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가 항소했습니다. 2심에서 형량이 더 늘어날까요?”
형사사건에서 1심 판결을 받은 뒤 검사가 항소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수용자와 가족은 다시 한번 긴장하게 된다.
최근 교정생활 정보공유 커뮤니티 안기모카페에도 검사 항소로 2심을 앞둔 가족의 사연이 올라왔다.
1심에서 검사는 징역 5년을 구형했고 법원은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이후 검사가 항소했다는 것이다.
사연자는 1심 변호사의 수임료가 부담됐던 데다 합의나 공탁까지 진행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2심에서는 법리적인 부분을 중심으로 대응하면서 적어도 형량이 늘어나는 것은 막고 싶다고 했다.
탄원서와 반성문 외에 추가로 준비할 양형자료가 있는지, 합의나 공탁 없이도 2심에서 감형되는 경우가 있는지도 궁금해했다.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누가 항소했는가’
항소심을 준비할 때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하는 것 가운데 하나가 항소의 주체다.
검사만 항소했는지, 피고인도 항소했는지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형사소송법상 피고인만 항소한 사건에서는 원심판결보다 무거운 형을 선고하지 못하도록 하는 이른바 ‘불이익변경금지’ 원칙이 적용된다.
하지만 검사가 형이 너무 가볍다는 취지로 항소했다면 상황이 달라진다.
따라서 단순히 “항소심이니까 형량이 줄어들 수도 있겠지”라고 접근하기보다 검사가 어떤 이유로 항소했는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검사가 항소했다고 반드시 형량이 늘어나는 것은 아냐
반대로 검사 항소가 있었다고 해서 2심에서 반드시 형량이 올라간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항소심 재판부는 검사가 주장하는 항소이유와 피고인 측의 주장, 1심 판결 내용과 기록 등을 검토해 판단한다.
검사가 ‘1심의 형이 지나치게 가볍다’는 양형부당을 주장했다면 항소심에서는 1심이 정한 형이 실제로 지나치게 가벼운지가 쟁점이 될 수 있다.
피고인 측에서는 1심의 형을 유지해야 할 사정이나 오히려 형을 낮춰야 할 새로운 사정이 있다면 이를 정리할 필요가 있다.
“검사 항소가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말은 무슨 뜻일까
상담 과정에서 이런 이야기를 듣는 가족들도 있다.
그러나 검사 항소 자체가 피고인에게 유리하다는 의미로 이해하면 곤란하다.
항소심이 진행되는 동안 1심 이후 새롭게 발생한 사정이 생길 수 있다는 의미에 가깝다.
대표적인 것이 피해회복이다.
1심 당시에는 피해자와 합의하지 못했지만 항소심 진행 중 합의하거나 피해를 추가로 변제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치료나 교육을 시작하거나 가족의 보호·감독계획, 출소 후 생활계획 등 새로운 사정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즉 항소심이라는 절차 자체가 감형의 기회라기보다는 1심 이후 달라진 사정을 추가로 재판부에 설명할 기회가 생긴다고 보는 편이 정확하다.
그렇다면 합의나 공탁이 없으면 감형은 불가능할까
그렇지는 않다.
형을 정할 때 법원이 보는 요소가 합의와 공탁 하나뿐인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다만 피해자가 있는 재산범죄 등에서는 피해회복 여부가 중요한 정상으로 고려될 수 있으므로 이를 가볍게 볼 수도 없다.
특히 피해금액이 크거나 피해가 회복되지 않은 사건이라면 “반성문과 탄원서를 많이 제출하면 합의가 없어도 충분하다”는 식으로 단순하게 접근해서는 안 된다.
사건별로 범행의 내용, 역할, 피해규모, 전과, 범행 후 정황 등 여러 요소가 함께 검토된다.
합의·공탁을 못 한다면 ‘왜 못 하는지’만 설명해서 끝나는 것도 아냐
경제적 사정으로 피해금 전부를 마련하기 어려운 피고인도 있다.
