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229개 시군구 첫 통합돌봄 실태조사…지역별 공급 격차 확인]

노인과 장애인 등이 자신이 살던 지역에서 필요한 의료·요양·돌봄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지역사회 통합돌봄 제도의 지역별 서비스 격차가 확인됐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10월 13일 전국 229개 시군구를 대상으로 실시한 '지역사회 통합돌봄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지역별 돌봄 수요와 16개 주요 서비스의 공급 수준, 분포, 접근성을 같은 기준으로 분석한 첫 조사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조사 결과 돌봄 수요가 많지만 서비스를 제공할 기관과 인력이 부족한 지역이 상당수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사회 통합돌봄은 돌봄이 필요한 노인과 장애인 등이 병원이나 시설에 장기간 머무르지 않고도 기존에 생활하던 지역에서 의료와 요양, 일상생활 지원을 연계해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그러나 실제 이용 가능한 돌봄서비스의 종류와 공급 수준은 지역별로 차이를 보이고 있어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개선이 요구되고 있다.

[돌봄 수요 많은데 공급 부족한 지역 59곳…67.8%가 인구감소지역]

전국 229개 시군구의 돌봄 수요와 서비스 공급 수준을 비교한 결과, 수요와 공급이 모두 낮은 지역은 119곳으로 나타났다.

돌봄 수요는 높지만 서비스 공급이 부족한 지역은 59곳이었으며, 수요와 공급이 모두 높은 지역은 38곳, 수요는 낮지만 공급이 높은 지역은 13곳으로 조사됐다.

특히 돌봄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한 59곳 가운데 40곳은 인구감소지역으로, 전체의 67.8%를 차지했다.

이러한 취약지역에는 부산 영도구와 기장군 등 대도시 일부 지역을 비롯해 충남과 전북, 전남, 경북, 경남의 여러 시군이 포함됐다.

이는 돌봄서비스 부족 문제가 농어촌에만 국한되지 않고 일부 도시지역에서도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고령인구가 많거나 돌봄 수요가 높은 지역에서 서비스 공급이 충분하지 않을 경우 필요한 지원을 제때 받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단기보호 충족률 1.5%…긴급돌봄·방문의료도 공급 부족]

서비스 종류에 따른 공급 수준의 차이도 크게 나타났다.

실태조사에서 방문요양 서비스의 수요 대비 공급 충족률은 96.9%로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반면 단기보호 서비스는 1.5%에 그쳤으며, 긴급돌봄지원사업은 7%, 재택의료센터는 17.7%로 집계됐다.

방문간호는 25.9%, 노인맞춤돌봄은 38.5%로 나타나 일부 핵심 돌봄서비스의 공급 기반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역 간 방문진료 공급 격차도 뚜렷했다.

인구감소지역의 방문진료 충족률은 10.7%로, 그 외 지역의 25.5%와 비교해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특히 단기보호와 긴급돌봄은 가족이 일시적으로 돌봄을 제공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라는 점에서 공급 부족에 대한 개선 필요성이 제기된다.

방문진료와 방문간호 역시 거동이 불편한 노인과 장애인 등이 의료기관을 직접 방문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서비스다.

[전문가 "공공이 돌봄 인프라 확충과 민관 자원 연계 주도해야"]

지역사회 통합돌봄의 지역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는 전문가 의견도 나왔다.

전용호 인천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10월 22일 대한민국 정책브리핑에 게재된 기고문에서 이번 실태조사를 계기로 공공 중심의 돌봄서비스 공급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전 교수는 돌봄서비스 공급을 민간시장에만 의존할 경우 수익성이 높은 지역에 기관이 집중되고, 농어촌이나 인구감소지역에는 공급이 부족해질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제시한 것은 '허브앤스포크(Hub & Spoke)' 방식의 돌봄서비스 운영모델이다.

이는 지역별로 공공이 주도하는 거점기관을 설치하고, 주변의 민간 돌봄기관과 지역사회 자원을 연결하는 구조다.

거점기관이 인력과 정보, 전문성을 공유하고 지역 내 다양한 기관의 서비스를 조정함으로써 돌봄서비스가 부족한 지역에서도 필요한 지원을 지속적으로 제공하자는 취지다.

전 교수는 사회서비스원 등 공공기관이 중심적인 역할을 맡고, 사회적경제 조직과 자활기관, 일자리사업 및 마을단체 등 지역 자원을 연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취약지역 돌봄 인프라 확충…재가서비스 강화 필요]

정부도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지역별 돌봄서비스 공급 여건을 개선해 나갈 계획이다.

보건복지부는 조사 결과를 통합돌봄 기본계획과 지방정부의 지역계획에 반영하고, 지역별로 부족한 서비스를 보완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특히 재택의료센터를 2030년까지 650개로 확충하는 등 의료와 돌봄서비스의 접근성을 높이는 정책을 추진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정책이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취약지역에 대한 재정 지원과 돌봄 전문인력 확보가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고 보고 있다.

전 교수 역시 2027년 추진되는 취약지 돌봄센터 확충과 함께 노인장기요양보험, 장애인활동지원서비스, 방문건강관리 등 기존 공적 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또한 집에서 돌봄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재가급여의 현실화와 서비스 이용 접근성 개선도 중요한 과제로 제시했다.

[살던 곳에서 돌봄받을 권리…지역 격차 해소가 핵심 과제]

지역사회 통합돌봄 제도의 궁극적인 목적은 노인과 장애인 등 돌봄이 필요한 사람들이 익숙한 생활환경을 유지하면서 필요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데 있다.

하지만 지역에 따라 제공되는 서비스와 이용 가능성이 크게 다르다면 제도의 혜택을 충분히 누리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돌봄서비스를 이용하기 어려워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요양시설이나 의료기관에 조기에 입소해야 하는 상황을 줄이기 위해서도 지역사회 돌봄 기반의 확충이 중요하다.

이번 실태조사는 전국의 돌봄 수요와 공급 수준을 객관적인 지표로 확인했다는 점에서 향후 정책 수립의 기초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는 조사 결과를 실제 지역별 돌봄서비스 확충과 연계하고, 서비스가 부족한 지역에 공공의 지원을 집중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될 전망이다.

[알아두면 좋은 정보]

[지역사회 통합돌봄이란?]

노인과 장애인 등 돌봄이 필요한 사람이 기존에 살던 집과 지역사회에서 의료·요양·돌봄서비스를 연계해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2026년 지역사회 통합돌봄 실태조사 주요 결과]

  • 조사 대상: 전국 229개 시군구

  • 분석 대상: 주요 돌봄서비스 16종

  • 고수요·저공급 지역: 59곳

  • 고수요·저공급 지역 중 인구감소지역: 40곳

  • 방문요양 충족률: 96.9%

  • 단기보호 충족률: 1.5%

  • 긴급돌봄지원사업 충족률: 7%

  • 재택의료센터 충족률: 17.7%

  • 방문간호 충족률: 25.9%

  • 노인맞춤돌봄 충족률: 38.5%

[돌봄서비스 이용 시 참고사항]

돌봄이 필요한 노인이나 장애인, 가족은 거주지 읍·면·동 행정복지센터 또는 시군구 담당 부서에 통합돌봄 상담 및 신청 가능 여부를 문의할 수 있다.

실제 지원 여부와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는 대상자의 건강 상태, 돌봄 필요도, 지역별 제공기관 및 관련 제도 기준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자료 출처: 보건복지부 '지역사회 통합돌봄 실태조사'(2026.10.13.),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전용호 인천대 교수 기고(2026.1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