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류로 항소가 받아들여졌는데 재판에서 다시 기각될 수 있나요?”

최근 교정생활 정보공유 커뮤니티 안기모카페에는 1심에서 법정구속된 가족의 항소심 절차를 궁금해하는 사연이 올라왔다.

가족이 궁금해한 부분은 항소장을 제출해 2심 절차가 진행되고 있더라도 실제 재판 과정에서 항소가 기각될 수 있는지, 그리고 항소기각은 법정에서 결정되는 것인지였다.

형사재판을 처음 경험하는 가족이라면 ‘항소가 접수됐다’는 말을 ‘법원이 항소 주장을 받아들였다’는 의미로 오해하기 쉽다.

그러나 두 가지는 다른 개념이다.

항소장 접수는 ‘2심에서 다시 판단해 달라’는 절차의 시작

1심 판결에 불복해 적법하게 항소장을 제출하면 사건은 항소심 절차로 넘어가게 된다.

하지만 항소가 접수됐다는 사실만으로 1심 판결에 문제가 있다고 인정됐거나 형이 감경될 가능성이 있다고 법원이 판단했다는 의미는 아니다.

항소인은 이후 항소심에서 1심 판결의 어떤 부분에 문제가 있다고 보는지를 항소이유를 통해 주장하게 되고, 항소법원은 이를 토대로 1심 판결을 다시 살펴보게 된다.

형사소송법은 법률 위반이나 사실오인, 양형부당 등 일정한 사유를 항소이유로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항소장을 제출해 사건이 2심으로 넘어가는 단계와 항소법원이 그 주장을 받아들이는 단계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

2심에서 항소이유 없다고 판단하면 ‘항소기각’

항소법원이 사건을 심리한 결과 항소이유가 없다고 판단하면 어떻게 될까.

형사소송법 제364조는 항소법원이 항소이유가 없다고 인정하는 경우 판결로 항소를 기각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쉽게 말하면 피고인이 “1심 판결을 다시 판단해 달라”며 항소했지만 2심 재판부가 1심 판결을 변경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하는 경우다.

이 경우 항소기각 판결이 내려지면 1심 판결이 그대로 유지된다.

반대로 항소법원이 항소이유가 있다고 판단하면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다시 판결하게 된다.

따라서 ‘항소가 접수됐다 → 항소가 받아들여졌다’가 아니라 ‘항소가 접수됐다 → 항소심에서 심리한다 → 항소를 기각하거나 원심을 파기할 수 있다’는 흐름으로 이해하는 것이 보다 정확하다.

항소기각은 반드시 재판장에서만 결정될까

항소기각이라고 해서 모두 같은 방식으로 이뤄지는 것도 아니다.

일반적인 항소심 심리 결과 항소이유가 없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판결로 항소를 기각한다.

또 형사소송법은 항소이유 없음이 명백한 경우 항소장과 항소이유서, 그 밖의 소송기록을 토대로 변론 없이 판결로 항소를 기각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와 별도로 항소이유서를 정해진 기간 내 제출하지 않은 경우에는 ‘결정’으로 항소가 기각될 수도 있다. 다만 직권조사사유가 있거나 항소장에 항소이유가 기재된 경우에는 예외가 될 수 있다.

즉 가족들이 흔히 말하는 ‘항소기각’에는 사건의 상황에 따라 판결에 의한 기각과 결정에 의한 기각이 존재하므로, 단순히 “항소기각은 무조건 재판장에서 결정된다”고 이해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

법정구속 상태에서 항소해도 1심 형이 자동으로 줄어드는 것은 아냐

특히 1심에서 법정구속된 사건의 경우 가족들은 항소심에 대한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

하지만 항소했다는 이유만으로 1심에서 선고된 형이 자동으로 감경되거나 법정구속 상태가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

항소심 재판부는 제출된 항소이유와 기록 등을 토대로 1심 판결을 다시 판단한다. 그 결과 항소이유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1심 판결을 유지하는 취지의 항소기각 판결이 내려질 수 있다.

반대로 항소이유가 인정된다면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항소심에서 다시 판결하게 된다.

따라서 항소심을 앞둔 가족이라면 단순히 ‘항소가 접수됐는지’에만 초점을 맞추기보다 어떤 이유로 항소했는지, 항소이유서에는 어떤 내용이 담겼는지, 이후 재판이 어떤 절차로 진행되는지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가족들에게는 낯선 ‘기각·파기’라는 말

재판을 처음 경험하는 가족에게는 ‘항소접수’, ‘항소기각’, ‘원심파기’ 같은 법률용어 자체가 낯설다. 특히 가족이 구속된 상태라면 법원에서 서류 한 장이 도착할 때마다 결과가 달라진 것은 아닌지 불안해지기도 한다.

안기모카페에서도 재판과 항소, 법정구속 이후 절차를 묻는 질문이 꾸준히 오가는 이유다. 수형자의 가족과 지인들은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면서 복잡하게 느껴지는 형사재판 절차를 이해하고 서로의 기다림을 나누고 있다.

다만 개별 사건의 항소심 결과는 범죄사실과 1심 판결 내용, 항소 주체와 항소이유 등에 따라 달라진다. 다른 사건의 경험만으로 자신의 사건 결과를 예상하기보다는 현재 사건이 어느 절차에 있는지와 실제 제출된 항소이유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