재산 관련 추징의 집행을 확보하기 위한 추징보전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범죄수익으로 받은 돈이 아니니까 절대 추징보전할 수 없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그렇다고 아무 피고인에게 임의로 금액을 정할 수 있다는 뜻도 아냐

반대 방향의 오해도 주의해야 한다.

추징보전은 단순히 사건에 이름이 올라갔다는 이유만으로 검사가 임의의 금액을 정해 모든 재산을 동결하는 제도는 아니다.

법원은 해당 사건에서 장래 추징해야 할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단할 상당한 이유가 있는지, 추징재판의 집행이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해질 우려가 있는지 등을 살펴 추징보전 여부를 판단한다.

또 추징보전명령에는 보전할 금액과 대상이 되는 재산 등이 특정된다.

따라서 이번 사연의 600만원이 어떤 근거로 산정됐는지는 결정문을 확인해야 알 수 있다.

공범 사건이라면 ‘누가 실제 돈을 받았는지’만으로 끝나지 않을 수 있어

여러 사람이 함께 연루된 사건에서는 더욱 복잡해질 수 있다.

피고인이 범죄수익을 직접 현금으로 받지 않았다고 주장하더라도 어떤 범죄로 기소됐는지, 범행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추징의 법적 근거가 무엇인지 등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

그래서 “돈은 다른 사람이 받았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추징보전이 잘못됐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반대로 실제 범행과 수익 귀속관계가 검찰 주장과 다르다면 그 부분은 본안재판과 추징보전 절차에서 구체적으로 다퉈야 할 수 있다.

600만원은 무엇을 기준으로 계산됐는지 확인해야

가족이 가장 먼저 확인할 숫자는 ‘600만원’이다.

이 돈이 검찰이 파악한 범죄수익 상당액인지, 피고인에게 귀속됐다고 보는 금액인지, 다른 법률에 따른 추징 예상액인지 결정문을 살펴봐야 한다.

사건에 따라 추징의 근거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사례와 금액만 비교해서는 알 수 없다.

“누구는 범죄수익 전액이 추징됐다더라”는 식의 경험담도 이번 사건에 그대로 적용할 수 없다.

취소신청을 하면 추징보전을 없앨 수 있을까

추징보전명령이 내려졌다고 해서 어떤 경우에도 변경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관련 법률에는 추징보전명령의 취소와 집행정지·취소 등에 관한 절차가 마련돼 있다.

다만 가족이 단순히 “범죄수익을 받지 않았습니다”라고 신청서를 제출하면 자동으로 취소되는 것은 아니다.

어떤 법률에 근거한 추징보전인지, 현재 사건이 수사단계인지 재판단계인지, 어떤 재산이 보전됐는지 등을 먼저 확인해야 한다.

결정에 불복할 수 있는 절차와 기간도 사건에 적용되는 법률에 따라 확인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결정문을 받은 직후라면 변호인에게 서류 전체를 보여주고 불복이나 취소를 구할 수 있는 사유가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영치금도 자동으로 압류되는 걸까

수용자 가족에게 가장 현실적인 문제다.

현재 교정행정에서는 흔히 ‘영치금’이라고 부르는 돈을 ‘보관금’이라고 한다.

수용자가 입소할 때 가지고 있던 돈이나 가족 등이 보내준 전달금 등 교정시설이 보관하는 돈이 여기에 해당한다.

그렇다고 추징보전명령이 내려졌다는 이유만으로 현재 가지고 있는 모든 영치금이 무조건 자동으로 동결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추징보전명령에서 실제 어떤 재산을 대상으로 집행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보관금 자체에 압류 결정이 들어오면 상황은 달라져

다만 수용자의 보관금 채권 자체에 법원의 압류가 집행됐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법무부 교정본부는 법원의 보관금 채권압류 결정문을 교정시설이 받으면 교정시설은 제3채무자로서 수용자가 압류 대상 보관금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안내하고 있다.

즉 ‘추징보전명령이 있다’는 사실과 ‘현재 영치금을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은 구분해서 확인해야 한다.

실제로 보관금이 대상 재산으로 집행됐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족이 새로 보내는 영치금도 계속 묶일까

이 부분 역시 결정문과 집행 범위를 보지 않고 일률적으로 답하기 어렵다.

어떤 채권이 어느 범위까지 압류 또는 보전돼 있는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가족이 생활비 용도로 영치금을 추가로 보내기 전에 해당 교정시설에 현재 보관금 사용제한이 걸려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실제 압류가 있다면 어느 법원의 어떤 결정에 따른 것인지도 확인할 수 있다.

막연히 “추징보전이 있으니 앞으로 넣는 돈도 전부 사라진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지만, 반대로 확인 없이 계속 입금하는 것도 피하는 편이 낫다.

추징보전된 돈이 바로 국가로 넘어가는 것도 아냐

추징보전은 본질적으로 ‘보전’ 절차다.

재산을 처분하지 못하도록 확보하는 것과 최종적으로 국가가 추징금을 집행하는 것은 다른 단계다.

형사재판에서 추징이 최종적으로 선고되고 확정된 뒤에는 검사의 명령에 따라 집행될 수 있다.

형사소송법은 추징 등 재산형의 집행에 민사집행법상 집행절차 등을 준용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추징보전이 이뤄졌다는 사실만 보고 이미 해당 돈의 소유권이 국가로 넘어갔다고 이해해서는 안 된다.

가족이 가장 먼저 확인할 것은 결정문

이번 사연처럼 추징보전이라는 말을 처음 들었다면 인터넷에서 다른 사람의 사례를 찾기 전에 받은 서류부터 확인해야 한다.

서류 제목이 추징보전청구인지 추징보전명령인지, 피고인 이름과 사건번호가 무엇인지, 추징보전액이 정확히 600만원인지, 추징의 근거가 되는 법률이 무엇인지, 처분을 금지하는 재산이 무엇인지 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특히 어떤 계좌나 부동산, 채권 등이 실제 대상이 됐는지가 중요하다.

영치금이 걱정된다면 보관금에 대한 별도의 집행이나 사용제한이 있는지도 교정시설에 확인해야 한다.

“돈을 받은 적 없는데 왜?” 그 질문이 잘못된 것은 아냐

범죄수익을 실제로 받지 않았다고 알고 있는 가족에게 추징보전 600만원이라는 말을 들으면 납득하기 어려운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추징보전은 현재 손에 들고 있는 범죄수익만 찾아서 압류하는 제도가 아니다.

장래 추징이 선고될 경우 그 집행을 확보하기 위해 일정한 재산의 처분을 미리 제한하는 제도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추징보전명령이 내려졌다는 이유만으로 600만원의 추징이 최종 확정된 것도 아니고, 영치금이 반드시 모두 압류됐다는 의미도 아니다.

그래서 지금 필요한 것은 “600만원을 어떻게 마련해야 하나”부터 걱정하는 것이 아니다.

결정문에 적힌 추징 근거와 보전 대상 재산을 먼저 확인하고, 범죄수익의 귀속이나 피고인의 역할에 사실관계와 다른 부분이 있다면 담당 변호인을 통해 본안재판과 추징보전 절차에서 어떻게 다툴 수 있는지를 검토하는 것이 순서다.

익숙하지 않은 법률용어일수록 제목만 보고 결과까지 미리 판단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추징보전은 말 그대로 아직 ‘보전’ 단계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