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재 사망사고 반복되면 최대 영업이익 5% 과징금]

산업재해 사망사고가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사업장에 대한 경제적 제재가 강화된다.

고용노동부는 10월 27일 산업재해 예방과 노동자 보호를 위한 주요 제도개선 내용을 담은 '산업안전보건법' 개정법률을 공포했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은 2025년 9월 정부가 발표한 '노동안전 종합대책'의 핵심 과제를 법제화한 것이다.

개정법에는 반복적인 산업재해 사망사고에 대한 과징금 부과와 노동자 작업중지권 확대, 안전 관련 신고 포상금 신설, 산업안전보건관리비 적용 확대 등이 포함됐다.

특히 안전·보건조치 의무를 위반해 일정 기간 다수의 사망자가 발생한 사업주에게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정부는 이를 통해 기업이 산업재해 예방에 필요한 안전시설과 보호조치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도록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1년간 노동자 3명 이상 사망…3년 평균 영업이익 기준으로 산정]

개정법에 따르면 사업주가 산업안전보건법 제38조, 제39조, 제63조에 따른 안전·보건조치 의무를 위반해 법 시행일부터 1년 동안 노동자 3명 이상이 산업재해로 사망한 경우 과징금 부과 대상이 될 수 있다.

과징금은 최근 3년 평균 영업이익의 5% 범위에서 부과된다.

다만 최근 3년 평균 영업이익이 없거나 산정하기 어려운 경우, 또는 영업이익의 5%가 30억 원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에는 30억 원 범위에서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영업이익이 적거나 적자가 발생한 기업이라고 해서 과징금 부과 대상에서 자동으로 제외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규정이다.

다만 산업재해 사망자가 3명 이상 발생했다고 해서 모든 경우에 과징금이 자동으로 부과되는 것은 아니다.

사업주의 법령상 안전·보건조치 의무 위반과 사망사고 발생 등 법률에서 정한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실제 과징금은 위반행위 횟수와 기업 규모, 사망자 수 등을 기준으로 산정한다.

여기에 위반행위의 내용과 정도, 전체 노동자 대비 사망자 비율, 산업재해 예방 및 재발 방지를 위한 사업주의 노력 등을 고려한다.

최종적인 부과 여부와 금액은 과징금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결정될 예정이다.

정부는 과징금 부과 절차와 징수 시기, 심의위원회 운영 등에 관한 세부 기준을 향후 하위법령에서 마련할 계획이다.

해당 규정은 2027년 4월 28일부터 시행되며, 징수된 과징금은 산재보험기금에 귀속돼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재원으로 사용된다.

[노동자 작업중지권 확대…사고 발생 우려만 있어도 대피 가능]

노동자가 위험한 작업환경에서 자신의 생명과 건강을 보호할 수 있도록 작업중지권도 확대된다.

기존에는 산업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이 있는 경우 작업을 중지하고 대피할 수 있었다.

그러나 개정법이 시행되면 산업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이 우려되는 경우에도 노동자가 작업을 중지하고 대피할 수 있게 된다.

또한 노동자와 근로자대표, 명예산업안전감독관은 사업주에게 작업중지를 요구할 수 있다.

특히 하청 노동자도 원청에 직접 작업중지를 요구할 수 있도록 제도가 개선된다.

이는 원청과 하청이 함께 작업하는 산업현장에서 위험 상황이 발생했을 때 보다 신속하게 안전조치를 요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고용노동부 장관의 작업중지 명령 요건도 확대된다.

기존에는 중대재해가 발생했을 때 작업중지 명령을 내릴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노동자가 사고로 의식불명 상태에 빠지거나 생사가 분명하지 않은 경우 등에도 작업중지를 명할 수 있다.

붕괴나 화재, 폭발, 유해물질 누출 등으로 중대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이 있는 경우에도 사고 발생 전 선제적인 작업중지 명령이 가능해진다.

아울러 사업주가 안전난간 설치 등 고용노동부 장관의 시정조치 명령을 이행하지 않아 급박한 산업재해 위험이 발생한 경우에는 시정이 완료될 때까지 작업을 중단해야 한다.

작업중지 관련 개정 규정은 2027년 4월 28일부터 시행된다.

[2027년 안전한일터위원회 출범…노사정 함께 산업재해 예방정책 마련]

산업안전보건 정책을 체계적으로 논의하기 위한 '안전한일터위원회'도 새롭게 설치된다.

위원회는 고용노동부 장관을 위원장으로 하고 노동계와 경영계 대표, 관계 부처 차관급 정부위원, 산업안전·보건 전문가 등 20명 이내로 구성된다.

주요 역할은 산업안전보건 관련 정책과 기본계획의 수립, 이행상황 점검, 제도 평가 및 개선, 조사와 연구개발 등에 관한 심의·조정이다.

특히 산업현장에서 발생하는 새로운 위험요인에 대응하고 일하는 사람들의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정책을 논의하게 된다.

