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후진술서도 반성문처럼 작성하면 되나요?”
최근 교정·형사절차 정보공유 커뮤니티 안기모카페에 최후진술을 앞두고 준비 방법을 묻는 질문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최후진술 내용이 반성문과 비슷할 것 같다면서도 법정에서 직접 읽어야 할 수 있으니 반성문보다 훨씬 짧게 작성해야 하는지를 궁금해했다.
A4 한 장 이내, 약 1분 정도로 준비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도 있었다.
형식 역시 반성문처럼 제목 아래에 사건번호와 인적사항을 적고 본문을 작성한 뒤 날짜와 이름, 서명이나 지장을 넣고 마지막에 ‘○○재판부 귀중’이라고 적어야 하는지를 물었다.
최후진술은 형사재판 마지막 단계에서 주어지는 발언 기회
최후진술의 의미부터 정확하게 알아둘 필요가 있다.
형사소송법 제303조는 재판장이 검사의 의견을 들은 후 피고인과 변호인에게 최종의 의견을 진술할 기회를 주도록 정하고 있다.
일반적인 형사공판에서는 증거조사와 피고인신문 등이 끝난 뒤 검사가 형에 관한 의견을 밝히는 구형을 하고, 변호인의 최종 의견진술과 피고인의 최후진술이 이어진다.
따라서 최후진술은 판결이 선고되기 전 피고인이 법정에서 자신의 입장을 직접 밝힐 수 있는 중요한 절차다.
‘최후진술서’라는 서류를 반드시 제출해야 하는 것은 아냐
여기에서 가족들이 자주 혼동하는 부분이 있다.
법에서 보장하는 것은 피고인의 ‘최후진술 기회’다.
즉 반드시 ‘최후진술서’라는 제목의 문서를 만들어 재판부에 제출해야만 최후진술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피고인은 법정에서 자신의 최종적인 의견을 말할 수 있다.
미리 내용을 정리해두는 것은 최후진술을 준비하는 방법이 될 수 있지만, 최후진술 자체와 별도로 제출하는 서면을 동일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반성문과 최후진술은 목적이 조금 달라
혐의를 인정하고 선처를 구하는 사건에서는 최후진술 내용과 반성문이 비슷해질 수 있다.
잘못에 대한 반성과 피해자에 대한 사과, 앞으로의 계획 등이 공통적으로 포함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반성문을 그대로 다시 읽는 방식보다는 최후진술의 성격에 맞게 핵심을 정리하는 것이 좋다.
반성문은 재판부에 제출하는 양형자료 중 하나로 활용될 수 있지만 최후진술은 피고인이 재판 마지막 단계에서 자신의 목소리로 직접 최종 의견을 밝히는 절차라는 차이가 있다.
반드시 1분 이내로 해야 한다는 규정은 없어
“최후진술은 1분 이내로 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많이 나온다.
하지만 형사소송법에서 피고인의 최후진술 시간을 일률적으로 1분으로 제한하고 있지는 않다.
사건의 내용과 재판 진행상황에 따라 실제 최후진술에 사용되는 시간은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정확히 60초를 맞추는 것 자체를 목표로 할 필요는 없다.
다만 최후진술의 취지를 고려하면 지나치게 길게 준비하기보다는 자신이 꼭 전달하고 싶은 내용을 간결하게 정리하는 것이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다.
‘A4 한 장 이내’라는 법정 양식도 없어
최후진술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한 장을 넘기면 안 된다”는 이야기를 듣기도 한다.
그러나 최후진술의 분량을 A4 한 장 이내로 제한하는 일반적인 법 규정이 있는 것은 아니다.
한 장으로 정리하는 방법은 내용을 간결하게 만드는 실무적인 준비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을 뿐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페이지 수보다 실제 법정에서 전달할 내용이다.
짧게 준비하면 법정에서 읽기에는 편할 수 있어
법적으로 한 장이나 1분으로 정해져 있지는 않지만 실제 법정에서 직접 말할 내용을 준비한다는 점은 고려해야 한다.
여러 장에 걸쳐 같은 내용을 반복하면 핵심이 흐려질 수 있다.
특히 이미 반성문이나 의견서 등을 통해 재판부에 전달한 내용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시 반복할 필요는 없다.
최후진술에서는 자신이 재판부에 마지막으로 꼭 전달하고 싶은 내용을 중심으로 정리하는 방법을 생각할 수 있다.
