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건 가운데 일부는 합의했습니다…형이 많이 줄어들까요?”

최근 교정생활 정보공유 커뮤니티 안기모카페에 여러 건의 사기사건으로 재판을 앞두고 있다는 가족의 사연이 올라왔다.

작성자에 따르면 사건은 서로 다른 두 지역에 각각 2건과 4건으로 나뉘어 있고 전체 피해금액은 약 2500만원이다.

피고인은 초범이며 2건이 포함된 한쪽 사건에서는 피해자들과 모두 합의를 마쳤고, 나머지 4건 가운데서도 일부 합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사건이 서로 다른 지역에 나뉘어 있어 가족은 재판이 병합되지 않고 각각 진행될 가능성을 걱정하고 있었다.

가장 궁금한 것은 피해자 전원과 합의하지 못하더라도 이미 이뤄진 부분합의가 실제 형량을 정할 때 도움이 되는지 여부였다.

사기죄에서 피해회복은 실제 양형에 고려되는 요소

사기사건에서 피해회복은 단순히 가족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요소에 그치지 않는다.

2026년 7월 1일부터 시행 중인 대법원 양형위원회의 사기범죄 양형기준에서도 ‘처벌불원 또는 실질적 피해 회복’을 긍정적인 주요 참작사유로 두고 있다.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 역시 집행유예 판단에서 긍정적인 주요 참작사유에 포함돼 있다.

반대로 미합의, 피해회복을 위한 노력이 없는 경우 등은 불리하게 고려될 수 있다.

따라서 초범이라는 점과 실제 피해회복이 이뤄졌다는 점은 사기죄의 형을 정하는 과정에서 의미가 있을 수 있다.

그렇다면 ‘부분합의’도 의미가 있을까

피해자가 여러 명인 사건에서는 모든 피해자와 동시에 합의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일부 피해자와 합의하거나 피해금액 일부를 변제했다면 실제로 이뤄진 피해회복의 정도가 양형 과정에서 검토될 수 있다.

다만 일부 피해자와 합의했다는 사실을 피해자 전원과 합의한 경우와 동일하게 볼 수는 없다.

합의되지 않은 피해가 얼마나 남아 있는지, 전체 피해액 가운데 어느 정도가 회복됐는지, 합의한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했는지 등 구체적인 사정을 함께 살펴보게 된다.

‘피해자 절반 합의했으니 형량도 절반 감소’는 아냐

가족들이 가장 주의해야 할 부분이다.

형사재판의 양형은 계산식처럼 작동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피해자 6명 가운데 3명과 합의했다고 해서 형량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것도 아니고, 1000만원을 변제했다고 해서 징역 몇 개월이 자동으로 감경되는 것도 아니다.

재판부는 범행 횟수와 피해 규모, 범행 방법, 피고인의 역할, 피해회복 정도, 피해자의 처벌 의사, 전과, 범행 이후 정황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해 형을 정한다.

따라서 인터넷에서 “나는 합의하고 몇 개월 줄었다”는 사례를 발견하더라도 자신의 사건에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다.

양형기준에서도 ‘실질적 피해회복’에는 기준이 있어

현재 사기범죄 양형기준에서는 ‘실질적 피해 회복’의 의미도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재산적 피해만 발생한 경우 피고인이 피해회복을 위해 진지하게 노력한 끝에 합의에 준할 정도, 즉 손해액의 약 3분의 2 이상을 회복시키거나 그 정도의 피해회복이 확실시되는 경우를 실질적 피해회복으로 본다.

그렇다고 피해액의 3분의 2를 갚으면 반드시 감형되거나 집행유예가 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이는 양형기준에서 특정 양형인자를 판단하기 위한 기준이지 선고 결과를 보장하는 공식이 아니다.

‘초범’ 역시 유리하지만 결과를 결정하는 한 가지 요소

사연에서는 피고인이 초범이라는 점도 강조됐다.

현재 사기범죄 집행유예 기준에서는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경우를 긍정적인 주요 참작사유로 보고 있다.

하지만 초범이라는 이유만으로 집행유예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반복적인 범행인지, 피해자가 여러 명인지, 피해규모는 어느 정도인지, 범행을 계획하거나 주도했는지, 피해가 얼마나 회복됐는지 등 다른 요소도 함께 판단된다.

결국 ‘초범+부분합의’라는 두 가지 조건만으로 실형 또는 집행유예를 예상하기는 어렵다.

사건이 2건과 4건으로 나뉘었다면 ‘병합’ 여부도 확인해야

사연에서는 같은 유형의 사건이 서로 다른 지역에 나뉘어 있어 별도로 재판을 받을 가능성도 걱정하고 있다.

