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는 접견했는데 오늘 지인 접견은 심사 때문에 취소됐대요”

형사재판이 끝난 뒤에도 가족들이 새롭게 알아야 할 절차는 계속된다.

특히 구치소에서 재판을 받던 가족의 형이 확정되면 그동안 익숙했던 미결수생활과는 다른 수형생활이 시작된다.

최근 교정생활 정보공유 커뮤니티 안기모카페에도 항소심 선고 이후 형이 확정된 가족의 ‘등급심사’와 접견에 관한 질문이 올라왔다.

현재 있는 구치소에서 작업하기를 희망해 상담을 받았고 기다리는 동안 등급심사도 받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는 가족이다.

그런데 전날 가족접견은 정상적으로 했지만 다음 날 예정돼 있던 지인의 접견은 오전에 갑자기 ‘심사로 인해 취소됐다’는 안내를 받았다.

가족에게는 당연히 의문이 생겼다.

“등급심사를 받는 동안에는 원래 접견을 할 수 없는 걸까?”

흔히 말하는 ‘등급심사’는 분류심사를 뜻하는 경우가 많아

교정시설에서 형이 확정된 수형자에게는 분류심사가 이뤄진다.

형집행법은 수형자에 대한 개별처우계획을 합리적으로 수립하고 조정하기 위해 인성, 행동특성, 자질 등을 조사·측정·평가하도록 하고 있다.

쉽게 말하면 형이 확정됐다고 모든 수형자가 똑같은 방식으로 수용생활을 하는 것이 아니라 각 수형자의 특성을 살펴 앞으로의 처우 방향을 정하는 과정이다.

가족들이 흔히 ‘등급심사’, ‘분류심사’라고 부르는 과정과 연결되는 부분이다.

형이 확정된 뒤 처음 받는 심사도 있어

분류심사는 한 번으로 끝나는 절차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법에서는 형이 확정된 뒤 개별처우계획을 세우기 위한 심사와 일정한 형기가 지났거나 상벌 또는 그 밖의 사유가 발생해 기존 계획을 조정하기 위한 심사를 구분하고 있다.

따라서 미결수용자로 재판을 받다가 판결이 확정된 사람이라면 수형자로서 앞으로 어떤 처우를 받을 것인지 정하기 위한 절차가 진행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여러 조사와 상담 등이 이뤄질 수 있다.

단순히 ‘몇 등급인지’만 정하는 절차는 아냐

분류심사를 단순히 S1·S2·S3·S4 가운데 하나를 결정하는 절차 정도로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더 폭넓다.

현행 형집행법은 분류심사를 위해 상담 등을 통한 개인적인 사항 조사와 심리·지능·적성검사, 그 밖에 필요한 검사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현재 사용되는 수형자 분류처우심사표에도 경비처우급뿐 아니라 개별처우급, REPI 관련 사항, 처우조정 내용 등이 포함된다.

결국 앞으로 어떤 환경에서 수용생활을 하고 어떤 처우계획을 적용할지를 정하기 위한 자료를 종합적으로 살펴보는 과정이라고 이해하는 편이 가깝다.

그렇다면 분류심사 중에는 접견이 금지될까

가족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부분이다.

현행 형집행법상 수용자는 원칙적으로 교정시설 외부 사람과 접견할 수 있다.

법에서 정한 접견 제한사유는 별도로 규정돼 있다.

형사법령에 저촉되는 행위를 할 우려가 있거나 법률에 따른 접견금지 결정이 있는 경우, 수형자의 교화나 건전한 사회복귀를 해칠 우려가 있는 경우, 시설의 안전이나 질서를 해칠 우려가 있는 경우 등이다.

분류심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별도의 일반적인 접견금지 사유로 규정돼 있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분류심사에 들어가면 심사가 끝날 때까지 모든 일반접견이 금지된다”고 이해할 필요는 없다.

어제는 접견했는데 오늘은 왜 취소됐을까

사연처럼 전날에는 가족이 정상적으로 접견했는데 다음 날 지인의 예약만 ‘심사’ 때문에 취소됐다면 오히려 중요한 단서가 된다.

분류심사 기간 전체가 접견금지 상태였다면 전날 접견이 이뤄진 상황을 설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분류심사에서는 수용자를 대상으로 상담과 각종 조사·검사 등이 이뤄질 수 있다.

따라서 특정 날짜와 시간에 수용자가 반드시 참석해야 하는 심사일정이 잡혀 기존 접견예약과 겹쳤다면 해당 접견이 조정될 가능성을 생각해볼 수 있다.

다만 개별 시설에서 실제 어떤 사유로 예약을 취소했는지는 외부에서 단정할 수 없다.

취소 안내를 받은 경우 해당 교정시설이나 교정민원콜센터를 통해 정확한 사유와 재예약 가능일을 확인하는 것이 가장 확실하다.

접견이 취소됐다고 징벌이나 문제가 생겼다고 볼 필요도 없어

가족에게 아무 설명 없이 ‘심사로 인한 취소’라는 문자만 오면 또 다른 걱정이 생길 수 있다.

수용생활 중 무슨 문제가 생긴 것은 아닌지, 접견제한 처분을 받은 것은 아닌지 걱정하는 것이다.

