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에 한 번씩 같은 내용을 쓰는 건가요?”

형사재판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반성문과 탄원서, 재범방지 서약서 등 여러 양형자료를 작성하는 경우가 있다.

그중 재범방지 서약서는 앞으로 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재범을 예방하기 위한 계획을 설명하는 문서다.

하지만 처음 서약서를 준비하는 사람들에게는 무엇을 적어야 하는지뿐 아니라 몇 차례 작성해야 하는지도 고민거리다.

지난 12일 네이버 교정생활 정보공유 커뮤니티 안기모카페에는 재범방지 서약서의 작성 방법을 묻는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재범방지 서약서를 여러 장 작성하는 사람들은 매번 내용을 새롭게 구성하는 것인지, 아니면 같은 내용을 한 달에 한 번씩 작성하면서 경각심을 되새기는 것인지 궁금해했다.

작성자는 “내용을 다 새롭게 해서 여러번 쓰시는거에여?”라고 물으며 다른 사람들의 작성 경험을 알고 싶어 했다.

짧은 질문이지만 양형자료를 준비하면서 어떤 방식이 적절한지 판단하기 어려운 현실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재범방지 서약서, 여러 장 제출해야 유리할까

재범방지 서약서는 형사재판에서 피고인의 재범 예방 의지와 향후 생활계획 등을 설명하기 위해 활용할 수 있는 자료다.

다만 모든 형사사건에서 반드시 제출해야 하는 법정 필수서류는 아니다.

또한 재범방지 서약서를 몇 장 작성해야 한다거나 일정한 기간마다 반복 제출해야 한다는 일반적인 법적 기준이 정해져 있는 것도 아니다.

따라서 한 달에 한 번씩 작성하거나 여러 장을 제출했다는 사실만으로 재판에서 유리한 결과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재판부는 서약서의 제출 횟수뿐 아니라 사건의 내용, 피고인의 태도, 실제 재범방지 노력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수 있다.

특히 동일한 내용을 반복해서 작성하는 경우에는 새로운 사정이나 실천 내용이 추가됐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단순히 제출할 서류의 분량을 늘리기 위한 반복 작성보다는 실제 변화와 계획을 설명하는 것이 문서의 목적에 더 부합한다.

같은 내용 반복보다 중요한 것은 구체적인 실천계획

재범방지 서약서를 작성할 때는 다시는 잘못을 저지르지 않겠다는 다짐에 그치지 않고, 이를 어떻게 실천할 것인지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자신의 잘못된 행동이 발생한 원인을 돌아보고, 비슷한 상황을 예방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일 것인지 구체적으로 작성할 수 있다.

사건의 성격에 따라 생활습관 개선, 관련 교육 참여, 상담이나 치료, 경제활동 계획, 가족의 지원 등 실제 상황에 맞는 내용을 담는 방법도 생각할 수 있다.

다만 모든 사건에 동일한 내용을 적용할 수는 없다.

치료가 필요하지 않은 사건에서 형식적으로 치료계획을 작성하거나, 실제 참여하지 않은 교육을 이수한 것처럼 기재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또한 가족의 지원을 받을 계획이라면 실제로 가능한 지원인지 확인해야 한다.

서약서의 핵심은 특별한 표현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피고인이 재범을 예방하기 위해 무엇을 바꾸려 하는지 사실에 근거해 전달하는 데 있다.

여러 차례 작성한다면 달라진 상황을 담는 방법도

재범방지 서약서를 이미 제출한 뒤 추가로 작성하려는 경우에는 이전 서약서와 비교해 달라진 부분이 있는지 살펴볼 수 있다.

처음 작성한 서약서에는 앞으로의 다짐과 계획을 담았다면, 이후 작성하는 문서에는 실제로 실천한 내용이나 새롭게 마련한 예방계획을 설명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관련 교육을 이수했거나 상담을 받았다면 그 사실을 정확하게 기재하고, 필요한 경우 확인 가능한 자료를 함께 제출하는 방법을 검토할 수 있다.

반대로 특별한 변화가 없는 상황에서 같은 문장을 반복해 여러 장 작성하는 것이 반드시 더 효과적인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새로운 서약서를 작성할 필요가 있는지, 기존에 제출한 자료만으로 충분한지 판단하는 일이다.

변호인이 선임돼 있다면 사건의 쟁점과 기존 양형자료를 검토한 뒤 추가 제출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어떻게 써야 할까요”…양형자료 앞에서 이어지는 고민

형사재판을 준비하는 가족들에게 양형자료는 단순한 서류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반성문 한 장, 탄원서 한 장에도 조금이라도 나은 결과를 바라는 마음이 담기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른 사람이 여러 장을 제출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자신도 같은 방식으로 준비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 불안해질 수 있다.

이번 사연 역시 재범방지 서약서의 작성 횟수와 내용에 대한 질문이지만, 그 안에는 제대로 준비하고 싶은 마음과 다른 사람들의 경험을 참고하려는 고민이 담겨 있다.

안기모카페에서는 형사재판과 양형자료를 준비하는 수용자 가족 및 지인들이 반성문, 탄원서, 재범방지 계획 등에 관한 질문을 나누고 있다.

이러한 경험 공유는 서류 준비 방향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다른 사건에서 사용한 작성 방식이 자신의 사건에도 그대로 적합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형사사건은 범죄 유형과 사건 경위, 피고인의 상황에 따라 고려되는 사정이 다르기 때문이다.

재범방지 서약서 역시 정해진 횟수를 채우는 것보다 자신의 상황을 돌아보고 실천 가능한 예방계획을 마련하는 데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여러 장의 반복된 다짐보다 실제로 지킬 수 있는 한 가지 약속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과정이 재범방지 서약서를 준비하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