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진료 제도화 앞두고 대상·처방 기준 구체화
비대면진료를 받을 수 있는 환자의 범위와 의료기관의 진료 기준, 의약품 처방 제한 등을 정한 하위법령 개정안이 마련됐다.
보건복지부는 10월 19일 개정 의료법 시행에 필요한 세부 사항을 담은 '의료법 시행규칙'과 '의료관계 행정처분 규칙' 일부개정령안을 입법예고한다고 밝혔다.
입법예고 기간은 10월 19일부터 11월 9일까지다.
이번 개정안은 오는 12월 24일 시행되는 개정 의료법에 맞춰 비대면진료 제도의 구체적인 운영 기준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
주요 내용에는 비대면진료 대상환자와 초진 허용 기준, 의약품 처방일수, 처방 제한 의약품, 의료기관별 비대면진료 비율, 중개 플랫폼의 신고·인증 의무 등이 포함됐다.
정부는 비대면진료의 접근성을 확보하면서도 대면진료를 기본으로 하는 의료체계를 유지하고, 의약품 오남용과 개인정보 유출 등의 위험을 줄이는 방향으로 제도를 정비할 계획이다.
다만 이번에 발표된 세부 내용은 입법예고 단계의 개정안으로, 의견 수렴과 법령 확정 과정에서 일부 조정될 수 있다.
초진 비대면진료, 환자 주소지와 같은 시·도에서 허용
이번 개정안에서 주목할 부분은 초진 비대면진료 허용 기준이다.
초진은 해당 의료기관에서 관련 대면진료를 받은 이력이 없는 상태에서 처음 진료를 받는 경우를 말한다.
개정안에 따르면 대면진료 이력 요건을 충족하지 않더라도 환자의 주민등록상 주소지와 의료기관 소재지가 같은 시·도에 있다면 초진 비대면진료를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서울에 주민등록상 주소지가 있는 환자는 서울에 소재한 의료기관에서 초진 비대면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경기도에 주소지가 있는 환자라면 경기도 내 의료기관이 기준이 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같은 시·군·구가 아니라 같은 시·도라는 점이다.
다만 주민등록상 주소지와 실제 거주지가 다른 경우에는 별도의 기준이 적용될 수 있다.
비대면진료지원시스템에 실거주지를 등록한 환자는 주민등록상 주소지가 아닌 등록된 실거주지를 기준으로 초진 비대면진료 가능 여부를 판단하도록 했다.
따라서 거주지와 의료기관의 소재지를 확인하는 것이 초진 비대면진료 이용의 중요한 기준이 될 전망이다.
일반 비대면진료는 6개월 이내 같은 증상 대면진료 이력 필요
일반 비대면진료는 기존에 해당 의료기관을 방문해 진료받은 환자를 중심으로 허용된다.
개정안에 따르면 같은 의료기관에서 최근 6개월 이내 동일한 증상으로 대면진료를 받은 이력이 있는 환자가 일반 비대면진료 대상이다.
단순히 해당 병원에 방문한 경험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모든 질환에 대해 비대면진료를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6개월 이내의 대면진료 이력과 같은 증상이라는 요건을 함께 충족해야 한다.
예를 들어 특정 질환으로 의료기관을 방문해 진료받은 환자가 이후 같은 증상으로 추가 진료가 필요한 경우 비대면진료 대상에 해당할 수 있다.
반면 이전과 전혀 다른 증상으로 진료받으려는 경우에는 기존 대면진료 이력만으로 일반 비대면진료 요건을 충족한다고 볼 수 없다.
다만 이러한 일반 비대면진료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더라도 같은 시·도 내 초진 비대면진료 요건에 해당하면 진료가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 이번 개정안의 내용이다.
희귀질환자·등록장애인 등은 다른 시·도 초진도 가능
일부 환자에게는 초진 비대면진료의 지역 제한을 완화하는 예외가 마련된다.
