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제조현장에 AI·로봇 확산…2030년까지 5조 원 이상 투입]
정부가 중소 제조기업의 생산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인공지능과 로봇 기술을 활용한 제조혁신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중소벤처기업부는 10월 29일 충청남도 천안시에 위치한 종근당에서 열린 제16회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중소제조 피지컬 AI 확산 전략'을 발표했다.
이번 전략은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 제조기업도 인공지능과 로봇 기술을 실제 생산공정에 도입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정부는 2030년까지 스마트제조혁신에 5조 원 이상의 자원을 투입하고, 중소 제조기업 3만 곳의 디지털 전환과 6000곳의 AI 도입을 목표로 정책을 추진한다.
이를 통해 중소 제조현장의 디지털 전환율을 50%, AI 도입률을 10% 수준까지 높인다는 계획이다.
특히 단순한 공장 자동화에 그치지 않고 제조데이터와 AI, 로봇을 하나의 체계로 연결해 실제 생산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중기부는 중소 제조기업을 피지컬 AI 기술의 단순한 수요자가 아니라 실제 생산환경에서 기술을 검증하고 발전시키는 핵심 주체로 육성할 방침이다.
[피지컬 AI란 무엇일까…데이터로 연결하고 AI가 판단·로봇이 작업]
이번 정책의 핵심은 '피지컬 AI'다.
피지컬 AI는 인공지능이 현실 세계의 정보를 인식하고 분석한 뒤 로봇이나 기계장치 등을 통해 실제 물리적인 작업을 수행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기존의 공장 자동화가 정해진 작업을 반복하는 데 중점을 뒀다면, 피지컬 AI는 제조현장에서 확보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AI가 상황을 판단하고 로봇이 작업을 수행하는 체계를 지향한다.
정부는 이러한 기술을 중소 제조현장에 확산하기 위해 '3X 전략'을 추진한다.
3X는 디지털 전환(DX), 인공지능 전환(AX), 로봇 전환(RX)을 의미한다.
먼저 디지털 전환을 통해 생산설비와 공정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수집하고 연결한다.
이후 축적된 데이터를 AI가 분석하고 판단할 수 있도록 인공지능 기술을 도입한다.
마지막으로 AI의 분석과 판단을 로봇이나 자동화 장비의 실제 작업과 연계하는 방식이다.
정부는 데이터 수집부터 AI 분석, 로봇 활용까지 연결되는 제조환경을 구축해 중소기업의 생산성과 기술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중소기업 역량에 따라 단계별 지원…AI 도입 부담 줄인다]
중소벤처기업부는 기업마다 디지털 기술 활용 수준이 다르다는 점을 고려해 단계별 지원체계를 마련할 계획이다.
AI 활용을 위한 데이터와 디지털 기반이 부족한 기업에는 우선 기초적인 디지털 전환을 지원한다.
이미 디지털 기반을 구축한 기업은 축적된 데이터를 활용해 AI 기술을 도입하고 제조공정의 지능화를 추진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처럼 기업별 역량에 맞춰 디지털 전환부터 AI 활용 고도화까지 단계적으로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신안보와 제약·바이오, 기후테크, K-소비재 등 신성장 분야와 지역 유망기업의 제조혁신도 중점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특히 중소기업의 생산환경에 적합한 AI 활용 방식을 마련해 새로운 기술 도입에 따른 불확실성을 줄이는 데 집중한다.
이를 위해 개별 장비뿐 아니라 생산공정과 공장 전체를 연결하는 피지컬 AI 통합 실증을 추진한다.
실증은 실제 생산환경에서 AI와 로봇 기술을 함께 운용하면서 기술의 적용 가능성과 효과를 검증하는 과정이다.
정부는 이러한 과정을 통해 중소 제조기업이 참고할 수 있는 선도모델을 마련하고, 검증된 기술을 다른 제조현장으로 확산할 계획이다.
[국가 AI 연구성과 중소기업 현장에 적용…'모두의 AI 공장장' 연계]
국가 차원에서 개발한 인공지능 기술을 중소기업 생산현장에 활용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중소벤처기업부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산업통상부 등 관계부처와 협력해 국가 전략프로젝트의 연구성과를 중소 제조기업에 확산할 계획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모두의 AI 공장장'이다.
모두의 AI 공장장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지원을 받아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 구축된 피지컬 AI 기반 무인공장 운영체계다.
정부는 이와 같은 기술개발 성과를 스마트공장 보급체계와 연계해 중소 제조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산업통상부가 추진하는 암묵지 기반 AI 모델도 제조현장에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암묵지는 작업자의 경험과 숙련 과정에서 축적됐지만 문서나 데이터로 명확하게 표현하기 어려운 지식과 기술을 뜻한다.
정부는 이러한 제조현장의 전문성과 국가 AI 연구성과를 연결해 중소기업의 기술 활용 역량을 높일 방침이다.
다만 국가 연구성과와 피지컬 AI 통합 실증은 앞으로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으로, 모든 중소 제조기업에서 관련 기술을 즉시 활용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스마트제조 기술공급기업 500곳 육성…기술개발부터 해외 진출까지]
AI 기술을 도입하는 중소 제조기업뿐 아니라 관련 기술을 개발하고 공급하는 기업에 대한 지원도 강화된다.
중소벤처기업부는 2030년까지 스마트제조 전문기업 500곳을 육성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스마트제조 전략기술로드맵'을 수립하고 주요 기술의 개발 방향과 투자 분야를 구체화한다.
