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44조 2000억 원 지출효율화…국가재정 관리 강화]

정부가 불필요하거나 중복되는 재정지출을 줄이고 국민이 국가예산 편성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재정운용 체계를 개선한다.

기획예산처는 10월 2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제3차 재정운용전략협의회를 개최하고 지출효율화 태스크포스(TF) 운영성과와 향후 운영방안, 국민참여예산제도 활성화 방안 등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는 민간위원 11명과 재정경제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교육부, 보건복지부, 중소벤처기업부 등 관계 부처가 참석했다.

정부는 지난해 말 출범한 지출효율화 TF를 통해 총 300개 이상의 재정 개선과제를 발굴했다.

해당 TF에는 41개 중앙행정기관과 80여 명의 민간위원이 참여했으며, 15개 작업반을 중심으로 재정사업 전반을 검토했다.

그 결과 정부는 2027년 예산안에 88개 과제, 총 44조 2000억 원 규모의 지출효율화 방안을 반영했다.

대표적으로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 내국세에 자동으로 연동되는 구조를 개편하는 방안과 여러 부처에 분산된 중소기업 지원사업을 정비하는 내용 등이 포함됐다.

다만 44조 2000억 원은 정부가 예산안에 반영한 지출효율화 규모로, 해당 금액이 이미 집행 과정에서 모두 절감됐다는 의미는 아니다.

[11월부터 지출효율화 TF 조기 가동…2028년 예산안 반영 추진]

정부는 재정지출 개선 작업을 더욱 체계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지출효율화 TF를 올해 11월부터 조기 가동한다.

이번 TF는 2028년 예산안과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반영할 과제를 미리 발굴하는 역할을 맡는다.

기존에는 예산 편성 시기에 지출 구조를 검토하는 데 집중했다면 앞으로는 사업의 성과와 필요성을 보다 지속적으로 점검하는 방식으로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전년도 통합성과평가 과정에서 확인된 제도개선 사항을 다시 검토하고, 필요할 경우 재정사업 심층평가로 연계할 예정이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재정 분석체계도 도입한다.

정부는 '지출돋보기'라는 AI 어시스턴트를 활용해 재정사업의 주요 내용을 검토하고 국회와 감사원, 언론 등에서 제기된 문제점을 분석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불필요한 지출이나 사업 간 중복 가능성을 확인하고 해외 사례 등을 참고해 개선방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TF에 참여하는 민간위원과 시민사회의 참여 범위를 확대하고 국민참여예산 플랫폼을 통해 접수한 제안도 지출효율화 과제로 검토할 예정이다.

[국민참여단 청년 비중 40%로 확대…120명에서 240명으로]

국민이 국가예산 편성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국민참여예산제도도 확대된다.

국민참여예산은 국민이 직접 필요한 예산사업을 제안하고 사업의 우선순위를 평가하는 등 국가재정 운용에 참여할 수 있도록 마련된 제도다.

2018년 도입된 이후 지금까지 총 298개 사업에 5439억 원의 예산이 반영됐다.

2027년 정부 예산안에는 21개 사업, 3010억 원이 반영돼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정부는 국민참여예산의 규모를 지속적으로 확대하는 동시에 청년층의 참여 기회도 늘릴 계획이다.

현재 국민참여단에서 20.7%인 청년 참여 비중을 40%로 높이고, 만 19~34세 청년 참여 인원을 기존 120명에서 240명으로 두 배 확대한다.

청년정책 아이디어 공모전도 개최해 청년들이 일상에서 경험하는 문제와 필요한 정책을 직접 제안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이는 국가예산 편성 과정에서 청년층의 목소리를 보다 폭넓게 반영하기 위한 조치다.

[매달 찾아가는 국민제안 운영…AI로 예산 제안서 작성 지원]

국민참여예산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개선방안도 마련됐다.

그동안 국민참여예산은 주로 온라인을 중심으로 운영돼 참여 방법이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있었다.

정부는 이러한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찾아가는 국민제안' 프로그램을 매달 개최할 계획이다.

국민의 다양한 의견을 현장에서 직접 듣고 이를 예산사업 발굴과 제도개선에 반영하겠다는 취지다.

또한 국민과 전문가, 관계 부처가 함께 예산사업을 설계하는 '토론형 참여' 방식도 다시 운영한다.

온라인 국민참여예산 플랫폼에는 AI 작성 도우미를 도입해 국민이 보다 쉽게 사업제안서를 작성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국민참여예산과 지방자치단체의 주민참여예산을 한 화면에서 확인할 수 있도록 연계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지방자치단체의 업무와 관련된 국민제안은 해당 지방정부로 이첩해 검토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정부는 국민이 제출한 제안이 어느 단계에서 검토되고 있는지, 최종적으로 예산에 반영됐는지 등을 확인할 수 있도록 진행 상황 공개도 강화한다.

우수 제안자에게는 표창과 포상금을 지급하고, 제안자가 희망하는 경우 채택된 사업에 실명을 표시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국민 대상 재정교육 확대…국가예산 이해도 높인다]

국민이 국가재정 운영을 보다 쉽게 이해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재정교육도 확대된다.

정부는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상시·맞춤형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수요자별 특성에 맞는 디지털 교육 콘텐츠를 제작할 계획이다.

초등학생부터 중·고등학생, 대학생, 시민참여단까지 대상별 수준에 맞춘 대면 교육도 확대한다.

예비타당성조사와 민간투자 등 전문적인 재정 분야를 다루는 심화 교육 콘텐츠도 제공할 예정이다.

아울러 홍릉에 '글로벌 재정역량 개발센터'를 신설해 상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시민사회와 협력하는 찾아가는 재정교실도 추진한다.

국민참여예산사업의 선정 기준도 개선된다.

일부 대규모 사업이 전체 참여예산의 대부분을 차지하지 않도록 새로운 선정 기준을 마련하고, 중기목표를 설정해 참여예산 규모를 안정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정부 "국민의 목소리가 나라 살림에 반영되도록 할 것"]

기획예산처는 이번 제도개선의 핵심이 재정지출의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국민의 정책 참여를 확대하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나라 살림은 국민의 것"이라며 예산이 낭비 없이 사용되고 국민이 재정운용 과정을 투명하게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국민의 제안이 실제 국가예산과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제도를 운영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정부는 앞으로 국민참여예산을 단순한 의견수렴 절차에 그치지 않고 실제 재정사업의 발굴과 평가, 예산 편성으로 이어지는 참여체계로 발전시킨다는 방침이다.

다만 국민이 제안한 사업이 실제 예산에 반영되기까지는 사업의 필요성과 타당성, 관계 부처의 검토 등 여러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번 개편이 국민참여 확대뿐 아니라 재정사업의 투명성과 예산 집행의 효율성을 높이는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