보건복지부는 희귀질환자, 제1형 당뇨병 환자, 등록장애인, 장기요양수급자 등 법령에서 정한 환자의 경우 다른 시·도에 있는 의료기관에서도 초진 비대면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러한 환자들은 질환의 특성이나 건강 상태, 이동의 어려움 등으로 의료기관을 직접 방문하는 데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전문적인 진료가 필요한 희귀질환자는 거주 지역에 적합한 의료기관이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
정부는 이러한 상황을 고려해 일정한 요건을 갖춘 환자에게 지역 제한의 예외를 적용할 계획이다.
다만 등록장애인이나 장기요양수급자라는 이유만으로 모든 진료가 무조건 허용되는 것은 아니다.
실제 적용 대상과 세부 요건은 확정되는 법령 기준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
비대면진료는 의원급 의료기관이 원칙
비대면진료를 실시할 수 있는 의료기관의 범위도 정해진다.
개정안은 비대면진료를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실시하는 것을 원칙으로 규정했다.
의원급 의료기관은 일반적으로 동네 의원과 치과의원, 한의원 등을 포함한다.
정부는 대면진료 중심의 의료전달체계를 유지하기 위해 비대면진료의 기본 운영기관을 의원급으로 설정했다.
다만 희귀질환자나 수술·시술 이후 경과관찰이 필요한 환자 등 불가피한 경우에는 정해진 기준에 따라 병원급 의료기관에서도 비대면진료를 실시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환자의 질환과 진료 목적에 따라 이용할 수 있는 의료기관의 범위가 달라질 수 있다.
초진 비대면진료 처방약은 원칙적으로 7일 이내
비대면진료를 통해 처방할 수 있는 의약품의 일수에도 제한이 마련된다.
개정안에 따르면 초진 비대면진료의 의약품 처방일수는 원칙적으로 7일 이내다.
대면진료 없이 처음 진료받는 상황에서는 환자의 건강 상태를 충분히 확인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기준이다.
다만 모든 초진 환자의 처방이 반드시 7일 이내로만 제한되는 것은 아니다.
해당 질환에 대한 기존 진료·처방 이력이 확인되고 의료인이 치료를 계속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는 경우에는 한 차례에 한해 30일 이내로 처방할 수 있도록 했다.
이 경우에도 환자의 과거 진료·처방 이력과 의료인의 판단이 필요하다.
따라서 환자가 30일분 처방을 요청한다고 해서 자동으로 장기 처방이 허용되는 것은 아니다.
또한 이번 개정안에서 제시된 7일 처방 원칙은 초진 비대면진료에 관한 기준이다.
일반 비대면진료의 처방 가능 범위까지 모두 동일하다고 해석해서는 안 된다.
마약류·비만치료제 등 비대면 처방 원칙적 금지
비대면진료에서 처방할 수 없는 의약품의 범위도 구체화된다.
보건복지부는 마약과 향정신성의약품, 오남용 우려 의약품, 비만치료제 등을 비대면진료에서 원칙적으로 처방할 수 없도록 했다.
또한 그 밖에 오남용 우려가 있는 의약품은 보건복지부 장관이 별도로 고시해 처방을 제한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비대면진료 과정에서 의약품이 부적절하게 처방되거나 오남용되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다.
다만 희귀질환자 등의 치료에 필요한 경우에는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면 마약·향정신성의약품을 예외적으로 처방할 수 있도록 했다.
따라서 의약품의 종류와 환자의 질환, 예외 적용 요건 등에 따라 처방 가능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
정부는 비대면진료의 편의성을 확보하면서도 의약품 안전관리 기준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의료기관 비대면진료 비율, 전체 진료의 30% 이내로 제한
의료기관이 실시할 수 있는 비대면진료 건수에도 제한이 마련된다.
개정안에 따르면 의료기관의 비대면진료 건수는 반기별 전체 진료 건수의 30% 이내로 제한된다.
이는 의료기관의 진료가 비대면 방식에 지나치게 집중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기준이다.
