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렌식한다고 휴대폰이랑 노트북을 전부 가져갔어요”
형사사건 수사에서 휴대전화와 컴퓨터는 중요한 증거가 될 수 있다.
메신저 대화부터 사진과 동영상, 인터넷 사용기록, 문서와 각종 파일까지 많은 정보가 저장돼 있기 때문이다.
최근 교정생활 정보공유 커뮤니티 안기모카페에도 포렌식을 위해 휴대전화와 노트북, 컴퓨터를 모두 가져갔는데 언제 돌려받을 수 있는지 묻는 글이 올라왔다.
조사가 끝나면 돌려받는 것인지, 아니면 기소되고 재판이 끝날 때까지 계속 수사기관이 가지고 있는 것인지 궁금하다는 내용이었다.
‘포렌식’과 ‘기기 압수’는 구분해서 생각해야
먼저 디지털포렌식이 무엇인지 이해할 필요가 있다.
대검찰청은 컴퓨터포렌식을 데스크탑·노트북·외장하드·SSD·USB 등 디지털 저장매체에서 전자정보를 확보하고 삭제·변경된 내역 등을 분석하는 업무로 설명한다.
모바일포렌식 역시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에 저장된 디지털증거를 확보·분석하는 과정이다.
따라서 휴대전화를 가져갔다는 것과 그 안의 데이터를 분석하는 것은 구분되는 문제다.
기기에서 필요한 전자정보를 확보했다고 해서 반드시 그 즉시 휴대전화 자체까지 반환되는 것은 아니다.
“포렌식 끝나면 며칠 뒤 돌려준다”는 정해진 기간은 없어
가장 궁금한 것은 결국 반환 날짜다.
하지만 압수된 휴대전화나 노트북을 포렌식 후 며칠 안에 반환해야 한다는 식의 일률적인 기간이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다.
사건 내용과 압수 목적, 분석해야 하는 데이터, 추가 분석 필요성, 해당 기기 자체가 증거물인지 여부 등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다른 사람이 “나는 일주일 만에 받았다”거나 “몇 달 뒤에 받았다”고 말하더라도 자신의 사건도 같은 기간이 걸린다고 보기는 어렵다.
재판이 끝날 때까지 무조건 가지고 있는 것도 아냐
반대로 한 번 압수된 휴대전화와 노트북은 형사재판이 모두 끝날 때까지 돌려받을 수 없다고 생각할 필요도 없다.
형사소송법에는 압수물을 사건 종결 전에 돌려줄 수 있는 절차가 마련돼 있다.
수사단계에서는 사본을 확보한 경우 등 압수를 계속할 필요가 없다고 인정되는 압수물과 증거에 사용할 압수물에 대해 소유자·소지자·보관자 또는 제출인이 환부나 가환부를 청구할 수 있다.
따라서 필요한 데이터가 확보됐고 기기 자체를 계속 보관해야 할 필요성이 낮아졌다면 사건이 끝나기 전 반환이 문제될 수 있다.
‘환부’와 ‘가환부’라는 말도 알아둘 필요가 있어
휴대전화 반환을 문의하다 보면 ‘환부’와 ‘가환부’라는 낯선 말을 듣게 된다.
쉽게 보면 환부는 압수물을 돌려주는 것이고, 가환부는 압수물의 소유자나 소지자 등이 다시 사용할 수 있도록 돌려주는 절차를 의미한다.
재판단계에서도 압수를 계속할 필요가 없다고 인정되는 압수물은 사건이 끝나기 전이라도 환부할 수 있고, 증거로 사용할 압수물 역시 일정한 경우 청구에 따라 가환부할 수 있다.
따라서 “재판 중이니까 절대 못 받는다”라고 단정할 문제는 아니다.
기기 자체가 중요한 증거라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어
포렌식 데이터만 필요한 사건과 휴대전화나 컴퓨터 자체가 증거물로 중요한 사건은 상황이 다를 수 있다.
예를 들어 저장된 대화나 파일을 확인하는 것이 핵심이라면 필요한 전자정보를 확보한 이후 기기 자체를 계속 보관할 필요가 있는지가 문제될 수 있다.
반면 기기의 상태나 저장매체 자체가 사건의 증거로 중요하거나 추가 분석 가능성이 있는 경우에는 계속 압수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될 수도 있다.
결국 ‘포렌식이 끝났느냐’ 하나만으로 반환 여부가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휴대전화와 노트북 반환 시기가 서로 다를 수도 있어
여러 전자기기를 한꺼번에 압수당했다고 해서 반드시 같은 날 반환되는 것도 아니다.
휴대전화에서 필요한 자료를 먼저 확보했지만 노트북은 추가 분석이 필요할 수도 있고 그 반대 상황도 있을 수 있다.
각 기기에 저장된 정보와 사건과의 관련성이 다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휴대전화, 노트북, 데스크탑을 모두 가져갔다면 각각의 현재 압수 상태와 반환 가능 여부를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
수사기관이 알아서 연락할 때까지 기다려야 할까
반드시 무작정 기다리기만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현재 기기를 보관하고 있는 수사기관에 압수물 반환이 가능한 상태인지 문의해볼 수 있다.
