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경법은 세게 나온다는데…합의가 안 됩니다”
최근 교정·형사재판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 적용된 사건의 가족이 올린 고민이 눈길을 끌었다.
작성자에 따르면 가족은 현재 형사재판을 받고 있으며 수요일 1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주변에서는 “특경법은 형이 세다”, “피해자와 합의가 안 되면 공탁이라도 해두는 것이 가석방 때 유리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한다.
작성자는 “이 말이 맞는지, 수요일이 선고인데 공탁을 항소할 때 해도 되는지”를 물었다.
하지만 이 질문에 답하려면 먼저 ‘특경법 사건’이라는 표현만으로 형량을 예상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짚어야 한다.
‘특경법’이라고 모두 같은 형량이 적용되는 것은 아냐
특경법은 하나의 단일한 범죄를 의미하는 표현이 아니다.
사기·공갈·횡령·배임 등 일정한 재산범죄에서 범죄로 취득한 이득액이 법에서 정한 기준 이상인 경우 가중처벌 규정이 적용될 수 있다.
따라서 ‘특경법이 적용됐다’는 정보만 가지고 몇 년형이 나오는지 예상하기는 어렵다.
정확히 어떤 죄명이 적용됐는지, 법원이 인정하는 이득액이 얼마인지, 피해자가 몇 명인지, 실제 피해회복이 어느 정도 이뤄졌는지, 범행 가담 정도와 전과관계 등이 함께 확인돼야 한다.
피해자와 합의가 안 되면 형사공탁을 할 수 있나
피해자와 합의하고 싶어도 피해자가 연락을 받지 않거나 합의를 거부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상황에서 피고인 측이 피해회복을 위해 일정한 금액을 공탁하는 형사공탁 제도가 활용될 수 있다.
공탁은 피고인이 피해회복을 위해 노력했다는 사정 가운데 하나로 재판 과정에서 제시될 수 있다.
그러나 합의와 공탁은 같은 것이 아니다.
피고인이 돈을 공탁했다고 해서 피해자가 합의했다는 뜻이 되는 것도 아니고, 피해자가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미도 아니다.
따라서 ‘합의가 안 되니 공탁하면 합의한 것과 똑같다’고 이해해서는 안 된다.
공탁하면 무조건 감형될까
그렇지 않다.
형사공탁은 재판부가 형을 정할 때 살펴볼 수 있는 여러 사정 가운데 하나다.
얼마를 공탁했는지뿐 아니라 전체 피해액 가운데 실제 피해가 어느 정도 회복됐는지, 피해자의 의사는 어떠한지, 공탁에 이르게 된 과정은 무엇인지 등도 함께 살펴볼 수 있다.
특히 경제범죄에서는 피해액이 큰 경우가 있어 전체 피해액과 비교해 실제 피해회복이 어느 정도 이뤄졌는지가 중요하게 다뤄질 수 있다.
따라서 일정 금액을 공탁했다는 사실만으로 “실형이 집행유예로 바뀐다”거나 “형이 몇 년 줄어든다”고 계산할 수는 없다.
수요일이 선고인데 지금 공탁하면 어떻게 되나
이번 사연에서 중요한 것은 이미 1심 선고가 임박했다는 점이다.
선고 전에 공탁이 이뤄지고 관련 자료가 재판부에 적절하게 제출된다면 재판부가 이를 확인할 가능성은 있다.
하지만 선고 직전에 공탁한다고 해서 재판부가 반드시 선고기일을 미루거나 그 내용을 반영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특히 실제 공탁 절차와 변호인의 자료 제출, 재판부가 이를 확인할 수 있는 시간 등을 고려해야 한다.
따라서 선고가 며칠 남지 않은 사건이라면 인터넷 경험담을 보고 가족이 임의로 판단하기보다 현재 사건을 담당하는 변호인과 즉시 상의해 공탁 필요성과 제출 시점을 검토하는 것이 중요하다.
1심 선고 후 항소심에서 공탁하는 것도 가능할까
1심에서 피해자와 합의하지 못했다고 해서 이후 피해회복 노력을 전혀 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1심 판결 이후 항소심이 진행된다면 그 과정에서도 피해자와 합의를 시도하거나 피해회복을 위한 자료를 제출하는 사례가 있다.
형사공탁 역시 항소심에서 새로운 양형자료로 제출되는 경우가 있다.
따라서 ‘1심 선고 전에 공탁하지 못했으니 이제 아무 의미가 없다’고 단정할 필요는 없다.
