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영장이 발부돼 인천구치소로 갔습니다”
최근 교정·형사절차 정보공유 커뮤니티 안기모카페에 가족이 아동·청소년 관련 성범죄 혐의로 구속수사를 받고 있다는 사연이 올라왔다.
구속영장이 발부된 뒤 인천구치소에 수용됐고 변호사도 선임했지만, 아직 변호사와 자세한 상담을 하기 전이라 앞으로 어떤 과정이 진행되는지 알기 어렵다는 내용이었다.
가족이 가장 궁금해하는 것은 재판이 언제 시작되고 결과가 나오기까지 얼마나 기다려야 하느냐는 것이었다.
구속적부심이나 보석을 통해 재판 전에 석방될 가능성이 있는지도 궁금해했다.
구속영장 발부는 ‘형이 확정됐다’는 의미가 아냐
먼저 구속과 형의 확정을 구분해야 한다.
수사단계에서 구속영장이 발부됐다는 것은 법원이 현 단계에서 피의자를 구속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는 의미다.
형사소송법은 피고인의 구속사유로 일정한 주거가 없는 경우,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는 경우, 도망하거나 도망할 염려가 있는 경우 등을 규정하고 있다.
또 구속사유를 판단할 때 범죄의 중대성, 재범 위험성, 피해자나 중요 참고인 등에 대한 위해 우려 등도 고려하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구속영장이 발부됐다고 해서 재판 결과까지 이미 결정됐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구속된 뒤에는 수사가 계속될 수 있어
구속됐다고 곧바로 법원에서 재판이 시작되는 것은 아니다.
아직 경찰 단계라면 경찰 수사가 계속될 수 있고 이후 사건이 검찰로 넘어갈 수 있다.
형사소송법상 경찰이 피의자를 구속한 경우에는 10일 이내에 피의자를 검사에게 인치하지 않으면 석방해야 한다.
검사가 피의자를 구속했거나 경찰로부터 구속 피의자를 인치받은 경우에도 원칙적으로 10일의 구속기간이 적용된다.
법률이 정한 요건을 갖춘 경우 검찰 단계의 구속기간이 연장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가족은 우선 현재 사건이 경찰에 있는지 검찰에 송치됐는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검찰로 넘어가면 기소 여부가 결정돼
사건이 검찰에 송치되면 검사는 수사기록과 증거관계 등을 검토한다.
필요한 절차를 거친 뒤 재판에 넘길 것인지 등을 결정하게 된다.
검사가 정식 형사재판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공소를 제기하면 그때부터 피의자는 재판을 받는 피고인 신분이 된다.
이후 사건이 법원에 접수되고 사건번호와 담당재판부가 정해지며 공판절차가 진행된다.
따라서 가족 입장에서는 ‘구속된 날부터 선고일까지 얼마나 걸리느냐’를 하나의 기간으로 예상하기보다 수사단계와 재판단계를 나눠 보는 것이 이해하기 쉽다.
기소되면 첫 재판 날짜가 정해져
검사가 정식기소하면 사건은 법원으로 넘어간다.
법원에서 사건이 접수되고 담당재판부가 정해진 뒤 첫 공판기일이 지정된다.
첫 공판에서는 일반적으로 피고인의 인적사항을 확인하고 검사가 기소한 공소사실을 밝힌 뒤 피고인과 변호인이 혐의를 인정하는지 등을 확인한다.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는 사건과 혐의를 다투는 사건은 이후 진행과정이 상당히 달라질 수 있다.
재판이 몇 번 열릴지는 사건마다 달라
“첫 재판부터 선고까지 몇 달 걸리나요?”라는 질문에는 하나의 답을 정하기 어렵다.
혐의를 인정하고 증거관계에도 큰 다툼이 없는 사건이라면 상대적으로 심리가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
반대로 사실관계를 다투거나 증인신문, 디지털 증거 검토, 추가 증거조사 등이 필요하다면 여러 차례 공판이 열릴 수 있다.
피고인이 여러 명인 사건도 재판 일정이 복잡해질 수 있다.