특히 휴대전화나 노트북이 업무·생업에 필요하거나 일상생활에서 계속 사용해야 하는 물건이라면 그 사정을 설명하고 반환 가능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변호인이 선임돼 있다면 압수목록과 영장 내용 등을 토대로 해당 기기의 환부 또는 가환부를 요청할 수 있는 상황인지 확인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수사단계라면 환부·가환부 청구 절차도 있어
형사소송법은 수사단계에서도 압수물 반환을 요구할 수 있는 절차를 두고 있다.
검사가 환부 또는 가환부 청구를 거부한 경우에는 해당 검찰청에 대응하는 법원에 압수물의 환부 또는 가환부 결정을 청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경찰이 압수한 경우에도 관련 규정이 준용된다.
따라서 기기를 장기간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면 단순히 포렌식이 언제 끝나는지만 묻기보다 ‘현재 이 물건을 계속 압수해야 하는 이유가 있는지’와 ‘환부 또는 가환부를 청구할 수 있는지’를 함께 확인하는 것이 실질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
포렌식이 끝났다는 말과 압수가 끝났다는 말은 달라
가족들이 가장 많이 혼동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수사기관에서 “포렌식은 끝났다”고 들었다고 해서 반드시 그날부터 압수의 필요성까지 사라졌다는 의미는 아니다.
반대로 포렌식 결과를 수사나 재판에서 증거로 사용할 예정이라고 해서 휴대전화 실물 자체를 반드시 재판이 끝날 때까지 보관해야 한다는 의미도 아니다.
필요한 전자정보가 확보됐는지, 기기 자체에 추가적인 증거가치가 있는지 등을 따져봐야 한다.
휴대전화가 꼭 필요하다면 그 사정도 설명해볼 수 있어
요즘 휴대전화는 단순한 통신기기를 넘어 금융·인증·업무·사업 등에 폭넓게 사용된다.
노트북이나 컴퓨터 역시 직장 업무나 사업 운영에 반드시 필요한 경우가 있다.
따라서 압수된 기기를 계속 사용해야 할 구체적인 사정이 있다면 반환을 문의하거나 청구할 때 그 필요성을 설명할 수 있다.
다만 생활에 필요하다는 이유만으로 무조건 반환되는 것은 아니다.
수사기관이나 법원은 해당 물건을 계속 압수할 필요가 있는지도 함께 판단하게 된다.
임의제출한 휴대전화도 반환 문제를 확인해야
수사 과정에서 휴대전화를 가져가는 방식도 사건마다 다르다.
압수수색영장에 의해 압수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소유자나 소지자가 임의로 제출하는 경우도 있다.
형사소송법은 소유자·소지자·보관자가 임의로 제출한 물건을 수사기관이 영장 없이 압수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내가 자발적으로 건넸으니 언제든 바로 가져올 수 있다”거나 반대로 “영장으로 압수됐으니 재판 끝까지 절대 못 받는다”는 식으로 단순하게 구분해서는 안 된다.
현재 어떤 근거로 압수돼 있고 계속 압수할 필요가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압수 당시 받은 서류부터 확인해보는 것이 좋아
휴대전화나 노트북을 언제 돌려받을 수 있는지 알아보려면 당시 받은 압수 관련 서류를 먼저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
어떤 물건이 압수됐는지, 사건번호와 담당 수사기관은 어디인지 등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변호인이 있다면 압수 대상과 현재 수사단계를 알려주고 반환 가능성을 문의할 수 있다.
단순히 “포렌식 언제 끝나요?”라고 묻는 것보다 “이 휴대전화 실물을 계속 압수할 필요가 있는 상태인지, 환부나 가환부를 신청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편이 보다 구체적이다.
다른 사람의 반환기간은 참고만 해야
포렌식 경험을 묻는 글에는 다양한 답변이 달릴 수 있다.
며칠 만에 휴대전화를 돌려받았다는 사람도 있고 몇 주 또는 몇 달이 걸렸다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런 경험담은 어디까지나 개별 사건의 사례다.
분석할 데이터의 양, 사건의 종류, 압수된 기기의 수, 수사 진행상황과 기기 자체의 증거 필요성 등이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특히 ‘누구는 한 달 만에 받았다’는 경험담을 자신의 사건의 반환기한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결국 확인해야 하는 것은 ‘포렌식 기간’보다 ‘압수 필요성’
가족 입장에서는 휴대전화와 컴퓨터를 가져간 날부터 하루하루가 길게 느껴질 수 있다.
사진과 연락처는 물론이고 업무자료와 각종 인증수단까지 들어 있는 기기라면 더욱 답답하다.
하지만 반환 시기를 결정하는 핵심은 단순히 포렌식 작업에 며칠이 걸리느냐만은 아니다.
필요한 전자정보를 확보했는지, 기기 자체를 계속 보관할 필요가 있는지, 추가 분석이나 증거보전 필요성이 남아 있는지를 함께 살펴야 한다.
따라서 포렌식이 끝날 때까지 무작정 기다리거나, 반대로 재판이 끝날 때까지 절대 돌려받을 수 없다고 생각할 필요도 없다.
오랫동안 반환되지 않고 있다면 현재 압수 상태를 확인하고, 필요한 경우 담당 수사기관이나 변호인을 통해 환부·가환부 가능성을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
“다른 사람은 언제 받았나요?”라는 질문보다 자신의 사건에서는 “왜 아직 이 기기를 가지고 있어야 하는가”를 확인하는 것이 반환 시기를 알아보는 첫걸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