하지만 심사 일정 때문에 접견예약이 취소됐다는 사실만으로 징벌이나 별도의 접견금지 처분이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

분류심사 자체가 형이 확정된 수형자에게 실시되는 정상적인 교정행정 절차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취소사유가 단순히 ‘심사’라고 안내됐다면 우선 해당 날짜의 분류심사 일정과 겹친 것인지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

미결수용자에서 수형자가 되면 접견 기준도 달라질 수 있어

가족들이 놓치기 쉬운 변화가 하나 더 있다.

재판을 받던 미결수용자와 형이 확정된 수형자는 법령상 접견 기준이 동일하지 않다.

미결수용자의 일반접견은 시행령에서 원칙적으로 매일 1회로 규정하고 있으며 변호인 접견은 그 횟수에 포함되지 않는다.

반면 수형자의 접견은 법령과 처우등급 등에 따라 적용되는 기준을 확인해야 한다.

따라서 형이 확정된 직후라면 “예전에는 이만큼 접견했으니 앞으로도 똑같겠지”라고 생각하기보다 수형자로 전환된 뒤 적용되는 접견 기준을 다시 확인할 필요가 있다.

분류심사는 앞으로의 수용생활과 연결돼

가족 입장에서는 등급심사가 단순히 접견 횟수를 정하는 과정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분류심사의 목적은 수형자의 개별처우계획을 세우는 데 있다.

현행 수형자 분류처우심사표에는 형기와 범죄횟수 같은 기본사항부터 심사·처우등급 내역, 직업경력과 생활근거지 등 여러 항목이 포함돼 있다.

수용생활 중 작업이나 교육, 처우 등과 연결되는 여러 요소를 종합적으로 살펴보는 것이다.

따라서 형 확정 직후 진행되는 분류심사는 앞으로의 수형생활을 준비하는 중요한 과정 가운데 하나라고 볼 수 있다.

“지금 있는 구치소에서 일하고 싶다”면 작업 문제는 별도로 봐야

사연에서는 현재 있는 구치소에서 작업하기를 희망해 상담을 받았다는 내용도 나온다.

수형자가 작업을 희망한다고 해서 바로 원하는 작업에 배치되는 것은 아니다.

교정시설의 작업 종류와 인원, 수형자의 건강상태와 적성, 보안 및 처우상황 등 여러 조건이 함께 고려될 수 있다.

특히 작업을 원하는 수형자가 많다면 실제 배치까지 기다리는 상황도 생길 수 있다.

따라서 분류심사와 작업상담이 비슷한 시기에 진행되더라도 ‘등급심사를 받으면 곧바로 작업이 결정된다’고 단순하게 연결해서 생각하지 않는 것이 좋다.

심사가 끝나면 다른 교정시설로 옮겨질 수도 있을까

형이 확정된 뒤 가족들이 많이 걱정하는 또 하나가 이송이다.

재판을 받던 구치소에 계속 있게 되는지 아니면 교도소로 이동하게 되는지 궁금해하는 경우가 많다.

수형자의 수용시설과 이송은 형기와 처우, 시설 상황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해 결정될 수 있다.

현재 시설에서 작업을 희망하고 상담을 받았다는 사실만으로 반드시 그 시설에 계속 수용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장기간 접견이나 우편 계획을 세우고 있다면 향후 수용기관이 달라질 가능성도 염두에 두는 것이 좋다.

접견 취소 문자를 받았다면 먼저 확인할 것

심사 때문에 접견이 취소됐다는 안내를 받았다면 가족이 가장 먼저 할 일은 불안해하기보다 취소사유를 정확하게 확인하는 것이다.

분류심사 당일 일정 때문인지, 다른 시설 운영상 사정이 있었는지 확인할 수 있다.

다시 예약할 수 있는 날짜가 언제인지도 함께 물어보는 것이 좋다.

전날까지 정상적으로 접견했고 별도의 접견제한에 관한 안내를 받지 않았다면 단순히 한 번의 취소만으로 수용자에게 문제가 생겼다고 추측할 필요는 없다.

형이 확정된 직후에는 가족도 새로운 절차를 배우게 돼

재판이 끝나면 가족들의 걱정도 끝날 것 같지만 실제로는 새로운 궁금증이 생긴다.

등급은 언제 나오는지, 어느 교도소로 가는지, 작업은 언제 시작하는지, 접견 횟수는 어떻게 달라지는지 하나씩 처음 접하게 된다.

특히 미결 상태가 길었던 가족에게는 갑자기 달라지는 교정시설의 절차가 낯설 수밖에 없다.

분류심사 역시 그 과정 가운데 하나다.

심사를 받는다는 이유만으로 심사기간 내내 접견이 불가능하다고 볼 필요는 없다.

다만 상담이나 검사 등 실제 심사 일정이 접견예약 시간과 겹치면 해당 날짜의 접견이 취소되거나 조정되는 상황은 생길 수 있다.

어제는 접견이 됐는데 오늘은 심사 때문에 취소됐다는 안내를 받았다면, ‘등급심사 중에는 접견금지’라고 받아들이기보다 그날의 심사 일정과 접견이 겹친 것은 아닌지부터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

형이 확정된 뒤의 교정생활은 재판 때와 또 다른 절차로 움직인다.

가족에게 낯선 ‘등급심사’라는 말도 결국 앞으로의 수형생활을 어떻게 할 것인지 정해가는 과정 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