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국도 17호선에 AI 로드킬 예방시스템…28일부터 시범 운영]
도로에 갑자기 나타나는 야생동물로 인한 교통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안전관리시스템이 도입된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10월 27일 충청북도 청주시 서원구 남이면 척산리 국도 17호선에 '동물 찻길 사고(로드킬) 예방시스템'을 설치하고 28일부터 시범 운영한다고 밝혔다.
이번 시스템은 도로 주변에 설치된 CCTV와 인공지능을 활용해 야생동물의 출현을 감지하고, 운전자에게 위험 상황을 미리 알려주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야생동물이 도로에 나타났을 때 운전자가 갑작스럽게 동물을 발견하면 급제동이나 급격한 방향 전환으로 사고가 발생할 위험이 있다.
특히 야간이나 시야 확보가 어려운 상황에서는 야생동물을 늦게 발견해 충돌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정부는 AI 감지 기술을 활용해 운전자가 동물의 출현을 사전에 인지하고 속도를 줄일 수 있도록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CCTV가 야생동물 감지…LED 전광판·경광등으로 위험 알려]
이번에 도입되는 로드킬 예방시스템은 CCTV와 AI 영상분석 기술을 결합한 것이 특징이다.
도로 주변에 설치된 CCTV가 촬영한 영상을 인공지능이 분석해 야생동물의 출현 여부를 감지한다.
야생동물이 확인되면 도로 전방에 설치된 발광다이오드(LED) 전광판과 경광등을 통해 운전자에게 위험 상황을 알린다.
운전자는 이러한 경고를 보고 속도를 줄이거나 주변 상황을 주의 깊게 살필 수 있다.
기존의 야생동물 주의 표지판이 특정 구간에서 동물이 나타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알리는 방식이라면, 이번 시스템은 실제 야생동물 출현을 감지해 경고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다만 AI 경고시스템이 모든 야생동물의 출현을 완벽하게 감지하거나 사고를 반드시 예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운전자는 시스템의 경고 여부와 관계없이 야생동물 출현 가능성이 있는 도로에서 안전운전에 주의해야 한다.
[생태통로·유도 울타리 설치 어려운 구간에 새로운 대안]
로드킬은 야생동물이 도로를 건너거나 이동하는 과정에서 차량과 충돌해 발생하는 사고를 의미한다.
이러한 사고는 야생동물의 생명을 위협할 뿐 아니라 운전자와 차량에도 피해를 줄 수 있다.
특히 운전자가 갑자기 나타난 동물을 피하려다 급제동하거나 방향을 바꾸는 경우 다른 차량과의 충돌 등 2차 교통사고가 발생할 위험도 있다.
그동안 로드킬을 줄이기 위해 생태통로와 야생동물 유도 울타리 등 다양한 예방시설이 활용돼 왔다.
생태통로는 도로 등으로 단절된 야생동물의 이동 경로를 연결하는 시설이며, 유도 울타리는 동물이 차량이 다니는 도로로 직접 진입하는 것을 줄이기 위한 시설이다.
그러나 교차로나 차량 진출입로처럼 도로 구조가 복잡한 곳에서는 이러한 시설을 설치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
정부는 AI 기반 예방시스템이 기존 예방시설을 설치하기 어려운 도로 구간에서 보완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실제 동물 출현 상황을 확인해 운전자에게 경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사고 예방 수단으로 주목된다.
[경기 양평·강원 횡성·평창 이어 충청권까지 확대]
AI 로드킬 예방시스템은 이번 청주 구간에 처음 도입되는 것은 아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포스코디엑스(POSCO DX)와 협력해 2025년부터 경기도 양평군과 강원도 횡성군, 평창군 등 3곳에서 관련 시스템을 시범 운영해 왔다.
이번 청주 국도 17호선 설치는 기존 시범 운영 지역을 충청권으로 확대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정부는 도로의 특성과 야생동물 출현 가능성 등을 고려해 예방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이번 사업은 2024년 7월 체결된 민관 업무협약을 기반으로 추진됐다.
사업에는 기후에너지환경부와 포스코디엑스, 국립생태원, 국립공원공단이 참여하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사업을 총괄하고 행정적 지원을 담당한다.
포스코디엑스는 AI 야생동물 감지시스템의 개발과 설치를 맡았으며, 국립생태원은 로드킬 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구간을 분석하고 설치 지점을 선정하는 등 기술적 지원을 제공한다.
민간기업의 AI 기술과 공공기관의 생태·환경 전문성을 결합해 도로 안전과 야생동물 보호를 함께 추진한다는 취지다.
[2027년까지 추가 설치…로드킬 사고 감소 효과 분석]
정부는 앞으로 AI 로드킬 예방시스템의 적용 범위를 추가로 확대할 계획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027년까지 로드킬 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도로 구간 1곳에 시스템을 추가 설치하고, 실제 사고 예방 효과를 분석할 예정이다.
예방시스템이 야생동물 출현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감지하는지와 운전자 경고가 사고 예방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분석 결과는 향후 AI 기반 로드킬 예방시스템의 확대 여부를 판단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
다만 정부는 이번 발표에서 시스템 도입에 따른 구체적인 사고 감소율이나 예상 감소 건수를 제시하지 않았다.
따라서 실제 예방 효과는 기존 시범 운영과 추가 설치 구간에서 확보되는 자료를 통해 확인해야 한다.
[정부 "야생동물과 운전자 함께 보호…AI 기술 적극 활용"]
기후에너지환경부는 AI 기술을 활용한 로드킬 예방사업이 야생동물 보호와 교통안전 확보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채은 기후에너지환경부 자연보전국장은 야생동물과 운전자를 함께 보호하기 위해 인공지능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민간기업의 기술력과 공공기관의 전문성을 연계해 로드킬 사고를 줄이고, 기업이 생물다양성 보전에 참여할 수 있는 사업을 확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번 사업은 인공지능이 산업과 생활 편의를 넘어 환경보호와 교통안전 분야에도 활용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특히 야생동물 이동이 잦은 도로에서 실시간 감지와 경고 기능이 효과적으로 작동한다면 기존의 도로 안전시설을 보완하는 새로운 기술적 대안이 될 수 있다.
앞으로 청주를 비롯한 시범 운영 구간에서 AI 기술의 정확성과 사고 예방 효과가 얼마나 입증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