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역을 해야 가석방에 유리하다는데…”

가석방을 기다리는 수형자와 가족들에게 교도소 안에서의 생활 하나하나는 민감하게 다가온다. 특히 수형자가 교도작업, 이른바 ‘출역’을 하고 있는지는 가석방을 준비하는 가족들 사이에서 자주 언급되는 문제다.

최근 교정생활 정보공유 커뮤니티에는 건강 문제 때문에 출역을 하지 못하고 있는 수형자의 가족이 가석방에 대한 걱정을 털어놨다.

해당 수형자는 수용되기 전 허리 수술을 받았고, 교정시설에 진단서를 제출한 뒤 현재도 약을 복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가족은 “출역을 나가야 가석방에 유리하다는데 교도소에서는 위와 같은 사유로 출역 등을 보내줄 수 없다고 합니다”라며 “가석방에 많이 불리할까요?”라고 물었다.

본인이 작업을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건강 문제로 교정시설에서 작업에 배치하지 않는 상황에서도 가석방에 영향을 받는 것은 아닌지 걱정한 것이다.

출역 여부 하나만으로 가석방이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현재 가석방 제도를 살펴보면 ‘출역을 했는지’만을 독립적인 기준으로 두고 가석방 적격 여부를 결정하는 구조는 아니다.

형집행법 제121조에 따르면 가석방 적격심사에서는 수형자의 나이와 범죄동기, 죄명, 형기, 교정성적뿐 아니라 건강상태, 가석방 후 생계능력, 생활환경, 재범 위험성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단순히 ‘출역을 하지 않았다=가석방에 불리하다’는 식으로 연결해서 판단하기는 어렵다.

그렇다면 교도소 작업은 가석방과 전혀 관계가 없을까

그렇다고 교도작업이나 출역이 가석방 과정과 완전히 무관하다고 보기도 어렵다.

법무부는 수형자의 처우등급이 수형생활 태도와 작업 및 교육성적 등에 따라 재심사될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

가석방 과정에서도 교정성적과 함께 작업 관련 사항이 확인될 수 있다. 현행 형집행법 시행규칙상 가석방 적격심사 신청을 위한 사전조사 사항에는 건강상태와 교정성적뿐 아니라 노동 능력 및 의욕, 작업장려금 및 작업상태 등이 포함돼 있다.

즉 작업상태가 가석방 과정에서 살펴보는 여러 정보 가운데 하나인 것은 맞지만, 이것만으로 결과가 결정된다고 볼 수는 없다.

허리 수술 때문에 출역하지 못한다면

이번 사연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출역하지 않는 ‘이유’다.

게시글에 따르면 수형자는 수용되기 전 허리 수술을 받았으며 진단서를 제출하고 약을 복용하고 있다. 교정시설에서도 이러한 사유 때문에 출역 등을 보내기 어렵다고 한 상황이다.

현행 법률상 가석방 적격심사 고려사항에는 건강상태가 명시적으로 포함돼 있다. 시행규칙상 사전조사에서도 건강상태와 노동 능력·의욕, 작업상태를 각각 살펴보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건강상 이유로 작업 배치를 받지 못하는 경우를 단순히 ‘출역하지 않았다’는 사실 하나만 놓고 평가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특히 작업을 할 수 있는데도 참여하지 않는 상황과 의료적인 사정으로 작업 배치를 받기 어려운 상황은 사실관계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가족이라면 ‘출역 여부’보다 전체적인 수형생활을 봐야

가석방을 준비하는 가족 입장에서는 출역 여부 하나에 지나치게 불안해하기보다 수형생활 전반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법령상 심사에서는 교정성적뿐 아니라 건강상태와 재범 위험성, 출소 후 돌아갈 곳과 생활계획 등도 확인한다.

가석방 관련 사전조사 항목에는 가족관계와 가정환경, 접견 및 전화통화 내역, 석방 후 돌아갈 곳, 석방 후 생활계획 등도 포함돼 있다.

결국 가석방은 교도소 안에서 어떤 작업을 했는지 하나만 보는 절차라기보다 수형생활과 범죄 관련 사항, 피해회복, 출소 이후 환경 등을 폭넓게 살펴보는 과정에 가깝다.

단편적인 경험담보다 현재 기준 확인해야

가석방을 기다리는 가족들 사이에서는 “출역을 해야 한다”, “어떤 작업장이 가석방에 좋다”는 식의 경험담이 오가기도 한다.

하지만 개별 수형자의 형기와 범죄 내용, 교정성적, 건강상태, 피해회복 여부, 재범 위험성, 출소 후 생활환경 등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경험을 그대로 자신의 상황에 적용하기는 어렵다.

특히 건강상의 이유로 작업에 참여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출역 여부만 놓고 결과를 예상하기보다 현재 수형생활과 건강상태 등 전체적인 상황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가석방 기다리는 가족들이 반복해서 묻는 현실적인 고민

안기모카페에서는 가석방과 출소를 기다리는 가족들이 이처럼 외부에서는 확인하기 어려운 교정생활 문제를 두고 경험과 정보를 나누고 있다.

교도소 작업과 분류심사, 가석방, 접견 등은 처음 수용생활을 경험하는 가족에게 낯선 내용이 많다. 특히 작은 교정생활의 변화도 가석방과 연결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번 사연 역시 단순히 “출역을 해야 하나”라는 질문을 넘어, 건강 문제로 다른 수형자와 같은 교정생활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 가석방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걱정하는 가족들의 현실을 보여준다.

현재 확인되는 제도상 출역 여부 하나가 가석방을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 작업상태도 조사 대상 가운데 하나지만 건강상태와 교정성적, 재범 위험성, 피해회복 및 출소 후 생활환경 등 다양한 요소가 함께 검토된다.

안기모카페는 이처럼 교정시설 안에서 생활하는 사람을 기다리는 가족과 지인들이 쉽게 알기 어려운 교정생활 정보를 공유하고 서로의 경험을 나누는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