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노동관계법 위반 206건 적발…61건 사법처리]
고용노동부가 쿠팡 계열사의 산업재해 은폐와 불법파견 등 노동관계법 위반 의혹에 대한 기획감독을 실시한 결과 총 206건의 위반 사항을 적발했다.
고용노동부는 10월 22일 산업안전 및 근로기준 분야 기획감독 결과와 산업재해 은폐 관련 고발 사건에 대한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감독은 산업안전 분야와 근로기준 분야로 나누어 진행됐다.
산업안전 분야에서는 총 105개 사업장을 감독해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205건을 적발했다. 이 가운데 61건은 사법처리하고 144건에 대해서는 총 19억 6000여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예정이다.
근로기준 분야에서는 취업규칙 미작성 위반 1건이 추가로 확인돼 시정지시와 과태료 부과가 예정됐다.
[산재 은폐 의혹 확인…합의금 지급·요양신청 취하 사례 수사]
이번 감독에서는 산업재해 발생 사실을 은폐한 것으로 의심되는 사례도 확인됐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일부 사업장에서 노동자에게 합의금을 지급하는 등의 방법으로 산재요양 신청을 취하하게 한 정황이 발견됐다.
또한 관리자 면담을 통해 산재요양 신청을 취하하도록 하고, 산업재해조사표를 관할 노동관서에 제출하지 않은 사례도 확인됐다.
고용노동부는 이 같은 산재 은폐 의심 사례에 대해 범죄를 인지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이와 별도로 3일 이상 휴업이 필요한 부상이나 질병이 발생했음에도 산업재해조사표를 제출하지 않거나 늦게 제출한 사례 25건을 적발했다.
이에 대해서는 약 1억 700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예정이다.
[컨베이어·지게차 안전조치 미흡…야간노동 건강검진도 문제]
산재 은폐 및 미보고 외에도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사항이 다수 확인됐다.
고용노동부는 산업재해로 이어질 수 있는 컨베이어 방호조치 미실시, 지게차 접촉방지 조치 미실시 등 안전조치 위반 59건을 적발해 수사할 계획이다.
또한 야간노동 등에 필요한 특수건강진단을 실시하지 않거나 휴게시설을 적절하게 설치·관리하지 않은 사례 등 119건에 대해서는 약 17억 800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예정이다.
이번 감독에서는 2024년 쿠팡로지스틱스 근로감독 이후 권고했던 노동자 건강보호 조치의 이행 여부도 함께 점검했다.
쿠팡 계열사는 차량과 작업자의 이동 동선 분리, 물품분류 자동화 설비 도입, 심리상담 프로그램 운영 등 일부 권고사항을 이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일부 미이행 사항도 발견돼 노동환경 개선을 위한 추가적인 조치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과향상프로그램 취업규칙 미기재…불법파견은 인정 안 돼]
근로기준 분야에서는 쿠팡의 성과향상프로그램(PIP) 운영과 퇴사자 명단 관리, 불법파견 의혹 등에 대한 감독이 진행됐다.
고용노동부는 쿠팡이 성과향상프로그램 대상자를 선정하고 운영한 사실은 확인했으나, 해당 프로그램을 통해 노동자를 해고한 사례는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다만 성과향상프로그램은 전체 노동자에게 적용되는 제도인 만큼 주요 내용을 취업규칙에 작성하고 신고해야 하지만 이를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고용노동부는 시정지시와 과태료 부과 조치를 진행할 예정이다.
또한 프로그램 운영 과정에서 노동자에게 과도한 부담이 발생하지 않도록 구체적인 운영 방안과 단계별 이의제기 절차를 마련하도록 지도할 방침이다.
일부 퇴사자 명단을 작성해 채용 참고자료로 활용한 사실도 확인됐지만, 다른 회사의 취업을 방해하기 위해 외부에 공유한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
쿠팡과 쿠팡로지스틱스 간 불법파견 의혹에 대해서도 각 회사가 소속 노동자에게 별도로 업무 지시를 하고 있다는 점 등을 근거로 불법파견이 인정되지 않았다.
[2020년 대구센터 노동자 사망 사건…당시 대표 부적절한 지시 확인]
이번 발표에서는 2020년 10월 사망한 쿠팡풀필먼트 대구센터 소속 고(故) 장○○씨와 관련한 산재 은폐 의혹 수사 결과도 공개됐다.
고용노동부는 수사 과정에서 당시 쿠팡 대표이사가 산재 은폐 의혹과 관련해 "그가 열심히 일했다는 기록이 남지 않도록 확실히 하라"는 등의 부적절한 지시를 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다만 공소시효가 만료된 점 등을 고려할 때 형사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해당 사건을 공소청에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할 계획이다.
수사 과정에서 추가로 제기된 산재 은폐 의혹 등에 대해서는 조사를 계속 진행할 방침이다.
[고용노동부, 노동자 생명과 건강 존중하는 경영 촉구]
고용노동부는 이번 감독을 계기로 쿠팡이 산업안전과 노동환경 전반에 대한 개선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쿠팡은 이번 감독을 계기로 다수의 법 위반 행위가 재발하지 않도록 철저히 조치하는 한편 과로, 야간노동, 과중한 업무강도 문제를 심각하게 인식하고 노동자의 생명과 건강을 존중하는 경영방침을 확립해서 국민들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쿠팡 외 다른 물류센터에서도 노동관계법 위반 사례가 확인된 만큼 물류센터 전반에 대한 지속적인 지도와 감독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이번 감독 결과는 물류산업의 성장과 함께 노동자의 안전과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사업장 관리체계의 중요성을 다시 보여주고 있다.
특히 산업재해 은폐 의혹과 안전조치 미흡 등 노동자의 생명과 직결되는 문제가 확인된 만큼 향후 수사 결과와 사업장의 개선 조치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