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재판을 기다리며 변호사 선임비를 마련했던 가족이 실형 선고 뒤 거액의 성공보수 요구까지 전해 듣게 됐다는 사연은, 구금과 생계 위기를 함께 감당하는 수형자 가족에게 보수 약정의 충분한 설명과 계약서 공유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
검찰 구형 4년, 1심 선고 징역 1년 8개월. 가족에게는 앞으로의 수감생활과 생계를 다시 계산해야 하는 결과였다. 그런데 선고 뒤 전해 들은 ‘성공보수 8천만원’이라는 금액은 또 다른 부담으로 다가왔다.
10월 8일 안기모카페에 사연을 전한 수형자 가족 A씨는 이미 변호사 선임비로 5천500만원을 지급했지만, 남편으로부터 선고 형량에 따른 추가 보수 약정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밝혔다. A씨의 설명대로라면 기존 선임비와 추가 요구액을 합친 금액은 1억3천500만원에 이른다.
A씨에 따르면 남편이 운영하던 회사에서 변호사 비용을 부담할 예정이었으나, 수감 이후 회사 사정이 어려워지면서 본인이 비용을 지급하게 됐다. 남편은 구치소에서 계약서에 서명했고, 당시 외부 관계자들과 협의가 끝났다는 설명을 들었다고 가족에게 전했다.
문제는 비용을 부담한 가족이 계약 내용을 충분히 알지 못했다는 점이다. A씨는 댓글에서 “계약서를 제가 본 적이 없어요”라고 밝혔다. 남편에게 계약서를 우편으로 보내 달라고 요청하겠다는 뜻도 전했다.
따라서 실제 계약 조항과 보수 요구의 근거는 원본 확인이 필요한 상태다. 첨부 자료에는 계약서나 해당 변호사 측 설명이 포함돼 있지 않아, 가족이 전해 들은 내용만으로 약정의 구체적인 내용이나 당사자의 책임을 확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사연에 드러난 가족의 부담은 분명했다. A씨는 “혼자 애 둘 키워야 해서 줄 돈도 없어요”라고 털어놨다. 배우자의 수감으로 회사 운영과 가정의 생계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예상하지 못한 추가 비용까지 마주하게 됐다는 호소다.
댓글에서는 금액에 놀라는 반응과 함께 계약서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는 의견이 이어졌다. 형사사건 성공보수 약정의 효력을 살펴보자는 제안도 나왔다. 한 회원은 법원 판례 링크를 찾아 공유했고, A씨는 직접 검색해 준 데 대해 감사를 표했다. 당황스러운 상황에서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 함께 찾는 대화가 이어진 것이다.
형사사건의 성공보수는 단순히 금액이 많고 적은 문제만은 아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015년 7월 23일 형사사건 성공보수 약정이 변호사 직무의 공공성과 사법 신뢰를 해칠 위험이 있다는 이유로, 판결 선고 이후 체결된 해당 약정을 민법 제103조에 따라 무효로 판단했다. 이는 약정의 민사상 효력에 관한 판단이며, 성공보수를 요구했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형사범죄가 성립한다는 뜻은 아니다.
이번 사연에서도 우선 확인할 대상은 계약서 원본이다. 누가 계약 당사자인지, 추가 보수가 어떤 조건으로 정해졌는지, 계약 당시 어떤 설명이 있었는지 등을 살펴야 한다. 명칭만이 아니라 실제 약정 내용과 지급 조건을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또한 구형보다 낮은 형이 선고됐다는 사실만으로 변호인의 기여나 보수의 적정성을 단정하기는 어렵다. 구형은 검찰의 의견이고 선고는 법원의 판단이다. 사건의 내용과 양형자료, 변론 과정이 서로 다른 만큼 다른 회원의 형량이나 선임비를 그대로 비교 기준으로 삼는 데에도 한계가 있다.
이 사연이 던지는 질문은 가족이 감당할 비용을 계약 단계에서 얼마나 명확히 알 수 있었느냐는 것이다. 구금된 의뢰인과 바깥에서 비용을 마련하는 가족 사이에 정보가 충분히 공유되지 않으면, 재판이 끝난 뒤에도 불안과 갈등이 이어질 수 있다.
‘안쪽이를 기다리는 사람들의 모임’인 안기모카페에는 수형자의 가족과 지인들이 재판 준비와 교정생활에 관한 경험을 나누고 있다. 이번에도 회원들은 놀란 마음을 함께 받아주면서 계약 확인과 판례 검토라는 다음 과제를 짚었다. 혼자 감당하기 어려운 문제를 말하고, 필요한 정보를 함께 찾아가는 과정이 기다리는 가족에게 작은 버팀목이 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