따라서 다른 사람의 사건이 두세 달 만에 끝났다는 경험담만 가지고 자신의 사건도 같은 기간에 끝날 것이라고 예상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아청법 사건’이라는 말만으로 예상 형량을 판단할 수도 없어
가족들이 특히 조심해야 하는 부분이다.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과 관련된 사건이라고 해도 구체적인 죄명과 사실관계는 다양하다.
어떤 행위가 문제됐는지, 피해자의 연령은 어떠한지, 강제력이나 대가 제공 등이 문제되는 사건인지, 촬영물·성착취물 관련 사건인지 등에 따라 적용되는 법조문과 쟁점이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단순히 “아청법으로 구속됐다”는 정보만으로 예상 형량이나 집행유예 가능성을 말하기는 어렵다.
변호인을 통해 정확한 혐의와 적용법조부터 확인하는 것이 우선이다.
구속적부심은 무엇일까
구속적부심은 구속된 피의자가 현재의 구속이 적법하고 계속 필요한지를 법원에 다시 심사해 달라고 청구하는 절차다.
쉽게 말하면 수사단계에서 이뤄진 구속의 필요성을 다시 법원이 판단하도록 요청하는 제도다.
법원은 사건 내용과 구속사유 등을 살펴 구속을 계속할 필요가 있는지를 판단한다.
따라서 구속적부심을 청구한다고 자동으로 석방되는 것도 아니고, 특정 죄명이라는 이유만으로 청구 자체가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성범죄라 구속적부심은 거의 불가능한가요?”
죄명 하나만 가지고 가능·불가능을 단정해서는 안 된다.
구속 여부에서는 도주나 증거인멸 우려 등 여러 요소가 문제가 된다.
특히 피해자나 중요 참고인에 대한 접촉 가능성, 증거관계, 주거와 생활관계 등 사건별 사정도 검토될 수 있다.
따라서 이미 변호인을 선임했다면 인터넷의 성공·실패 사례를 비교하기보다 현재 사건에서 구속적부심을 청구할 실익이 있는지를 변호인에게 확인하는 것이 좋다.
보석은 구속적부심과 시점부터 달라
가족들이 구속적부심과 보석을 같은 절차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두 제도는 구분해야 한다.
구속적부심은 수사단계에서 구속된 피의자의 구속을 다시 심사받는 절차다.
반면 일반적으로 말하는 보석은 검사가 기소한 이후 구속된 피고인이 일정한 조건 아래 석방될 수 있도록 법원에 요청하는 제도다.
따라서 아직 검찰에서 수사 중인 피의자 단계라면 ‘보석을 신청하면 되는 것 아닌가’라고 접근하기보다 현재 단계에서 검토할 수 있는 절차가 무엇인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기소됐다고 보석이 자동으로 허가되는 것도 아냐
보석을 청구했다고 반드시 석방되는 것은 아니다.
법원은 법에서 정한 보석 관련 사유와 사건의 구체적인 상황을 검토해 허가 여부를 판단한다.
사건에 따라 주거 제한이나 피해자·사건관계인과의 접촉 제한 등 조건이 문제가 될 수도 있다.
따라서 “아청법이면 보석이 안 된다”거나 반대로 “합의하면 보석으로 바로 나온다”는 식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피해자와 합의하면 바로 석방될까
이 부분도 구분해야 한다.
피해자와의 합의나 피해회복은 사건에 따라 양형에서 중요한 요소로 검토될 수 있다.
하지만 합의했다는 사실만으로 구속이 자동으로 취소되거나 보석이 자동으로 허가되는 것은 아니다.
또 성범죄 사건은 구체적인 죄명에 따라 피해자의 처벌불원 의사와 별개로 국가가 형사절차를 계속 진행할 수 있는 경우가 있다.
따라서 합의와 구속 여부, 그리고 최종 형량은 각각 구분해 살펴봐야 한다.
합의를 원하더라도 가족이 피해자에게 직접 접근하는 것은 신중해야
특히 성범죄 사건에서는 이 부분이 중요하다.
가족이 급한 마음에 피해자의 연락처를 알아내 직접 연락하거나 반복적으로 합의를 요청하는 방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
피해자가 접촉 자체를 원하지 않을 수도 있고, 접촉 방식에 따라 사건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변호인이 선임돼 있다면 합의 의사를 전달할 수 있는 적절한 방법이 있는지 먼저 상의하는 것이 안전하다.
