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권리가 있는지 몰라서”…형사절차 어려움 겪는 피해자들
범죄 피해자가 수사기관에 신고하거나 고소한 이후에는 여러 형사절차를 거치게 된다.
경찰 조사부터 사건 송치 여부 결정, 검찰의 기소 여부 판단, 재판에 이르기까지 절차가 이어지지만 피해자 입장에서는 현재 사건이 어느 단계에 있는지 파악하기 어려울 수 있다.
특히 성폭력이나 가정폭력, 스토킹 등 젠더폭력 피해자는 사건에 관한 진술과 증거 제출뿐 아니라 자신의 안전과 심리적 회복까지 함께 고려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법률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모르거나, 사건 진행상황을 어디에서 확인해야 하는지 알지 못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성평등가족부는 이러한 문제를 줄이기 위해 지난 10월 8일 젠더폭력 피해자 권리보호·지원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개정 형사소송법 시행으로 달라진 절차 속에서 피해자가 필요한 권리와 지원을 놓치지 않도록 안내하고, 수사 초기부터 법률조력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체계를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젠더폭력 피해자 권리체크 10’ 배포…수사 단계별 권리 안내
정부가 이번에 마련한 핵심 자료는 '젠더폭력 피해자 권리체크 10'이다.
피해자가 형사절차에서 알아야 할 권리와 확인사항을 10가지 체크리스트로 정리한 안내서다.
단순히 법률용어나 제도를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피해자가 현재 어떤 절차에 있는지와 그 단계에서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 등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특히 수사가 진행되는 순서에 따라 권리를 정리해 피해자가 자신의 상황에 맞는 정보를 찾아볼 수 있도록 했다.
안내서는 성평등가족부 누리집과 피해자 지원기관 등을 통해 배포된다.
피해자 상담 과정에서 활용하는 것은 물론 지원기관 종사자들의 교육자료로도 사용할 계획이다.
또한 안내서에 포함된 정보무늬(QR코드)를 이용하면 권리별 세부 내용과 가까운 상담소 등 지원기관을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이번 발표자료에는 체크리스트의 10개 항목별 세부 문구가 모두 제시되지는 않았다. 구체적인 권리와 적용 요건은 실제 배포되는 안내서를 통해 확인할 필요가 있다.
신고·고소 전부터 무료법률지원…첫 경찰 조사에도 변호사 동행
이번 대책에서 주목할 부분은 무료법률지원의 범위를 수사 초기부터 강화한다는 점이다.
정부는 피해자가 지원기관에서 상담받는 단계부터 무료법률지원 제도를 안내하고, 젠더폭력 사건에 대한 이해와 전문성을 갖춘 변호사를 연계할 계획이다.
변호사는 피해자의 첫 조사에 동행하거나 필요한 의견서를 제출하는 등 초기 수사 과정에서 법률조력을 제공할 수 있다.
특히 피해자가 신고나 고소를 준비하는 단계에서도 법률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
피해자는 수사기관에 어떤 내용을 진술해야 하는지, 필요한 자료를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향후 절차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등에 관해 법률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정부는 법률에서 정한 범죄 피해자의 형사절차 지원뿐 아니라 신고·고소 전 상담, 형사절차, 민사·가사 소송 등 피해 회복에 필요한 법률지원도 폭넓게 제공할 방침이다.
다만 구체적인 지원 대상과 범위, 이용 절차는 관련 제도와 지원기관의 안내에 따라 확인해야 한다.
피해자 진술부터 의견서 제출까지…초기 법률조력이 중요한 이유
젠더폭력 사건에서는 피해자의 초기 진술과 증거자료가 수사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러나 피해자가 법률절차에 익숙하지 않거나 사건으로 인한 심리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필요한 내용을 충분히 설명하는 데 부담을 느낄 수 있다.
특히 피해 상황을 반복해서 설명해야 하는 과정에서 정신적인 고통이 커질 가능성도 있다.
정부가 첫 조사 동행과 의견서 제출 지원을 강화하려는 이유도 피해자가 초기 수사 과정에서 필요한 법률적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변호사의 조력을 통해 피해자는 수사절차를 이해하고 자신의 권리와 필요한 대응 방법을 확인할 수 있다.
다만 변호사가 동행한다고 해서 특정 수사 결과나 처벌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법률지원은 피해자의 권리를 보호하고 적절한 절차를 이용할 수 있도록 돕는 데 목적이 있다.
전국 625개 지원기관 연계…상담·의료·주거 지원까지
정부는 법률지원뿐 아니라 피해자의 일상 회복을 위한 지원체계도 강화한다.
성평등가족부에 따르면 전국 625개 피해자 지원기관을 중심으로 상담과 의료 지원, 수사·재판 동행, 심리회복, 주거 지원 등을 제공하고 있다.