다만 항소심에서 공탁했다고 해서 반드시 1심보다 형이 줄어드는 것도 아니다.
항소심 재판부는 1심 판결 내용과 항소이유, 이후 달라진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 판단한다.
피해자와 실제 합의가 이뤄지거나 피해가 추가로 회복되는 등의 사정도 항소심에서 주장할 수 있는 자료가 될 수 있지만 그것이 곧 형량 변경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공탁하면 나중에 가석방에도 유리할까
작성자가 특히 궁금해한 부분이다.
“합의가 안 되면 공탁금이라도 걸어두는 것이 가석방 때 유리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는 것이다.
여기서는 재판에서의 ‘양형’과 수형생활 이후의 ‘가석방’을 구분해야 한다.
형사공탁은 우선 현재 진행 중인 형사재판에서 피해회복 노력과 관련된 자료로 다뤄질 수 있다.
반면 가석방은 형이 확정돼 교정시설에서 복역하고 있는 수형자를 대상으로 별도의 요건과 심사절차에 따라 판단되는 제도다.
가석방 심사에서는 범죄 내용과 형기, 수형생활, 재범 위험성, 출소 후 환경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살펴본다.
따라서 공탁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가석방이 허가된다거나 일정 시점에 반드시 가석방 대상이 된다고 볼 수 없다.
경제범죄에서는 피해회복이 중요할 수 있지만 ‘공탁 하나’만 보는 것은 아냐
경제범죄에서는 피해자에게 실제로 피해가 얼마나 회복됐는지가 재판과 이후 절차에서 중요한 사정으로 거론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여기에서도 단순히 ‘공탁했는지 여부’ 하나만 떼어놓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
피해금액 전체와 실제 변제액, 합의 여부, 공탁금액, 피해자의 의사 등 구체적인 사정을 함께 살펴야 한다.
특히 피해액이 큰 특경법 사건이라면 일부 금액을 공탁한 사실만으로 전체 피해가 회복된 것처럼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공탁하면 몇 년 줄어든다’는 경험담은 주의해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공탁해서 형이 줄었다”, “합의 못 했지만 공탁하고 항소심에서 감형됐다”는 경험담을 쉽게 접할 수 있다.
하지만 형사사건은 같은 죄명이라도 결과가 다를 수 있다.
피해금액과 피해자 수, 전과, 범행 가담 정도, 범죄수익 반환 여부, 합의 여부 등 조건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의 사건에서 공탁 후 형량이 줄었다고 해서 자신의 사건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온다고 예상해서는 안 된다.
선고가 코앞이라면 ‘가석방’보다 현재 재판부터 확인해야
이번 사연처럼 1심 선고가 며칠 앞으로 다가왔다면 아직 가석방 가능성을 계산하기에는 이른 단계다.
우선 1심에서 어떤 판결이 선고되는지를 확인해야 하고, 결과에 불복한다면 항소 여부와 항소심에서 추가로 제출할 양형자료를 검토해야 한다.
현재 피해자와 합의가 어려운 상황이라면 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는지, 그동안 피해회복을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공탁을 한다면 어느 정도를 어떤 시점에 하는 것이 적절한지 등을 변호인과 구체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특경법 사건이라는 이유만으로 결과를 미리 단정할 수도 없고 공탁 하나만으로 형량이나 향후 가석방 결과를 예측할 수도 없다.
결국 중요한 것은 ‘공탁을 했느냐’ 한 가지가 아니라 사건 전체에서 실제 피해회복이 어느 정도 이뤄졌고 이를 재판부에 어떻게 보여줄 수 있는가다.
[핵심 요약]
‘특경법’이라는 표현만으로 구체적인 형량을 예상할 수 없음
정확한 죄명·이득액·피해액·피해자 수·전과·피해회복 정도 등을 함께 확인해야 함
피해자와 합의하지 못한 경우 형사공탁을 검토할 수 있음
공탁과 피해자와의 합의·처벌불원은 서로 다른 개념
공탁했다고 자동으로 감형되거나 집행유예가 되는 것은 아님
1심에서 합의·공탁을 하지 못했더라도 항소심에서 추가 피해회복 자료를 제출할 수 있음
항소심에서 공탁했다고 반드시 감형되는 것도 아님
공탁 사실 하나만으로 향후 가석방이 유리해진다고 단정할 수 없음
선고가 임박했다면 가석방 예상보다 현재 재판에서 피해회복 자료를 어떻게 제출할지 먼저 확인할 필요가 있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