첫 부분에서는 사건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정리할 수 있어
혐의를 인정하는 사건이라면 자신의 행동과 그 결과를 현재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를 먼저 이야기할 수 있다.
단순히 “잘못했습니다”, “반성합니다”라는 표현을 반복하기보다 어떤 부분을 잘못했다고 생각하게 됐는지를 자신의 언어로 설명하는 방식이다.
피해자가 있는 사건이라면 자신의 행동으로 피해를 입은 사람에게 어떤 결과가 발생했는지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도 생각해볼 수 있다.
피해자에 대한 이야기는 조심스럽게 표현해야
피해자가 있는 사건에서 최후진술을 준비한다면 피해자에 대한 사과가 포함되는 경우가 많다.
이때 피해자에게 책임을 돌리거나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는 표현이 섞이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피해자도…”, “원래 그런 의도는 아니었지만…”과 같은 표현이 반복되면 반성의 취지와 다르게 받아들여질 가능성도 있다.
합의나 피해회복을 위해 실제로 노력한 내용이 있다면 사실관계에 맞춰 설명할 수 있다.
재범하지 않기 위해 무엇을 했는지도 구체적으로 말할 수 있어
혐의를 인정하고 선처를 구하는 사건이라면 단순히 “다시는 그러지 않겠습니다”라고 끝내기보다 같은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어떤 노력을 했는지를 설명하는 것도 생각할 수 있다.
사건 유형에 따라 치료나 상담을 받고 있는지, 음주 문제라면 단주를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지, 경제범죄라면 피해회복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등 실제 행동을 중심으로 정리할 수 있다.
앞으로의 계획 역시 막연한 다짐보다는 구체적일수록 전달하려는 의미가 분명해질 수 있다.
가족 이야기만 지나치게 길어지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아
최후진술에서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경우도 많다.
부양해야 할 가족이 있거나 이번 사건으로 가족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이야기할 수 있다.
다만 최후진술 대부분을 “가족이 힘들다”, “부모님이 아프다”, “아이들이 기다린다”는 내용으로 채우면 정작 자신의 범행과 반성에 관한 내용이 부족해질 수 있다.
가족에 관한 내용이 필요하다면 사건과 관련해 필요한 범위에서 간결하게 설명하는 것이 좋다.
반성문을 그대로 읽는 것보다는 자신의 말로 정리해야
이미 재판부에 여러 차례 반성문을 제출했다면 최후진술에서 같은 문장을 그대로 반복할 필요는 없다.
최후진술은 피고인이 직접 자신의 입장을 말하는 시간이다.
따라서 문장을 지나치게 꾸미거나 법률적인 표현을 많이 사용하는 것보다 자신이 실제로 말할 수 있는 표현으로 작성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다른 사람의 최후진술 예문을 그대로 가져오기보다 자신의 사건과 상황에 맞게 정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혐의를 다투는 사건이라면 ‘무조건 반성’으로 작성해서는 안 돼
최후진술이라고 해서 반드시 잘못을 인정하고 선처만 호소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피고인이 공소사실을 다투고 있다면 최후진술 역시 현재의 변론 방향과 모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무죄를 주장하면서 최후진술에서는 범행을 인정하는 듯한 표현을 사용하면 기존 주장과 충돌할 수 있다.
일부 혐의만 인정하거나 사실관계 중 특정 부분을 다투는 사건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이런 사건에서는 작성한 내용을 변호인과 먼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건번호·인적사항·서명 등을 반드시 넣어야 하는 것도 아냐
사연에서는 최후진술서 제목 아래 사건번호와 인적사항을 쓰고 마지막에 날짜와 이름, 지장이나 서명, ‘○○재판부 귀중’을 적어야 하는지도 물었다.
법정에서 직접 하는 최후진술 자체에는 이러한 서면 양식이 필요하지 않다.
형사소송법은 피고인에게 최종 의견을 진술할 기회를 주도록 규정하고 있을 뿐 최후진술을 위해 특정한 서면 양식을 작성하도록 정하고 있지는 않다.
따라서 법정에서 읽기 위해 개인적으로 준비하는 메모라면 형식 자체에 지나치게 얽매일 필요는 없다.
별도의 서면을 법원에 제출하려는 경우는 구분해야
반면 단순히 법정에서 읽을 원고를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별도의 서면을 재판부에 제출하려는 것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어떤 명칭과 방식으로 제출할지, 기존에 제출한 반성문이나 변호인 의견서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를 변호인과 확인하는 것이 좋다.