그렇다면 현실적으로 가능한 피해회복 노력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피해금 전액을 마련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아무런 시도도 하지 않는 것과, 자신의 경제적 범위 안에서 피해회복을 위해 노력한 것은 다르게 평가될 여지가 있다.
다만 얼마를 변제하면 감형된다거나 피해액의 일정 비율을 공탁하면 집행유예가 된다는 공식은 존재하지 않는다.
금액만 맞추는 방식으로 접근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사기 ‘방조’라면 실제 역할을 구체적으로 살펴야
사연에서는 사기방조 혐의도 언급됐다.
방조범은 정범의 범죄행위를 돕는 행위를 한 사람을 말한다.
따라서 사건에서 피고인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했는지, 범죄를 어느 정도 인식하고 있었는지, 범행에 어떤 방식으로 도움을 줬는지 등이 중요할 수 있다.
단순히 공소장 죄명이 ‘사기방조’라고 적혀 있다는 것만으로 역할이 가볍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반대로 실제 가담 정도와 취득한 이익 등이 1심에서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고 판단한다면 변호인과 기록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추가 사건을 공소권 없음으로 만들 수 있나요?”는 별도로 봐야
사연에서 특히 주의해야 할 부분이다.
현재 항소심이 진행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앞으로 수사될 수 있는 다른 사건을 임의로 ‘공소권 없음’으로 만드는 절차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공소권 없음’은 단순히 피고인이 원하거나 변호인이 요청하면 선택할 수 있는 처분이 아니다.
추가 사건이 실제로 존재한다면 현재 사건과 범죄사실이 동일한지, 별개의 범행인지, 이미 확정판결을 받은 범죄와 어떤 관계에 있는지 등을 구체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따라서 “이번 항소심에서 다른 사건까지 모두 정리해 달라”는 방식으로 접근해서는 정확한 판단을 하기 어렵다.
추가 사건 가능성이 있다면 변호인에게 반드시 알려야
본인이나 가족이 추가 수사 가능성을 알고 있다면 현재 항소심을 담당하는 변호인에게 관련 사실을 정확히 전달할 필요가 있다.
언제 어떤 일이 있었는지, 현재 사건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이미 경찰이나 검찰의 연락을 받은 적이 있는지 등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것이 좋다.
추가 사건이 실제로 형사절차에 어떤 영향을 줄지는 사건의 내용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가족이 인터넷 사례를 보고 ‘병합하면 된다’, ‘공소권 없음으로 만들 수 있다’고 미리 결론을 내리는 것은 위험하다.
탄원서·반성문 말고 무엇을 준비할 수 있을까
양형자료는 많다고 무조건 좋은 것이 아니다.
사건과 피고인의 상황을 실제로 설명할 수 있는 자료인지가 중요하다.
피해변제나 합의가 진행됐다면 이를 증명할 자료가 중요할 수 있고, 범죄의 원인과 관련된 치료가 필요한 사건이라면 실제 치료·상담 자료가 의미를 가질 수 있다.
재범방지를 위한 교육이나 생활환경 개선이 필요한 사건이라면 실제로 어떤 노력을 했는지 보여주는 자료를 검토할 수도 있다.
부양가족이나 가족의 보호가 중요한 사정이라면 가족관계뿐 아니라 출소 후 누가 어떤 방식으로 생활을 지원하고 감독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것이 필요할 수 있다.
‘수료증 모으기’ 식의 양형자료 준비는 피해야
항소심을 앞두면 가족들은 마음이 급해져 인터넷에서 찾은 교육을 여러 개 수강하거나 각종 서약서와 수료증을 한꺼번에 준비하기도 한다.
그러나 사건과 직접적인 관련성이 떨어지는 자료를 많이 제출한다고 반드시 유리해지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왜 이 자료를 제출하는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재범방지 교육이라면 해당 범죄와 어떤 관련성이 있고 피고인이 무엇을 배웠는지가 중요하다.
취업계획을 제출한다면 단순히 “출소하면 일하겠다”가 아니라 실제 가능한 계획인지가 중요할 수 있다.