여러 형사사건이 있다고 해서 반드시 하나의 재판으로 합쳐지는 것은 아니다.

사건이 어느 법원에 계속돼 있는지, 사건 사이에 어떤 관련성이 있는지, 현재 재판이 어느 단계까지 진행됐는지 등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단순히 “같은 사기사건이니 병합될 것”이라고 예상하기보다는 각 사건번호와 현재 진행 상황을 변호인을 통해 확인할 필요가 있다.

따로 재판받는다면 판결 확정 시점도 중요해질 수 있어

여러 사건이 따로 진행되는 상황에서는 각 사건의 판결 시점도 중요할 수 있다.

한 사건의 판결이 먼저 확정된 뒤 다른 사건에 대한 재판이 진행되는 경우에는 범행 시기와 판결 확정 시점 등에 따라 형법상 경합범 관계가 문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부분은 단순히 사건이 몇 건인지로 판단할 수 없다.

각 범행일과 기소일, 재판 진행 상황, 판결 확정 여부 등을 함께 확인해야 하므로 사건이 여러 법원에 나뉘어 있다면 담당 변호인에게 전체 사건의 진행표를 보여주고 대응 방향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합의가 진행 중이라면 남은 피해회복 노력도 자료가 될 수 있어

아직 합의하지 못한 피해자가 있다고 해서 이미 이뤄진 피해회복 노력이 의미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반대로 일부 합의를 했다는 이유로 나머지 피해회복을 중단하는 것도 신중해야 한다.

재판을 앞두고 있다면 현재까지 누구와 합의했는지, 실제 변제금액은 얼마인지, 아직 합의하지 못한 피해자에게 어떤 피해회복 노력을 하고 있는지 등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

다만 피해자에게 반복적으로 연락하거나 합의를 압박하는 방식은 피해야 한다.

현재 사기범죄 양형기준에서도 합의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피해를 야기한 경우를 부정적인 요소로 두고 있어 합의 과정 자체도 신중하게 진행해야 한다.

“6개월 이하 나오면 성공보수 300만원”…계약 내용 확인 필요

사연에는 변호사 비용과 관련한 고민도 등장한다.

작성자는 일정 형량 이하가 선고될 경우 300만원의 성공보수를 지급하는 조건이 있다며 대형 로펌에서는 원래 이런 방식으로 성공보수를 정하는 것인지 궁금해했다.

이 부분은 합의나 양형 문제와 별개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대법원은 2015년 전원합의체 판결을 통해 형사사건에 관한 성공보수 약정은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돼 무효라고 판단했다.

따라서 실제 계약서에 ‘6개월 이하 선고 시 300만원’과 같은 조건이 형사사건의 결과에 따른 성공보수로 기재돼 있다면 단순히 “대형 로펌은 원래 이렇게 한다”고 받아들이기보다 계약 내용과 비용의 성격을 정확하게 확인할 필요가 있다.

변호사가 성공보수를 제시했다고 형량 가능성을 보장한 것은 아냐

가족 입장에서는 특정 결과를 조건으로 비용이 정해져 있으면 “변호사도 그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해서 이런 조건을 제시한 것 아닐까”라고 받아들일 수 있다.

하지만 비용 조건을 근거로 실제 선고형을 예상해서는 안 된다.

재판 결과는 변호사가 결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최종적인 형은 법원이 사건의 증거와 양형사정을 검토해 판단한다.

따라서 계약 조건과 사건 전망은 별개의 문제로 보는 것이 안전하다.

결국 중요한 것은 ‘몇 명과 합의했느냐’보다 전체 피해회복 정도

사기죄로 재판을 앞둔 가족에게 피해자와의 합의는 매우 크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현재 양형기준에서도 처벌불원과 실질적인 피해회복을 중요한 긍정적 요소로 보고 있고,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도 유리한 요소가 될 수 있다.

그러나 ‘6명 중 3명과 합의했으니 형이 몇 개월 줄어든다’는 방식으로 결과를 예측할 수는 없다.

전체 피해 가운데 어느 정도가 실제 회복됐는지, 피해자들의 처벌 의사가 어떠한지, 남은 피해에 대해서도 진지한 회복 노력을 했는지, 피고인의 범행 방식과 전력 등은 어떠한지가 함께 고려된다.

특히 여러 지역에서 사건이 별도로 진행되고 있다면 합의 문제만 볼 것이 아니라 사건 병합 가능성과 각 재판의 진행 단계, 판결 확정 시점까지 함께 확인할 필요가 있다.

가족에게는 결국 “몇 개월 줄어들까요?”라는 질문보다 현재까지 회복된 피해와 남은 피해를 정확하게 정리하고 각 사건의 진행 상황을 담당 변호인과 함께 점검하는 것이 현실적인 준비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