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합의 후 석방탄원서까지…반드시 필요한 서류일까]
형사재판에서 피해자와의 합의는 양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특히 항소심 등 재판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는 합의서와 처벌불원서 외에 어떤 양형자료를 추가로 제출해야 하는지 관심이 높아진다.
그중 하나가 '석방탄원서'다.
석방탄원서는 일반적으로 피고인에 대한 선처나 석방을 바라는 의견을 법원에 전달하기 위한 탄원서를 의미한다.
그러나 석방탄원서라는 명칭의 서류가 형사재판에서 반드시 제출해야 하는 법정 필수서류로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다.
또한 일반적인 탄원서와 마찬가지로 법률에서 별도의 통일된 작성 양식을 정하고 있지 않다.
따라서 합의서와 처벌불원서를 제출했다는 이유로 석방탄원서를 반드시 추가로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합의서·처벌불원서·석방탄원서, 어떤 차이가 있을까]
형사사건에서 사용하는 합의서와 처벌불원서, 석방탄원서는 비슷해 보이지만 각각 전달하는 내용에 차이가 있다.
먼저 합의서는 피해자와 피고인 측이 피해 회복을 위한 조건과 합의 내용을 정리한 문서다.
일반적으로 합의금과 지급 여부, 피해배상에 관한 사항 등을 기재할 수 있다.
처벌불원서는 피해자가 피고인에 대한 형사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나타내는 문서다.
다만 처벌불원의 법적 효력은 해당 범죄의 종류와 의사표시 시점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석방탄원서는 피고인에 대한 선처나 석방을 바라는 의견을 재판부에 전달하는 문서로 이해할 수 있다.
즉 합의서는 피해 회복에 관한 약속과 이행 내용을, 처벌불원서는 피해자의 처벌 의사를, 석방탄원서는 선처를 요청하는 의견을 중심으로 작성되는 문서라는 차이가 있다.
다만 문서의 제목보다 실제 기재된 내용과 작성자의 진정한 의사가 중요하다.
[합의서와 처벌불원서 한 장으로 작성해도 될까]
형사재판에서 합의서와 처벌불원서를 반드시 서로 다른 종이로 작성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합의서에 피해 회복에 관한 내용과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가 명확하게 기재돼 있다면 하나의 문서로 두 가지 내용을 함께 전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피해배상에 관한 합의 내용과 함께 피해자의 처벌불원 의사가 분명하게 기재돼 있는 경우다.
다만 합의가 이루어졌다는 사실과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는 반드시 같은 의미가 아니다.
피해자는 손해배상을 받으면서도 피고인에 대한 형사처벌을 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합의서에 피해 회복에 관한 내용만 기재돼 있다면 처벌불원 의사가 별도로 확인되지 않을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서류가 몇 장인지가 아니라 피해 회복 사실과 피해자의 실제 의사가 정확하게 드러나는지 여부다.
[석방탄원서 추가 제출하면 감형에 더 유리할까]
석방탄원서를 추가로 제출했다고 해서 법원이 반드시 형량을 감경하는 것은 아니다.
형법 제51조는 형을 정할 때 범행의 동기와 수단, 결과, 피해자에 대한 관계, 범행 후 정황 등을 고려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대법원 양형위원회의 범죄별 양형기준에서도 처벌불원과 실질적인 피해 회복은 범죄 유형에 따라 감경요소로 고려될 수 있다.
그러나 석방탄원서를 제출했다는 사실 자체에 별도의 감형 점수가 부여되는 것은 아니다.
이미 처벌불원서를 통해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명확하게 전달했다면, 비슷한 취지의 석방탄원서를 추가로 제출하는 것이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는 단정하기 어렵다.
반대로 피해자가 자신의 의사에 따라 피고인의 선처를 요청하는 구체적인 사정을 밝힌 경우에는 그 내용이 재판부의 양형 판단에서 검토될 수 있다.
다만 최종적인 판단은 범행의 내용과 피해 회복 정도, 피고인의 책임 및 다른 양형자료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루어진다.
[피해자가 원하지 않으면 탄원서 작성 요구할 수 없어]
석방탄원서와 관련해 반드시 유의해야 할 점은 피해자의 자유로운 의사다.
피해자는 합의에 응하거나 처벌불원 의사를 밝혔다는 이유만으로 추가적인 석방탄원서까지 작성해야 할 의무가 없다.
또한 피해자가 합의에 동의했다고 해서 반드시 피고인의 석방을 원한다고 볼 수도 없다.
대법원 양형기준은 피해자의 자유로운 의사에 기초하지 않은 처벌불원을 감경요소로 인정하지 않도록 정하고 있다.
특히 합의를 시도하면서 피해자를 지속적으로 괴롭히거나 부당한 압력을 행사하는 행위는 양형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따라서 추가적인 탄원서를 요청할 때에도 피해자의 의사를 존중해야 하며, 작성이나 제출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
피해자의 합의 의사와 별개로 석방탄원서 작성 여부는 피해자 스스로 결정할 문제다.
[항소심 양형자료, 서류 개수보다 내용이 중요]
항소심에서 형량 감경을 위한 자료를 준비할 때는 어떤 서류를 얼마나 많이 제출했는지보다 그 자료가 실제로 무엇을 증명하는지가 중요하다.
합의서가 있다면 피해 회복에 관한 내용이 명확한지, 처벌불원서가 있다면 피해자의 의사가 분명하게 표현돼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석방탄원서를 추가로 제출하는 경우에도 피해자가 직접 작성 의사를 밝혔는지, 기존에 제출된 자료와 어떤 차이가 있는지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피해자와의 합의가 재판에 미치는 영향은 범죄 유형과 피해 규모, 합의 내용, 재판 진행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형사재판과 교정생활 정보를 공유하는 안기모카페에서도 피해자 합의와 처벌불원서, 탄원서 등 양형자료에 관한 정보가 오가고 있다.
그러나 다른 사건에서 특정 서류를 제출했다는 경험만으로 모든 사건에서 동일한 결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결국 형사재판에서 중요한 것은 서류의 명칭이나 개수가 아니라 실제 피해 회복과 피해자의 진정한 의사, 피고인의 반성 등 양형 판단에 필요한 구체적인 사정이다.
추가적인 탄원서가 필요한지는 기존 합의서와 처벌불원서의 내용을 확인한 뒤 담당 변호인과 검토하는 것이 적절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