정부는 2026년 7월 고시된 스마트제조기술산업 특수분류를 기반으로 핵심 기술 분야를 체계적으로 육성할 예정이다.
주요 분야는 로봇과 장비 등 자동화 기술, 센서와 네트워크 등 연결화 기술, 제조실행시스템(MES)과 전사적자원관리(ERP) 등 정보화 기술, AI와 디지털트윈(DT) 등 지능화 기술이다.
또한 실제 제조현장에서 필요한 기술과 데이터를 연구개발에 반영하고, 개발한 기술을 생산현장에서 검증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기술력과 전문성을 갖춘 우수 공급기업은 스마트제조 전문기업으로 지정해 정부 지원사업 참여 시 우대할 계획이다.
아울러 기술개발과 실증, 해외시장 진출 등을 집중적으로 지원해 국내 스마트제조 기술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제조데이터도 기업의 자산으로…현금 부담 완화 추진]
정부는 제조현장에서 축적되는 데이터를 기업의 중요한 기술자산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체계도 개선한다.
기존에는 제조공정에서 발생한 데이터가 개별 장비나 시스템에 분산돼 있어 통합적인 활용이 어려운 경우가 있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정부 지원사업에서 생성되는 제조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수집하고 표준화해 장비와 시스템 간 데이터 활용성을 높일 계획이다.
특히 데이터의 관계를 구조화하고 상호운용성을 강화해 서로 다른 설비와 시스템에서도 제조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제조데이터의 가치를 평가해 기업의 자산으로 인정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정부 지원사업에서 일정 요건에 따라 제조데이터를 현물로 인정해 기업의 현금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취지다.
다만 데이터의 구체적인 가치평가 방법과 현물 인정 기준 등은 향후 세부 사업기준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이와 함께 기존 인공지능제조플랫폼인 KAMP를 '제조AI 24'로 고도화할 계획이다.
제조AI 24는 데이터 수집과 표준화, AI 모델 개발 및 고도화, 생산현장 적용과 결과 환류가 연결되는 제조데이터 활용체계를 목표로 한다.
현장에서 얻은 데이터를 AI 모델 개선에 활용하고, 개선된 AI 모델을 다시 생산현장에 적용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지역 AI 거점 확대…지방 중소 제조기업도 기술 활용 지원]
수도권뿐 아니라 지역 중소 제조기업이 AI 기술을 활용할 수 있도록 지역별 지원 기반도 확충된다.
정부는 제조AI 데이터센터 등 지역 AI 거점과 AI 전환 실증 인프라를 연계해 지역 기업의 기술개발과 실증, 도입을 지원할 계획이다.
지역별 산업 특성과 기업의 수요를 고려해 AI 도입기업과 기술공급기업이 필요한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중소기업이 독자적으로 구축하기 어려운 기술적 기반을 지역 거점과 연계하는 지원체계를 마련한다.
특히 제조업이 지역경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만큼 지방 중소 제조기업의 기술 경쟁력을 높이는 데도 정책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정부는 이러한 지역 기반 확충을 통해 피지컬 AI 기술이 일부 선도기업에만 머무르지 않고 다양한 제조현장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청년 AI 전문인력 육성…과학기술원 교육·현장 인턴십 연계]
중소 제조기업의 AI 전환에 필요한 전문인력 양성도 이번 전략의 주요 과제다.
정부는 4대 과학기술원의 지역산업 연계 교육과 현장 인턴십을 활용해 청년인재를 AI 전환 실무·전문인력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교육을 통해 AI 관련 전문성을 갖춘 청년들이 실제 중소 제조현장에서 기술을 활용할 수 있도록 연계한다는 취지다.
또한 기존 제조기업 재직자를 대상으로 한 교육도 강화한다.
재직자가 AI와 디지털 기술을 이해하고 생산현장에서 관련 시스템을 운용할 수 있도록 실무 역량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둔다.
이 밖에도 산업별 협회와 단체를 통해 제조현장의 규제 애로를 발굴하고, 관계기관 간 협업으로 기업이 겪는 기술과 인력 문제에 대응할 계획이다.
중기부는 기술개발뿐 아니라 이를 실제로 운용할 수 있는 인력과 지역 기반을 함께 확충해야 제조업의 AI 전환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정부 "중소기업이 피지컬 AI 혁신 주역"…2030년까지 제조 경쟁력 강화]
중소벤처기업부는 이번 전략을 통해 중소 제조기업을 피지컬 AI 혁신의 핵심 주체로 육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소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중소기업의 제조AI 혁신이 대한민국이 피지컬 AI 선도국가로 도약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데이터와 AI, 로봇 전환을 연계하고 융합해 중소기업이 국가 전략프로젝트의 핵심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정책은 단순히 중소기업의 생산설비를 자동화하는 수준을 넘어 데이터와 AI, 로봇이 연결되는 새로운 제조환경을 구축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정부는 2030년까지 중소 제조기업의 디지털 전환율을 50%, AI 도입률을 10%로 높이고 스마트제조 전문기업 500곳을 육성할 계획이다.
다만 정책의 실제 성과는 기술 도입에 따른 생산성 개선과 기업의 활용 능력, 관련 인력 확보, 지속적인 운영 가능성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특히 상대적으로 기술과 자금, 전문인력이 부족한 중소 제조기업이 새로운 AI 기술을 안정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주요 과제가 될 전망이다.
정부의 3X 전략이 중소 제조업의 생산 경쟁력 강화와 지역 제조산업의 혁신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