피해자는 여성긴급전화 1366이나 가까운 상담소·지원기관을 통해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
지원기관은 피해 상황에 따라 필요한 전문서비스를 연계한다.
긴급한 보호가 필요한 경우에는 보호시설로 연결해 안전한 환경에서 치료와 회복을 지원할 수 있도록 한다.
또한 피해자가 생활을 다시 안정적으로 이어갈 수 있도록 주거와 자립 관련 지원도 연계할 계획이다.
젠더폭력 피해는 형사사건 처리만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피해 이후 안전한 생활환경을 확보하고 심리적 안정을 되찾는 과정도 중요한 만큼 정부는 수사·재판 지원과 회복 지원을 함께 제공하겠다는 방침이다.
사건이 송치됐는지, 재판은 어떻게 진행되는지…절차 안내도 점검
피해자가 형사절차에서 겪는 어려움 중 하나는 사건 진행상황을 충분히 알지 못하는 것이다.
신고나 고소 이후 사건이 어느 단계에 있는지, 경찰이 송치 또는 불송치 결정을 했는지, 검찰이 기소했는지 등을 확인해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정부는 사건 접수부터 수사, 송치·불송치, 기소·재판에 이르는 과정에서 피해자에게 필요한 정보가 충분히 안내되고 있는지 살펴볼 계획이다.
특히 사건 진행상황과 처리 결과에 관한 안내가 적절하게 이루어지는지 확인한다.
수사가 지연되거나 권리침해가 발생한 경우 필요한 구제절차를 안내받을 수 있는지도 점검 대상에 포함된다.
이는 제도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리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현장에서 피해자의 권리가 제대로 보장되는지 확인하겠다는 취지다.
정부는 피해자 지원사례와 현장 종사자들의 의견을 중심으로 운영 실태를 살펴볼 방침이다.
2차 피해 방지 교육 확대…수사기관 종사자 교육 5천 명 목표
젠더폭력 사건에서는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2차 피해를 예방하는 것도 중요하다.
피해자가 사건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부적절한 질문이나 대응을 경험하면 심리적 부담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수사기관 종사자들이 피해자의 심리상태와 젠더폭력의 특성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전문교육을 확대한다.
교육 내용에는 2차 피해 방지와 스토킹 예방 등이 포함된다.
올해 2,500명 규모인 전문교육 대상을 내년에는 5,000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는 교육 대상 인원을 두 배로 늘리는 것으로, 피해자 보호에 대한 현장 대응 역량을 강화하려는 조치다.
정부는 교육 확대와 함께 실제 수사·재판 과정에서 피해자 권리가 제대로 보장되는지도 지속적으로 확인할 방침이다.
피해자가 법률지원 받으려면 어디에 문의해야 할까
젠더폭력 피해로 법률적 도움이나 보호가 필요한 경우에는 여성긴급전화 1366 또는 가까운 피해자 지원기관에 상담을 요청할 수 있다.
상담 과정에서는 현재 피해 상황과 필요한 지원 내용을 설명하고, 무료법률지원 대상 및 이용 방법을 안내받을 수 있다.
변호사의 조력이 필요한 경우에는 지원기관을 통해 관련 서비스를 연계받을 수 있다.
또한 수사기관에 신고하거나 고소하기 전이라도 상담을 통해 법률적 대응 방법을 알아볼 수 있다.
긴급한 보호가 필요한 상황이라면 상담기관을 통해 보호시설 등 필요한 지원을 연계받을 수 있다.
다만 지원기관마다 제공하는 서비스와 이용 절차가 다를 수 있으므로 구체적인 사항은 해당 기관에 확인하는 것이 좋다.
“권리를 몰라 놓치는 일 없도록”…정부, 피해자 보호체계 강화
이번 대책의 핵심은 피해자가 자신의 권리를 알지 못해 필요한 지원을 받지 못하는 상황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형사절차는 법률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에게 복잡하게 느껴질 수 있다.
특히 젠더폭력 피해자는 사건의 진행뿐 아니라 신변 안전과 심리적 회복, 일상생활 유지 등 여러 문제를 동시에 마주할 수 있다.
정부는 이러한 상황을 고려해 권리 안내와 법률지원, 상담·의료·주거 지원을 연계하는 체계를 강화할 계획이다.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은 '젠더폭력 피해자 권리체크 10'을 통해 피해자가 알아야 할 권리와 절차를 안내하고, 수사 초기부터 필요한 법률조력을 받을 수 있도록 무료법률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피해자가 수사 초기부터 일상 회복에 이르는 과정에서 사법적 보호의 사각지대에 놓이지 않도록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이번 대책이 현장에서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피해자가 필요한 정보를 쉽게 확인하고, 실제로 지원기관과 연결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정부는 안내서 배포와 무료법률지원 확대에 그치지 않고 수사·재판 과정에서 피해자의 권리가 제대로 보장되는지도 점검한다는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