고용노동부는 위원회 출범을 계기로 정부와 노동계, 경영계가 함께 산업재해 예방 기본계획을 마련할 계획이다.

위원회는 2027년 1월 28일부터 운영된다.

정부는 노사정이 산업안전 문제를 지속적으로 논의하는 구조를 마련함으로써 현장의 위험요인을 보다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망사고 반복 기업, 영업정지 넘어 사업 등록 취소 요청 가능]

중대한 산업재해가 반복되는 사업장에 대한 행정적 제재도 강화된다.

개정법은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보건조치 의무 위반으로 동시에 노동자 2명 이상이 사망하는 등의 산업재해가 발생해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사업장을 대상으로 추가적인 제재 근거를 마련했다.

법 시행일부터 3년 동안 영업정지 처분을 2회 이상 받았음에도 다시 영업정지 요청 대상이 되는 경우 고용노동부 장관이 관계 행정기관에 사업 등록 말소 또는 취소를 요청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반복적인 중대 산업재해가 발생하는 사업장에 대해 기존의 영업정지보다 강한 행정적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다만 사업 등록 말소나 취소가 자동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법률상 요건을 충족한 경우 고용노동부 장관이 관련 행정기관에 등록 말소 또는 취소를 요청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이다.

해당 제도 역시 2027년 4월 28일부터 시행된다.

[산업안전 위반 신고하면 포상금…2027년 1월부터 시행]

산업안전보건법령 위반사항을 신고한 사람에게 포상금을 지급할 수 있는 제도도 신설된다.

정부는 산업현장의 모든 위험요인을 감독기관이 직접 확인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을 고려해 국민의 신고를 통한 위험 발견과 개선을 활성화하기로 했다.

개정법에 따라 산업안전보건법령이나 해당 법률에 따른 명령을 위반한 사실을 신고한 사람에게 예산의 범위에서 포상금을 지급할 수 있다.

다만 모든 신고에 포상금이 지급되는 것은 아니다.

포상금 지급 대상이 되는 위반행위와 지급 금액, 신청 및 지급 절차 등은 향후 하위법령에서 구체적으로 정할 예정이다.

정부는 제도 시행에 맞춰 '안전 일터 포상금 신고센터'를 개설해 운영할 계획이다.

신고 포상금 제도는 2027년 1월 28일부터 시행된다.

이를 통해 산업현장의 위험요인이 사고로 이어지기 전에 발견되고 개선되는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건설현장 안전관리비 확대…폭염·한파도 공사기간 연장 사유에 포함]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안전관리비 관련 제도도 개선된다.

산업안전보건관리비는 건설현장 등에서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해 필요한 안전조치에 사용하는 비용이다.

기존 건설공사 발주자 중심의 산업안전보건관리비 계상 의무가 도급인과 다른 업종으로도 확대된다.

또한 하청업체에 산업안전보건관리비 사용명세서를 작성하고 보존할 의무를 부여하고, 정해진 목적 이외의 용도로 사용하는 행위를 금지한다.

이를 통해 산업재해 예방에 필요한 비용이 실제 안전관리 목적에 사용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관련 규정은 건설업의 경우 2027년 4월 28일, 건설업 이외 업종은 2027년 10월 28일부터 시행된다.

이와 함께 폭염과 한파도 건설공사 기간 연장을 요청할 수 있는 사유로 명확하게 규정했다.

기존에는 태풍과 홍수 등 악천후, 지진, 화재 등 여러 사유가 규정돼 있었지만 이번 개정으로 폭염과 한파가 명시됐다.

이는 기후변화로 인한 극한 기상 상황에서 노동자의 안전을 고려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해당 규정은 2026년 10월 27일부터 시행됐다.

이 밖에도 수출 목적으로 수입한 압력용기 등 안전인증 대상 기계에 대한 인증 면제 범위도 확대됐다.

[정부 "산업재해 발생 전 위험 발견하고 개선하는 현장문화 필요"]

고용노동부는 이번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이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노사 공동의 책임과 역할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현장의 위험을 찾아내고 즉시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지난해 관계 부처와 함께 마련한 노동안전 종합대책이 법제화된 만큼 새로운 제도가 실제 산업현장의 변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향후 시행령과 시행규칙, 관련 고시 등 하위법령을 정비하고 제도별 시행 일정에 맞춰 사업장 안내를 강화할 예정이다.

이번 개정법은 사고 발생 이후 책임을 묻는 것에 더해 위험한 작업을 사전에 중지하고, 반복적인 안전조치 위반을 예방하며, 노동자의 안전 관련 권한을 확대하는 데 의미가 있다.

특히 실제 산업현장에서 작업중지권이 얼마나 실효성 있게 활용되는지와 반복 사망사고에 대한 과징금 제도가 기업의 안전투자 확대로 이어지는지가 주요 과제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