반성문도 ‘몇 장 냈느냐’보다 내용이 중요해
반성문 역시 양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
같은 내용을 표현만 조금씩 바꿔 반복하기보다 자신의 행위에서 무엇이 잘못됐는지, 피해가 어떻게 발생했는지, 앞으로 무엇을 바꾸겠다는 것인지 구체적으로 작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혐의를 다투는 사건이라면 더욱 조심해야 한다.
법정에서는 범죄를 부인하면서 반성문에서는 범행을 모두 인정하는 것처럼 작성하면 전체 변론 방향과 충돌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항소심에서 법리적인 부분을 다툴 예정이라면 반성문을 포함한 양형자료도 변호인과 방향을 맞추는 것이 좋다.
검사의 항소이유서를 확인하는 것이 우선
가족이 항소심에서 무엇을 준비할지 결정하기 전에 확인할 중요한 문서가 있다.
검사가 왜 항소했는지를 나타내는 항소이유다.
형이 너무 가볍다는 양형부당만 주장하는 것인지, 1심의 사실인정이나 법률적 판단에도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는지에 따라 대응방향은 달라질 수 있다.
피고인 측에서도 항소했다면 피고인의 항소이유 역시 함께 살펴야 한다.
결국 2심에서 무엇을 다툴지를 먼저 정하고 그에 맞는 자료를 준비해야 한다.
“형량만 늘지 않았으면 좋겠다”면 더욱 전략을 명확히 해야
검사가 항소한 상황에서 피고인 측의 목표가 1심 형량 유지라면 그 목표에 맞는 대응이 필요하다.
1심 판결이 어떤 사정을 고려해 징역 2년을 정했는지 확인하고, 검사가 주장하는 ‘형이 가볍다’는 이유에 반박할 부분이 있는지를 살펴야 한다.
1심 이후 새롭게 불리해진 사정이 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반대로 피해회복이나 치료, 재범방지 노력처럼 새롭게 유리하게 설명할 수 있는 사정이 생겼다면 이를 항소심에 제대로 전달할 필요가 있다.
감형 사례를 그대로 내 사건에 적용해서는 안 돼
“다른 사람은 합의 없이 감형됐다더라”는 사례는 가족들에게 희망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결과만 비교하면 오히려 판단을 흐릴 수 있다.
같은 사기 사건이라도 피해금액과 피해자 수, 피고인의 역할, 실제 취득한 이익, 전과, 피해회복 정도, 범행을 인정하는지 여부 등이 모두 다르다.
1심에서 어떤 형을 선고받았는지도 다르다.
따라서 다른 사람의 감형 여부보다는 현재 사건의 1심 판결문과 검사의 항소이유를 기준으로 준비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2심 준비는 ‘자료 많이 내기’보다 1심 판결부터 읽는 데서 시작
항소심을 앞둔 가족들은 새로운 양형자료부터 찾기 쉽다.
하지만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이미 나온 1심 판결이다.
법원이 어떤 범죄사실을 인정했는지, 어떤 점을 불리한 사정으로 봤는지, 어떤 사정을 유리하게 고려했는지를 판결문에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다음 검사의 항소이유를 확인해야 한다.
그래야 2심에서 새롭게 보완할 것이 무엇인지 판단할 수 있다.
합의와 공탁이 중요한 사건도 있고, 법리적인 다툼이 핵심인 사건도 있다. 피해회복과 피고인의 역할, 재범 가능성 등 여러 사정을 함께 설명해야 하는 사건도 있다.
결국 항소심에는 모든 사건에 통하는 하나의 ‘양형자료 목록’이 있는 것이 아니다.
검사가 항소했다는 사실만으로 형량 증가가 확정되는 것도 아니고, 반대로 항소심이 열렸다는 이유만으로 감형 기회가 자동으로 주어지는 것도 아니다.
1심 판결문과 항소이유를 기준으로 현재 사건에서 무엇을 지켜야 하고 무엇을 새롭게 보여줄 수 있는지를 정리하는 것이 2심 준비의 출발점이다.