특히 이미 변호인이 선임돼 있다면 피고인이 별도의 서면을 제출하기 전에 변호인에게 내용을 보여주는 것이 안전하다.
최후진술 원고를 준비하는 것과 재판부에 정식 서류로 제출하는 것은 구분해서 생각할 필요가 있다.
종이를 보고 읽는 것이 걱정된다면 핵심 문장만 표시해둘 수도 있어
법정에서는 긴장해 준비한 내용을 잊어버리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최후진술 내용을 미리 적어두고 준비하는 피고인도 있다.
원고 전체를 외우려고 하기보다 반드시 말해야 할 핵심 내용을 몇 가지로 나눠 기억하는 방법도 생각할 수 있다.
자신의 잘못에 대한 인식, 피해자에 대한 입장, 피해회복 노력, 재범방지 노력, 마지막으로 재판부에 전하고 싶은 말 정도로 구조를 잡으면 내용을 정리하기 쉽다.
구형량을 들은 직후라 긴장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최후진술은 일반적으로 검사의 구형 이후 진행된다.
피고인은 바로 앞에서 검사가 자신에게 징역 몇 년 등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하는 말을 듣게 된다.
예상보다 높은 구형이 나오면 당황하거나 준비했던 내용을 잊어버릴 수도 있다.
따라서 너무 긴 글을 준비하기보다는 긴장한 상황에서도 전달할 수 있도록 핵심 내용을 미리 정리해두는 것이 현실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
최후진술에서 새로운 법률주장을 길게 펼칠 필요는 없어
법률적인 쟁점은 통상 재판 과정에서 변호인의 변론과 의견서 등을 통해 다뤄진다.
최후진술에서는 피고인이 직접 자신의 입장을 밝히는 데 의미가 있다.
따라서 어려운 법률용어를 사용해 판례나 법조문을 길게 설명하려 하기보다 자신의 사건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을 명확하게 전달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법률적인 주장이 필요한 사건이라면 변호인과 역할을 나눠 준비하는 것이 좋다.
결심공판 전 변호인에게 확인하면 좋은 것도 있어
최후진술을 작성했다면 담당 변호인에게 미리 보여주는 것도 방법이다.
특히 공소사실을 일부 다투고 있거나 항소 가능성까지 고려해야 하는 사건이라면 표현 하나가 기존 변론과 충돌하지 않는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피해자에 대한 표현이나 합의·공탁과 관련된 내용 역시 실제 사실관계와 맞는지 살펴봐야 한다.
또 해당 재판부에서 최후진술을 어떤 방식으로 진행하는지 변호인이 알고 있다면 분량을 조정하는 데 참고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몇 분’보다 무엇을 말할 것인지
최후진술을 준비하는 피고인과 가족들은 적정 분량부터 찾는 경우가 많다.
“30초가 좋다”, “1분을 넘기면 안 된다”, “A4 한 장이 적당하다”는 경험담도 접하게 된다.
하지만 형사소송법이 최후진술을 특정 시간이나 분량으로 정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시간을 정확하게 맞추는 것보다 사건에서 꼭 전달해야 할 내용을 빠뜨리지 않으면서 불필요한 반복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실제로 읽어보고 너무 길다고 느껴진다면 같은 의미의 문장을 줄이는 방식으로 다듬을 수 있다.
최후진술은 판결 전 피고인에게 주어지는 마지막 직접 발언
최후진술은 단순히 반성문을 한 번 더 제출하는 절차라고 보기 어렵다.
증거조사가 끝나고 검사가 구형한 뒤 변호인의 최종 의견과 함께 피고인이 직접 자신의 마지막 의견을 밝히는 절차다.
따라서 반드시 A4 한 장이어야 한다거나 정확히 1분 이내여야 한다는 경험담에 맞추기보다 자신의 사건과 변론 방향에 맞게 준비하는 것이 우선이다.
혐의를 인정하는 사건이라면 무엇을 잘못했는지, 피해회복을 위해 무엇을 했는지,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를 자신의 말로 정리할 수 있다.
반대로 혐의를 다투고 있다면 기존 변론과 모순되는 표현이 들어가지 않도록 더욱 주의해야 한다.
법정에서 읽기 위한 원고라면 정해진 서면양식에 집착할 필요도 없다.
결국 최후진술에서 중요한 것은 ‘몇 장을 썼는가’나 ‘몇 초 동안 읽었는가’가 아니라 재판부에 마지막으로 무엇을 전달할 것인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