피해자의 의사를 존중하면서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
합의금에도 ‘정답 금액’은 없어
가족 입장에서는 합의금이 가장 현실적인 고민이 될 수 있다.
하지만 특정 죄명이면 얼마, 피해자의 나이가 몇 살이면 얼마와 같이 법으로 정해진 합의금 기준이 있는 것은 아니다.
피해자가 합의를 원하지 않을 수도 있고, 합의를 원하더라도 구체적인 조건은 사건마다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인터넷에서 다른 사건의 합의금 액수를 찾아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구속 상태에서 가족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가족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사건 내용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다.
변호인을 선임했다면 구속영장에 적힌 혐의와 현재 수사기관, 앞으로 예상되는 수사일정 등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휴대전화나 컴퓨터 등이 압수됐다면 어떤 디지털 자료가 쟁점인지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피해자와의 합의를 고려하고 있다면 합의 의사를 어떤 방법으로 전달할 것인지도 변호인과 상의해야 한다.
구속적부심을 할지부터 변호사에게 구체적으로 물어봐야
단순히 “구속적부심 가능할까요?”라고 묻는 것보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상담하는 것이 좋다.
현재 구속영장이 발부된 핵심 이유가 무엇인지, 증거수집은 어느 정도 진행됐는지, 구속적부심을 청구한다면 어떤 사정을 제시할 수 있는지, 오히려 현 단계에서 청구 실익이 낮다고 판단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물어볼 수 있다.
이렇게 확인하면 가족도 현재 상황을 훨씬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다.
기소된 뒤에는 보석 가능성도 다시 검토할 수 있어
수사단계에서 구속적부심을 청구하지 않았거나 청구했지만 석방되지 않았다고 해서 이후 석방 가능성을 다시는 검토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기소 후 피고인 신분이 되면 사건의 진행상황에 따라 보석을 검토할 수 있다.
수사 초기와 기소 후에는 증거수집 상황 등이 달라질 수도 있기 때문에 변호인이 사건기록을 확인한 뒤 보석 청구의 실익을 다시 판단할 수 있다.
다만 보석 역시 신청하면 당연히 허가되는 절차는 아니다.
지금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정확한 죄명’과 ‘수사 단계’
가족이 구속되면 가장 먼저 형량과 석방 가능성부터 검색하게 된다.
하지만 지금 단계에서는 정확한 죄명도 모른 채 예상 형량을 찾아보는 것보다 사건의 현재 위치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경찰 수사 중인지 검찰에 송치됐는지, 정확한 죄명과 적용법조가 무엇인지, 피해자가 몇 명인지, 어떤 증거가 확보돼 있는지, 혐의를 인정하는지 다투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이 내용이 정리돼야 구속적부심을 검토할지, 향후 합의를 어떻게 진행할지, 기소 후 어떤 재판 대응을 할지도 구체적으로 논의할 수 있다.
구속됐다고 재판 결과까지 결정된 것은 아냐
구치소에 수용됐다는 사실만 보면 가족에게는 모든 것이 이미 끝난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구속수사와 최종 판결은 별개의 절차다.
수사기관은 남은 수사를 진행하고 검사는 기소 여부를 결정한다.
기소되면 법원에서 공판이 시작되고 피고인과 변호인은 공소사실과 증거에 관한 의견을 밝히게 된다.
구속 상태를 다시 판단받을 수 있는 절차 역시 단계에 따라 구속적부심과 보석 등으로 나뉜다.
따라서 지금 필요한 것은 다른 사람의 사례를 보고 “몇 달이면 나온다”, “아청법은 보석이 안 된다”, “합의하면 집행유예가 된다”고 결론을 내리는 것이 아니다.
이미 변호인을 선임했다면 먼저 구속영장과 사건기록을 토대로 정확한 혐의와 구속사유를 확인하고, 현재 단계에서 구속적부심을 검토할 실익이 있는지 물어보는 것이 좋다.
이후 기소가 이뤄진다면 첫 공판 준비와 함께 사건 상황에 따라 보석 여부, 합의와 피해회복, 재판 대응을 다시 검토하는 것이 순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