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감 중 벌금형이 나오면 노역까지 더 살아야 하나요?”
최근 교정생활 정보공유 커뮤니티 안기모카페에는 수감 중인 가족에게 다른 사건의 벌금형이 추가될 경우 출소 시기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묻는 사연이 올라왔다.
가족이 가장 궁금해한 것은 벌금을 바로 납부하지 못하는 경우다.
“무조건 10만원에 하루씩 계산해 노역을 추가로 살고 나와야 하는지”, 아니면 기존 징역형의 만기에는 일단 출소한 뒤 사정을 설명하고 벌금을 나눠 낼 수 있는지를 물었다.
수감자의 가족에게 추가 벌금형은 단순한 금전 문제가 아니다. 벌금을 내지 못하면 출소 시기가 늦어지는 것은 아닌지 걱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벌금형이 나왔다고 곧바로 ‘노역형’으로 바뀌는 것은 아냐
먼저 벌금형과 노역장 유치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
현행 형법은 벌금을 선고할 때 이를 납부하지 않는 경우의 노역장 유치기간도 함께 정하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벌금형이 선고됐다는 이유만으로 처음부터 노역장 유치가 반드시 집행되는 것은 아니다.
핵심은 벌금의 납부 여부다.
벌금을 납부하면 그 벌금 때문에 별도의 노역장 유치를 할 이유가 없지만, 벌금을 납부하지 않는 경우에는 판결에서 정해진 노역장 유치가 집행될 수 있다.
수감 중 별도의 사건에서 벌금형을 받은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벌금형 자체와 기존 징역형은 각각의 형 집행 문제로 살펴봐야 한다.
‘벌금 10만원당 하루’가 법으로 정해진 것은 아니다
가족들이 자주 접하는 말 가운데 하나가 ‘벌금 10만원을 하루로 계산한다’는 표현이다.
하지만 모든 벌금형에 법률상 일률적으로 ‘10만원=1일’이라는 공식이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형법 제70조는 벌금이나 과료를 선고할 때 납입하지 않을 경우의 노역장 유치기간을 함께 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일정 규모 이상의 고액 벌금에 대해서는 법에서 최소 유치기간을 별도로 두고 있지만, 일반적인 벌금 사건에서 하루 환산금액이 무조건 10만원으로 고정되는 구조는 아니다.
따라서 실제로 벌금을 내지 못했을 때 며칠간 노역장에 유치되는지는 해당 판결에서 정한 내용을 확인해야 한다.
단순히 벌금 액수를 10만원으로 나눠 출소일을 계산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출소하고 나서 나눠 내겠습니다”라고 하면 가능할까
벌금을 한꺼번에 납부하기 어려운 사람에게 분할납부와 납부연기 제도가 존재한다.
현행 ‘재산형 등에 관한 검찰 집행사무규칙’은 일정한 요건에 해당하는 납부의무자가 벌과금의 분할납부 또는 납부연기를 신청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신청자는 관련 신청서를 제출해야 하고, 담당자가 신청 사유와 관련 자료 등을 확인한 뒤 검사의 허가를 받는 절차를 거친다.
따라서 “현재 수감 중이니 출소한 뒤 돈을 벌어서 나눠 내겠다”고 이야기하는 것만으로 자동으로 분납이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분할납부나 납부연기를 원하는 경우 자신이 해당 요건에 해당하는지를 확인하고 정해진 절차에 따라 신청해야 한다.
분납·납부연기 가능 여부부터 확인해야
분할납부와 납부연기는 누구에게나 아무 조건 없이 허용되는 제도도 아니다.
관련 규칙에는 기초생활수급자와 일정한 차상위계층 등 분할납부·납부연기를 신청할 수 있는 대상과 절차가 규정돼 있다.
따라서 가족이 수감 중 추가 벌금형을 확인했다면 우선 벌금 액수만 볼 것이 아니라 벌금형이 확정됐는지, 판결에서 정한 노역장 유치기간은 얼마인지, 벌금을 납부할 수 있는지, 분할납부 또는 납부연기 대상에 해당하는지 등을 함께 확인할 필요가 있다.
특히 기존 징역형의 만기일이 가까운 경우에는 벌금 집행 문제가 실제 출소 과정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미리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출소일 앞두고 벌금 문제 알게 되면 가족들도 당황
수형자 가족에게 ‘만기출소일’은 오랜 기다림 끝에 정해진 날짜다.
그런데 복역 도중 별도의 사건에서 벌금형이 추가됐다는 소식을 듣게 되면 가족 입장에서는 “원래 알고 있던 날짜에 나올 수 있는 것인지”부터 걱정하게 된다.
벌금과 노역장 유치, 분할납부 같은 제도를 처음 접하는 가족이라면 인터넷에서 접한 ‘10만원당 하루’와 같은 단편적인 정보만으로 출소일을 계산하기도 한다.
안기모카페에서도 이처럼 형 집행과 출소를 둘러싼 현실적인 질문이 이어지고 있다. 교도소와 구치소에 가족이나 지인을 둔 회원들이 벌금과 노역, 재판, 출소 등 자신이 경험한 정보를 공유하면서 복잡한 교정생활의 절차를 이해해 나가고 있다.
다만 추가 벌금형이 있다고 해서 모든 수형자가 동일한 과정을 거치는 것은 아니다.
벌금형의 확정 여부와 납부 상황, 판결에서 정한 노역장 유치기간, 분할납부·납부연기 허가 여부 등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기존 징역형의 만기일만 보고 실제 출소일을 단정하거나 ‘벌금 10만원당 하루’를 일률적으로 적용하기보다 개별 형 집행 내용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