의료인별 진료 건수 제한도 별도로 마련됐다.
의사의 반기 월평균 비대면진료 건수는 500건 이내로 제한된다.
치과의사와 한의사는 반기 월평균 130건 이내로 정했다.
다만 야간이나 휴일에 실시한 비대면진료 등은 해당 건수 산정에서 제외하도록 했다.
정부는 의료기관의 비대면진료 비율과 의료인별 진료 건수를 관리해 대면진료와 비대면진료가 균형 있게 운영되도록 할 계획이다.
화상진료 원칙…환자 본인 여부와 진료 요건 확인해야
비대면진료의 구체적인 진행 방식도 정해진다.
의료인은 진료를 시작하기 전에 환자 본인 여부와 비대면진료 대상환자 요건을 확인해야 한다.
환자가 실제로 진료받을 수 있는 대상인지 확인한 뒤 진료를 진행하도록 하는 것이다.
진료 방식은 화상통신을 원칙으로 한다.
의료인과 환자가 서로 영상으로 상태를 확인하면서 진료하는 방식이다.
다만 일정한 경우에는 음성통신을 통한 진료도 허용하도록 했다.
정부는 비대면진료가 대면진료와 비교해 환자의 상태를 확인하는 데 제약이 있을 수 있는 만큼 본인확인과 진료 절차에 관한 기준을 구체적으로 마련할 계획이다.
처방약 전달 기준 마련…약국 밖 인도도 요건 적용
비대면진료 이후 조제된 의약품을 환자에게 전달하는 방식에 관한 규정도 마련된다.
개정안에는 조제의약품을 약국 밖에서 인도할 수 있는 지역과 인도 업무를 위탁할 수 있는 근거가 포함됐다.
의약품 전달 과정에서 지켜야 할 사항도 구체화했다.
약국개설자는 환자에게 필요한 복약지도를 해야 하며, 배송업자는 의약품 배송에 관한 약관 등을 마련해야 한다.
의약품을 무료로 제공하는 방식 등으로 환자를 부당하게 유인하는 행위도 금지된다.
배송업자가 부당한 금품을 제공하는 행위 역시 제한된다.
대한약사회는 의약품 인도 과정에 필요한 표준지침을 마련할 예정이다.
정부는 의약품 전달 과정의 안전성을 확보하고 불공정한 환자 유인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관리체계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이번 개정안이 모든 환자에게 모든 의약품의 배송을 전면 허용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약국 밖 인도가 가능한 지역과 대상, 준수사항 등은 법령에서 정한 기준에 따라 적용된다.
보건복지부는 비대면진료 전담 약국 등을 방지하기 위한 약사법 보완 입법도 별도로 추진할 계획이다.
비대면진료 플랫폼 신고 의무화…가입자 10만 명 이상은 인증
비대면진료 중개 플랫폼에 대한 관리 기준도 강화된다.
비대면진료 중개매체를 제공하거나 운영하려는 사업자는 관련 정보를 신고해야 한다.
신고 대상 정보에는 중개매체의 명칭과 운영방식, 이용료, 정보 안전성 확보 조치 등이 포함된다.
특히 누적 가입자 수가 10만 명 이상인 중개매체 운영자는 의무적으로 인증을 신청해야 한다.
인증 과정에서는 중개 기능의 적정성과 환자 본인확인 절차, 개인정보 보호 수준, 운영의 적정성 등을 평가한다.
비대면진료 플랫폼은 환자의 건강정보와 진료 관련 정보를 취급할 수 있는 만큼 정보 보호와 시스템 안전성이 중요한 관리 대상이다.
정부는 신고와 인증제도를 통해 플랫폼 운영의 투명성을 높이고 환자의 개인정보를 보호하겠다는 방침이다.
전자처방전·진료정보 관리 시스템 기준도 마련
비대면진료 과정에서 사용되는 전자처방전과 진료정보 관리체계에 관한 기준도 마련된다.
개정안에는 비급여 진료내역 제출, 전자처방전 작성과 발송, 비대면진료지원시스템과 전자처방전전달시스템 이용에 관한 세부 규정이 포함됐다.
정부는 관련 업무를 공공기관에 위탁해 운영할 계획이다.
비대면진료 비급여 진료내역 제출 업무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담당한다.
비대면진료지원시스템과 전자처방전전달시스템의 구축·운영 업무는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위탁한다.
중개매체의 신고 접수와 인증 평가·조사 업무는 한국보건의료정보원이 맡게 된다.
이와 함께 관련 시스템의 안전성 확보 조치와 민감정보 처리 근거, 과태료 부과기준 등도 마련한다.
감염병·대규모 재난 발생 시 비대면진료 기준 한시적 완화
정부는 감염병 확산이나 대규모 재난 등으로 대면진료가 어려워지는 상황에 대비한 예외 규정도 마련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9월 23일부터 11월 2일까지 입법예고 중인 의료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의 주요 내용도 함께 안내했다.
시행령 개정안에는 심각 단계의 위기경보가 발령되거나 감염병 확산으로 경계 단계의 위기경보가 발령된 경우 비대면진료 기준을 한시적으로 완화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대규모 재난이나 의료공급 차질 등으로 대면진료 제공이 현저히 곤란한 경우에도 일정한 절차에 따라 기준을 완화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감염병이 발생하거나 재난 상황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제한이 자동으로 해제되는 것은 아니다.
구체적인 완화 요건과 절차에 따라 한시적으로 적용하도록 하는 것이 개정안의 취지다.
규정 위반 의료기관·플랫폼에 행정처분 기준 마련
비대면진료 관련 규정을 위반했을 때 적용할 행정처분 기준도 정비된다.
보건복지부는 의료관계 행정처분 규칙 개정안을 통해 비대면진료 중개업자를 행정처분 대상에 포함하기로 했다.
의료기관이 비대면진료 대상환자 기준이나 의약품 처방 제한, 화상통신 기준 등을 위반한 경우 시정명령을 내릴 수 있도록 관련 기준을 마련한다.
중개업자가 신고·인증 의무를 위반하거나 개인정보를 부당하게 처리한 경우에도 행정처분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위반 내용에 따라 시정명령과 영업정지, 신고수리 취소 등의 처분 기준이 적용될 예정이다.
정부는 이러한 관리체계를 통해 비대면진료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법행위와 환자 피해를 예방한다는 계획이다.
11월 9일까지 의견 수렴…12월 24일 시행 앞두고 법령 정비
보건복지부는 이번 의료법 시행규칙과 의료관계 행정처분 규칙 개정안에 대해 11월 9일까지 국민과 관계기관의 의견을 수렴한다.
의료법 시행령 개정안에 대한 의견 제출 기한은 11월 2일까지다.
의견은 국민참여입법센터를 통해 제출할 수 있으며, 시행규칙과 행정처분 규칙 관련 사항은 보건복지부 의료정보정책과에 전달할 수 있다.
의약품 인도 관련 의견은 약무정책과에서 담당한다.
정부는 입법예고 기간에 접수된 의견을 검토한 뒤 개정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개정 의료법의 시행일은 오는 12월 24일이다.
이번 하위법령 개정안이 확정되면 비대면진료의 초진 허용 지역과 재진 요건, 처방일수, 의약품 제한, 의료기관 운영기준, 플랫폼 관리체계 등이 보다 구체적으로 정해질 전망이다.
특히 환자 입장에서는 초진 비대면진료를 받을 수 있는 지역과 의약품 처방 가능 범위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해진다.
의료기관 역시 환자의 대면진료 이력과 대상환자 요건을 확인하고 비대면진료 건수 및 처방 제한 기준을 준수해야 한다.
정부는 비대면진료의 접근성을 높이는 동시에 환자 안전과 의료서비스의 적정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